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노티카2'에서는 기본적으로 플레이어 혼자라, 복어를 두 번째로 먹는 사람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뭐든지 처음 먹어보는 사람은 될 수 있다. 둥실둥실 떠다니는 물고기를 잡아 실수로 '먹기' 버튼을 눌렀더니, 이 행성의 유기물은 신체가 소화할 수 없다며 오히려 체력이 줄어들고 말았다.
그렇다. 이 난생 처음 보는 물바다 행성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화기관마저도 유전자 변형을 통해 적응시켜야 한다. 5월 15일 얼리액세스 출시를 앞두고 약 열 시간가량 만나본 '서브노티카2'는, 위험하기 짝이 없으면서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바다였다.
황망한 바다, 떨리는 첫 발걸음

플레이어는 거대 기업 알테라(Alterra)와 계약한 이주민으로, '제주라(제주도 아님)'라는 희망의 땅으로 향하던 중 불시착한다. 거대한 우주선의 파편 속에서 살아남은 주인공은 구명 포드에 남겨진 생존품 몇 개만 가지고, 완전히 새로운 행성에서 고독하게 살아가게 된다. 플레이어도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이 행성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 그저 황망하게 펼쳐진 바다 속을 돌아다니며 뭐라도 찾아보는 과정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고립된 느낌을 아주 잘 전달한다.
이 행성은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기압부터 지구와 달라 호흡조차 불가능하고, 바다에는 적대적인 외계 생명체들이 드글거린다. 하지만 플레이어는 일반적인 사람이 아니며, '깃해파리'라 불리는 외계 생명체와 접촉해 이 행성의 생태계에 적응할 수 있는 유전 인자를 하나씩 해금하게 된다. 인터뷰에서 개발진이 '바이오 모드(BioMod)'라 부른 이 시스템은, 플레이어가 이 행성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장치이자, 게임플레이 측면에서는 탐험 지역을 점차 확장시켜 나가는 역할을 맡는다.

튜토리얼 과정에서 이 행성의 고압 대기에 적응하는 흐름이 세계관을 빠르게 학습하도록 돕고, 스스로 탐험하는 와중에도 틈틈이 '깃해파리'를 찾아다니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우리의 친근한 AI 노아(NoA)가 근처의 깃해파리 위치를 친절히 알려주지만, 사방이 파랗게 빛나는 바닷속에선 길을 찾는 것마저 어렵다. 게다가 맵도 없으니, 초반 구간은 말 그대로 처절한 생존이라는 느낌이 바로 든다.
다행히 '서브노티카2'의 생존 시스템은 그리 빡빡하지는 않다. 잠도 안 자도 되고, 배변 욕구를 다스릴 필요도 없다. 식수는 바닥에 기어다니는 물달팽이를 잡아 해결할 수 있고, 구명 포드 근처에서 깃해파리를 잘 찾고 나면 작은 물고기 정도는 금방 섭취할 수 있게 된다. 시시각각 줄어드는 허기와 목마름 게이지가 가만히 있을 시간을 주지 않을 뿐.

낮에는 아름답고, 밤에는 무서운

생존의 처절함과는 별개로, 이 행성은 정말로 아름답다. 언리얼 엔진 5로 구현된 디테일과 광원 덕택에, 이 바다는 낮에는 아름답고 밤에는 무서운 분위기를 정확하게 표현한다. 행성의 자전 주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밤과 낮은 꽤나 순식간에 바뀌며, 허기를 채우기 급급한 플레이어에게 긴박감을 선사한다.
배를 채우고 나면 이제 자원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전작과 달리 '서브노티카2'는 채집물이 무작위로 수집되지 않으며, 눈에 보이는 광물을 직접 채집할 수 있게 됐다. 티타늄과 석영, 구리 등을 조금씩 모으다 보면, 어느 덧 이 행성에서의 삶도 그렇게까지는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바뀐다.

청사진, 산소, 그리고 나만의 기지

노에틱 어드바이저, 약칭 노아(NoA)는 주기적으로 새로운 메시지를 플레이어에게 전달하고, 수백년 전 이 행성에 방문한 이주민들의 흔적을 찾아가는 일종의 퀘스트를 부여한다. 이런 과거 이주민들의 흔적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 근처에서 '청사진'의 재료가 되는 물건들을 다수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레이어가 제작 가능한 '스캐너'는 이런 물건들을 스캔하고 청사진을 획득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이빙 장비부터 새로운 형태의 기지 건설, 이동수단, 섀시 등등. 거의 모든 도구와 기술을 새롭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청사진이 필요하다. 때때로 이주민들의 흔적들 중엔 동굴 속에 마련된 임시 거주지같은 것이 있는데, 여기서는 오랜 잠수로 잃어버린 산소를 채울 수 있어 아주 좋은 휴식처가 되어준다.

얼리액세스 단계임을 감안하더라도, 플레이어가 탐험할 수 있는 구역은 꽤나 광활한 편이다. 그에 비해 처음 사용하는 산소통의 용량은 한참 모자라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와 산소를 공급해줘야 하며, 이때 도구 '부레'가 아주 큰 역할을 한다. 수면으로 빠르게 상승하거나, 긴급할 때는 부레에 차 있는 산소를 호흡해 조금 더 잠수를 할 수도 있다.
식량 확보 → 자원 채집 → 도구 마련 → 이주민 흔적 탐사로 이어지는 게임 루프를 계속할수록 플레이어가 탐험할 수 있는 구역이 점점 넓어진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되는 나만의 기지가 생기고, 탈것인 '태드폴(Tadpole)'을 만들 수 있을 정도가 된다.


