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3 - 팬들의 놀이터가 되어줄 오픈필드

두 개의 변화가 만든, 가장 인왕같은 '인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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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안가에 좌초된 금발 벽안의 잉글랜드인 선원, '윌리엄'이 일본 열도의 요괴를 퇴치하는 사무라이가 되는 이야기로 '인왕'은 첫 발을 내딛었다. 어렵지만 재밌는 또 하나의 '소울라이크'로 호평을 받으며 계속된 시리즈는 이제 곧 3편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시리즈마다 신선한 요소를 추가하면서도, '인왕'은 뚝심있게 자신만의 액션을 구축해 왔다. 그 시작이 비록 '소울라이크'였더라도, 현재는 인왕만의 빠른 템포와 고난도 액션을 못 잊는 플레이어들이 생겨났을 정도다. '인왕3'는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더욱 분명히 한다. 오픈필드와 두 개의 배틀 스타일이라는 큰 변화를 들고서.



인왕3 (Nioh3)
🏭 개발사팀 닌자(Team Ninja)
🏭 배급사코에이 테크모
📱 플랫폼PC, PS5
🎧 키워드#RPG #액션 #오픈필드 #고난도
📕 출시일2월 6일

오픈필드가 가져온, 꽤나 '상당한' 변화


'인왕3'의 가장 큰 변화이자, 그간 팬들이 바라왔던 것이기도 한 오픈필드는 게임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이제 플레이어 캐릭터는 더 이상 아빠다리를 한 채 암리타를 파밍할 스테이지를 일일이 고를 필요가 없다. 드넓은 필드로 나가 자신의 레벨과 비슷한 적들을 상대하며 서서히 성장하게 된다.

이에 맞게 메인 스토리 진행 방식도 달라졌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시간여행'이라는 독특한 기믹을 활용해 과거 일본의 여러 시대를 오가며 요괴를 퇴치한다. 하나의 시대는 하나의 거대한 오픈필드이며, 필드는 여러 개의 작은 구역으로 나뉘어 저마다 다른 권장 레벨대를 가지고 있다.



▲ 마커 지우기 좋아하십니까? 인왕3 하세요

게임의 첫 무대가 되는 '1572년 전국시대'를 예로 들면, 권장 레벨이 6인 '덴류 강'부터 권장 레벨이 36인 '후타마타'까지 총 10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점점 높아지는 권장 레벨에 따라 자연스럽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한 설계다.

퀘스트를 받는 방식도 '오픈필드'스럽게 변화했다. 플레이어는 필드를 탐색하며 미처 성불하지 못한 혼령들을 만나 사이드 퀘스트를 얻을 수 있다. 이 또한 권장 레벨에 따라 자연스러운 흐름을 가지며, 구역 곳곳을 탐색할 동기를 부여한다.

플레이어가 앉아 쉬며 장비를 제조하곤 했던 공간은 아예 모든 시간대와 동떨어진 '영원의 틈새'라는 곳으로 재탄생했다. 인간의 사념과 미련이 흘러들어 오는 불가사의한 공간이라는 콘셉트로, 플레이어는 언제든지 게임 도중 이곳에 방문해 장비를 강화하거나 시리즈 특유의 '무예 수업'을 받을 수 있다.



▲ 유비식(?) 거점 확보 콘텐츠도 있고



▲ 맵을 폭넓게 쓴다는 것도 오픈필드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히히.

오픈필드로 인해 찾아온 게임플레이의 변화 또한 상당하다. 이제 플레이어는 '점프'를 할 수 있고, 여러 언덕을 오르내리며 만나고 싶지 않은 요괴들을 '피해갈' 수 있게 됐다. 더 이상 한 보스에 막혔다고 게임을 지울 필요는 없다. 자신 있는 지역에 가서 더욱 실력을 연마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너무 큰 기대를 하기에는 이르다. '인왕3'의 '오픈필드'는 '오픈월드'와는 다르다. 오히려 과거에는 스테이지 방식으로 나뉘어 있던 공간을 하나의 거대한 판에 모두 모아놓은 느낌이라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 점프가 생겼다 = 고다마를 더 악랄하게 숨겨놓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각 지역에 존재하는 수집 요소들이다. 고다마 모으기는 어디 가지 않았다. 오히려 모아야 할 것들이 더 늘었다. 캐릭터를 육성하는 데 필요한 자원들, 예를 들어 스킬 포인트 같은 것들이 모두 필드 탐험을 통해 얻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당신이 무심결에 놓치고 지나간 작은 상자 속에 스킬 포인트가, 운이 나쁘다면 새 스킬을 해금하는 비전서가 들어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인왕3'의 오픈필드는 플레이어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탐험을 시작할 자유'를 제공하지만, '결국은 모든 지역을 샅샅이 뒤질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디자인'을 동시에 갖고 있기도 하다.



