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가로쉬와 그를 선발대 대부분은 간신히 다리 반대편 스트란브래드에 도착했다. 거친 숨을 내쉬며 힘들어 하는 가로쉬 앞으로 대족장 오그림 둠해머가 모습을 드러냈다. 대족장 뒤로 보이는 여러 부족의 오크 전사들과 오우거 그리고 숲 트롤, 알터렉의 붉은 파수대와 던홀드의 백성들이 대족장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그림은 묵묵히 안돌할이 보이는 다리로 걸어갔다. 무수히 많은 얼라이언스의 군대가 스트란 브래드로 향해 진군해 오기 시작했다.
"가로쉬 헬스크림, 테론 고어핀드는 어디있지?"
대족장은 매서운 눈으로 가로쉬를 노려보며 말했다. 자존심이 높기로 유명한 헬스크림 가문의 일원 이였지만, 그는 순간적으로 말하는 걸 주저했다.
"그는 죽었소, 우리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했지……"
가로쉬에 말에 오그림은 오크 특유의 '크르릉' 거리는 소리를 내며 가로쉬와 다리 반대편에 대형을 짜고 몰려오는 얼라이언스 병사들을 한번씩 바라보았다.
"그건, 나중에 묻겠다. 지금은 더 큰 일이 있구나"
이번에는 얼라이언스의 군대에 시선을 고정하고 두 손에 들고있는 자신의 망치를 꽉 쥐었다.
그때 반대편 다리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 로데론 얼라이언스의 지도자 아서스 메네실이였다. 그 또한 반대편 다리 너머에 있는 오그림을 바라보았다. 둘은 서로를 한동안 날카롭게 응시하며 소리 지르며 외쳤다.
"얼라이언스를 위하여 !"
"록타 오가르 ! 호드를 위하여 !"
얼라이언스의 병사들과 호드의 병사들은 서로 반대편 다리로 달려갔다.
쾅! 하는 방패와 도끼의 맞 부딪히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려왔다. 다리 위는 순식간에 전장으로 또 다시 변해 버렸다. 양측 병사들의 무기가 서로서로 부딪히고 함성 소리와 고통의 비명 소리가 가득했다.
또 다른 곳에서는 총과 대포 그리고 투창 활등이 서로를 향해 아군 적군 할 것 없이 날아와 꽂혔다. 마법사들과 흑마법사들은 불과 번개 눈보라를 일으키며 상대방의 진영을 흔들어 놓았다. 그러나 점차 밀리는 쪽은 얼라이언스가 아닌 호드 측이였다. 강력한 흑마법사이자 죽음의 기사 테론 고어핀드의 부재는 심각했다.
오그림은 재빨리 병사들을 다리에서 스트란브래드로 후퇴 시켰고 보수 된 성벽 위로 트롤 투척병들과 알터렉과 던홀드의 궁수들을 배치 시켰다. 성문 앞에는 카르가스의 돌격대들과 다시 전열을 가다듬은 가로쉬와 그의 선발대들이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흑마법사들도 하나 둘 다시 모여서 그들만의 어둠의 힘으로 얼라이언스의 군대를 향해 공격했다.
고엘과 타레사 둘은 난전 중에서도 떨어지지 않고 가까이 붙어 있었다. 전장에서도, 그 둘은 떨어지지 않았다. 두 사람은 후방에서 다친 병사들은 돌보았었다. 한편, 얼라이언스의 군대는 쉴새없이 스트란브래드 성문으로 진군했다. 많은 희생이 있었지만, 분노와 복수 앞에 그들의 희생은 잠시 미뤄두어도 괜찮았다. 어느새 가리토스와 모그레인 부자 그리고 세이든이 앞에 나서서 전장을 지휘했다.
