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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서킷제도를 제대로 이해했으면 좋겠다.

아이콘 이루히네
댓글: 284 개
조회: 39641
추천: 210
2013-08-25 21:28:41
 안녕하세요. 카인선수의 안정적인 플레이가 마음에 들어 소드를 응원하는 팬입니다. 요새 논란의 글들이 제법 많은데 그간 봐왔던 스포츠를 토대로 서킷제도에 대해 좀 풀어보려고 해요. 물론 이게 서킷제도를 만든 사람의 입장은 아니기에 정확하다고는 장담 못하지만 나름 근거를 가지고 분석해보려 노력했습니다.

1. 리그의 이해

 대회를 운영하는 방식은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토너먼트, 더블엘리미네이션, 풀리그가 그것이죠. 먼저 이 3가지 방식들의 장단점을 알아보고 넘어가야 합니다. 서킷제도의 의미 또한 여기서 출발하거든요.

 1-1 토너먼트

 가장 보편적인 방식이죠. 특히 단기 대회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토너먼트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토너먼트가 가장 사랑받는 이유는 운영이 매우 쉽게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미 대중적이기에 대충이 이해하기도 매운 쉬운 구조죠. 

 반면 토너먼트의 최대 단점은 대진운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즉 토너먼트 1,2,3위가 당대 1,2,3위가 아니라는 거죠. 

 예를 들어 2002년 한국은 월드컵 4강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냈습니다. 하지만 냉정히 평가해 당시 참여한 32개팀을 풀리그로 돌린다면 한국은 몇 위할까요? 단순히 이탈리아, 스페인을 단판제에서 이겼다고 해서 한국이 이탈리아, 스페인보다 강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토너먼트가 재밌는 것은 도깨비팀이 출현할 확률이 더블엘리미네이션과 풀리그보다 훨씬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야구, 농구, 배구 등등의 팀들이 플옵만 가면 우승가능성이 생긴다고 말하는 거구요. 물론 일정상 쉽진 않지만 실제 메이져리그에서도 리그우승은 한번도 못했지만 월드시리즈를 우승한 팀이 있습니다. 몇 일 전 네이버 칼럼에서 봤다는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네요. ㅠ

 1-2 더블엘리미네이션 (이하 더블 엘리)

 더블 엘리는 토너먼트와 풀리그의 중간 형태라 볼 수 있습니다. 단기적 운영도 가능하고 패자에게도 한번의 기회가 더 주어지기에 전략적 플레이와 기본기를 모두 겸비해야 우승 가능성이 높아지죠.

 댓글보고 추가로 적습니다. 더블 엘리란 토너먼트의 이중 구조로 승자조와 패자조로 나눠 진행합니다. 즉 1패를 했더라도 리그에서 생존가능하며 우승을 노릴 수 있는 리그 형태입니다.

 조금 돌려 스타크래프트1(이하 스타1) 시절을 얘기해 보겠습니다. 스타가 한창 유행할 때 메이져 단기 대회는 스타리그와 MSL이 있었죠. 물론 두 대회 모두 우승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그만큼 쟁쟁한 선수들도 많았으니까요. 

스타리그는 전형적은 토너먼트, MSL은 더블 엘리를 채택하고 있었습니다. 헌데 여기서 묘했던 것이 당대 최강자는 언제나 MSL우승자였고, 역대급으로 불리는 본좌라인의 공통적 특징은 이 MSL에서 군림하다시피 했다는 겁니다. 

 더블 엘리의 진정한 장점은 단기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진짜 강자 찾기가 수월하다는 점입니다. MSL초기 스타우트배에서 32강 첫경기가 강민 VS 이윤열이었는데 강민 선수는 승자조로 올라 그대로 결승까지 갔구요. 이윤열 선수는 패자 16강부터 모든 경기를 승리 결승전은 강민 VS 이윤열의 리턴매치가 성사됐습니다. 더블 엘리가 강자 가려내기에 좋은 리그라는 것의 대표적 예지요. 

 그럼 왜 이렇게 좋은 더블 엘리를 쓰지 않는건가?

