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린 형”
에레브 황궁 내에 자리 잡고 있는 도서관에 도착한 아이리스는 늘어진 책 진열장사이를 누비며 카사린을 찾았고 한 엘프 소년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진열장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꾸짖는 듯한 목소리로 아이리스에게 말했다.
“조용이 좀 해라, 여긴 도서관이야. 아이리스”
“뭐 어때?, 어차피 여기를 이용하는 사람은 나하고 가끔씩 도서관을 이용하는 하급 기사 형, 누나들 밖에 없는데”
나이에 비해 성숙한 분위기의 카사린은 엘프와 마족의 혼혈을 상징하듯 왼쪽 눈 밑에 마족의 표식이 있었고 엄마 쪽인 메르세데스의 머리카락 색에 짙은 갈색이 조화를 이루는 긴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다.
“저기...”
그제야 카사린 뒤로 보이는 양갈래로 묶은 노란 머리의 여자아이를 발견한 아이리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어, 얘는 누구야?”
“엘리니아 대 마법사님의 소녀 분”
“그래?, 난 아이리스라고 하는데 이름이 뭐야?”
호기심이 생긴 아이리스가 다가오자 소녀는 몸을 움찔 거리더니 고개를 숙이며 뒷걸음질 쳤다.
“아이리스, 실례잖아!”
카사린은 아이리스의 행동에 당황해서 소리쳤지만 아이리스는 아랑곳 않고 머리를 숙여 소녀와 시선을 맞추며 계속해서 이름을 물었다.
“이름이 뭐냐니까?, 응?”
끈질기게 이름을 물고 늘어지는 아이리스의 질문에 소녀는 들릴 듯 말 듯 한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유...카”
“유카? 이름이 참 예쁘네.”
“하~, 아이리스 제발 왕자로써의 체통 좀 지켜라.”
카사린이 한숨을 쉬며 말했지만 아이리스는 그게 뭐냐는 듯한 눈으로 카사린을 바라보았다.
“체통?”
“아니다, 아니야 너 한태 뭘 바라겠냐?, 그나저나 유카가 어떤 책을 찾는 다는데 도와줘봐 너 여기 있는 책 다 읽었다며.”
“책?”
책이야기가 나오자 그때까지 고개를 숙이고 있던 유카가 처음으로 스스로 입을 열었다.
“플레임 위저드.”
“혹시 불의 마법을 이야기 하는 거야?”
아이리스의 물음에 유카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고 아이리스는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그건 기사단 형 누나들 중에서도 불의 기사단에 소속된 형 누나들만 열람 가능한데...”
그 말에 유카는 입 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유카는 꾀나 실망한 눈초리였다.
“정 보고 싶으면 내가 보여줄 수는 있는데. 상급 기술까지는 못 쓰지만 이 정도는 보여줄 수 있어. 플레임 나와 봐.”
아이리스가 허공에 대고 외치자 불의 수호 정령인 플레임이 그 모습을 나타냈다.
“플레임?, 너가 어떻게 플레임을 소환해 불의 기사가 된 거야?”
카사린이 신기하다는 듯이 묻자 아이리스는 뭘 그런 걸 묻느냐는 듯이 대답했다.
“당연히 오즈 누나가 줬지 가지고 놀라고.”
아이리스는 플레임을 향해 양손을 뻗었고 소환 되었던 순간부터 불안한 듯 몸을 떨고 있던 플레임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아이리스의 양 눈 밑에 푸르스름한 문양이 생김과 동시에 붉은 마법진이 형성되었고 플레임 주변에는 붉을 돌이 하나 둘씩 나타났다.
“아이리스, 여기는...”
그리고 들려오는 폭발음.
불과 몇 초 만에 도서관 안은 난장판이 되어버렸다. 책장들은 아까전의 폭발로 산산조각이 난 것은 물론 책들은 모두 불타며 재로 변해가고 있었다.
“나 이제 나인하트한태 죽었다.”
“그러게 여기서 마법을 왜 써. 우린 책임 안 진다.”
“힝... 너무해, 난 그저 유카한태 파이어 필라를 보여주려고 한 것 뿐 이였단 말이야.”
막상 마법을 시전하고 나니 닥쳐온 크나큰 문제에 아이리스는 머릿속이 복잡해져 갔다. 그리고 그때 까지도 아무 말 없이 아이리스가 마법을 시전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유카는 조용히 무릎을 굽혀 앉으며 오른손으로 책들이 탄 재들이 날리는 바닥을 문지르며 조그마하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아까 아이리스가 사용한 마법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은 정도로 커다란 마법진이 도서관 바닥에 생성 되었다.
“시전!”