성문을 두고 또 다시 두 세력은 충돌했다. 가로쉬와 카르가스는 괴성을 지르며 얼라이언스의 군대의 사기를 꺽으려 들었었다. 성문은 그야말로 견고했다. 쥐새끼들 조차 성문 너머로 갈 수가 없을 정도였다. 가리토스는 이 상황을 보며 새로운 전술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병사들 20명 정도를 모은 가리토스는 전장에 다른 지휘관 두명의 이름 불렀다.
"모그레인, 세이든 성문에서 놈들의 시선을 끌어 주시오. 내가 안으로 들어가 성벽을 점령 하겠소."
"알겠네, 빛이 그대와 함께 하길..."
가리토스의 침투조는 지휘관의 명령을 따르며 스트란브래드 수로를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2차 대전쟁 이전에 지어진 마을의 수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그러나 스트란브래드에 자주 왕례하던 가리토스에게는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거 만큼 쉬웠다. 그러나 그가 걱정하는 건 따로 있었다. 수로를 사용 안한지 몇 십년이나 흘러 이 아래에 뭐가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심지어 야만인들의 영토가 된 지금 더욱이였다.
그때, 가리토스의 예상대로 수로 안에서는 거대한 녹색 괴물이 일행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휘관과 그들은 긴장한 상태로 그 자리에 멈춰섰다. 황급히 지휘관 가리토스는 머리를 굴려 이 상황에서 빠져 나갈 궁리를 했다. 그러나 그 괴물은 그럴 시간 여유 조차 주지 않고 먼저 공격 가했다. 병사들은 일제히 녹색 괴물을 향해 달려 들었다.
한편, 위쪽은 똑같은 상황만 반복되고 있었다. 세이든과 알렉산드로스는 부디 가리토스가 빨리 성벽을 점령 하길 기도하고 있을 뿐이였다. 몇 분정도가 흐른 후 녹색 괴물을 모습을 감추었다. 겨우 살아남은 병사들은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겨우 몸을 추스리고 가리토스는 병사들을 데리고 수로를 탈출 하기 위해 발걸음을 움겼다. 그리고 잠시 뒤 빛이 보이고 수로 끝에 도착한 가리토스는 병사들고 함께 곧장 성벽으로 향했다.
성벽 위에서는 아군들을 향해 인정사정 없이 공격하는 호드의 병사들이 보였고 멀리서는 점차 밀리는 아군의 진영이 보였다. 가리토스와 병사들은 성벽 위에 있는 호드 전사들을 상대로 달려들어 공격을 가했다. 세이든과 알렉산드로스는 가리토스의 모습을 발견하고 좀 더 힘을 내서 성문을 넘을려고 안간 힘을 썻다.
그때, 스트란브래드 전역에 나팔 소리가 울려 퍼졌고, 하늘 위로는 무수히 많은 화살들이 호드 전사들을 향해 땅으로 내리 꽂혔다.
그리고 잠시 뒤 안돌할 방향 다리 뒤로 말발굽 소리가 미친 듯이 들려오며 수많은 기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로스테마르 테론이 이끄는 하이엘프 기병들과 안두인 로서의 말의 기사들이였다.
기병들 맨 앞에서는 선봉으로 안두인 로서는 자신의 쿠엘자람을, 테론은 자신의 국왕 캘타스 선스트라이더에게서 받은 펠로렐로른을 들고, 함성을 내지르며 앞으로 전진해 나아갔다. 호드 전사들은 기사들의 창과 검에 찔리며 쓰러져 나갔다.
금방 얼라이언스의 군대는 스트란브래드 안으로 진입해 도망치는 호드 전사들을 추격해 처리해 나아갔다.
가로쉬와 카르가스는 재빠르게 달려오는 기마병들을 피하고 다시 전장으로 몸을 돌렸다.
안두인 로서는 스트란브래드 일대에 있는 오크들을 쓸어 나가고 있었다. 그때, 자신의 말에 화살이 꽂히더니 말은 앞으로 쓰러졌다. 안두인 로서도 마찬가지로 그 자리에서 앞으로 쓸려 넘어졌다.