▲ 잡몹 구간은 (상대적으로)편안하게, 보스 트라이에 힘을 싣는 밸런스도 인상적이다


두 개의 배틀 스타일, 깊어진 육성 시스템


또 한 가지, '인왕3'가 새롭게 선보이는 것은 바로 '두 개의 배틀 스타일'이다. 전작들에서도 쿠나이 빌드 등 '닌자처럼' 플레이하는 것은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아예 '닌자'가 플레이 스타일의 주축 중 하나를 담당하고 있다. 이 두 개의 배틀 스타일은 '인왕' 시리즈 전투의 핵심 요소를 각각 계승하고, 또 발전시킨 형태로 존재한다.

사무라이 스타일은 닌자 스타일보다 공격 위력과 가드 성능이 좋아 정면 승부에 강하고, 시리즈 전통의 '상, 중, 하단 자세'를 계승했으며, 거기에 '기술 연마' 게이지를 더했다. 정정당당한 승부를 좋아하는 기존 인왕 팬들에게 익숙한 스타일이다. 닌자는 회피 성능에 집중된 스타일로, 공격 후 '안개' 스킬을 사용해 기력 소비 없이 회피를 할 수 있다. 또 전작들의 인술 시스템을 계승해, 수리검 던지기, 폭탄 던지기 등 원거리 공격에 특화된 스타일이기도 하다.



▲ 인왕 특유의 호쾌한 손맛은 그대로

플레이어는 전투 도중 어느 때나 두 개의 스타일을 변경하며 싸울 수 있으며, 게임에서는 이를 '전심'이라 부른다. 시리즈 전통의 '큰 기술 반격'은 이 전심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됐다. 적이 붉은 빛을 내며 큰 공격을 하려고 할 때, 배틀 스타일을 바꿔 반격할 수 있는 것이다.

두 개의 배틀 스타일이 너무나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두 가지 스타일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는 게임이기 때문에, 초반에 적응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마치 한 손으로 원을 그리면서 다른 손으로 세모를 그리는 것처럼. 두 스타일을 헷갈리기라도 하는 날에는 수도 없이 '낙명' 메시지를 봐야만 했다.



▲ 배틀 스타일을 바꾸는 '전심'을 통해 큰 기술을 반격할 수 있다

이 두 개의 배틀 스타일을 기반으로 하는 육성 시스템 또한 전작에 비해 더욱 깊어져, '나만의 플레이스타일'을 갖추기가 더욱 수월해졌다. 쉽다는 것은 아니고, 옵션이 더욱 풍부해졌다는 의미다.

육성 시스템은 결론부터 말하면 거의 모든 게 두 배가 됐다. 장비도 사무라이와 닌자 모두 각각 따로 착용해 줘야 한다. 수호령도 마찬가지. 탐험을 거듭하며 얻게 되는 패시브 스킬들 또한 공용, 사무라이, 닌자용이 따로 있어, 각각 기호에 맞는 스킬을 '용량' 제한 내에서 자유롭게 장착할 수 있다.

음양술 또한 변화를 이뤘다. 아이템 형태로 존재하는 것들이 남아있긴 하지만, 주요 음양술은 모두 요괴를 처치해 확률적으로 얻는 '다마시로' 시스템과 연계됐다. 플레이어는 '음양 상자'에 다마시로를 장착할 수 있는데, 이 음양 상자는 또 '양의 자리'와 '음의 자리'로 나뉜다.



▲ 나와라 혈도수라, 너로 정했다!

양의 자리에 넣은 다마시로는 플레이어에게 강화 수치와 특수 효과를 제공해 주며, 마치 포켓몬스터처럼 위험한 순간에 요괴를 소환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음의 자리는 그런 거 없다. 그저 요괴별로 할당된 음양술 부적이 될 뿐이다.

무려 14개(사무라이, 닌자 모두 포함)에 달하는 인왕의 무기들은 저마다 기술 커맨드와 특징이 모두 다르다. 이 또한 오픈필드에서 획득하는 '스킬 포인트' 시스템과 어우러지며 육성에 깊이를 더한다.


여전히 맵다, 그래도 맛있다


'인왕3'가 보여주는 가장 특징적인 변화 두 가지, '오픈필드'와 '배틀 스타일'이 귀결되는 지점은 명확하다. 과연 '인왕스러운 액션'을 얼마나 더 재미있게 만들어 주느냐, 아니면 '인왕' 시리즈의 본질적인 재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얼마나 잘 공존할 수 있느냐.

리뷰를 위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다시 한번 인왕은 쉽지 않은 게임이라는 것을 느꼈다. 어렵다. 맵다. 가장 처음 만나게 되는 보스인 '야마가타 마사카게'에게조차 벽을 느끼고, '자코쓰바바'를 만났을 땐 과연 이 리뷰를 제대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차례 도전 끝에 장비를 내뱉으며 쓰러지는 보스의 모습을 볼 때 느껴지는 쾌감은 역시나 '인왕'의 것이었다.



