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날이 쏟아지는 격아 얘기를 보며, 행복회로를 돌리는 흔한 와청년이에요.
워크래프트 사가의 최장기 떡밥이었던 불타는 군단이 완전히 해소되는 확장팩인만큼
프랜차이즈의 추후 방향성이 어떻게 잡히는지를 보여줄 무대가 격전의 아제로스 라고 생각하는데요.
오늘은 와우 안에서 모험가의 위치와 동기부여, 그리고 불가피하게 두 진영으로 나뉜 아제로스에서 모험가의 정치성에 대해 정리를 해봤습니다.
왜 그런 쓸대없는짓을 했냐구요? 그러고 놀라고 있는 게시판이니까요.
아무튼, 우리 모험가들은 도대체 무슨 의도를 가지고 10년간 일퀘를 해왔는지와, 앞으로는 그게 어떻게 변할 수 있을지 에 대해 개인적인 추론을 좀 해봤습니다.
사실 역게여러분이라면 다들 대충 아실만한 내용을 정리한거에 불과하지만요. 역게에선 맨날 쓸대없는걸로 싸우고, 이런 불판은 최근에 본적이 없어서요.
시간나시면 같이 한번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1) '그 확장팩'의 포석
흔히들 드군을 와우 사가에서 빼버려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시는데,
개인적으론 동의하기 힘듭니다.
일단 겉바속촉이라는 희대의 밈을 배출해낸 확장팩이고
(필자는 이것만으로도 드군을 평타는 친다고 평합니다. 물론 안했습니다.)
무엇보다 모험가의 위치가 정치적으로 확실해지는 확장팩이기 때문이죠.
이전까진 그냥 좀 강한 용병 취급이었다면
드군에선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아 고향을 위협하는 엄청난 적(인줄 알았지만...)인 강철호드를 격퇴하기 위해 정식으로 파견된 원정부대의 사령관으로 고속승진을 하게 됩니다.
물론 드레노어에서의 진영간 대립까지 관장하는 관리자까지는 못갔더라구요. 그건 대장군 볼라스랑, 이름을 까먹었는데 그 토목맨이랑 썸타던 퍼리 암캐가 먹었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드군을 하다 때려쳐서 모르겠는데, 주둔지가 아쉬란 하위부대로 봐야 맞는거겠죠? 주둔지 사령관 < 아쉬란 사령관 인것 같은데. 이부분은 돈내고 똥을 가지고 노신 드군유져가 정리해주시길 바랍니다.
여튼간에 이전까지의 모험가는
국가에서 제공하는 의무 훈련소(북녘골, 시험의 골짜기 등)를 수료한 이병이 지알아서 땅에떨어진거 주워입다가 어느순간 잠입/첩보/사보타쥬/요원암살에 특화된 전력적 병기로 거듭남 이었다면,
드군부터는 그 능력을 인정받아 군대와 보급품, 전략적 요충지, 휘하에 모험가까지 붙여주는등 소속진영의 직접적인 푸쉬를 받는 공무원이 된거죠. 이게 드군의 가장 유의미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 모험가의 위상
시간을 조금 앞으로 당겨서, 모험가가 땅에 떨어진걸 주워먹던 때를 생각해봅시다.
여러분이 열심히 랩업하시면서 퀘스트를 수행하다 보면 뭔가 석연찮고 뭔가 구린 세력들에 대한 떡밥들을 접하기 시작합니다. 와우의 로켓단 황혼의 망치단이라던가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이X의 목을 따는건, 얘가 아제로스를 위험에 빠뜨리는 놈이기 때문이야'의 마인드가 성립하게 되죠. 실상은 템미새지만요.
즉 우리는 무력만 키운게 아니라, 일반 시민이나 병사, 하위장교에겐 열람불가능한 비문을 수집하며 정보력까지 높은 수준으로 키운겁니다.
