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고 싶은 인장: 격투가
2차 CBT 기간동안 배틀마스터를 플레이했고요.
10일 중 9일 접속해서 꾸준히 하긴 했지만 이런 저런 일들이 있어서 오래하지 못한 탓에
37렙 찍고 토토이크에서 마무리 했습니다.
오랜만에 RPG해서 그런지 레벨링도 하고 스토리를 읽으면서 하는게 재밌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잘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인벤 커뮤니티에서 갓겜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데 반해 저는 그 정도까지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수작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동반하고 있는 문제점도 여럿있다고 생각하네요.
1. 조작
웬만한 게임 조작은 처음 접하더라도 금방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로스트아크는 이틀차까지 불편하다가 삼일째 적응되더라고요
저는 디아블로에 익숙해서인지 클릭반전으로 설정해서 플레이했는데
이동과 평타가 따로라서 초반에 헷갈렸던 점, 오브젝트 혹은 생활 UI로 변경됐을때 투척이 우클릭으로만 작용해서
한참 헤맸던 점 등이 불편했던거 같네요.
맵은 넓은데 자동 이동키도 없고 이동이나 스킬에 보조키 설정도 없어서 이틀차까지 적응하는데 힘든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동키와 스킬키에 보조키 설정을 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네요. 자동 이동키도 추가해주시면 좋고
탈것을 암시하는 듯한 메세지도 다수 있는거로 아는데 다음 테스트 때는 탈것도 추가됐으면 좋겠네요.
2. 빌드의 획일성 (트라이포드)
제일 처음 본 시네마틱에서 본 트라이포드 시스템은 선택하는 룬에 따라 스킬 메커니즘이 바뀌고 속성이 바뀌는 식으로
기억했는데 2차 CBT때 플레이 해보니까 제 기억과는 완전히 달라져있더라고요.
개발진이 트라이포드 시스템에 대해 자랑스럽게 설명했던거로 기억했는데
플레이해본 소감은 글쎄? 트라이포드 내에 특색 있는 특성은 3번째 줄까지 가야 있고
그마저도 그다지 특별한 건 별로 없더라고요. 첫째 둘째 줄은 효율에 영향을 주지만 스킬 메카니즘이 바뀌는 것은 아니고
이와 더불어 스킬도 성능이 너무 극명하게 갈리게 되니까
결과적으로 특정 스킬 특정 트라이포드를 갈 수 밖에 없게 된거 같네요.
처음 트라이포트 시네마틱을 봤을때만 해도 빌드의 다양성이 가능할까 싶었는데.
트라이포트 시스템을 바꾸게 된데에는 개발진 내부의 판단이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 지금의 방식은
별 흥미를 주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3. 스토리
꽤많은 사람이 스토리도 재밌다고 평하던데 스토리에 대한 제 평가는 굉장히 진부하고 지루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 RPG는 어느 게임을 해도 같은 소재인 것 같더라고요. 한국 RPG는 어느 게임을 하든 비슷하게 생긴
천족, 마족, 용족, 엘프가 꼭 나오고 틀에 박힌 스토리, 틀에 박힌 전개.
그래픽이나 생긴 것만 조금씩 다르지 어느 게임이든 다 비슷해 보이더라고요.
로스트아크도 스토리 소재 측면에서는 굉장히 진부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스토리 전개도 퀘스트를 주는 npc 대사만 봐도 50%이상은 다음 진행이 다
짐작이 갈 정도로 뻔하고 진부한 내용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연출은 훌륭했습니다. 왜 기존 쿼터뷰 장르의 게임은 이런 시도를 하지 못했을까 싶을 정도로
참신했습니다. 개발진도 이를 인식했는지 설문조사에 연출에 대한 질문을 주로 묻더라고요. 높은 점수 드렸습니다.
근데 저는 스토리가 너무 지루해서 연출로도 커버가 안되더라고요.
루테란을 떠나면서 내가 부캐를 키우거나 혹은 OBT때 이걸 다시 하면 이 지루한 걸 또 할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연출이 뛰어나다 한들 두 번, 세 번 보더라도 그 감탄이 계속되진 않을테니까요. 스토리도 그렇고요.
근데 토토이크 가니까 그 생각도 달라지더라고요. 그나마 루테란까지는 양호했고
토토이크는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솔직히 23일 새벽에 토토이크를 도착했고 만렙을 목표로 얼른 달려야지 생각했는데
토토이크는 너무 재미가 없어서 결국 포기했습니다. 도저히 흥미가 안생기더라고요.
물론 스토리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있다 한들 갈아 엎기는 힘들겠지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4. 전투
전투 역시 영상을 보고 기대했던만큼 재밌지는 않았습니다.
전투의 경우는 커뮤니티에서 여러가지 문제들을 많이 말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제 개인적으로 느낀 지루했던 부분은 배틀마스터 방어력이 그다지 튼튼하지 못한 점, 초반이라 그런지 회피기가
부족한 점, 스킬 8가지를 다 돌려도 여전히 쿨이 돌고 있다는 점, 스킬 범위가 굉장히 좁다는 점,
게다가 마나까지 부족하게 되니까
배틀마스터 소개 영상에서 보여준 적진 한가운데서 적들과 붙어서 빠른 연타를 날리는 플레이는 불가능하더라고요.
대신 화조강림이나 지뢰진 같은 스킬들을 위주로 쓰게 되니까
전투 양상이 적들과 한참 눈치보다가 데미지가 높은 단타스킬을 쭉 쓰고, 그럼 마나도 부족하고 스킬 쿨 돌고 있는데
다시 눈치보며 몬스터 혹은 보스 주위만 빙빙 돌고
먼저 만렙 찍으신 분들은 어빌리티를 찍으면 해결된다고 하던데
만렙을 못찍어봐서 그 개념에 대해 잘은 모르겠지만 만렙이 되어야만 이런 불편들이 해소되는거 맞을까 싶네요.
반면 토요일에 현자 타임오고 이대로 끄기 아까운 생각에 잠깐 인파이터를 만져봤는데
처음부터 주는 용의강림 같은 스킬들이 제가 배틀마스터를 하면서 한 플레이랑 비슷한 방식이었는데
인파이터는 재밌었습니다.
배틀마스터의 문제인지 아니면 만렙 이전의 전투가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느낀 전투는 지루했습니다.
이것 말고도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여러 피드백을 읽어봤는데 제가 느낀 단점들은 이정도인 것 같네요.
인벤에서 평가는 '내 생에 이런 게임은 처음'이라는 평이 지배적일 정도로 갓겜이라 평가를 받고 있더라고요.
반면 트위치 티비 등에서 스쳐지나가면서 보는 사람들의 평은 '이거 모바일 겜임?'이라고 할 정도의 악평도 있더라고요.
제 평가는 7/10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잘만든 게임입니다. 다만 찬양할정도로 갓겜은 아니라 생각하고
재밌게 즐겼지만 여전히 손 볼 곳이 많은 것 같습니다.
빨리 출시하라는 여론이 많지만 저는 늦더라도 완벽을 기했으면 좋겠네요.
오랜만에 잘만든 RPG 게임이 나와서 잠시나마 RPG 붐이 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