 첫번째 이유는 대진표를 일반인들이 보기 매우 힘들다는 겁니다. 토너먼트를 간편한만큼 대중이 이해하기도 매우 쉽습니다. 하지만 더블 엘리를 승자조와 패자조로 나뉘며 아무리 간편하게 짜도 토너먼트에 비해 난잡해지게 됩니다.

 실제 MSL이 '당대 최강은 MSL에서 나온다' 라는 자부심을 포기 하면서까지 토너먼트로 전향한 이유는 대중의 이해가 어렵다는 점이 가장 컸었습니다.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워크래프트3 대회가 한창일 때 악마언데드 천정희 선수가 그루비 마누엘 쉔카이젠 선수를 상대로 우승했을 때입니다. 천정희 선수는 승자 4강에서 마누엘에서 패배해 패자조를 거쳐 결승에 올라왔고 그루비 선수는 승자조 결성에서 이겨 최종전에 진출한 상태였습니다.

 승자조 결승에서 올라온 그루비와 패자조 결성에서 올라온 천정희가 단판제로 우승을 정하면 상대적으로 그루비에선 불리한 조건이죠? 그래서 정식 더블 엘리에선 승자조 결승 진출자는 1번만 이기면 되고 패자조 결승 진출자는 2번을 이겨야 합니다. 그 당시 천정희 선수가 우승할 때 조건이 이랬습니다.

1경기 (3판 2선승)

2:0 ↘
          그루비 승 = 그루비 우승
2:1 ↗

2:0 ↘ 
          천정희 승 = 최종 결승전 (왜냐면 그루비는 이제 1패를 당한 거니까 당연히 한번 더 경기할 수 있는 권한 있음)
2:1 

2경기 (3판 2선승) - 천정희가 1경기를 이겼을 때만 진행

2:0 ↘
          그루비 승 = 그루비 우승
2:1 ↗

2:0 
          천정희 승 = 우승
2:1 

 이 대회를 볼 당시 저도 더블 엘리라는 것에 대한 개념이 아예 없었습니다. 그래서 해설자들이 더블 엘리이기 때문에 천정희는 3판 2선승 첫 경기에서 이기고 두번째 3판2선승에서도 이겨야 우승이고 그루비는 어디서든 이기면 우승이다라는 해설이 너무 복잡하게 들렸습니다. 

 더블 엘리가 단기전에 강자를 가리기엔 최적의 시스템인건 사실이나 이 룰을 미리 인지하고 있지 않으면 이해하기 좀 어렵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단기전에선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토너먼트가 채택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더블 엘리는 선수들의 커리어 정리도 어렵습니다. 32강에서 시작한 리그가 승자 16강, 패자 16강으로 나뉘게 되고 패자조에서 떨어지면 탈락이죠.

 그럼 여기서 물어보죠. 2패로 광탈한 선수의 커리어는 32강입니까 아니면 패자 16강입니까?

 이게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더욱 복잡해집니다. 만약 A라는 선수가 패자조 4강에서 떨어졌다고 합시다. 그럼 승자 4강도 당시에 같이 진행이 될테니 이 선수의 커리어에 8강이라 찍히냐? 그렇진 않습니다. 애당초 승자조와 패자조를 또 하나의 토너먼트라 봐야하니까 이 선수의 최종 커리어를 패자조 4강이 됩니다. 헌데 웃긴건 당시 리그엔 분명 8명의 선수가 살아남았기에 8강도 말은 됩니다. 결국 커리어 정리조차 난잡해 지는거죠.

 익숙해지면 더블 엘리도 좋긴한데 확실히 귀찮은 것도 사실이라 잘 안쓰는 제도가 되었죠.

1-3 풀리그

 가장 확실하게 리그에서 최강자를 가리기 쉬운 제도입니다. 장점이라면 시즌 전 준비를 탄탄히 하는 만큼 돌려받는 것이 크기에 수확의 기쁨(?)을 확실하게 누릴 수 있으며 어지간해선 리그에서 가장 강한 팀이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는 점이겠죠. 물론 100프로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토너먼트와 더블 엘리에 비해선 검증기간도 길기에 그만큼 거품논란도 적은 편입니다.