말에 시체를 보며 로서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전장을 살폈다. 무수히 많은 양 측의 시체들과 전장에 가득 한 비명 소리를 보고 듣던 대장군 안두인 로서 조차도 이 광경에 치를 떨었다. 그때 로서 눈에 금발의 소녀가 눈에 들어왔다. 로서는 황급히 주변 일대에 오크들을 처리해 나아가며 소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괜찮다. 이제 걱정 말거라."
로서는 겁에 질린 소녀를 안심 시키려고 했다. 그때,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진 로서는 재빠르게 자신의 방패를 들어 몸을 뒤로 돌렸다. 묵직한 망치로 공격을 가한 것은 타레사를 지키고 있던 고엘이였다. 고엘은 안두인 로서를 상대로 미친 듯이 공격을 가했고 그런 공격을 방어하며 로서는 자신의 검 쿠엘자람으로 고엘을 상대했다.
고엘은 던홀드에 있었을 때 하사관에게 배운 전투 기술을 하나 하나 로서를 향해 사용해 밀어 붙였다. 고엘의 모습에 로서는 예상 치 못한 공격에 잠시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러나, 공격 방식에 대해 빠르게 분석하여 고엘의 공격을 피하며 공격하는 형식으로 로서는 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갑자기 또 다른 오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익숙한 모습을 한 오크였다. 바로 호드의 대족장 이자 로데론과 스톰윈드를 멸망 시킨 오그림 둠해머였다. 로서는 순식간에 2명을 상대해야만 했다. 오그림이 한번, 고엘이 한번 서로 말 하지는 않았지만, 둘은 합이라도 맞춘 듯 빠르게 로서를 압박했다.
아무리 얼라이언스 통틀어 가장 위대한 전사라는 칭호를 가진 장군 로서라지만, 대족장과 늑대의 아들을 상대하는 건 무리였다. 오그림의 망치 둠해머가 강력한 일격을 가할때 마다 로서는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쓰러지면 소녀 또한 죽는 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버텼다. 몇 분이 흐르고 로서는 이 전투를 끝낼 생각이 번뜩 떠올랐고 오그림과 고엘을 도발했다. 고엘은 타레사의 안전을 위해서 최대한 로서를 따라 다리 인근으로 향했다. 다리 부근에 도착한 로서는 고엘을 발로 차서 넘어뜨리고 오그림을 향해 달려 들었다.
둘의 싸움은 몇 초간 격렬하게 벌어졌다. 그러나, 승자는 오그림이였다. 오그림의 망치 둠해머가 로서의 가슴팍에 쾅! 하며 내리찍혔다. 로서는 피를 토하며 뒤를 물러섰다. 그리고 무언가 결심한 로서는 쿠엘자람을 들고 오그림을 향해 달려들었다.
오그림은 미소를 지으며 로서의 공격을 예측해 피했다. 로서 또한 미소를 지으며 그대로 안돌할 다리 밑에 있는 강으로 추락해 떨어졌다. 대족장은 승리에 미소를 지을 틈도 없이 갑자기 아파오는 가슴에 시선을 돌렸다. 가슴 팍에 꽂힌 단 검을 보며 대족장은 무릎을 꿇었다. 고엘은 황급히 정신을 차려 자리에서 일어나 오그림의 곁으로 쏜살같이 달려가 쓰러지는 오그림을 무릎으로 받쳤다. 그리고 주변으로 여러 오크들이 전투를 벌이다가 대족장이 쓰러진 모습에 모이기 시작했다.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고엘, 그러나 이런 암담한 상황이라니...너무 비통하구나, 듀...듀로탄과 드라카의 아들 그리고 하얀 늑대, 어린 늑대여 너에게 두 가지를 부탁하마, 대족장으로서, 그리고 너의 보호자로서...나는 오랫동안 호드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게 쉽지 않다. 그러니, 나를 대신하여 너가 내 갑옷을 입고 둠해머를 들어 대족장이 되어다오."
