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돌아오셨군요! 또 어떤 모험을 하고 오셨나요!”
언제나처럼 여관 주인 하스는 시끌벅적하게 방문자를 맞아준다.
들어온 것은 꽤나 큰 체구의 오크 남성이었다.
“이번에도 대단한 모험이었다네! 아, 이 아이는 신입인가?”
“반가워요! 전 케이엘이라고 해요! 잘 부탁드려요!”
“이봐. 활기찬건 좋지만, 여관 밖에서는 서로 적이라는 점, 알고 있겠지?”
“으음... 그런데 여긴 여관이잖아요! 헬레나한테 들었어요. 여기선 다들 안 싸운다고.”
“하! 맞는 말이지. 여관에서 싸우는건 명예롭지 못한 일이야.”
“저... 전 견습 마법사에요! 아저씨는 직업이 뭐에요?”
“나도 이름이 있어. 그로한이야. 그리고 직업은 주술사고. 하스! 맥주 한 잔하고 통닭튀김 하나!”
“알겠습니다! 1 골드 되겠습니다!”
그로한은 먹을 것을 챙기고, 자신의 카드 덱을 꺼내 보기 시작했다. 호기심이 생긴 케이엘은 그로한의 덱을 구경했다.
“아, 이 덱은 정령 주술사 덱이라네. 매 턴 정령들을 내며 그 다음 턴에 시너지를 받는 덱이지. 이번에 마침 전설 카드를 만들 수 있게 되서 말일세.”
“옛? 저... 전설이요?”
전설 카드! 보드 게임 하스스톤에서도 매우 구하기 힘든 카드로, 애들끼리 할 때에 나오면 보통 그 주변 아이들이 모두 몰려들어 구경할 정도다. 물론 밀하우스가 나왔다간 웃음거리가 되지만.
“그래. 하스! 여기 신비한 가루 1600개! 구하기 힘들었다네!”
보드 게임에선 일종의 재화 느낌인 신비한 가루지만, 그 실물은 구하기 매우 어렵다. 보드 게임과는 다르게 영웅 등급까지의 카드는 모두 지급되기에 카드를 가는 방법도 없이, 오직 모험 중에만 모을 수 있다.
“오오! 이정도면 만들어볼 수 있겠군요! 자, 무엇을 만들어볼까요?”
“원시 군주 칼리모스로 부탁드리네! 드디어 나도 전설 카드를 만들어 보는구만!”
“자아, 기다리시지요!”
하스는 카드 템플릿과 보석—호박석같아 보이는—을 가져온 후, 게임 판을 열었다. 카드 탬플릿을 게임 판 위에 둔 후, 하스는 신비한 가루 병의 뚜껑을 열었다. 하스의 손 주위에 붉은 빛을 띄는 보라색 둥근 원이, 복잡하고 둥근, 복합된 형태의 원이 그려지더니, 곧 가루가 병 위로 떠올랐다. 순수한 비전 마력의 결정체인 신비한 가루가 이리저리 소용돌이치더니, 곧 보석 속으로 끌려들어갔다. 보석을 카드 템플릿 한가운데에 끼워맞추니, ‘하나된 원소의 힘으로!’ 하는 소리와 함께 잠시 원시 군주 칼리모스의 모습이 보여지더니, 사라지며 카드에 그림이 그려지고 글이 써지며 카드가 완성되었다.
“여기 있습나다!”
“감사하네!”
하지만 케이엘은 지금 당장은 전설 카드에도, 가루에도 관심이 없었다. 막 하나 궁금증이 생긴 참이다.
“어... 하스 아저씨?”
“오, 무슨 일이더냐?”
“아저씨... 마법사셨어요?”
“아. 옛날 이야기지! 그 땐 촉망받는 마법사였지만, 손 땐진 꽤 된단다!”
하스 스톤브류. 한땐 꽤나 유명한 모험가이자 강력한 마법사였지만, 여관의 따듯함에 이끌려 지금은 여관주인 직을 맡고있다. 사실 여관의 문도 일종의 차원문으로, 하스가 그 위치를 조정한다. 그 덕에 여관의 정확한 위치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요.. 그로한 아저씨! 신비한 가루는 어떻게 모으셨어요?”
“아.. 이거. 우리 여관에 기술자가 둘, 있다네. 그 둘이 합작해서, 죽은 괴물 등에게서 마력을 추출해내는 기계를 만들었지. 마력 추출 장치… 일일히 이걸 사용하는 것도 귀찮은 일이지만, 엄청 적게 모이기도 한다네.”
“그럼... 지금까지 그걸 모으려 모험을..”
“그런건 아니네. 모험 중 틈틈히 모은 것이지, 이걸 모으려 모험을 떠나진 않았다네.”
케이엘과 그로한은 대화를 나눴다. 라세인은 달력을 보고 있었고, 여관 주인은 맥주와 통닭 튀김을 들고 그로한에게 향했다. 헬레나는 보통 자신이 앉는 곳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여관에서 시간이 지나고, 케이엘은 집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