또한, 재력은 직접적인 언급이 없어서 알기 힘듭니다만, 현실의 밀렵꾼이나 심마니 등을 생각하면, 고대신의 피로 만드러진 광물(쌔로나이트), 각종 보석, 온갖 진귀한 풀때기와 희귀한 야수의 모피 등등을 자연스럽게 접하는 모험가인만큼 그동안 상당한 부를 축적했을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드군부터는 갓-공무원까지 됬으니 봉급도 받겠죠. 게다가 공무원연금이 짤리기라도 하면 다시 퀘스트 의뢰비로 먹고사는 위쳐인생으로 복귀해도 되구요.
3) 동기부여
정리하자면 여러분이 굴리는 캐릭터는 1)돈도많고 2)힘도쌔며 3)왠만한 I급비밀들은 다 꿰차고있는 정보통일 뿐만 아니라 4)본인이 트롤남캐시라면 외모까지 출중한 역대급 사기캐릭입니다.
10여년동안 일퀘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여러분은 갱냄 뱅뱅사거리 고층건물에서 취미로 전당포하는 정보사 소령전역 원빈아저씨를 육성하신거에요.
(최근에 나온 시나리오를 보니까, 우린 아저씨인데 제이나는 떡락전 최X실이었네요. 네, 뛰는유져위에 나는 NPC있군요...ㅠ)
근데 저같으면 이정도 됬으면 그냥 네바람의 골짜기로 귀농이나 해서 귀엽고 육덕진 판다여캐들이나 감상하며 여생을 보낼 것 같아요. 뭐하러 위험하게 3D직종을 계속합니까? 대충 그동안의 공로로 기사직이나 받고 성하나 지어달라해도 할말없을텐데요. 근데 안그러죠. 왜그럴까요?
이미 너무 많은걸 알아버린 당신은, 세계를 불태우려하는 크나큰 악의 세력으로부터 아제로스를 지켜야하는 사명감때문에 검을 내려놓을 수 없는겁니다.
그리고 드디어 살게라스를 깜빵에 쳐넣으면서 가장 오랫동안 아제로스를 위협하던 불타는 군단을 박살내버렸습니다. 와!
4) 불타는 군단
한때 세계관 최종보스였던 불타는 군단은, 결국 맞다이 까보니 그냥 지옥불을 좋아하는 초록 외계인(오크아님ㅎ)인걸로 드러났습니다.
사실 존나쌘건 맞아요. 바리안과, 논란이 있긴 하지만, 볼진까지 리타이어 시킬 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그 강함을 어필했죠.
그러나, 인게임 특성상인지 설정상인지, 우리가 10여년전에 생각했던 코스믹 호러 는 아니었단게 드러났죠.
어쩔수 없었요. 아무리 강해도 나쁜놈인순간 돈내고 게임하는 유저들에게 때려잡힐 운명이니까요.
블자는 슬금슬금 새로운 설정을 추가하죠: 불군은 수많은 행성계를 불태운 강한 세력이 맞지만, 맨날 지들끼리 싸우는 아제로스 토착민들이 전투종족인거다, 그래서 대항할 수 있었던 거시다.
???: 우리가 왜 싸우냐고...? 당연한걸 묻는군. 불군을 때려잡기 위해 싸우는거다.
그나마 코스믹 호러의 잔재는 살게라스와 아르거스를, 연대기를 폭파시키면서까지, 판테온의 힘을 빌어 정리했고요. 이부분은 연대기부분만 빼면 높은 점수를 줍니다. 티탄의 강함을 놓치지 않으면서 어떻게든 정리까지 했으니까요.
그럼 불군이 리타이어한 와우 세계관에서, 실체를 가진 세력 중 불군만큼 스케일이 큰 세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왜냐, 공허의 군주들은 현존할 수 없으니까요. 풉ㅋ풉ㅋ
5) 공허, 그리고 격아
공허에 대한 생각을 해보면서 격아로 넘어가봅시다.
