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로 흥행하는 게임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도대체 무슨 게임이지?'
호기심이 발동하여 게임을 설치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작업 표시줄 위에 작은 고양이가 한 마리 나타납니다. 기능은 단순합니다. 마우스를 클릭하거나 키보드를 두드릴 때마다 화면 속의 고양이가 화면을 두드립니다.
단지 그뿐입니다. 하지만 약 3일간의 체험 끝에, 저는 이 게임이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매일 PC를 켤 때마다 습관적으로 이 고양이를 가장 먼저 만나고 있습니다.
봉고 캣의 기원: 밈(Meme)에서 게임으로

이 매력적인 고양이는 인터넷에 유행하는 밈(Meme)에서 탄생했습니다. 봉고 캣은 원래 트위터에 한 유저가 그린 고양이 그림이었습니다. 그런 고양이가 귀여웠는지 또 다른 유저가 고양이 그림에 봉고(악기)를 연주하는 모션을 합성했고, 그 귀여움 때문인지 인터넷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후 봉고 캣은 다양한 장르로 거듭 태어났습니다. 단순한 그림을 넘어서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고, 카툰이 되거나 애니메이션으로 그려졌습니다. 그 중에 하나의 형태로 데스크톱 펫 게임이 되어 우리와 만나게 된 겁니다.
봉고 캣은 일종의 방치형 게임으로, 실행한 후에는 특별한 조작이 필요 없습니다. 일하다가 가끔식 고양이가 화면을 두드리는 걸 보거나, 일정 시간마다 제공되는 아이템으로 고양이를 꾸미거나, 가끔 고양이를 누르면서 이모티콘을 띄우는 정도가 전부입니다.
그럼에도 내가 업무를 할 때, 혹은 게임을 할 때 작은 고양이가 함께 있다는 것 하나 만으로 '묘'한 위로가 됩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집사'라면 '봉고 캣' 한 마리 더 분양하는 건 고민할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무료로 설치만 하면 되니까요.
봉고 캣의 매력 ①: 수집, 그리고 꾸미기

봉고 캣의 핵심은 ‘함께함’입니다. 기사를 쓰거나 업무를 볼 때, 화면 구석에서 열심히 앞발을 구르는 고양이는 묘한 안정감을 줍니다. 하지만 단순히 귀여움만으로는 10만 명을 붙잡아둘 수 없습니다. 개발사는 여기에 ‘수집’이라는 동기 부여를 더했습니다.
사용자가 키보드, 마우스를 클릭하고, 일정 시간을 보내면 게임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아이템은 고양이를 꾸미는 데 쓰입니다. 아이템은 크게 모자, 고양이, 이모티콘 세 가지로 나뉩니다. 특히, ‘모자’ 아이템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봉고 캣의 개성을 한껏 끌어올릴 수 있어 매번 새 아이템을 얻을 때마다 기대를 갖게 합니다. 아이템은 등급별로 획득 확률이 나뉘어 있습니다. 90% 확률의 ‘커먼’ 등급부터, 무려 50만 분의 1 확률인 ‘레전더리’ 등급까지 존재합니다.

업무를 하면서 켜뒀을 뿐인데, 자꾸 아이템이 들어와 은근히 만족스럽습니다. 잠깐 쉬는 시간에는 아이템으로 내 고양이를 이것 저것 입히고 꾸며봅니다. 마음에 드는 세팅이 되었다면 따로 저장해둘 수 있습니다. 원하는 때에 한 번에 고양이를 바꿔줄 수 있는 거죠.
아이템들은 유저들끼리 사고 팔 수도 있습니다. 덕분에 중복으로 들어온 아이템을 '장터'에서 팔거나 가지고 싶었던 아이템을 구매해서 내 고양이를 더욱 특별하게 꾸밀 수도 있습니다. 가격도 다양합니다. 몇십 원짜리 아이템부터 심지어 몇천 원까지 하는 아이템도 봤습니다. 무료 게임 하나에 이 정도 시장이 형성된 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봉고 캣의 매력 ②: 함께 하면 두 배로 즐겁다!

이 게임의 백미는 단연 ‘멀티 플레이’ 기능입니다. 봉고 캣은 친구를 초대해 내 화면에 상대방의 고양이를 띄울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상대방의 입력 신호가 실시간으로 시각화된다는 것입니다. 내가 기사를 쓰느라 키보드를 칠 때 내 고양이가 움직이고, 동시에 상대방이 자신의 업무를 하며 타자를 칠 때 친구의 고양이가 내 화면에서 함께 움직입니다. 서로 말 한마디 하지 않아도 “아, 저 친구도 지금 열심히 무언가를 하고 있구나”라는 유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때로는 이모티콘을 통해 간접적인 대화를 나누며, 떨어져 있어도 함께 있는 듯한 연대감이 느껴집니다.

새로운 아이템을 적용하면 상대방의 컴퓨터에도 곧바로 적용됩니다. 덕분에 새로운 아이템이 나오면 바로 바꿔서 자랑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업무를 하는 중간 중간 나와 친구의 기분을 새롭게 환기시켜 줍니다. 이게 동접 10만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인 것 같네요.
개발사는 뭘로 돈을 벌까? ‘착한 과금’과 기부 챌린지

봉고 캣의 수익 모델은 단순합니다. 바로 고양이를 더 예쁘게 꾸밀 수 있는 스킨과 모자 아이템을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아이템 상점에는 흑백의 조화가 돋보이는 ‘음양’ 스킨부터, 번개와 구름 효과가 화려한 ‘갓(God) 팩’ 등 다양한 유료 아이템이 눈에 띕니다. 물론 시간을 들여 게임 내 재화로 뽑을 수도 있지만, "내 고양이는 남들과 달라야 해!"라고 외치는 집사님들을 위해 지름길을 열어둔 셈이죠.
지갑을 여는 것이 마냥 아깝지는 않습니다. 바로 개발사의 훈훈한 ‘기부 활동’ 때문입니다.
최근 개발진은 ‘스팀 동물 축제(Steam Animal Fest)’를 맞아 유저들과 함께 모은 수익금에 사비를 더해 총 15,000유로(한화 약 2,200만 원)를 독일 뮌헨의 동물 보호소에 기부했습니다. 개발자 마르셀(Marcel)과 율리우스(Julius), 라스(Lars) 등 제작진은 보호소를 직접 방문해 ‘바비(Bobby)’ 같은 구조된 고양이들을 지원했죠.
내가 화면 속 고양이를 꾸미기 위해 쓴 돈이, 실제 갈 곳 없는 고양이들의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어주는 셈입니다. 이 정도면 ‘착한 과금’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요?
화려한 대작들 사이, 우리가 이 고양이를 켜는 이유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수천억 원이 투입된 대작들이 쏟아지는 세상에서, 15만 명의 게이머는 투박한 선으로 그려진 이 작은 고양이를 선택했으니까요.
하지만 이유 있는 선택입니다. 게임마저 ‘공부’해야 하고 높은 난이도가 미덕이 된 요즘, 우리에겐 휴식이 필요했습니다. 봉고 캣은 복잡한 요구 없이, 그저 내가 두드리는 대로 맞장구쳐주는 것만으로 지친 게이머들을 무장해제 시켰습니다.
게임 실력이 달라도, 취향이 달라도 상관없습니다. 친구와 함께할 연결고리가 필요하거나, 언제든 내 곁을 지켜주는 반려 친구가 필요한 분들에게 봉고 캣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겁니다. 자, 이제 작업 표시줄 위에 이 귀여운 친구를 들여놓을 시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