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은 '메이플키우기' 공식 포럼을 통해 서비스 시작일인 2025년 11월 6일부터 공지 시점까지 결제된 모든 상품을 전액 환불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강대현, 김정욱 넥슨코리아 공동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어빌리티 옵션 최대 수치가 등장하지 않는 오류를 인지했음에도 고지 없이 수정한 사실을 시인했다.
눈여겨볼 점은 넥슨이 치부와 다름없는 문제 코드를 직접 공개했다는 사실이다. 넥슨은 사과문에서 확률 계산식이 '이하'가 아닌 '미만'으로 잘못 설정된 코드를 비교 이미지로 첨부했다. 개발사의 실수가 각인된 소스 코드를 대중에 드러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환불 규모 또한 막대할 것으로 추산된다. '메이플키우기'는 장기간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유지해온 만큼, 환불 추산액은 수십억 원 단위를 훌쩍 상회할 전망이다.
넥슨의 이러한 고강도 조치는 최근 강화된 정부와 국회의 규제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 국회는 확률형 아이템 이슈 발생 시 입증 책임을 게임사에 부여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했고,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불공정 행위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묻는 강력한 '금융 치료'를 주문하기도 했다. P2W(Pay to Win) 모델과 불투명한 확률 운영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신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이번 전액 환불은 규제 당국의 압박과 여론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결국 확률 오류가 '단순 실수'인지 '의도적 조작'인지를 가르는 기준은 신뢰다. 조작과 실수는 회사 차원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는지, 혹은 개인의 잘못된 판단이었는지에 따라 성격이 갈린다. 넥슨 경영진은 이번 사태의 원인을 외부 개발사와의 협업 과정에서 발생한 모니터링 부재와 담당 책임자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설명했다. 해당 책임자에 대해서는 해고를 포함한 최고 수준의 징계를 예고하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을 수용할지 여부는 온전히 이용자들의 몫이다. 과거 넥슨이 쌓아온 신뢰의 총량이 이번 사태의 판결을 좌우할 것이다. 극단적으로 수사기관이 넥슨의 서버를 압수수색해 기술적 실수임을 증명하더라도, 기업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가 없다면 이용자들의 의구심을 해소하기 어렵다.
'메이플키우기' 사태로 촉발된 전액 환불과 경영진의 직접 사과는 향후 게임업계의 소비자 대응 가이드라인이 될 공산이 크다. 넥슨은 "투입된 비용을 넘어서는 최대치의 보상안을 제공하는 원칙을 세우겠다"고 공언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말뿐인 사과가 아닌, 시스템과 투명성으로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아 올리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