폐기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연대기의 설정을 보면 공허의 군주들은 현존할 수 없다고 나오죠. 그래서 이들이 세계혼을 타락시키는데에 아래와 같은 방법을 씁니다:
1 이미 공허에 잠식해버린 세계의 하수인 ex)에테리얼
2 먹으려는 세계의 필멸자를 NTR ex)베네딕투스
3 감염체 투척 - 고대신
대충 공허의 세력이 아제로스에게 미칠 수 잇는 위협은 위 3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아제로스의 전투종족들은 3가지 방식 다 수도없이 겪어왔지요.
1과같은 직접적인 공세 방어는 이미 아제로스인의 특기입니다. 불군도 극복했는데 붕대맨들이 때거지로 달려와봤쟈 뭐 있습니까.
2 - 부서진 해변에서도 그렇고 요원플레이에 유독 취약한 아제로스입니다만, 이것도 결국 몇번의 패배로 충분히 경험했죠.
3 - 어 고대신 한마리빼고 다 때려잡았어~
느조스와 고대신쪽 나가, 쿨티라스와 잔달라쪽에 있는 고대신 세력들이 얼만큼의 힘을 숨기고 있는지, 그 계획이 얼마나 아제로스가 경험해보지 못한 전술인지가 격아의 관전포인트가 될듯 합니다. 이부분은 미지수지만,
위의 3가지는 이미 극복한만큼, 두 진영들은 공허에 대해 큰 경각심이 없는것 같아요.
그로인해 실질적으로 두 진영에게 가장 큰 적은 서로가 되버린 겁니다. 불군도 때려잡았겠다, 숨쉴 틈이 생기니까 또 서로 쌈박질 하는거죠.
여기까지는 꾸준한 역게인이라면 다들 머리속에 있는 내용이겠죠. 장문으로 정리한 이유는 바로 다음부분때문입니다.
여기서 플레이어가 직접적으로 진영논리를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지금까지는 아제로스를 지키는 사명감이 얼라와 호드의 사명감과 같이 울렸기 때문에, 모험가는 군말없이 충성해왔습니다. 그것이 사령관이라는, 최소 원스타까지 달고도 노루똥이나 주우러 다니는 굴욕이라도.
근데 격아 초반부의 얼라와 호드는, 공허라는 세력과 아제로스 티탄혼의 정확한 상황에 대한 무지, 그리고 눈앞의 적에 대한 경각심으로 인해, 사실상 반-아제로스적인 행태를 보이죠.
7.3.5에서 경험하셨듯이 아제라이트는 아제로스의 피입니다. 다이아드워프가 아무리 울고불어도, 시체여왕과 보이-킹은 비트코인 업자들마냥 계속 채굴이나 하고있네요. 인성쓰레기인 시체여왕은 그렇다쳐도, 사제라는 새끼가 세계혼이 촉수플레이 당하고 피뽑히고있는데 나몰라라 어휴...
(물론 현재까지는 '상부의 명령 없이는 채굴을 멈출 수 없다' 선에서 끝나지만, 격아에서 서로 '우리 아제로스 치유될때까지만 휴전합시다 ㅇㅋ?'의 뉘앙스는 전혀 없고, 게다가 아제라이트 차지하려고 섬에서 식민지 전쟁까지 한다 하니 빼박이죠?)
아무튼간에, 네바람골짜기와 육덕진 판다렌여캐마저 마다하고 세계를 지키려는 모험가의 사명감과, 얼라/호드의 진영논리가 거의 처음으로 충돌하는 지점이라고 봅니다.
여기서 과연 플레이어가 정치성을 띄고, 완전하진 않더라도 어느정도 탈-진영적인 노선을 걷게 될지, 아니면 여태까지 해왔듯이 자존감이란 1도 없이 까란대로 깔지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론 전자로 가는게 내용면으로 풍부하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