단점이라면 시즌 중반을 지나면 대게 순위가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 후반기는 순위싸움에 좀 루즈해지는 편입니다. 치열하게 치고받는 시즌도 분명 있으나 대개 마지막 경기 한참전에 우승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죠.


2. 롤챔스는 왜 토너먼트인가!?

 롬 챔피언스에 진출할 팀을 뽑을려면 가장 좋은 방법은 풀리그를 돌려 1,2,3위를 내보는게 가장 속편한 방법입니다. 축구의 챔피언스 리그가 전년도 리그 상위팀을 뽑는 것처럼요. 실제 챔스 진출팀을 놓고 리그의 우열이 있을지언정 진출자체에 논란이 일지는 않죠.

 헌데 왜 롤챔스는 토너먼트를 윈터, 스프링, 섬머에 걸쳐 진행할까요? 물론 스폰의 문제가 가장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보를 구할 수 없는 외부요인을 배재하고도 어느 정도 설명은 가능합니다.

 첫번째는 당연히 더블엘리에 비해 이해하기 쉬운 구조이구요.

 동시대에 토너먼트와 더블엘리를 진행했던 MSL의 예에서 두번째 시간설명이 가능합니다. 16강 제도라 할지라도 더블엘리를 채택하면 경기 수가 증가하기에 계절별로 대회를 열기가 많이 힘들어집니다. 실제 스타리그는 1년에 4번정도로 고르게 대회가 진행된 반면 MSL은 3~4를 오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건 실제 MSL이 스타리그보다 일정이 길었다는 겁니다.

 스타리그는 16강, MSL은 32강부터였기 때문에 당연히 차이가 난다고 생각 할 수도 있는데, 16강을 조별 풀리그로 치루는 스타리그와 달리 MSL은 처음부터 승자 패자조로 나눠진행을 합니다. 이걸 시작부터 16강으로 잡아버리면 오히려 리그가 훨씬 빨리 끝나겠죠.

 롤챔스가 계절별 토너먼트를 채택하고 있는 건 대중의 이해도 있겠지만 계절별로 나눠 운영할 때 16강만 풀리그고 하고 그 후로는 단판다전제로 운영하는 것이 편하다는 걸 스타리그때부터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일정의 이유입니다.

 롤대회 특성상 절대 풀리그를 운영할 수 없습니다. 현재 풀리그를 운영하는 야구, 축구, 농구 등등의 경우 이미 스포츠로써의 룰이 정해져 있고 시즌 전에는 세부사항에서 변동이 가능해도 시즌 중에 일방적으로 룰을 바꾸는 경우는 없습니다.

 하지만 롤은 틀리죠. 라이엇은 신캐릭터를 계속 내놓고 밸런스 패치 역시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즉 대회가 이러한 사항들에 영향을 받는다는 거죠. 풀리그를 운영할 때 큰 문제점은 이런 큰 규모의 패치를 언제 적용해야하나 라는 것에 있습니다. 현재 토너먼트는 해당 대회버전만을 사용한다고 공지해놓았기에 논란이 일지 않지만 만약 풀리그가 되면 이 패치 적용 시기에 의해 분명 피해보는 팀이 생길꺼고 계속 논란의 여지를 남기게 되겠죠.

 특히 라이엇이 잘하는 한순간 고인 만들기가 이루어지면 그저.....제드로 꿀빨라고 연습했더니 내일 패치로 제드 ㅃㅃ 그럼 대회 연습을 처음부터 다시해야한다는 건데 제드 중심으로 준비해온 팀은 상당한 피해를 보겠죠? 그리고 상대적으로 패치 후 몇 경기 텀이 있었던 팀은 제드가 아닌 새 캐릭터를 중심으로 연습을 할 수 있겠죠. 여기서 형평성의 문제가 벌어지는 거죠. 분명 시즌 내내 논란이 될 겁니다. 이게 세번째 이유입니다.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대개 풀리그를 운영하는 스포츠는 선수층도 두껍고 한두명이 시즌 중에 은퇴한다고 무너지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그리고 애당초 직업이기 때문에 갑작스레 그만두는 경우가 매우 적죠. 그에 비해 프로게이머는 말이 좋아 직업이지 솔직히 불안한 직업입니다. 한 대회가 끝날때마다 수시로 리빌딩이 이루어 지는데 이게 풀리그 도중에 계속 이루어지면 되려 역효과가 날꺼라 봅니다. 

