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아이리스?”
유카는 나무밑동에 등을 기댄 채 앉아있는 아이리스에게 힐을 시전해주며 아이리스의 상태를 살폈고 하얀 살결 군데군데 붉게 달아오른 화상을 발견했다.
“이거 왜 그래?!”
“아, 이거 아까 플레임기어를 쓸 때 열기가 너무 거세서, 난 정식 플레임 위저드가 아니라 불에는 내성이 없거든.”
아이리스는 무안한 표정으로 대답했고 유카는 아무 말 없이 계속해서 아이리스에게 힐을 시전했다.
“바보같이”
“괜찮아 봐 벌써 유카가 치료해 줘서 낫고 있잖아.”
아이리스는 다시 뽀얀 살결로 돌아가는 화상자국을 내려다보며 별것 아니라는 듯이 말하며 유카를 안심 시켰다.
“뭐 알아 낸 건 있어?”
아이리스의 물음에 유카는 고개를 끄덕이며 멜러디에게 빼앗은 저주용 인형을 내밀어보였다.
“역시 이건 멜러디가 만든 물건이 아니야, 이게 파우스트랑 연결이 되어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마나를 분석해 보니까 우리 부모님이 돌아가시던 해에 만들어진 거야. 아마 이게 확실 할 거야.”
“그래도 확실하게 건진 건 있네?”
“걸을 수 있겠어?”
아이리스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다리가 완전히 풀려버려 다시 제자리에 주저 앉을 수밖에 없었다.
“괜히 무리 하지 마, 이걸 쓰면 되니까.”
유카는 순간이동의 돌을 주머니에서 꺼내 마나를 주입하였고 곧 그 둘은 푸른빛에 휩싸이며 모습을 감췄다.
“생각보다 꾀하잖아?”
멜러디만 남은 공허한 숲속에 한 여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목소리에 멜러디는 낄낄 웃으며 말했다.
“그럼 약속대로...”
“누가 너한테 말한 건줄 알아?, 멍청하긴”
순간 멜러디의 단추 구멍 같던 눈이 보름달같이 터질 듯이 커졌다.
“컥컥...”
죽어가는 한 마리의 벌레처럼 목을 부여잡은 채로 꿈틀대던 멜러디의 움직임이 잠잠해 지자 숲은 다시 침묵속에 잠들었다. 그리고 그 침묵은 깬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같은 천한 것 한태 영원한 젊음을 줄까봐?, 난 이걸 얻기 위해 내 모든 걸 바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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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공간’이 있었다.
그것인 인간 아니 그 어떠한 종족의 언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 무(無)였다.
그 어떠한 것도 존재하지 않던 ‘공간’의 밖에는 절대적인 존재인 ‘오버시어’가 있었다.
오버시어는 유(有)그 자체였지만, 지켜볼 뿐 ‘공간’안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무한의 시간이 지나고 무(無)의 공간에는 세상의 시작이라는 ‘빛’이 생겨났고 그와 동시에 ‘어둠’역시 생겨났다.
‘빛’과 ‘어둠’은 늘 경쟁 했지만 ‘빛’이 없으면 ‘어둠’이 없고 ‘어둠’이 없으면 ‘빛’이 없듯 그들은 공존하며 세상의 균형을 맞추었다.
‘빛’과‘어둠’의 흐름은 ‘시간’을 창조해 냈고 ‘시간’의 흐름은 ‘생명’을 만들어 탄생시켰다.
‘공간’은 늘 존재했고 ‘빛’과‘어둠’은 균형을 이루며 ‘시간’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생명’은 번창했다.
‘생명’의 번창에 따라 ‘공간’은 더욱 복잡해져갔고 이를 지켜보던 유(有)의 존재 오버시어는 세상의 균형을 이룰 존재를 만들어 낸다.
‘생명’은 번창했고 ‘시간’은 흘러갔으며 ‘빛’과‘어둠’은 공존했다. 그리고 ‘공간’은 늘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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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결국은 오버시어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존재잖아?”
