한국 이스포츠가 세계와 차별화되는 요소는 무엇인가?
1.매우 수준높은 게임이 일년 내내 펼쳐짐. (소위 '인생게임'들의 연속)
2.세계유일의 이스포츠 전문 TV방송 온게임넷
3.단순 스폰이 아닌 대기업 팀들의 창단
12년전부터 오직 한국만이 이스포츠가 이렇게 야구, 축구등 메이저 스포츠들과 유사한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고, 온라인/이벤트 대회 상금헌팅+개인방송으로 지탱되는 해외 이스포츠판과 차별화되는 이러한 한국 이스포츠 시장만의 특징은 12년 내내 전세계 이스포츠 관계자들의 동경의 대상이었다.
라이엇 또한 한국 이스포츠판을 벤치마킹해서 한국식 이스포츠시장을 전세계로 확대하려고 노력해왔다.
오직 한국에서만 이런 제대로된 이스포츠 시장이 발전한 것은 한국의 이스포츠 저변이 극히 밀집되어있기 때문이다. 롤판만 보더라도, 북미/유럽/동남아는 대륙이고, 중국도 말이 단일국가지 사실상 하나의 대륙이다. 오직 한국만이 단일국가로는 유일하게 독립리그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도 말이 단일국가지 사실상 도시 하나에 모든 것이 밀집해있다는 아주 특수한 환경이다.
그 결과 한국만이 '오프라인 대회,' '장기간의 호흡을 가지는 시즌대회'를 중심으로 이스포츠가 성립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장기간의 대회가 가능해지니 일년 365일을 균질하게 채울 컨텐츠가 만들어졌고, 그 결과 온겜임넷, 엠겜이라는 게임 전문 방송이 생겼다.
이스포츠가 TV방송에 일년 내내 꾸준하게 노출이 되니 막대한 광고효과가 생기게 되었고 그것을 노리고 대기업들이 이스포츠파에 진출함으로써 현재의 한국 이스포츠 인프라가 갖추어지게 된다.
즉, 한국 이스포츠판이 성립하려면 일년 내내 롤 리그가 높은 경기력으로 시청자를 끌어모아야 한다는 얘기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만약 옴게임넷 시청률이 엠겜수준으로 떨어지면 온게임넷 폐국되고 기업 팀 떠나고 망하는 거다.
롤드컵에 아무리 한국팀이 선전을 하고 그 시기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독차지하더라도 그보다 시즌 내내 시청률이 안나오면 성립이 안된다.
즉 한국 이스포츠의 입장에서 보면 롤드컵은 어디까지나 +a 의 행사지 이게 절대로 주가 될수는 없는 것이다. 야구판에서 WBC보다 한국프로야구 리그가 더 중요하듯이 말이다.(축구는...국대축구가 국가돈으로 완전히 독립된 영역이다시피하긴 하지만..)
라이엇도 이런 한국 이스포판의 특수성을 이해하기 때문에 한국 롤리그의 독자성을 인정하는 거고..
만약 서킷 포인트->직행 제도를 폐지하고 선발전으로 모든 팀을 뽑으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되면 각 팀은 시즌 내내 전력을 숨기고, 각종 실험을 하고, 하면서 다들 TPA코스프레를 할 것이다. 그렇게 어떻게든 선발전에만 진출하고 난 뒤 롤드컵에 맞추어 폼을 끌어올려 선발전 이기고 롤드컵 우승을 노릴 것이다.
바로 그렇게 때문에 팀들의 실력이 그렇게 차이가 안남에도 불구하고 한국 리그의 경기질이 타지역 리그보타 훨씬 더 높은 것이다. 타지역은 전력을 다하지 않으니 경기력이 좋을 수가 있나.
특히 북미의 경우 다들 잿밥에만 눈이 팔려 리그경기보다 개인방송에 치중하니 실력은 뒤지지 않음에도 리그 경기는 예능으로 채워지고, 중요한 경기의 경험이 부족해 운영완성도의 부족으로 이번 롤드컵에서 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말았다.
갬빗, 프나틱은 너무나도 매력이 있는 팀들이고 국제 대회 이벤트의 패왕이긴 하지만 한국 이스포츠판에 적합한 팀들은 아니다. 왜? 전혀 꾸준하지 않으니까. 정규리그 기간엔 내내 실력을 발휘하지 않다 상금걸린 경기에서만 본실력을 발휘하는데, 기업들이 일년에 몇번 노출될 것을 노리고 일년 내내 유지비를 부담하겠는가?
한국 롤판이 성립하려면 한국 리그가 롤드컵에 종속되어선 안되고 일년 내내 꾸준히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 롤챔스 윈터의 막눈 와치의 눈물, 스프링 시즌의 옴므의 눈물, 서머시즌의 꼬치의 눈물...이런 스토리와 드라마 없이 다들 '이건 지나치는 과정일 뿐이고 중요한 것은 롤드컵이지' 이러면서 시큰둥했으면 롤챔스가 TV방송국을 지탱할 수 있겠나?
해외 대회에서 한국선수들이 선전할 때마다 국뽕 타령이 나오는데 우리가 진정 자랑스러워해야 하는건 선수들의 실력이 아니라(이건 여건이 갖추어지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거고..) 우리가 만들어낸 이스포츠 문화 그 자체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보면 정규리그 중심의 시스템하에서 선수들의 실력이 극대화될 수 밖에 없다. 스타 2 초창기, 한국 GSL리거들이 의외로 해되 대회에서 고전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은16강에 15명이 한국인인이다. 2,3년만 지나면 롤도 차이가 확 벌어질 것이다.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한국처럼 정규리그 중심으로 롤 이스포츠가 발전하면 같이 발전하겠지만..)
그리고 난 오존안티에(몇몇 멤버들의 언행 문제 때문에..) 소드 팬이지만(얼마 전 NLB 우승이 실질적으로 전체 3위에 해당하다고 글 올렸다 삭제당하기까지 했음) 지금 오존에 대한 질타는 너무 지나치다고 본다. 그들이 스프링 시즌에서 보여준 멋진 모습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들이 롤드컵에서 부진했다고 괜히 국내에서만 잘해서 다른 한국팀 못 진출하겠다는 식의 비난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