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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CAPTAIN - 밀무역 - (24)

퀘드류
조회: 824
2010-07-22 18:32:53

새해가 밝고 1월도 반쯤 지나갔을 무렵, 조금 이른 감이 있었지만 로자레일은 무역을 재개할 채비를 했다. 시글로아 해는 아직 한 겨울이겠지만 겨울이 다 지나갈 때까지 메데이로스 섬에서 지내는 것보다는 블레야 제도 인근과 그나마 시글로아 해 북쪽의 도시들보다는 따뜻한 자렐린의 식민지를 돌면서 무역을 하고 노예를 구입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한 달하고 보름의 기간 동안 베이커에게 여러 가지를 가르치고 몇 가지 지침을 마련해 두었기 때문에 메데이로스 섬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거기, 짐정리 다시 하시고 무너지지 않게 제대로 동여매주세요!”

 

“예!”

 

“그렇게 쌓아 놓으면 무너진다니까요!”

 

선원들이 배에 밀을 싣는 것을 지켜보고 있던 마렐이 깐깐한 어조로 선원들을 닦달했다. 가을에 수확한 밀과 과일의 양이 얼마나 많은지 캐러벨의 화물칸만으로는 부족해서 갑판의 일부에도 밀포대가 쌓여있었다.

 

“좋아요! 이제 예비 돛으로 덮으세요!”

 

이 시기의 블레야 제도 인근에는 가끔 폭우가 쏟아졌기에, 밀이 썩는 것을 방지하고자 예비 돛으로 밀 포대를 덮는 것이다.

 

“화물은 모두 정리가 끝났습니다.”

 

“수고했어.”

 

마렐이 로자레일에게 다가와 보고를 했다. 로자레일은 베이커에게 몇 가지 당부를 하는 중이었다.

 

“다녀올게.”

 

“안녕히 다녀오세요, 그리고 다음에는 꼭 비용으로 가요.”

 

“응.”

 

로자레일의 옆에 서있던 바샨느에게 인사를 건네자 바샨느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들의 다정한 분위기가 그들의 관계를 설명해주었다. 이번 항해는 한 달가량 자렐린령 식민지에서 무역을 하면서 노예를 사올 생각이었기 때문에 다음 출항 때는 바샨느의 고향에서 바샨느의 가족들을 데리고 오기로 약속을 하고, 이번 항해에는 로자레일과 마르텡, 마렐과 선원들만 출항하기로 했다. 렉스는 사금에 대해서 절대 이야기 하지 않고 검술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는 다는 조건으로 메데이로스 섬에 남아있기로 했다. 자렐린령 식민지는 시글로아 해 북쪽 바다와는 다르게 해적이 판을 치는 곳이어서 어린아이인 렉스에게는 위험했기 때문이었다. 다만 자신의 가문에 대해서 일절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렉스의 가문이 어느 곳인지 알아보기 위해서 렉스가 가지고 있던 반지의 문장을 종이에 찍어서 가지고 있었다. 렉스가 메데이로스 섬에서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듯 했지만, 렉스의 가족들은 그를 찾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출항한다! 돛을 내리고 닻을 올려라! 모두 자기 위치로!”

 

마르텡이 키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로자레일은 선미에서 지휘를 했다. 로자레일이 뒤를 돌아보니 바샨느와 렉스가 여전히 손을 흔들고 있었다. 순풍을 받아 속도가 붙은 배가 북동쪽으로 빠르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자 사방에 육지가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 들어섰다. 로자레일은 선장실에서 지도를 보며 항로를 점검하고 있었다. 비가 올 듯 하늘이 꾸물꾸물하더니 결국 빗줄기가 선장실의 창문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그 소리에 로자레일은 창밖을 내다보았으나 걱정할 정도는 아니어서 다시 항로 점검에 열중했다.

 

“너는 아까도 먹어놓고 또 먹니?”

 

“흥, 난 밥은 계속 먹을 수 있다고~”

 

로자레일은 마르텡 애나벨과 함께 늦은 저녁을 먹고 있었다. 마렐은 짐정리로 인해 피곤하다며 일찍 잠자리에 들어간 채였다.

 

“그나저나 이놈의 비는 그칠 생각을 안 하는군.”

 

“그러게 말입니다.”

 

메데이로스 섬을 출항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반나절이 지나도 그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빗줄기가 더 굵어지는 것 같았다.

 

“선장님, 빗줄기가 더 거세지는 것 같은데요?”

 

우르릉- 콰광-

 

“꺄악!”

 

마르텡이 말을 마치자마자 갑작스레 울리는 천둥소리에 놀란 애나벨이 로자레일의 셔츠자락으로 파고들었다.

 

“설마?”

 

“아무래도 조만간 폭풍이 몰아닥칠 것 같습니다.”

 

빗줄기가 굵어지고 파도가 거세지자 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졌다. 이리저리 흔들리며 선장실의 집기가 덜컹거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폭풍우가 몰아칠 것 같았기에 로자레일은 키를 조종하도록 마르텡을 조타실로 보내고 자신은 선원들을 지휘하기 위해 갑판으로 달려갔다. 로자레일이 갑판으로 나가보니 거세게 몰아치는 비바람 속에서 선원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파도에 대비하고 있었다.

 

“돛을 반개하라! 선원들은 허리에 밧줄을 매도록 하고!”

 

로자레일은 자신의 허리에 밧줄을 메면서 선원들에게 돛을 반개할 것을 지시했다. 아직까지는 배가 침몰할 정도로 큰 폭풍이 아니었기 때문에 배를 돌려서 폭풍으로부터 빠져나가려는 생각이었다.

 

“마르텡! 뱃머리를 동남쪽으로 돌려!”

 

로자레일은 양손을 휘두르며 조타실에 있는 마르텡에게 소리를 질렀다. 마르텡이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키를 돌렸다. 비바람 때문에 로자레일의 말이 조타실에 있는 마르텡에게 들리지는 않았지만, 경험과 로자레일의 손짓으로 로자레일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린 것이다.

 

“선X님!”

 

우르릉- 콰광-

 

마르텡이 키를 돌리는 것을 지켜보던 로자레일은 천둥소리에 묻혀서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자신을 부르는 것 같은 급박한 목소리에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로자레일이 고개를 돌린 곳에서는 한스가 입에 손을 모아 뭐라고 소리치더니 로자레일의 뒤를 가리키고 있었다. 로자레일은 한스가 말하는 것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자연스럽게 한스의 손이 가리키는 뒤를 돌아보았다,

 

“으악!”

 

집채만 한 파도가 로자레일을 휩쓸었다. 다행히 로자레일은 허리에 밧줄을 묶어 두었기에 바다로 쓸려가지는 않았지만, 갑판에 내동댕이쳐지며 머리를 부딪쳤다. 그 바람에 로자레일은 정신을 잃고 말았다.

Lv33 퀘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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