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는 정액제로 서비스하는 게임이다. 한달에 29700원이다. 외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국내에선 이보다 더 비싼 게임이 없는 걸로 안다. 그런데도 리니지유저들은 아낌없이 지출을 한다. 왜일까? 재미있어서다. 그렇다면 그 재미는 어디서 나오나? 첫째는 게임자체의 재미다. 둘째는 게임 내의 재화가 현금환산 가능하다는 것의 재미다. 이글은 후자에 해당하는 현거래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다. 너네가 오해하는 것들 포함해서...
하루 두 세시간 플레이하는 A라는 유저를 예로 들어보자.
그가 저랩이든, 고랩이든, 또 게임사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해주는 6검 4셑의 저급 템이든, 아니면 지존급 장비템이든 상관없다. 한달이면 계정비 이상의 현금환산 가능 게임내 재화를 모을 수 있다. 그리고 현거래를 하기도 쉽다. 이건 팩트다.자, 여기에서 논란이 발생해왔다. 리니지 자체가 재미있어서 현거래가 많은 것이냐 아니면 현거래 때문에 인기가 많은 것이냐라는 논란이다.
리니지 비판론자들은 그리고 현거래 반대론자들은 후자로 비판하다. 하지만 정답은 전자와 후자 둘 다다. 리니지 자체가 재미없다면 현거래를 할 이유가 없으며, 또한 현거래가 사라진 리니지라면 지금같은 인기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이것도 팩트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리니지의 비극, 좀 더 옳게 표현하면 리니지의 현거래로 인한 각종 폐단들, 자동사냥문제라든지, 게임사의 사행성캐시템 남발문제, 해킹이나 사기 등의 비극이 사라지지 아니하고 있는 이유가 아이러니 하게도 현거래 반대론자들 때문이란 것이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가? 그렇다면 계속 읽어 보시라.
이런 경우를 상상해보라. 정부에서 강제하는 것이다. (일전에도 본글로 올렸었던 이야기다.)
1, MMORPG 게임사협회를 만든다.
2, 협회에서 자체적으로 공동운영하는 현거래 중개사이트를 하나 만든다.
3, 협회에서 운영하는 중개사이트 이외의 현거래는 일체 불법으로 규정, 추적해 영구정지시킴은 물론이거니와 형사고발도 한다.
4, 협회에 등록한 게임은 정액제 게임이어야 하며, 특히 일체의 캐시템을 출시하지 못 하도록 한다. 대신 중계수수료를 협회에서 가져가 자체적으로 배분하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차원에서 대기업이 상당분 양보하도록 한다. 부분유료화게임은 협회등록이 제한됨은 물론 현거래도 불법이다.
5, 중계수수료 중. 일정분을 떼 내 보험기금을 마련한다. 서비스를 중지하는 게임사가 나올 경우 유저들에게 보험기급으로으로 보상하도록 하거나, 혹은 현금으로 보상하는 대신, 유저가 협회 내의 다른 게임을 선택해 보유하고 있던 캐릭과 아이템 수준으로 보상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유저에게 캐릭과 아이템을 제공한 해당 게임사에게 보험금을 지급한다.
6, 유저들이 내야하는 현거래 소득에 대한 소득세는 중개수수료에 포함시켜 협회에서 대신 소득세를 내게 한다.
어떤가? 상상해 보셨는가? 만약 현거래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현거래의 본질... 즉, <소비자의 권리찾기>라는 본질을 일찍 깨달았다면 저것이 상상 속의 일만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현거래 반대만 하지 말고...
만약 게임사 차원에서 직접 현거래를 중개하게 되면 모든게 투명해 진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동사냥이라든지, 해외 작업장이라든지, 해킹이라든지, 현거래 사기등 이딴 짓거리를 하는 늠들을 게임사에서 한눈에 파악해 작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리니지를 보자. 자동사냥과 캐시템 심각한 문제다.
1, 자동사냥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혹은 그렇다고 이야기된다.) 그런데 게임사에서 저거 못 잡는다. (혹은 계정비 받아 먹으려고 일부러 안잡는다.) 하지만, 못 잡는 것이든 안 잡는 것이든 상관없다. 어차피 작업장들의 목적은 현금이기에 현거래 과정에서 잡아내면 작업장들이 살아남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2, 게임사에선 캐시템을 팔아먹기 위해 몹에게서 떨어지는 아덴이나 아이템을 아주 파격적으로 줄여 버렸다. 그만큼 게임이 재미없어졌음은 물론 유저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말인 거다. 그렇다고 자동사냥이 줄었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처음엔 유저들도 수긍했다. 자동사냥을 잡으려고 드랍율을 확 줄였을거라며 쌍수를 들고 환영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건 뭐냐?
자동은 그대로인데 드랍율도 줄었네? 캐시템은 더 극성이고?
유저들 사이에서만 거래돼야 한다. 하지만, 자동작업장이 일방적으로 유저에게 팔고 유저가 작업장에서 사는 개같은 시대에서, 지금은 게임사에서도 숟가락 들고 나서는 더 개같은 상황으로 변모했다. 그런데도 현거래 반대론자들은 유저들 사이의 사고 팔기는 반대하면서도 게임사에서 일방적으로 유저에게 파는 행위(캐시템)엔 반대하지 않는다. 왜일까?
