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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일리단 비난에 대한 반대 의견

아이콘 라크렐시아
댓글: 46 개
조회: 3270
추천: 19
2016-04-21 14:45:34
역게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일리단에 대하여 세탁이라거나 입체적 인물의 평면화라며 비난하는 것이 대세인 것으로 보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다른 의견이어서 글을 올립니다.

일리단이라는 캐릭터는 많은 분들이 아시는대로 자기 생각만이 옳다고 우기고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으며 인정받고 싶은 마음과 열등감으로 이런저런 사고를 치고다니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티란데를 위해서라면 자기 자신까지 던지기도 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티란데가 일리단을 감옥에서 꺼낼 때에도 자기 동족들에겐 아무런 정도 없지만 티란데를 위해서 싸우겠다고 했지요.

그리고 불타는 성전 당시 기어이 그 찌질함에 극에 달해 검은 사원에 하렘을 만들고 즐기면서 아웃랜드의 종족들을 핍박하고 킬제덴을 피해 숨는 한심한 악당의 모습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당시에도 일리단을 뭔 이딴 캐릭터로 만들었냐며 비난이 많았었죠.

뭐 실제로 당시까지만해도 일리단은 정말 개발자들에게 있어서 그런 캐릭터로 전락했을 수도 있고 아마도 그랬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지금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었더라면 조금은 더 떡밥을 뿌렸을 테니까요. 그런데 지금와서 뒷 설정을 붙여서 다시 되살리는 것을 "세탁" 이라고 한다면 그건 분명 맞는 말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개발자들의 사정까지 다 추측해가면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비난이 가해져야 하는 부분은 어디까지나 그들이 최종적으로 낸 결과물에서, 즉 게임이나 소설 등에서 모순이나 개연성 없는 변화가 묘사되었을 때라고 봅니다.

불타는 성전 당시 일리단은 거의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었고 그의 이야기는 조금도 우리에게 흘러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가 하던 일에 대해서 알려진건 악마사냥꾼을 훈련하고 샤트라스 등지를 침략하고 뒤틀린 드레나이들을 노예로 부렸다는 것 정도입니다. 왜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나쁜짓을 했으니 나쁜놈이고, 그러니 처치해야한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소설에서 그가 아웃랜드에서 뭘 하고 있었는지가 나왔습니다. 바로 불타는 군단에 반격을 가하기 위함이었고, 그는 사실 만년전부터 불타는 군단을 없애야 한다고 여기고 킬제덴에게 머리 숙인 것도 계산된 행동이었다고 말이죠.

여기까진 전혀 세탁이 아닙니다. 일리단은 만년 전 당시에도 같은 행동을 했었습니다. 당시에는 불타는 군단의 참면모를 모를 때였기 때문에 더 겁없이 굴었다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온갖 깽판을 부리던 캘타스는 사실 킬제덴의 수하였고, 나가들은 일리단의 주장에 따라 아웃랜드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물을 차지하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일리단은 자신의 기반인 아웃랜드가 불안정한 것을 원치 않았고 아웃랜드를 완전히 자신의 통제하에 놓고자 했습니다. 뒤틀린 드레나이들도 사실 "배신자"라고 불리는 완전히 일리단에게 붙은 자들에게는 전혀 핍박을 가하지 않았습니다.

자 그럼 일리단이 세탁이 되었을까요. 전혀 아닙니다. 그는 불타는 군단을 무찌른다는 그의 목적을 위해서 아웃랜드 전체에 매우 강압적인 행동을 취했습니다. 드레나이들을 공격하고 자신에게 복종하지 않는 자들을 노예화 하였으며 자신의 행동으로 누군가가 죽던지, 생물이 멸종하던지 말던지 관심도 없었습니다. 대의를 위해서 그들의 희생에 이를 악물고 악역을 맡은게 아니었습니다. 부하들이 뭘 하는지 바뻐서 잘 몰랐다고도 하는데 그렇다고 그게 무죄인 것은 아니니까요. 단지 변한 것은 갑자기 또라이가 되었다가 원래 캐릭터로 돌아간 것 뿐입니다. 그리고 그건 당시 우리 입장에서는 그의 진실을 알 수가 없었다는 식으로 설명해도 크게 무리가 없습니다.

만년 전에 비해서 찌질한 면모가 줄어든게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만년 전" 입니다. 1년도 아니고 10년도 아니고 만년 전입니다. 같은 캐릭터를 유지하는게 더 무리이며 따지려면 3차 대전쟁 당시의 모습과 비교하는게 맞습니다. 그리고 일리단 스스로가 말하길 불타는 군단 간부급을 제외하면 자신보다 불타는 군단에 대해 아는이는 없을거라고 호언장담하는 만큼 불타는 군단의 실체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만년 동안 갖혀 있으면서 불타는 군단을 무찌를 방법을 고민했다고도 합니다.

그가 정의를 위해서,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동족의 안녕을 위해서 그리했을까요? 그건 그의 캐릭터가 아니며 우선은 티란데를 위해서일테고, 꼭 대의가 아니어도 세계가 멸망하는 것은 그가 원하는 바가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그렇다 쳐도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빛의 용사" 부분입니다. 일리단 본인도 그런건 자기 모습이 아닐거라고 생각하는걸 봐서는 딱히 그의 성격을 개발자나 소설 집필자가 잊어버린게 아닙니다. 그럼 대체 어떻게 그가 빛의 용사가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자면 우선 "믿음"이 강해서 그리 된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대로 있을 수가 없는 일일 것입니다. 티란데를 향한 사랑이라고 한다면 또 모르겠지만 이 역시 빛의 용사라는 칭호와는 거리감이 있지요.

빛의 힘은 자신의 믿음에서 비롯되기도 하지만 반드시 그래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나루에게서 에너지를 뽑아서 사용하던 블러드엘프의 혈기사들이 있습니다. 리아드린의 속죄 후에는 그런 행동은 하지 않지만 어쨌든 나루에게서 힘을 받는 것으로도 빛의 힘을 휘두를 수 있습니다. 일리단은 비록 정의로운 인물은 아니지만 또한 타락하기 쉬운 힘들을 수도 없이 손에 넣고도 자기 가던 길을 계속 가며 티란데에 대한 식지 않는 사랑을 보여준 인물이기도 합니다.

일리단은 누구보다도 불타는 군단을 사냥하는데에 뛰어난 인물이며 이유야 어찌되었던 악마들에게 마음까지 굴복하지는 않을 인물이기 때문에 그를 믿고 빛의 힘을 휘두를 빛의 용사로써 나루들의 힘을 받아 빛의 용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니면 그가 너무나 뛰어난 마법사라서 빛의 힘을 이용하는 요령을 터득해버린 후에 그 힘으로 불타는 군단과 싸울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그가 대체 어떻게 빛의 용사가 되는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지금 공개된 연대기나 일리단 소설과 과거 게임에서의 이야기가 모순이나 개연성 부족이 정확하게 들어나지 않는 이상은 '그건 말이 안되는거 같은데 대체 어떤 이야기가 나오려고 그러지' 정도의 반응에서 멈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 딱히 블리자드를 무조건 옹호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드군 내용만큼은 저도 많이 까는 글을 썼으니까요. 하지만 까더라도 나오는거 보고 까자는 의견입니다.

나와보니 난데없이 빛에 감화되어서 빛의 용사가 되었다는 식으로 전개가 된다면 저 역시 깔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Lv74 라크렐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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