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포성이 끊임없이 울려퍼졌다. 테노리오는 불안한지 끊임없이 돛대 위에서 주변을 망원경으로 살펴보았다.
"도박한 결과가 좋군."
키 앞에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던 주앙이 말했다. 언제나 자신의 천부적인 감을 믿고 무모하게 행동하는 그였지만, 하늘은 늘 그의 편을 들어주었다.
방금 같은 경우도 그랬다. 세비야의 해군사관학교에서 가장 중요시하게 알려주는 것은 해전이 벌어졌을시 적에게 절대 선수와 선미를 보이지 말라는 것이다. 선수가 맞을 경우 조타수가 방향을 못잡을 수 있고 선미가 맞을 경우 선미루에서 적에게 대항하고있는 다수의 선원들이 몰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앙은 자신있게 키를 돌렸고 배는 정확하게 선수를 적함에 들이대며 앞으로 나아갔다.
선원들은 모두 기겁해서 그저 적함의 포구만 뚫어지게 쳐다볼뿐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앙은 매우 자신있게 키를 돌려댔고 폭풍의 힘을 덧입었는지 검은 돛을 단 주앙의 배는 포탄을 모두 피해가며 적함들 사이를 돌아서 사라져갔다. 해적들 역시 검은 돛을 달고 있었기에 해적들은 폭풍 속에서 주앙이 사라진 것을 모르고 계속 서로를 향해 포를 쏴대고 있었다.
주앙은 해전이 벌어지고 있는 곳에서 좀 떨어진 곳까지 와서 닻을 내리고는 포성이 가라앉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일을 할라면 꼭 필요한게 있지. 너한테는 여러번 얘기해준 것 같은데, 테노리오."
테노리오는 여유로운 이복형의 모습을 보고 약간 긴장이 풀렸는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유랑 인내심이었던가?"
주앙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틀려. 이젠 외울 때도 됬을텐데, 정확한 정보, 신속성, 인내심이란 말이지."
"아아.. 맞아, 그거였지."
테노리오는 다시 망원경을 들고 주변을 보기 시작했다.
주앙은 그런 테노리오를 보며 소심한 녀석이라고 생각하고는 과일통의 사과를 꺼내어 한입 베어물었다.
그의 얼굴에서 기분 좋은 미소가 떠올랐다.
폭풍이 갠 오후,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항구 하바나에 프리깃함 한 척이 들어섰다.
갑판에는 해적으로 보이는 포로들이 줄지어 쇠사슬에 묶여있었다. 이들은 입항하면 관리의 확인 후 처형당하거나 광산 또는 개척지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당할 것이다. 배가 닻을 내리고 선교를 내리는 순간이었다. 포로 한명이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바다로 뛰어들려고 했다.
타앙.
그 순간 포로의 머리가 터져나가더니 몸뚱이만 갑판에 쿵 하고 내려앉았다. 구경 나왔던 아이들과 여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눈을 가리거나 골목으로 뛰어들어갔다.
"혀.. 형.."
테노리오는 겁에 질린 얼굴로 주앙을 불렀지만 주앙의 무표정한 얼굴은 풀어지지 않았다. 그의 손에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머스켓총 한 자루가 들려있었다.
"데려가. 반항하는 놈들은 머리를 터뜨려버려."
잔혹한 그의 말에 포로들은 창백해진 얼굴로 머리를 숙이고 끌려갔다.
묵묵히 모든 포로들을 확인한 관리가 다가오더니 주앙에게 금화소리가 들리는 주머니를 건네주었다.
"골치아픈 놈들을 이렇게 깨끗이 소탕해주다니, 고맙군. 추가로 1000 듀캇을 더 넣었다네."
"이 정도쯤이야."
주앙은 별거 아니란 듯이 돈을 받아들고는 뒤로 돌아서서 선술집으로 향했다. 그의 직업은 헤드헌터.
다른 말로는 현상금 사냥꾼이었다. 조용히 선술집으로 향하는 그의 등 뒤로 붉은 노을이 지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