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카도카와와 주주 갈등에 프롬은 안전한가, '미야자키 사장이 입을 열다'

기획기사 | 강승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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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가 된 펀드 오아시스와 카도카와 해임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야자키 히데타카 프롬소프트웨어 사장이 직접 현재 논란에 대해 의견을 남겼다. 특히 일본 내 주요 개발자 중에서도 공식 행사 외에는 외부 노출이 적은 그의 발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대주주 오아시스, "프롬소프트웨어 수익 새고 있다"


최근 홍콩계 행동주의 펀드 '오아시스 매니지먼트'는 5월 '더 나은 카도카와(A Better KADOKAWA)' 캠페인을 내걸고 정기 주주총회에서 나쓰노 다케시 사장 재임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다른 주주들에게 촉구하고 있다. 오아시스 매니지먼트는 2026년 3월 들어 공격적으로 지분을 사들이면서 소니를 제치고 카도카와의 최대 주주 자리에 올랐고, 이후 추가 매입으로 지분을 13.76%까지 끌어올렸다.



©KADOKAWA, Oasis Management

카도카와 이사회는 정면 반박하며 사장 유임을 지지하고 있어, 총회를 앞두고 양측 대립은 심화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게이머들 역시 이번 사안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오아시스가 의견서를 통해 카도카와의 자회사 프롬소프트웨어를 비중 있게 짚었기 때문이다. 의견서에는 엘든 링을 만든 프롬소프트웨어를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자회사로 규정한 내용이 담겼다.

특히 '프롬소프트웨어의 비즈니스 모델은 반다이남코와 액티비전 같은 퍼블리셔와 협력하는 방식인데, 이들이 게임 개발 리스크를 분담하는 대신 매출의 불균형적으로 큰 몫을 가져가고 있다'며 수익 유출을 지적했다.

오아시스는 그 이유를 해외 퍼블리셔들이 로열티나 수익 배분 전 대부분의 가치를 가져가기 때문이라고 꼬집은 셈이다. 아울러 이미 소니, 텐센트 등의 투자를 통해 충분한 자본을 확보했기 때문에 자체 퍼블리싱 전환 역량 역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자체 퍼블리싱, 거부가 아닌 속도의 문제


카도카와 측은 오아시스의 비판 상당 부분이 근거가 없거나 실제 상황을 오해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사회는 오아시스의 사장 해임안에 앞서 5월 14일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고, 사업 구조 개혁과 2024년 사이버 공격 대응을 이끈 점을 들어 현 사장의 유임이 타당하다고 봤다.



©FromSoftware

특히 퍼블리싱과 관련해서도 IP별 계약 조건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해 자체, 외부 방식을 그때그때 판단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모든 작품을 단숨에 자체 퍼블리싱으로 돌리기 어려운 구조라는 셈이다.

실제로 프롬은 일본 내 퍼블리싱은 자체적으로 담당하고, 해외 퍼블리싱은 작품이나 IP에 따라 외부 파트너에게 맡기는 구조를 유지해왔다. 다크 소울 시리즈, 엘든 링, 아머드 코어6 등은 프롬이 직접 일본 퍼블리싱을 맡았고, 해외 서비스는 반다이남코에게 맡겼다. IP 권리가 소니에 있는 블러드 본은 일본과 해외 모두 소니가 유통했고, 액티비전 협업 체제였던 세키로는 해외 서비스를 액티비전이 맡았다.

또한 더스크 블러드의 경우 현재 닌텐도 독점으로 닌텐도가 해외 퍼블리싱을 담당한다. 첫 작품인 데몬즈 소울의 경우 아틀러스, 반다이남코가 북미와 유럽 지역은 따로 퍼블리싱하기도 했다.

이처럼 게임마다 다양한 유통 구조와 IP 권리, 계약 조건을 가진 상황을 단숨에 전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건 카도카와가 자체 퍼블리싱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카도카와는 지난 3월 연간 결산 자료에 자체 퍼블리싱 확대에 긍정적인 방향을 시사했다. 양측의 차이는 전환 여부보다 속도와 시점에 더 가까운 측면이 있는 셈이다.


분쟁 한복판, 수장 미야자키 히데타카가 꺼낸 한마디


이런 상황을 게임을 만드는 현장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덴파미니코게이머가 보낸 질의서에 프롬소프트웨어 사장이자 게임 디렉터인 미야자키 히데타카가 직접 답을 내놨다.



