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하바나 항구의 프리깃함에 물자가 보급되고 있었다. 항해라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일단 헤드헌터라는 직업의 특성상 어디서 적을 조우하여 싸울지 모르는 일이기에 물자는 충분히 비축해 항해에 나가야했다. 식량과 물은 가장 많이 비축해놔야할 물자이고 그다음은 적과의 전투에서 쓰일 포탄들과 화약, 그리고 개인적으로 백병전시 쓰일 무기 등.. 거기에 전투가 끝난 뒤나 또는 화재, 폭풍 발생 시 배를 수리하기 위한 목재도 있어야했다.
이런 기본적인 물자보급이 끝나면 다음은 선택사항으로 선장이 자금의 여유가 있을 시 챙기는 것들이다. 예를 들면 항해 중 마실 술이라던가 과일 등이다.
물자 보급이 다 끝나면 선원 보충도 필요하다. 중도에 배에서 내릴 선원 대신 자리를 메꿔줄 선원들도 필요하고 항해 중 죽었던 사람의 자리도 채워넣어야 한다. 이런 것이 다 끝나고나면 이제 남은 것은 일거리다. 주앙은 그 일거리를 찾기 위해 해양조합에 찾아갔다. 갖가지 해양업에 종사하는 자들에게 일거리를 제공해주는 곳이 해양조합이다.
"주앙이라고 합니다만."
주앙이 내민 명패를 잠시 확인하던 조합안내원은 다시 명패를 돌려주며 꾸벅 인사를 했다.
"예 안녕하십니까.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세비야로 갈 생각인데 혹시 일거리가 있나 해서 왔습니다."
안내원은 잠시 명부를 뒤져보더니 주앙에게 내밀었다.
"세비야로 가는 상선대 호위 임무가 하나 들어와있습니다. 출발지는 산토도밍고이고 출발일은 호위함이 구해지는 대로 출발입니다. 자세한 것은 산토도밍고에서 의뢰인에게 들으실 수 있습니다."
산토도밍고에 도착하여 주점에서 주앙은 이번 임무에 대해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일단 의뢰인은 조그마한 상선대인데 그 후원자는 스페인 육군장군이었다. 항해에 대해 문외한인 장군은 기본적인 상선무장 외에 호위함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았고 자금이 모자란 선주는 그저 한대라도 좋으니 호위를 맡아줄 용병을 구하고 있었다.
"주앙이라고 합니다. 이번 의뢰에 대해 듣고 왔습니다만."
"아 의뢰를 받아주시는 겁니까? 다행이군요. 안그래도 무작정 출발하려던 참이었습니다만."
선주는 매우 환영해주었다. 계약 역시 일사천리로 이루어져서 선주는 만약 도착해서 이익이 나면 이익금의 일부를 추가로 지불해 주겠다는 후한 조건까지 내걸어주었다. 며칠 동안 산토도밍고에 기항하면서 그들은 서로간의 항해방식, 신호, 항로 및 항해 일정을 확인하였다. 호위 방법은 주앙이 상선대의 선두에 서서 전방 경계 및 전투시 돌격을 통한 퇴각로 확보를 맡기로 했다.
모든 게 끝나고 벌써 내일이 출발일이 되었다. 다시 세비야로 돌아가는 것이다.
'세비야라... 벌써 떠난지 4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