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지나가는 배! 이리 와!"
이곳은 카나리아스 제도. 이 곳은 하나의 해역일 뿐 아니라
인도로 가는 가장 가까운 길이기에, 해적들이 들끓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에스파니아와 포르투갈이 몰래 동맹을 맺었고,
이 두 나라는 카나리아스 제도에 배를 풀어놓았다.
이를 다른 나라가 반대하자, 이들은 해적들을 방어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인도와의 무역을 못 하게 막는 것이었다.
인도에서 오는 배는 후추를 해적질로 가졌다고 해서 침몰시키고,
인도로 가는 배는 만약 값비싼 물건을 실었으면 해적질로 가졌다고 침몰시킨다.
값싼 물건을 실어서 통과해도, 인도에서 비싼 물건을 실으면 침몰당하기에
인도와의 교역은 끊기고, 에스파니아와 포르투갈은 침몰된 배들 안에 있는
여러 귀중한 물품들을 챙겨서 큰 돈을 벌었다.
이곳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네덜란드는 암울했다. 북해의 대부분은 잉글랜드의 동맹항.
북해에서는 꿈을 펼칠 수 없어서, 먼 곳의 후추로 큰 돈을 버는데,
두 나라가 그것을 막아버린 것이었다.
카나리아스 제도 뿐 아니라, 카리브해까지 둘이 모두 장악해 버렸다.
결국 네덜란드는 그 포위망을 뚫으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두 나라가 동맹한데다가, 원래부터 해적의 강국이었던 두 나라였으니...
결국 내덜란드는 긴급 회의가 열렸다.
그곳에는 신참항해자에서 경험이 많은 항해자까지 모두 있었다.
"여러분, 에스파니아와 포르투갈이 인도를 막아버렸습니다.
우리는 후추를 가져오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는 망합니다."
그러나 달리 방책이 없었다. 군인을 총동원해도 뚫을 수 없는 포위망을
상인이 뚫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런데 한 곳에서 자신만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러분. 지금 에스파니아와 포르투갈은 완전히 카리브해와 아프리카를 봉쇄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15세기 후반, 서쪽이 죽음의 바다가 아님을 위험을 무릅쓰고 탐험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일로, 우리가 사는 지구는 결코 막힌 곳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게다가 몇 년 전, 마젤란이란 사람이 죽음까지 당하면서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러자 다른 항해자들이 술렁거렸다.
"지구가 둥근 것과 후추를 무역하는 것이 무슨 상관이오?"
그런 말투가 짙어진 것은, 처음으로 발표를 했던 그 항해자는,
크레이머라는 21살의 신참 항해자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레이머는 조금도 밀리는 기색 없이 말했다.
"상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지구는 땅과 바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마젤란의 일행들은 큰 섬과 큰 대륙을 여럿 발견했습니다.
지구에 있는 땅은 하나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만약에 베르겐에서 물자를 최대한 많이 실고...
북해에서 계속 위로 올라가는 겁니다!"
그 말에 모두들 놀랐다.
아무리 지구는 둥글다라는것이 증명이 되었어도,
마젤란이 시도한 것은 서쪽으로 가는 항해였다.
그 때문에 아직도 지구는 원통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즉 북쪽은 죽음의바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북쪽으로 간다하고, 죽음의 바다가 아니라고 해도 그곳에는
무엇이 있는지, 어떤 지형인지를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러나...북해 위가 어떤 상황인지도 모르는데..?"
"확실히 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의 마지막 시도는 이 뿐입니다.
지금 알려져 있는 길은 모두 두 나라에게 막혀 있습니다.
이것은 마지막 시도입니다. 그것이 불가능한 일이어도 시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말에 모두가 조용해 졌다.
지구의 북쪽을 뚫자! 그 말을 처음 꺼낸 사람이었다.
신참 항해자였어도 그 용기만을 가상하게 여기며...
그러나 크레이머를 완전히 믿지는 못했는지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먼저 10일분의 식량과 물을 주겠소. 베르겐에서
나머지 식량과 물을 충족시키시오. 그리고 자네를 위해 배 5척을 주겠소."
그렇게 크레이머에게는 상업용 대형 카락 두 척, 전투용 대형 카락 두 척, 탐험용 대형 카락 한 척을 주었다.
크레이머는 '이런 배로 어떻게 북쪽을 뚫느냐' 라고 항의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떠나기 하루 전, 크레이머는 배에 탈 선원 300명을 모으고 말했다.
"여러분, 우리는 지금 네덜란드의 운명을 건 모험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여러분, 여러분들은 단순한 선원들이 아닙니다. 한 명 한 명씩 모두 힘을 합치고
임무를 완수해서 돌아간다면, 여러분들은 선원이 아니라, 이 땅이 우리가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들이란 것입니다.
여러분! 저를 도와주십시오! 저를 도와서 네덜란드의 앞길을 밝혀주십시오!"
말을 듣자 자신보다 어린 사람을 상관으로 생각해 따라간다는 불만에 쌓여있던 선원들은
어느 순간부터 그 불만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환호 소리만 났다.
드디어 북해를 떠나 지구의 북쪽을 떠나려는 모험은 시작되었다.
그러자 모두가 그를 향해서 환호를 해 주었다. 크레이머는 기뻐했다.
"여러분, 여러분들의 기대를 절대로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그 말에 모두가 용기를 얻고, 잘 갔다 오라는 말을 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크레이머가 탄 배에 한 사람이 올라와서 귀엣말을 하였다.
"자네, 10일분으로 북쪽을 가려는 것은 아니겠지...
적어도 100일분은 필요할텐데, 나머지 90일분은 어디서 채울 건가?
이 쪽지를 가지고 베르겐의 도시관리에게 가 보게나."
그리고 쪽지 하나를 건네 주고 그 사람은 그 배에서 내렸다.
드디어 돛은 올라갔다. 순풍이 불고 있었다.
그렇게 네덜란드의 운명이 달린 다섯 척의 배는 떠나고 있었다.
1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