대족장의 부탁에 고엘은 묵묵히 두 눈을 감았다. 그러자 오그림은 고엘의 뺨을 피가 잔뜩 묻은 손으로 어루 만지며 말했다.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잘 알것이다. 고엘, 저들은 모두 너의 보호 아래에 있다. 그리고 너는 그들을 위해 그들은 너와 자신들을 위해 호드의 목숨을 바치고 싸울 것이다. 오크와 트롤 오우거...그리고 인간들 마저도 너를 따를 것이다."
오그림의 부탁에 고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두번째 부탁을 하기 위해 오그림은 자신에 가슴에 박힌 검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 검을 빼주게, 부디 나를 고통에서 해방 시켜게...나의 대족장이여."
대족장은 아무 말 없이 오그림의 가슴에 꽂힌 단 검을 빼내었다. 검을 빼내자 찔린 부위에서 홍수 같이 피가 뿜어져 나왔다. 오그림은 헉헉 거리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이 고통과 함께 나의 전쟁은 끝났네, 고엘 다들 비통해 하지 말게, 내 몸은 여기에 누웠지만, 나는 선조들 곁에서 그대들을 위해 싸우겠네..."
위대한 대족장이자 둠해머의 주인이자 강력한 용사 오그림 둠해머는 그렇게 숨을 거두었다. 그의 희생에 전장에 모든 호드 전사들은 분노하며 비통해 했다. 그러나 새로운 대족장 고엘은 그들을 진정 시켜야만 했다. 이제 그가 이들을 이끌어야 하며 진정한 대족장으로 거듭나야만 했다.
주변에 있던 호드 전사들은 오그림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리고 새로운 대족장을 위해 하나 둘 무릎을 꿇었다.
"그는 호드를 위해 쓰러졌소, 이제 그대가 우리를 이끌어야 하오."
고엘은 고개를 끄덕이고 쓰러진 오그림을 땅에 눕히고 그의 몸을 지키던 갑옷을 빼내어 입었다. 갑옷에 가슴팍에는 로서의 검이 꽂힌 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었다.
"우선 급한대로 이 부분을 수리..."
"아니, 이건 그가 지금까지 싸워 온 영광의 전투를 의미하고 있다. 절대 이 명예로운 상처가 사라지면 안된다."
새로운 대족장은 흩어진 전사들을 규합하기 시작했다. 성문 앞에서 싸움을 벌이고 있던 가로쉬와 카르가스 그리고 바로크 사울팽과 던홀드와 알터렉의 인간들과 숲 트롤들과 오우거들까지 모두 집결했다.
고엘은 자기 명령에 모인 전사들과 다가오는 얼라이언스 군대를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이미 로서의 지원군에 의해서 전세는 역전 시킬 수 없을 정도로 호드가 밀리는 상황이였다. 고엘은 눈을 잠시 감았다가 비통한 심정으로 주위의 전사들에게 말했다.
"전 병력은 알터렉으로 후퇴한다."
대족장에 명령에 전사들은 가로쉬가 가장 먼저 인상을 쓰며 대족장을 향해 말했다.
"후퇴? 호드의 전사들에게 후퇴라는 말은 수치다. 우리는 이 자리에서 쓰러질 것이다 !"
가로쉬에 말에 전사들은 점차 동조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고엘은 묵묵하게 가로쉬에게 다가가 주먹으로 뺨을 때렸다.
"여기서 죽고 싶으면 너 마음대로 해라 가로쉬, 오그림과 약속했다. 호드를 지킬 것이라고."
고엘의 말에 더이상 그 누구도 불만을 가지지 않았다. 가로쉬는 이 상황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고엘은 오그림의 시신을 챙겼다. 무너진 스트란브라드를 뒤로하고 수많은 병사들과 함께 알터렉으로 발걸음을 움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