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는 거짓말쟁이야. 다신 나 잘 때 몰래 안 나가기로 했으면서!”
에레브 특유의 푸른색 잎을 가진 나무위에서 잔뜩 토라진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리스 이제 그만 내려오자 응?”
“싫어 엄마가 올 때 까진 절대,절대,절대 안 내려 갈거야!”
“여제께선 오늘 바쁘시다고 아까 누나가 그랬잖아.”
하지만 여전히 고집을 꺾지 않는 아이리스를 보며 불의 기사 단장인 오즈는 최후의 방법을 쓰기로 결정했다.
“누나가 초콜릿 사줄 태니까 내려와.”
순간, 아이리스가 숨어있는 나무의 가지가 살짝 움찔 거렸지만 그뿐이었다. 아이리스는 나뭇가지 사이로 머리를 빼꼼 내민 채 혀를 내밀며 말했다.
“누가 그런 것 가지고 내려 갈까봐?”
“너... 정말 누나가 올라가서 끌고 내려오기 전에 빨리 안 내려와!”
아이리스는 오즈의 협박(?)에도 전혀 겁먹은 기색 없이 오즈의 말을 쏘아 붙였다.
“올라오려면 올라와봐, 근데 오즈누나 여기 나뭇가지 정말 약하거든? 누나가 올라오면 부러질 거야 그럼 난 밑으로 떨어지겠지?, 분명 다칠 거야. 그렇게 되면 나인하트가 누나 월급을 깎겠지, 아마 절반정도?, 아니 나인하트라면 아예 안 줄 수도.”
다시 나뭇잎 속으로 숨어버린 아이리스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가득했지만 오즈의 눈에는 키득키득 웃는 아이리스의 모습이 선하게 나타났다. 그리고 오즈의 생각에도 아이리스가 올라가 있는 나뭇가지는 매우 약해보였다.
“몇 개면 내려올래?”
“몇 개?, 몇 개 가지고 될까?, 만약 에우엘에서 엘프들이 만든 거면 몰라도.”
“이런 거?”

아이리스의 말에 대답해온 목소리는 오즈가 아닌 새로운 목소리였다.
“메르세데스 이모?”
“아이리스는 아직 이거 먹어 본 적이 없지?, 웬만해선 구하기 힘든 거니까. 맛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연 노란빛의 긴 머리카락이 인상적인 메르세데스는 작은 조콜릿 조각을 흔들었다. 아이리스는 순간 유혹에 넘어갈 뻔 했지만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말했다.
“이건 반칙이잖아, 이모가 올 줄은 몰랐다구!”
“안 먹을 건가 보네?, 그럼 이모가 다 먹어야겠네, 아이리스 생각해서 한 상자나 가지고 왔는데”
메르세데스의 손이 입으로 가는 걸 뚫어져라 보고 있던 아이리스는 “알았어, 내려가면 되잖아.”하며 나무 밑으로 뛰어 내림과 동시에 푸른빛에 휩쌓이며 사라졌고 다시 메르세데스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약속은 지켜야겠지?”
메르세데스는 약속대로 아이리스 입에 초콜릿 조각을 넣어주었고 그 맛에 아이리스는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으며 그 맛을 음미했다.
“감사해요 메르세데스님”
“뭐 감사할 것까지야, 정말 우리 카사린은 아빠를 닮아서 귀염성이라곤 없는데”
“그래도 나이에 비해 성숙하잖아요. 정말 오늘 아침부터 어찌나 힘들게 하던지 정말 생각하기도 싫어요.”
“저기 누나 나 바로 앞에 있거든? 근데 메르세데스 이모 카사린 형은 같이 안 왔어?”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묻는 아이리스에 게 메르세데스는 궁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카사린이라면 도서관으로 갔을 걸? 아이리스가 도서관에 있을 거라고 하면서. 어서 가봐”
메르세데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이리스는 궁 안으로 뛰어 들어갔고 메르세데스는 그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
“아직 신수의 힘은 완전히 못 받아 드리지?, 몸이 약해 보이네.”
“성년이 되기 전에는 신수님의 힘을 다 받아 드리기에는 벅차니까요. 그나저나 회담은 벌써 시작 했을 탠데.”
“다른 녀석들이랑 같이 들어가려고, 나인하트 녀석 우리한테는 서신을 늦게 보냈다니까.”
그때였다, 창백한 피부에 검은 마족의 날개를 가진 남자가 메르세데스와 오즈가 있는 곳으로 절재 된 발걸음으로 걸어왔다.
“여기서 뭐하고 있나?, 회담은 이미 시작됐는데.”
“당신이야 말로 먼저 가라니까 왜 돌아왔어?”
“오랜만에 뵙네요. 데몬슬레이어님.”
데몬은 오즈의 인사에 고개를 까딱 하며 답한 뒤 주위를 경계하듯이 둘러보았다.
“카사린은?”
“도서관에, 오늘 당신 뭔가 이상하다, 무슨 일 있어?”
“무슨 일이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군.”
메르세데스는 데몬에게 다가가 팔짱을 끼며 웃어보였다.
“당신이 너무 민감한 거 아니야?, 여긴 에레브라고 걱정할 필요 없어. 혹시나 카사린이 위험해지면 엘리멘탈 나이트기 발동하도록 해놨으니까 걱정 할 필요 없어.”
메르세데스의 확신에 찬 목소리에도 데몬의 불안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
카사린은 다음 기회에....(참고로 카사린 일러는 이미 그려졌습니다.)
제목을 바꿨습니다. 일러 그리는 친구가 지어줬는데...
(왜 어게인이지? 다시?)
그리고 새롭게 깨달은 사실....
글보다 그림의 양이 더많다..아........
어쨌든 재미있게 봐 주시고 역시나 마지막은 일러스트로

소설에 나오는 팔짱끼는 장면을 원했지만 그려진건....
(난 무뚝뚝한 데몬이 좋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