현거래의 본질이 <소비자의 권리찾기>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권리찾기를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글이 길어졌다. 이만 글 마무리하자. 아래는 그냥 잡담이다. 안 읽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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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누군가 내게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노라고 대답할 거다. 굶어죽을 일 없고 헐벗어 죽을 일 없으며 한 데서 자다가 얼어죽을 일도 없으니 행복한 삶이 아니더냐! 거기다가 여유시간엔 좋아하는 취미생활(리니지)도 할 수 있으니...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어떤식으로든 타인과 부대끼며 살아간다. 그래서 행복이라든지 불행이라는 감정도 그 타인과의 부대낌에서 발생하곤 한다. 타인과 나를 비교하면서 말이야.
당신은 행복하신가?
1억을 가진 사람은 10억을 욕망한다. 따라서 9억만큼 가난하다 느낀다. 그래서 불행하다. 10억을 가진 사람은 90억만큼 불행하며 100억을 가진 사람은 900억만큼 불행하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연봉 2백인 사람이든 5백인 사람이든 평생을 모아도 10억은 커녕 5억도 만들기 힘들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 미혼이라면 평생 결혼을 아니하고 혼자살면서, 거지처럼 먹고 거지처럼 입으며 거지같은 집에 기거하면서 최대한 소비를 줄이고 저축하면 무덤에 들어갈 때쯤엔 가능하리라. 반면에 결혼도 하고 자식도 있다면 목표달성은 더 어려워질 터이다. 자식 키우는데 얼마나 돈이 많이들어 가더냐? 거기다가 타인과 비교해 남부럽지 않을 가정환경 교육환경을 자식에게 제공하려면 말이야.
그러므로 주식으로 뻥튀기를 잘 하든지, 부동산으로 뻥튀기를 잘 하든지, 정치나 경제 권력에 연줄을 잘 놓아 특혜를 받든지, 그도아니면 사기, 불법, 탈법, 탈루, 탈세 등..., 무슨 수단이든 가리지않아야 한다. 그래야 가능하다. 중산층 태반이 이명박의 BBK 주가사기의혹이나 도곡동 땅투기 의혹에 눈 감아버리는 일이 벌어진 이유가 그 때문인 것이다. 저런 짓거리 아니면 어떻게 중산층이 상류귀족으로 올라설 수 있단 말인가!
뿐만 아니다. 자영업을 운영하든 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다 마찬가지일 터이다. 한푼이라도 더 지출을 줄여야 목표달성에 더욱 가까와질 터이다. 그래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동자를 착취(인건비 뜯어먹기)하는 것이다.
그렇다. 이러한 비극을 끝장내려면 노동자들이 현재에 만족해야 한다. 가령 1억을 가진 사람은 10억을 모으기 위해 아둥바둥 발버둥칠 것이 아니라 1억에 만족하면 된다. 그러면 돈과 시간에 여유가 생긴다. 리니지를 해도 좋고 와우를 해도 좋다. 영화를 봐도 좋고 책을 읽거나 여행을 다녀도 좋다. 10억을 모으기 위해 부정의한 무엇에 가담하는 것보다는 그게 백배 천배 더 좋은 것이다. 단, 전제조건이 있다.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이 가동 되어야 한다. 보육부터 대학까지 무료교육이나 무상의료 같은 것들...
이렇게 되면 지금처럼 노동자들끼리의 피튀기는 경쟁의 비극이 사라질 것이다. 우리의 그 피튀기는 경쟁 때문에 제네들이 휘파람을 불면서 헐값에 노동력을 사 부를 축적하는 것이 아니었더냐.
교육이나 의료, 주거비등으로 소득의 대부분을 쏟아 부어야 살아남는 사회, 생겨난 여윳돈을 부동산 투기나 주식투기로 내 던져야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 문화생활, 여가 생활을 위해 소득을 사용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 그래야 잘 사는 것이다. 잘 사는 것과 부자로 사는 것은 다른 얘기라고 하지 않던가!
사실, 리니지라는 게임은 현실을 판박이하지 않았다. 오히려 현실이 더 잔인하다. 리니지엔 저래벨에 저급 아이템일 망정 그것에 만족하면서 여유롭게 게임(과삶을)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능력에 맞게 현거래를 하고, 능력에 맞게 인챈트 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적어도 현실의 우리들의 탐욕스런 행위들 보다는...
더구나 리니지유저 사이엔 착취가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누구인가를 고용할 수도 없고 내가 누구인가에게 고용당하지도 않는다. 비정규직이니 파견직이 용역이니 따위도 없다. 저랩이든 지존랩이든 모두다 생산적인 일(사냥)을 한다. 빈둥빈둥 놀면서 노동자를 착취하는 <리니지엔 불로소득자>가 없다.
사냥터 통제는 뭐냐고? 거대혈맹의 횡포는 뭐냐고? 이건 다음 글에서 토론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