▲ 환불의 심판자인 줄 알았지만 튜토리얼 보스였고요



▲ 낙명 많이 된다. 자기 전에 생각날거야

전국시대, 거기서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헤이안, 야마타이 국에 이르기까지. 플레이어가 방문하게 될 인왕의 오픈필드에는 예상치 못한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고, 그때마다 '인왕은 매운 게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작들과는 다르다. 이번에는 쓰러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기회가 많으니까.

오픈필드를 다니며 레벨을 조금 더 높여 도전할 수도 있고, 놓친 상자를 모두 찾아 새로운 스킬로 무장할 수도 있다. 정 안되면 갖은 꼼수를 써 고레벨 요괴를 퇴치한 뒤, 그들의 다마시로를 장착해 포켓몬처럼 부려먹어보기도 하자.

소울라이크 게임에서 '재도전하는 즐거움'은 '전투가 어렵지만 불합리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는 아닌' 아주 미묘한 경계와도 맞닿아 있다. "아 막았다고!"를 수십 번 외치며 부들부들 떨다가도, 적의 공격을 연속해서 받아치며 "이게 되네?"로 이어지는 것. '인왕3'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부분의 맛을 아주 잘 살렸다.

거기에 더해, 닌자 스타일은 종종 아주 획기적인 돌파구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도저히 정정당당하게 싸워서는 엔딩을 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다양한 인술을 시도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얍삽한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 결국, 한없이 얍삽해지기로 마음먹었다


어쩌면 아쉬운 부분마저도, '인왕'의 팬들이 바라왔던 것은 아닐까


원작 '인왕'의 푸른 눈의 사무라이로부터 9년이 흐른 지금, '인왕'의 세계관은 넓어졌다. 이번 작품에서 시간을 거스르며 여러 시대를 마주하는 주인공의 여정 또한 분명 흥미롭다. 하지만, 여러 시대의 일본이 등장함에도 괴물의 종류가 매우 한정적이라는 것은 전작에서 이어지는 아쉬운 점 중 하나다.

인간형 적들은 시대마다 다른 복식만 갖췄을 뿐, 사용하는 무기가 달라지지 않는다. 심지어 요괴들은 복장조차 달라지지 않는다(속성 정도가 달라질 뿐). 초반에 어느 정도 오픈필드를 탐험하고 나면, 이후 만나는 요괴들이 다 거기서 거기라 빠르게 공략 방법을 파악하게 된다. 자연히 필드 탐험에 대한 동기는 떨어지는데, 상자마다 스킬 포인트를 넣어 두었으니 찾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 오픈필드를 탐험하는 건 자유지만, 스킬 포인트가 보상이라 강제되는 부분이 있다



▲ 달인들을 만나 비전을 배우는 등, 여러 활동이 마련되어 있는 건 재밌었다

사실, 인왕의 무기를 모두 다 잘 사용할 수 있는 플레이어는 아마 손가락에 꼽을 것이다. 자신의 스탯에 맞는 주요 무기를 숙련하는 것도 보통 벅찬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픈필드에 흩어져 있는 모든 상자를 굳이 다 찾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무기를 바꾸고 싶다면 언제든 초기화도 가능하다).

그래도, 무언가 필드에 남겨 놓는 것이 허전함을 일으키는 구조인 점은 호불호가 크게 나뉠 듯하다. 전체 지도를 보고 있자면, 자유롭지만 자유롭지 않은 불편함이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과거 우리들은 한 마리 놓친 고다마를 찾기 위해 암리타도 별로 주지 않는 저레벨 스테이지를 들어갔다 와야만 했다. 적어도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동선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 인왕1의 히노 엔마가 돌아왔다, 여전히 요괴 종류가 한정적이라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

여러 조각난 스테이지를 로딩 없이 오갈 수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이번 변화는 '인왕' 팬들이 그간 바라왔던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개의 배틀 스타일로 더욱 깊어진, 무한 파밍 지옥의 깊이와 함께.

이런저런 아쉬운 점이 눈에 띄는 것도, 워낙 핵심 게임플레이가 탄탄하기 때문에 그렇다. 이 부분만 더 좋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그런 아쉬움이다. 빠른 템포의 고난도 액션을 즐길 준비가 되었다면, '인왕3'는 분명 올해 초반을 아주 즐겁게 만들어줄 것이다.



  • 오픈 필드로 넓어진 스테이지 공략법
  • 두 개의 배틀 스타일로 깊어진 육성, 빌드
  • 여전히 호쾌한 '인왕'만의 액션 문법
  • 필드 탐험을 반강제하는 스킬포인트 숨겨두기
  • 여전히 늘어나지 않는 요괴 종류
  • 일부 구간에서 경미한 프레임 드랍(PS5)

리뷰 플랫폼: PS5 (리뷰 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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