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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와우 애드온은 괜찮은 토론거리죠.

사이JY
댓글: 14 개
조회: 3286
2011-06-24 11:14:35
애드온을 적용시키는 것이 결과적으로 게임의 완성도, 유저의 만족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가는 충분히 얘기거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뭐 다른 애드온들이야 그렇다고 치고, 결국 문제가 되는 것은 늘 정보제공형 애드온, 더 정확히 말하면 정보집계형 애드온, 즉 데미지미터기, 어그로미터기, 다양한 레이드 애드온들인데 이중에서도 레이드 애드온이 제일 얘기할 거리가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사실 와우에서 이러한 애드온이 없어도 공략하는 데 지장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애드온들이 하는 역할은 화면에 이미 주어지는 정보를 정리해서 일정한 형식에 맞게 보여주는 역할이니까요. 즉, 플레이어가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하고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면 애드온없이도 잘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게 어려울 뿐이죠.

예를 하나 들어보자면... 너무 먼 예는 좀 그렇고, 리분시절 리치왕의 파워파멸을 생각해볼까요. 파멸의 대상자선정은 랜덤이지만, 리치왕은 파멸을 시전하기 전에 그 대상자를 잠깐 타겟팅하죠.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있다면 파멸시전전에 무빙이 가능합니다. 당연히 생존확률은 올라가죠. 그러나 이 순간을 놓치면 파멸이 시전된 후에 이동을 시작하게 되고, 공대가 전멸할 확률이 크게 올라갑니다. 이런 찰나에 지나가는 정보들을 트라이 처음부터 끝까지 놓치지 않고 캐치하는 것은 상당히 빡센 작업입니다. 꽤나 스트레스죠.

애초에 Bigwigs를 제공했던 Curse.com 자체도 당시 세계순위권 레이드공대(당시 SK게이밍이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에서 만든 것이고, 저런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할 수 없는" 이들때문에 개삽질하고 헤딩하기 싫어서 만든 애드온이니까요.

이러한 애드온이 등장하기전의 보스패턴은 그렇게 다양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뭐 저도 화심, 검둥, 안퀴사원 중간정도까지만 잡아봤으니 잘 모르면 눈팅하라고해도 딱히 할말은 없겠습니다만, 제 기억에서는 그래요. 패턴의 가지수가 다양하지 못한 것은 그만큼 일반적인 유저들이 클리어하기 위해 습득해야 하는 정보들이 많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몹의 패턴이 많아질수록, 기존 패턴을 잘 조합할 수록 유저들은 난이도의 상승을 느끼고 이를 클리어했을 때 성취감을 느끼게 됩니다. 레이드 경보애드온인 Bigwigs나 DBM 같은 것들이 등장하면서 보스몹의 패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죠. 그도 그럴 것이 꼴랑 3~5개의 패턴으로는 저런 정보제공애드온에 의해서 너무 쉽게 간파당해버리니까요.

불타는 성전때 레이드를 추억하면서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은 이 때가 기존 오리지널과 비교해서 보스몹의 패턴이 다양해졌기 때문일 겁니다. 이러한 레이드 애드온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캐치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들을 하나의 트라이내에서 습득해야 했으니까요. (제가 오리시절 낙스는 안해봤기에 이 부분을 반례로 들면 쥐쥐입니다.) 그리고 이런 정보제공형 애드온들 역시 불타는 성전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했고요.


와우에서 레이드 컨텐츠가 독보적이라고 하지만 사실 그러한 발전, 즉 사람들이 보스몹의 패턴을 보고 연구하고 클리어하는 과정에서 "이야~ 진짜 잘만들었다" 라고 감탄하게 된 이면에는 분명 저러한 정보제공형 애드온들의 영향력도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블리져드가 다양한 패턴을 도입해야만 하는 상황을 만들게 된 것이라 보는거죠.

흔히들 아이온이나 기타 국내 MMORPG 게임들의 레이드 컨텐츠가 저질이다. 와우를 배꼈다고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이 인지할 수 있는 정보의 수는 한정적입니다. 그것도 게임도중에 말이죠. 억지로 패턴을 많이 늘려봤자 사람들이 공략을 위한 단서들을 제대로 캐치하지 못하고 전멸을 반복한다면 그것도 그리 좋은 컨텐츠는 아니죠. 이런 부분에서 와우는 외부애드온이 이 역할을 대신해줄 수 있는 것이고, 기타 게임들 특히 애드온을 허용하지 않는 게임들에서는 그게 안되는 것일 뿐이고요. 뭐 그렇다고 다른 게임에서 당장 애드온을 허용한다고 컨텐츠의 질이 확 올라가진 않겠지만요...

애드온때문에 저런 맨땅에 헤딩하면서 보스몹의 패턴을 연구하고, 종이에 진형을 그려가면서 전체적인 택틱을 짜는 등의 성취감이 사라졌다고 한탄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네. 저런 애드온들이 그러한 과정을 엄청 단축시킨 것은 맞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거쳤냐, 분석의 과정, 공략을 위한 각종 연구 대신에 정해진 시간안에 개개인의 능력이 일정수준 이상되야만 잡을 수 있도록(일정수준이상의 DPS, HPS 등등) 클리어의 조건이 단일화된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애드온때문에 더 많은 유저들이 레이드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도 맞고, 게임사에서 준비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하드코어 레이더와 일반적인 막공을 주말에만 슬렁슬렁 다니는 프리한 유저가 만나도 서로 얘기거리를 공유할 수 있는 것도 사실 애드온이 그 둘의 격차를 줄여주는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다 없다는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억지로 이 주제와 결부시킬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애드온이 결과적으로 게임 자체가 더 복잡해지고 정교해지는 데 어느정도 기여한 부분이 있다는 것과 유저들간에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순기능이 있다면 이러한 애드온의 방식을 다른 게임들도 적용시킬 필요가 있지 않은 가 하는 거죠. 적어도 이제는 단순무식한 패턴에 피통만 무지하게 높고, 안때리면 피가 차는 게임사측 입장에서 쉽고 빠른 방식을 벗어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Lv12 사이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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