아이리스는 읽고 있던 책을 다 읽자 확 덮어 버리며 말했다. 아이리스는 책을 책장에 끼워 넣으며 더 읽을 책이 있나 살펴보았지만 책장안의 책들은 모두 아이리스가 지난 일주일 동안에 읽은 것들이었다.
“유카는 실험한다고 못논대고, 카사린 형은 학원인가 뭔가 때문에 바쁘고, 그리고 이젠 책도 다 읽었고, 뭐하고 놀지?”
아이리스는 침대에 뛰어들며 몸을 몸부림을 쳐대며 답답함을 표현했다.
“소란 피우지 말라냥!, 아이리스 나쁜 어린이다냥!”
선반위에서 느긋하게 낮잠을 즐기던 페니는 방해를 받자 짜증나는 듯이 소리쳤다. 처음에는 말하는 고양이가 그저 신기하기만 했던 아이리스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리스에게 페니는 그저 짜증나고 귀찮은 존재로 변해있었다.
“시끄러워, 고양이면 고양이답게 쥐나 잡으시지?”
“쥐라니!, 나 같은 천재 고양이 한태 쥐라니냥!”
계속했다간 끝도 없는 페니의 투덜거림에 시달릴 것 같은 기분에 아이리스는 침대에서 내려와 집밖으로 뛰어 나갔다.
“확, 라니아 이모한태 말해서 밥 안줄까 보다!”
“아이리스 나쁜 어린...”
문이 꽝 하고 닫히는 소리와 함께 짜증나는 페니의 목소리가 묻혔고 역시 문이 닫히는 소리에 바람에 펄럭이는 옷들을 걷던 라이나가 고개를 돌리며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또 왕자님께서 무슨 일 때문에 울상이실까요?”
“이모, 정말 패니 좀 어떻게 해줘, 자꾸 옆에서 재잘재잘 거려서 열 불나 죽겠어”
아이리스는 투덜대며 주위를 둘러보다 늘 보이던 루미너스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삼촌은? 궁금한 게 생겼는데”
“잠깐 헤네시스에 나가셨어, 곧 있으면 돌아 오실거야.”
“아. 그렇구나, 그거 내가 할래, 집안에다 가져나 놓으면 되는 거지?”
아이리스는 옷가지들을 들고 있는 라니아에게 양손을 뻗었고 그 후로 루미너스가 돌아올 때 까지 라니아를 도왔다.
“삼촌 왜 오버시어는 하는 일이 없어?”
저녁시간, 아이리스는 오후에 책을 읽으며 가졌던 궁금증을 루미너스에게 물어보았다.
“오버시어가 하는 일이 없어?”
“책에서 보니까, 그냥 지켜만 보던데?”
루미너스는 오버시어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건 태초의 이야기이고 아무것도 없는데 다스릴 수 있겠어? 시간이 지나고 나서 세상에는 선과 악이 생기거든 그 영향은 너무 커서 오버시어 역시 선과 악으로 갈라져 이건 왠만한 사람들은 모르는 이야기이지.”
이해할 수 없는 말에 아이리스는 고개를 갸웃 거리며 물었다.
“무슨 소리야?”
“어둠은 모든 걸 집어 삼키는 속성이 있거든 오버시어 역시 어둠에 물든 거야, 그는 세상 그 자체니까. 그래서 완전하게 어둠에 물들기 전에 자신을 선 오라시스와 악 에칼루스로 나누었어. 더 이상은 어려워서 이해 못 할거야. 빛과 어둠은 끝이 없으니까.”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아이리스는 문 쪽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유카?”
시... 시험이 끝났어요!!!!!!!!(부들부들)
시험 끝나셨나요???
그런데, 오버시어가 둘이라니??!!!!
떡밥을 좀 뿌려봤어요~~(어쩌지...)
이제 기말도 끝났으니 폭연 할게요~
감사합니다.
일러스트 이벤트 계속 합니다. 신청해 주세요 ㅠㅠ
소설 캐릭들이 나오면 어떤 거든 상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