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루테란 동부 할때 정말 견디기 힘들었던게
광기의 축제 당시, 데런의 힘으로 쿠크세이튼과 싸웠던 아만에게
보레아 영지 주민들이 보였던 멸시와 혐오였어요.
바로 몇시간 전까지 목숨도 맡길 수 있을것 같던 사제님께
어떻게 저리 순식간에.
심지어 모험가인 내가 수많은 대륙을 여행하고 돌아온 후에도.
그래서 사람들이 어찌 저러냐는 세리아의 반응이 고마우면서도
아만의 사람들을 지키겠다고 뻗대는 모습이...
진짜 그때만큼 아만을 후려갈기고 싶었던 때가 없었더랬죠.
그런데, 그 생각에 변화가 찾아온게 로웬 때였어요.
내 눈앞에 다시금 보인 절벽.
검은 비의 그 날처럼 절벽에 서있던 사제들.
돌이라도 되는 양 던져지는 부족민들과 새하얀 낮인데도 그 날의 검은 비보다 역겨웠던 신성한 빛.
그 때 처음 들었던 생각이, 그리고 로웬을 끝내는 내내 들었던 마음이 딱 이거였어요.
죽어버려라.
아만도 페데리코도 바루투도 다 죽어버려라.
페데리코 같은 게 페이튼에 있어선 안돼
새벽이고 뭐고 세이크리아는 다 죽어버려라.
나중에 마음이 좀 식고나서야 기겁을 했더랬죠.
내가 무슨 생각을 한거지?
정말 저런 생각을 했나?
아만도 페데리코도, 바루투도 다 죽어버리라고?
페데리코가 페이튼에 있어서는 안된다고?
내가 얼마나 미쳤으면.
그리고 나중에 솔라스런을 하던 배럭 리퍼 떄문에 보레아 영지를 다시 들렀을때야
사람 마음(물론 사람이 아니라 NPC들이지만.)이 그런거구나 했어요.
내가 로웬을 하면서 처음에 그랬던것처럼, 저 곳 주민들도 아만한테 그랬겠구나.
끝까지 아만을 사제님이라고 불러준 가비슈나, 세리아를 먼저 두고 떠났다고 아만을 비난한 아자란한테
고마워해야겠지.
언젠가는 오스피어도 다시 생각하게 되는 날이 올까요.
종교라는 성문과 사람이라는 불문. 그 정반되는 두 잣대 사이에서 어떻게든 공타기를 잘해낸 페데리코와는 다르게
이리 데굴 저리 데굴하다가 죽어버린 어설픈 황혼의 집행자를.
그러기엔 지금 로웬은 너무 컨텐츠가 흥미가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