마법진이 완성되자 유카는 부끄러운 듯 작게 외쳤고 그 순간 난장판이 돼버린 도서관은 서서히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부타버린 책들의 재들이 서로모여 다시 멀쩡한 모습으로 돌아갔고 역시 마찬가지로 조각조각이 모여 책 진열장으로 되돌아간 책장에 꽂혀 들어갔다. 마치 세 사람을 제외한 주변의 시간이 과거로 돌아가는 듯 보였다.
“내가 원하는 것을 보여줬으니까....”
유카는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했고 “고마워!”갑자기 자기를 껴안는 아이리스의 갑작스런 행도에 말을 끝맺지 못했다.
“정말, 나인하트가 알았으면 난 가만히 안 뒀을 거야, 정말 정말 고마워!”
“그게...그러니까...”
유카는 아이리스에게 안긴 채로 어찌한 바를 모르고 몸을 움츠렸고 그런 모습을 보며 카사린은 얼굴이 벌게진 채 소리쳤다.
“아이리스 뭐하는 거야, 숙녀 분한테!”
하지만 아이리스가 전혀 유카에게서 떨어질 기색이 없자 카사린은 아이리스를 때어냈고 그 바람에 뒤로 밀려난 아이리스는 무언가에 걸려 뒤로 자빠지고 말았다.
“그렇게 까지 잡아당길 것 까지는 없잖아!”
넘어진 자리에서 일어나던 아이리스는 방금 걸려 넘어진 물건을 발견했다.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될 것 아니야, 지금도 남이 말하는데 어딜 쳐다보고 있는 거야!”
가죽으로 제본된 책 한권이 아이리스의 손에 들려있었고 아이리스는 그 책을 요리조리 살펴보고 있는 중이였다.
“그거 역마법에 걸려있는 것 같은데?”
유카역시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책을 바라보며 말했다.
역마법이란 마법을 무효화 시키는 마법이었다. 쉽게 말해 역마법에 걸린 물건에는 그 어떠한 마법도 무용지물이었다. 그게 공격 마법이랄지 라도.
“일기장인가?”
책장을 넘겨보던 아이리스가 말했다.
“그러 어서 닫아라, 남의 일기장을 보는 건 예의가 아니잖아.”
“뭐 어때 도서관에 있는 건, 보라고 있는 거잖아?”
불청객이 찾아온 건 갑작스런 폭발음오로 회담이 잠시 중단됐을 때였다. 폭발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나가던 기사들을 제압하고 회담장 안으로 들어온 무리에는 검은 제복의 오르카도 포함되어있었다. 그녀의 등장에 제일 먼저 엘레니아의 대표인 하인즈가 바로 마법을 시전 했지만 그의 마력은 전혀 운용되지 않았다.
“안돼지, 지금 여기에는 마력 운용을 막는 마법이 걸려있으니까.”
오르카는 왼쪽 검지 손가락을 좌우로 흔들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여제폐하 물러나시죠. 어떻게 알고 온 거지?”
시그너스의 앞을 막아서며 미하일은 칼을 빼들었다.
“우리의 정보력을 그렇게나 무시 한 거야?, 나 상처 받았어. 내가 하는 일을 방해하려고 이런 작당들일 하니까 미리 싹을 뽑으러 왔지.”
오르카 앞으로 거대한 덩치의 남자가 걸어 나왔고 회담장에 모여 있던 대표들 중 몇몇을 제외하고는 모두 각자의 무기를 빼어들었다.
“내가 아까 말 안했어?, 너희들의 마력은 모두 막혔다고, 하지만 우린 아니거든.”
그때 시그너스는 앞으로 몇 발자국 나서며 오르카에게 물었다.
“원하시는 게 뭐죠?”“이제야 말이 좀 통하네, 간단해 시공석만 내주면 아무문제 없을 거야.”
“미쳤군, 여제폐하 물러나 계십시오. 타협할 가치가 없는 자입니다.”
시그너스의 움직임을 제지하며 미하일이 말했고, 그 말에 오르카는 코웃음을 쳤다.
“누가 타협한데?, 순순히 내주지 않아도 가지고 갈 거야, 물론 과정은 좀 과격하겠지만”
오르카 앞으로 나섰던 그 덩치 큰 남자는 두 손을 모아 높게 쳐들고 미하일을 내리칠 준비를 할 때였다.
“엄마?”
좀 내용이 늘어났나요?
소풍을 다녀오니 피곤 하네요.
일단 대충 아이리스 아버지에 대한 떡밥(어딜 봐서?)인 일기장이 나왔네요.
봐주셔서 감사하고 역시 마지막은 일러스트로!
카사린
추댓은 저같은 글쟁이들한테는 큰 힘이 됩니다(강요는 아니에요ㅠㅠ, 칭찬에 목이 마른 1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