프롬소프트웨어 미야자키 히데타카 사장 ©Nintendo, FromSoftware

그는 게임 개발의 핵심을 이야기했다. 그는 '현재 프롬소프트웨어가 놓인 개발 환경에는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면서도 '개선할 점이 없진 않지만 과도한 간섭 없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자유롭게 만들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앞으로도 이런 환경이 유지돼 게임 제작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자신과 회사 모두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미야자키 히데타카는 이번 발언이 회사가 아닌, 개인의 의견임을 전제로 하며, 보도된 사실관계 파악 이상의 내용을 알 위치는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관계자가 많은 사안이라 깊이 파고든 답변은 어렵다고도 전했다.

그럼에도 그의 발언이 가지는 무게는 꽤 크다. 미야자키 사장은 외부 노출 자체를 꺼리는 은둔형 대표는 아니지만, 여러 인기 일본 개발자들과 달리, 평소 신작 공개나 인터뷰 등 공식적인 자리 외에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편이다. 그런 그가 분쟁이 한창인 시점에, 직접 자신들은 '자유롭게 만들고 있다'고 못 박은 셈이다. 게임 팬들이 이번 사안에서 가장 불안해하는 지점. 즉, 오아시스의 압박이 프롬소프트웨어의 개발 방향이나 창작 독립성을 흔들지 모른다는 우려가 적어도 현시점까지는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진술이다.

이번 응답이 분쟁의 결과론적 답변이 아닌 만큼, 변화 역시 있을 수 있다. 단, 카도카와가 그간 경영 정책은 개별 주주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프롬소프트웨어의 자체적인 판단으로 제작 주도권을 지켜온 전례가 있는 만큼, 프롬소프트웨어에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기대 역시 남아있다.


닌텐도에 '마리오 높은 점프 99센트'...반론도


한편 프롬소프트웨어 정책 관련 발언을 내는 오아시스에 대한 시선은 오아시스의 전력을 아는 게이머들에겐 곱지만은 않다.

오아시스의 창업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 세스 피셔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당시 닌텐도 대표이사 사장인 이와타 사토루에게 문서를 총 세 차례에 걸쳐 보낸 바 있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이 입수해 현재까지도 대중에 공개된 2014년 문서는 오아시스가 닌텐도 주식을 보유한 주주로서, 당시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두고 있던 닌텐도에 손실 만회 방법을 요구하는 내용들로 채워졌다.



©INVEN

오아시스는 소비자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변화, 캔디크러시 사가를 만든 킹의 매출, 페이스북의 왓츠앱 인수 등 모바일/디지털 플랫폼의 폭발적 성장을 언급했다. 콘솔 없이 막대한 돈을 버는 기업들의 예를 들며, 마리오 기기를 사야 하는 불편함을 덜면, 닌텐도 IP로 훨씬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를 위한 스튜디오 인수 역시 권고했다.

당시 닌텐도는 스마트 기기의 부상이 콘솔의 종말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제안을 일축했다. 하지만 이보다 화제가 된 것은 오아시스가 전한 한 문구였다. 당시 문서에는 닌텐도가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을 이해시키기 위해 '마리오가 조금 더 높이 점프하게 하려면 99센트를 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라고 적혀있었다.

이는 단순히 인앱결제 수익 모델 가능성을 설명하는 문장으로 쓰였지만, 자극적인 내용 탓에 게임 커뮤니티의 조롱 섞인 밈이 됐다. 닌텐도가 훗날 모바일 게임, 인앱 결제를 포함한 게임들을 출시했음에도 말이다. 당시에도 오아시스 주장이 타당했다는 평가 만큼이나, 게임 산업에 대한 이해 부족과 브랜드 가치 리스크를 무시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단, 게임 외에 오아시스가 지목한 여러 부문에 대한 지적이 적절하다는 평가도 있다. 나쓰노 사장 재임기 보유 IP 규모에 비해 초라한 모바일 성과, 니코니코 동화의 경쟁력 약화, M&A 성과 부진 등이 이어졌다. 연간 40편의 애니메이션 제작 선언과 다작 등 양 우선 전략이 핵심 사업의 IP 창출력을 약화시켰다는 주장도 오아시스의 문서를 통해 지목됐다.

복합적인 상황에 24일 카도카와 주주총회의 나쓰노 다케시 이사 해임 건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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