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두인 테마에 묻혀 잊혀진 볼진의 테마곡..)
제 생각에 신생 호드의 초대 대족장인 스랄과 현 대족장
실바나스를 제외한 모든 신생 호드의 대족장들은
단순히 스토리 진행을 위해 희생된 것 같습니다.
우선 스랄 이후의 대족장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죠.
"오늘, 세상을 다시 만들자!
우리의 세상을! 호드를 위하여!!"
그롬마쉬의 아들 가로쉬, 불성때는 찌질이,
리분때는 분노조절장애, 특히 대격변때
용가리 통뼈에 종족차별 쩔었지만,
호드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에 유저들도
스랄 못지않게 가로쉬를 믿었을겁니다.
하지만 판다리아 얼/호 갈등의 중심에 서더니
지가 싫어하는 흑마법보다 더 위험한 힘에 손대며
온 아제로스를 오크의 세상으로 만들려다 실패하고,
자신이 처음 지도자로서 각성했던 장소인
나그란드에서 자신을 눈 뜨게 해주고,
호드의 대족장 자리에 앉혀 준
바로 그 스랄에 의해 최후를 맞이했죠.
스랄의 뒷모습과 함께 클로즈업된 피의 울음소리,
축 늘어진 팔과 함께 흘러나오는 슬픈 BGM으로
한 때 아제로스 양대세력중 하나의 수장이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하게 퇴장했다고 봅니다.
검은 창의 볼진. 비록 비중은
호드의 다른 네임드들에 비해 떨어졌지만,
그가 출현한 작품이나 퀘스트들은 하나같이
명대사들로 넘쳐나며 강렬한 임팩트를 뿜어냈죠.
" 가로쉬가 신 행세를 하겠다는건가? 괴물들을 만든단
말인가? 이건 호드가 추구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호드가 나의 형제다. 전쟁을 일으키겠다면, 내가 맞서 싸우겠다."
"위대한 로아여, 이게 시험이란 말인가? 너무 쉽군.
나는 자유를 선택하겠다. 싸우고 투쟁하고, 어쩌면 평생
행복을 찾지 못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난 자유를 택하겠다."
10년이라는 긴 시간의 공기화로 인해 아는 사람은
얼마 없었지만, 그래도 볼진은 알만한 사람은 아는,
호드와 얼라이언스를 통들어 명예를 아는
진정한 영웅 캐릭터들 중 하나였습니다.
이러한 볼진의 듣보잡 NPC1보다 못한 비참한
최후는 호드의 스토리에 대한 푸대접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했죠. 제 의견을 말하자면,
영상 처음 볼 때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당연히 볼진이 만든 속임수인 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볼진은 정말 치명상을 입어 죽었고,
설정상으로 호드를 볼진의 죽음에 대한 분노와
복수에 대한 갈망으로 하나로 뭉치게 했죠.
네, 그의 죽음은 사실상 군단 스토리 진행을
위해 블리자드에게 희생된겁니다.
이후 볼진의 선택으로 실바나스가 대족장
자리에 오르고, 최근 격아 대사 텍스트가
공개되자, 사람들은 가로쉬때와 비슷한
패턴의 스토리가 진행되고 있다며
호드 대족장 소모 논란이 또 다시
도마 위에서 신나게 펄떡이고 있는 데요.
저도 어디서 주워들은 말 때문에 특히 불안합니다.
'한 번 일어난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두 번 일어난 일은 반드시 다시 일어난다.'
이 말마따나 만약 실바나스까지 선대 대족장들처럼
스토리 진행을 위해 허무하게 희생된다면,
호드의 스토리는 사실상 확인사살된다고 봐야죠..
어쩌면 나중에는 얼라이언스는 공허세력 때려잡고,
호드는 스토리 작가들 때려잡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제 개인적인 재미를 위해 쓴 긴 글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셨고, 오늘도 즐거운 아제로스 라이프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