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적으로 워크래프트 영화의 비주얼이 너무 과소평가되고있다고 생각하는데요.(다들 정글북만 찾아....에잉....)
사실 일반인들 기준으로 보기엔 좀 독특(.....좋게 말해서)한게 사실이거든요.
일단 CG 디테일 자체는 쩔어요. 미쳤어요. ILM 만세에요. 듀로탄 클로즈업씬 볼때는 제 눈을 의심했고.(역대 최고의 생물 CG씬.)
짱짱한 대낮에 둠해머와 대화할때는 잔털 표현, 피부 질감에 감탄했어요. 심지어 일개 오크 병사들의 억센 가슴털까지도 생생히 표현되어있어 와 진짜 공들였다....싶었어요. (호빗의 오크 엑스트라 퀄리티는 영 아니어서 더 감탄했어요.)
괜히 ILM이 사상 최대 프로젝트라고 입털고다닌게 아닌것같아요.
근데 실사같지 않고 게임같아요. 왜일까.
정글북이나 트랜스포머는 짱짱한 자연광에만 놔두는데 워크래프트는...뭐랄까 그 게임 특유의 짱짱하고 진한 색을 배경에 많이 바르더라고요. (게임에서도 영화에서도 제 눈을 태우던 서부 몰락지대....)
의상과 마법표현은 의견이 많이 갈리더라고요. 더 현실적으로 투박하게 만들었어야했다? 마법표현이 너무 오버다? 마력눈 병신같은데 왜 넣었냐?
그분들의 반응에 화내고싶진 않아요. (다만 갑옷 플라스틱이냐 묻는 분들은 다시 보고오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네요. 디자인이 만화적일지언정 암만봐도 금속 맞아요. 적당히 때 낀것들도 보이고)
그런데 그게 CG팀&소품팀의 "실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스타워즈를 생각해보면 굉장히 유치해보여요.
대책없이 길쭉한 제국군 병사 헬멧. 기다리꺾다리 4족보행병기. 장난감총같이 생긴 트루퍼들 총. 사이보그일텐데 이상한 면 재질 옷 입고있는 다스 베이더.....
근데 그걸 모든 팬들이 사랑하고 지금 17년에도 그 디자인이 그대로 나와요. 광선총, 포스가 유치해? 이게 스타워즈인데 어쩌라고 우린 이거 그대로 갈거야. 스타워즈는 이런 자부심과 뚝심이 있어요.
마블은 그 반대더라고요.
자기들이 자기들 작품 영화로 꺼내오는데 그게 지금 관객들에게 실사로 보여주긴 영 그런거같은거에요. 날개투구 토르. 보라색 눈장식 호크아이. 노란 쫄쫄이 보고 슈트라고 우기는 아이언맨 등등.
그래서 철저히 만화적 느낌을 빼는 작업을 착수해서 내놓죠.
아이언맨의 정교한 기계적 재해석부터 시작해서. 파워밸런스도 낮추고. 색감 빼고. 옷 디자인 바꾸고....
그 정점이 아예 남색 슈트를 입질 않나 심지어는 그냥 사복을 입고 다니는 캡틴 아메리카:윈터솔저.
이런 각색 덕분에 더 넓은 층에게 사랑받았다는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긴 해요.
다만, 그 본래 게임 비주얼의 느낌과 고유의 설정을 간직하려 하는것도 나쁘진 않아보여요.
마법사들 마력눈도. 휘황찬란 마법진도. 묵직한 어깨뽕도. 금색 사자장식 핼버드와 방패도. 진한 배경도.
워크래프트는 이런 시리즈니까. 이런거 하는게 뭐 어때? 이게 유치해? 그건 너희가 이런것에 안 익숙해져서 그래. 왕겜의 현실성도 좋지만 우리것도 좋아해봐. 익숙해지면 사랑하기까진 못해도 받아들이게 될거야.
전 워크래프트 영화의 영상을 보고 이런 느낌이 들었고. 실제로 제가 저런식으로 감화됐습니다. (마력눈은 저도 앞장서서 깠었는데...)
스토리는 삑구여도 제가 워크 영화를 사랑하고 앞장서서 옹호하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역게분들은 워크래프트를 많이 사랑하셨을텐데요.
이 "워크래프트적인" 요소들이 실사에 적용되는 것들이 용납되시나요?
스타워즈처럼 뚝심있게 계속 가져갔으면 하나요.
아니면 마블처럼 철저히 현대적으로 고쳐나갔으면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