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인벤에서 보다보면 유저가 각 진영에서 어느 정도 높은 대우를 받고 너무 강해진 것이
불만스럽다는 의견이 가끔 보여서 질문드려봅니다.
오리 시절에 유저가 단순한 '모험가'로서 와우 세계의 역사적 순간에 병풍으로서 남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각종 굵직한 사건에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고 종족 수장들에게 인정을 받은 '영웅'으로서 남는 것이 좋은지.
오리 시절에 와우메카, 와우플포, 와우xp, 와우자드 등등의 사이트에서 생각했던
워크래프트 세계의 유저란 얼라 기준으로 풋맨, 호드 기준으로 그런트 수준이었고
당시 레이드들도 오닉시아부터 시작해서 일리단에 이르기까지는 그렇게 큰 스케일이 아니었네요.
리분 때도 울두아르에서 행성초기화코드 발동을 막기 위해 별무리 종족 하나를 막기 위해 처절한 전투를
벌였으나 지금 안토러스에선 아르거스와의 전투 도중에 하나가 아닌 여러 명의 별무리들을 상대한 것도
그 동안 유저의 역량이 얼마나 천양지차로 커졌는지 느껴지더라고요.
이런 묘사는 디아3 영혼을거두는자 와도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이 디아 1,2까지는 인간은 그저
강대한 적 앞에 선 약한 자들이었고 인간계에 내려와서 약해진 지옥의 군주들을 가까스로 이깁니다.
하지만 디아3부터 유저는 악마와 천사 사이에 태어난 자식이라는 게 부각되고,
4막에 이르러서 인간은 네팔렘으로서 악마들이 세상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들이 됩니다.
그리고 종막에는 공포의 군주 디아블로와 천사들 중 가장 강력하다는 말티엘까지 쓰러뜨리고
네팔렘이 타락하면 누가 네팔렘을 막을까 우려하는 티리엘의 독백으로 끝이 납니다.
한편으로 유저를 "세계를 수십 번 구해낸 영웅"이라는 위치까지 끌어올릴 개연성이 없었던건
아닌데요, 황혼의시간 하나 막느라고 위상의 힘 다 소진해버린 용 위상들이 데스윙과의 전투 이후
보여준 연약한 모습들을 보면 이제 아제로스를 구출하는건 강대한 고대의 존재들이 아닌
영웅이 된 유저들이라는게 실감이 잘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