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생각해보는게, 소수의 개발자들이 '인위적으로' 만드는 게임이 수많은 유저들이 '자동적으로' 상호작용 할 수 있는, 현실같은 자유도의 월드를 만들고 유지하는게 과연 가능한가 하는 것이다.
자유도가 높다고 평가되는 MMO를 보면, 가령 리니지1과 아키에이지를 살펴보면
리니지1같은 경우 딱히 게임의 목표 혹은 방향성이 없다는 것이 자유도로 취급되는듯 한데 아건 방목에 가까우며 사실 이렇게 해서 게임이 유지될 수가 없다. (리니지1이 아직까지 운영되고있는건 예외라고 봐도 될듯. 사실상 최초의 타이틀임, 권력 혹은 명예욕구 충족, 현금과 밀접한 관련등, 이건 여기서 더 쓸건 아니므로)
아키에이지를 보면 1세대형 MMO라기보단 컨텐츠형에 더 가까운 '사용자 작용' 컨텐츠가 추가 탑재된 와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생산, 무역, 범죄등의 각각의 컨텐츠가 유저 작용에 따라 서로 영향을 줄수 있도록 한건 발전된 부분으로 보인다.
헌데 왠지 막PK가 되고 남의 생산물 등을 약탈할수 있다는 점 외에 이렇다 할 차별성을 확 느끼지 못했다.
아마 와우에서 저 두개가 됬으면 지금 아키에이지랑 크게 느낌이 다르지 않았을듯.
또 컨텐츠형으로 느껴지는 이유중 하나로서,
컨텐츠라는건 심도있는 컨텐츠일수록 유저에게 하드한 몰입 혹은 투자를 요구하고,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해당 컨텐츠에서 소외되는데 현재 아키에이지가 지닌 문제점이 이부분으로 보인다.
원정대 컨텐츠를 할 여력이 안되면 마땅히 할게 없어지는 부분이 똑같다.
생산하고 집짓고, 집단 약탈하고 다니고 이런것도 하루이틀이지 이것들은 게임의 볼륨을 풍성하게 해주는 부가 컨텐츠이지 메인 컨텐츠가 아니다. 적어도 아키에이지에선.
결론적으로 리니지1처럼 방목 형태는 불가능하고, 아키에이지의 문제점을 극복할수 있는 형태는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해서 컨텐츠형을 벗어날수 있는 MMORPG의 형태란게 과연 있는가 하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해보는 방안은
차라리 반대로 '목표를 명확하게 하는 MMORPG'를 해보는건 어떨까 한다.
'소드아트온라인'이라는 작품이 있다. 간략히, 어떤 이유로 로그아웃이 불가하게되고 게임 클리어시 해방되는 가상현실MMORPG인데, 작중 게임은 월드 협동 레이드의 개념으로 100층짜리 월드를 한층씩 클리어해가며 할때마다 월드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월드 구성원 전부에게 이득이 되도록 (작중에선 해방) 하는 구조이다.
작중에서 인상깊었던 점은 층을 뚫기위해 직접 레이드에 참여하는 '공략파' 외에, 그들에게 물품을 지원하는 '생산파', 공략인원 공급을 위한 '후진 육성파'등 각각 스타일에 따라 나눠지는 유저층이 넓은 월드 내에서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를 선택하지만, 최종 목표를 공유하고 같이 보상을 받을수 있다는 것이다.
컨텐츠형 게임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형태로 동기부여까지 되고, 이전에 이런 형태의 MMO가 거의 없으므로 시도해볼만한 컨셉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후로는 그냥 사족인데
추가적으로 살을 붙여보자면, 월드(서버)내적으론 목표를 위해 협동하면서 다른 서버와는 공략 진척도로 경쟁하는 형태로도 재미를 줄 수 있을것같다. 와우 레이드할때 경험으론 자체적인 클리어 만족도 있겠지만 서버내 타공대와의 경쟁도 즐거움 요소중의 하나였다.
그외에 한 층에 강력한 메인레이드 (층 클리어)외에 약한 서브레이드들을 배치해서 '공략파'외에 다른스타일 유저나 후발주자들이나 라이트유저 등에게도 클리어의 재미를 줄수있을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