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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적안과 별-(7)

Carllion
댓글: 4 개
조회: 350
추천: 2
2006-09-01 23:28:39
칼은 나무 밑에 자리를 잡고 에스텔과 에리카가 있는 곳을 보았다. 무언가를 찾는 듯 해 보였다. 잠시 둘을 보다가 칼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런던 특유의 우중충한 날씨가 아닌 정말로 깨끗한 하늘이었다.

“깨끗한데? 런던이 아닌 것 같아.”

칼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 말을 끝으로 칼은 스르르 잠들어버렸다. 풀밭에는 두 여자가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에스텔이 에리카에게 물었다.

“에리카, 죽은 언니생각 안나?”

“카렌 언니? 가끔 생각나. 카렌 언니 생각해보면 언니랑 오빠랑 만날 때 마다 싸웠어. 그런데 언니가 죽었을 때 오빠가 나보다 더 많이 울었어.”

“저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남자가?”

에리카의 대답에 에스텔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에리카의 대답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렀다.

“피는 나와. 내가 꼬집어 봤어.”

“그, 그래.”

‘아직 어린애구나.’

에스텔은 에리카에게 고급어휘(?) 사용을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에리카에게 다시 물었다.

“오빠가 어땠는데?”

“세상 끝난 것처럼 울더라고. 우리 오빠 눈동자가 갑자기 붉게 변했어.”

“뭐?”

에스텔은 다시금 놀랐다. 칼의 눈이 붉게 변했다. 흑색 눈동자가 어떻게 붉게 변한다는 말인가. 눈에 대해서는 칼에게 묻기로 하고 그녀는 다시 에리카에게 물었다.

“그런데 오빠의 붉은 눈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어?”

“예뻤어.”

그러자 에스텔의 표정에 놀라움이 묻어났다. 에리카는 여전히 풀밭에서 무언가를 찾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오빠한테 빨간 눈을 보여 달랬어. 눈이 루비처럼 예뻤어. 그런데 엄마는 그걸 보더니 보기 싫다고 하시더라고.”

“그래? 무섭지 않았어?”

“아니 전혀. 언니 손 내밀어봐.”

에리카는 에스텔의 손가락에 무언가를 묶어주었다. 꽃이었다.

“예쁘지? 그치?”

“그래. 자, 에리카 이리 와봐.”

에리카가 에스텔에게 다가가자 에스텔은 에리카의 머리에 꽃으로 만든 관을 씌워주었다. 에리카가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보자 에스텔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언니도 꽤 하지?”

“응! 언니, 오빠 뭐하는 것 같아?”

“응? 한번 가볼게.”

에스텔은 자리에서 일어나 칼이 있는 나무로 갔다. 그리고 칼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녀의 입에서 쿡 하는 웃음이 새어나왔고 다시 에리카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오빠 뭐해?”

“자고 있던데.”

“뭐? 치사하게 오빠만 그늘에 누워서 잔단 말이지? 언니, 나도 가서 잘래. 가자.”

“그, 그래.”

에리카의 손에 억지로 끌려가고 있는 에스텔은 왠지 모를 기운에 불안감을 느꼈다. 에리카는 자고 있는 오빠를 슬쩍 보더니 오빠의 팔을 베고 누워버렸다.

“언니, 그럼 나도 잘래. 잘 자.”

하고 에리카는 눈을 감아버렸다. 에스텔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옆에서 두 남매는 자고 있고 자신도 여기에 끼어서 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생각과는 달리 그녀의 몸은 에리카 옆에 눕고 있었다. 옆에 누우면서 한숨을 푹 쉬었다.

“내가 왜 선장하고 싸우자고 그랬을까?”

때 늦은 후회였다. 그러나 그녀의 성격상 승부를 거절해 본적이 없다. 그 성격 때문에 현재의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그냥 해군에 붙어 있을걸. 뭐하러 대장 명령에 따랐지?”

그녀는 옛날 일이 생각났다. 생각하기도 싫었다. 생각하기도 싫은 기억들을 떠올리기 싫어 그녀 역시 잠을 청했다. 평화로운 언덕위의 나무아래 잠이든 세 사람의 표정은 평안해 보였다.
한참 뒤. 칼이 눈을 떴다. 일어나고 싶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무게가 실려 있는 오른팔 쪽을 보았다. 에리카가 그의 팔을 베고 곤히 잠들어 있었다. 그래서 그는 동생을 위해 일어나기를 포기했다. 그는 동생 옆의 또 한사람을 발견했다.

“쟤는 또 뭐야? 에리카는 그렇다 치고. 별꼴이야, 정말.”

“우웅. 오빠, 일어났어?”

에리카가 눈을 비비며 오빠의 팔에서 일어났다. 에리카가 일어나자 칼도 일어나 앉으며 나무에 기대었다.

“언제부터 옆에서 자고 있던거야?”

“몰라. 에헤헤.”

“그런데 쟤는 뭐냐?”

“왜 언니는 자면 안 돼?”

“그런건 아니고. 갑자기 저러고 있어서 당황해서. 깨워라. 아버지랑 누나한테 가야지.”

“응, 알았어. 언니. 언니. 이제 일어나.”

에리카가 그녀의 몸을 흔들자 에스텔도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그 모습을 칼이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으응, 뭐야 한참 잘 자고 있었는데…”

“그만 자고 일어나. 묘지로 가야돼.”

“묘지?”

“응, 따라와.”

에스텔은 칼과 에리카의 뒤를 따라가려 했으나 에리카가 오빠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있었기에 셋이 같이 가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나들이 나온 딸아이와 부모처럼 보일 법 했지만 칼과 에스텔의 외모가 ‘에리카는 동생’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들이 있었던 언덕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 잘 꾸며진 무덤이 있었다. 에스텔이 칼에게 물었다,

“여기가…”

“응, 아버지랑 누나 묘소지.”

그리고 칼은 무덤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어디서 준비해 왔는지 꽃 두 송이가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 그리고 하나씩 놓고 무덤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아버지, 아들 왔습니다. 오늘 부로 딸 하나 더 보시게 되네요. 이상하리만큼 카렌 누나 닮았죠? 에리카도 좋아하고요. 누나, 평생에 도움 안 된다던 동생이야. 누나처럼 나를 못 잡아먹어 안달 난 저기 저 여자 보이지? 어머니도 딸처럼 대해주시고, 에리카도 좋다고 해.”

라는 식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에리카도 오빠 옆에 앉아서 무슨 말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에스텔은 씁쓸히 웃었다. 어린 나이에 가족을 둘이나 잃었다는 것이 가여웠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꿋꿋하게 살아가는 칼이 대단하기도 했다.






오늘은 좀 짧습니다.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좋은하루 되십시오.

Lv11 Carll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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