 스타1이 프로리그를 운영할 수 있었던건 당시 프로구단들이 든든하게 지원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 크죠. 하지만 현재 한국 롤 프로팀의 사정이 과연 그러한가요?

 이런저런 이유로 토너먼트가 가장 적합한 형태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 생각됩니다.

3. 서킷제도에서 운영측의 고심이 느껴진다.

 모든 팀들이 그러하겠지만 협회 역시 롤드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물론 우승하고 싶은 마음 또한 같을 거구요. 그래서 이 서킷제도가 나온 것이라 봅니다.

1. 롤챔스는 싱글 토너먼트가 가장 적합하다.
2. 도깨비팀이 나올 확률이 높은 토너먼트의 순위는 믿기 어렵다. 

 모순이죠. 그래도 롤드컵 진출팀을 뽑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나온게 서킷제도입니다. 올해는 한국에 3장이 주어졌는데 고심이 많았을 겁니다.

 제 의견으로는 이렇습니다. 윈터, 스프링, 섬머를 거치며 꾸준히 성적을 내온 팀이 강팀일테니 2장을 주고 그 밑에 팀들에게 와일드카드전을 제공하자. 서킷제도의 진정한 의의는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온 강팀에 플레이오프를 거쳐 어느 정도 검증된 실력의 팀을 뽑자는게 의도였다고 생각합니다. 도깨비팀을 최대한 배제하려 했다는 거죠.

NLB에 서킷 100점이 많다는 의견도 있는데 엄연히 NLB 우승은 롤챔5위라해도 무방합니다. 어떤 의미론 더블엘리이기도 하죠. 8강팀들이 내려오니까요. 토너먼트에서 한번 삐긋했다고 그팀이 약팀인건 아닙니다. 토너먼트 특성상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거든요. 그런 팀에 다시 한번 기회를 주는게 NLB라 생각합니다. 한번의 패배를 이해할 수 있지만 2번은 안된다 뭐 이런 걸까요;

 물론 사람이 만들었기에 이 서킷제도가 100프로 옳은 것은 아니지만 그저 멍청하게 이러면 되겠지라고 만든 제도는 아닐껍니다. 그리고 그 제도 속에서 진출팀이 됐다면 별로 이의를 달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그간 해온 노력의 댓가라는 거겠죠.

4. 진정한 토론 문화가 형성되길 바란다.

 이 서킷제도에 의문을 다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만 왜 이런 서킷제도가 나오게 된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분은 별로 없어 보여 제가 나름 머리 굴려본 내용을 적어보았습니다.

 한 사람의 팬인 이상 당연히 말 할 권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현 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왜 문제가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보완해야 더 좋은 제도가 될 수 있는지를 말해야지 그저 문제만 제기하고 해답은 내놓지 않는건 똥글에 지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적어도 자기가 제도에 불합리를 느껴 불만을 제시했다면 왜 그런지 근거와 논리를 가지고 타당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헌데 그렇지 않는 분들이 참 많더군요.

 소드팬이지만 NLB 4강 쉴드전은 분명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건 당사자들이 나와 일일이 해명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모릅니다. 그리고 이 일로 소드의 롤드컵 직행이 취소될리도 없죠. 하지만 분명 논란의 소지는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면 왜 이런 문제가 나왔는지 어떻게 해야 이런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없앨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지 해결되지도 않을 지난 일에 계속 얾매이는건 하등 도움이 안됩니다.

 좀 더 성숙한 팬 문화가 형성되길 바라며 글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Lv49 이루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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