기지 건축은 개발진이 얼리액세스 출시 전부터 자랑스럽게 강조한 요소다. 인터뷰에서 가예고스는 이를 '조형적(Sculptural) 시스템'이라 표현했는데, 미리 정해진 모양을 끼워 맞추던 전작 방식에서 벗어나 방을 원하는 대로 조금씩 확장해 가며 만들 수 있는 구조다. 조작은 굉장히 직관적이고, 또 조금만 확장하는 것은 자원도 적게 들어 최적화에도 안성맞춤이다.
네모난 방과 곡선형 통로, 해치만 만들어도 그럴듯한 해저기지가 완성되고, 거대한 통유리로 창을 만들면 그 안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 기지 외부에 조명을 설치하면 밤에만 느낄 수 있는 고요한 분위기도 만끽 가능하다.



태드폴 마련, 그리고 더 깊은 바다로

탈것인 태드폴은 곧 플레이어가 이 고독한 해저 생활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더 이상 산소에 쪼들려 수면을 오르내릴 필요 없이, 더 빠르게 더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게 되기 때문.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중요한 자원들이 필요하지만, 한 번 만들고 나면 다시는 태드폴이 없던 시절로 돌아갈 수 없는 귀중한 파트너가 되어준다.
NoA가 주는 퀘스트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더 먼 거리를 이동하도록 유도한다. 태드폴을 얻게 된 이후에는 처음 구명 포드에서 한참 떨어진 심해로 플레이어를 이끄는데, 이곳은 일반 잠수로는 산소가 더 빠르게 소진되는 무서운 공간이다. 주변 바다도 기분 좋은 새파란 색에서 심연의 공포가 느껴지는 어두운 녹색으로 변하고, 더 무섭게 생긴 외계 생선들이 시시각각 행성에 하나 남은 인간을 위협한다.

초반 장소에서 심연으로 가는 길에는 무시무시한 거대 생물 '레비아탄'이 유영하고 있다. 사전에 공개된 오징어 형태의 '콜렉터(Collector)'다. 레비아탄의 표적이 될 경우 BGM부터 달라지고, 특히 콜렉터는 태드폴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힐 수 있어 더욱 무섭다. 얼리액세스 시점에는 총 5종의 레비아탄이 등장할 예정이며, 이들을 찾아 나서는 것(그리고 살아남는 것) 또한 나름 흥미로운 여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고대 문명의 그림자, 그리고 첫 번째 죽음

심해 지역까지 무사히 도착하면, '서브노티카2'가 이야기하려는 행성의 전말이 아주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무엇이 수백년 전 도착한 이주민들을 흔적만 남기고 사라지게 했는지, 과연 이 행성의 지성체는 우리뿐인지, 깃해파리들을 병들게 한 '블룸(Bloom)'과 프로테아 바이러스의 정체는 무엇인지. 앞으로 알아가야 할 것은 너무나 많고, 바다는 여전히 고요하다.
뿌연 안개처럼 가려진 심해의 그림자 사이로 보이는 거대한 고대 구조물은 이번 얼리 액세스의 백미다. 사실, 이 행성에는 인간 이주민들이 도착하기 이전에 살고 있던 고대 문명이 존재했던 모양이다. 본 적 없는 양식으로 건축된 구조물,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는 거대한 건축물들의 모습은 마치 영화 '프로메테우스'를 연상케 했다.

이런 경외로움도 잠시, 심해에서도 생존은 해야 하니 열심히 식량을 모으고 자원을 채집했다. 더 깊은 수심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태드폴도 업그레이드했고, 이제 곧 이 행성과 고대 문명이 감추고 있는 비밀을 밝혀낼 것을 생각하니 자신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렇게 당차게 탐험을 하던 도중. '이 밖은 얼리액세스 허용 범위 바깥이라는 메시지'가 떴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큰 날개를 가진 레비아탄이 몰려와 내 태드폴을 박살냈다. 처음 겪어본 죽음이었고, 기지에서 재프린팅 되었을 땐 심해에서 유일한 탈것을 잃어버린 채였다. 탈것 없이는 기지 밖을 조금도 벗어날 수 없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걱정이 앞선다.

26년 5월 15일, 이제 함께 그 바다로

여기까지가 '서브노티카2' 얼리 액세스 출시를 앞두고 경험할 수 있었던 프리뷰 버전의 여정이다. 열 시간 남짓한 모험이었지만, 이 위험하기 짝이없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바다가 퍽 마음에 들었다.
사소한 아쉬운 점이라면 같은 기지 안에서도 창고의 위치에 따라 어떤 지점에선 자원 보유량이 표시가 안 된다는 점, 태드폴 등 뒤에 운반용 상자를 붙일 수 있다고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점 등이 있다. 하지만 그동안 경험한 것들에 비하면 매우 사소한 편이며, 최적화 또한 상당히 잘 이루어져 프리뷰 내내 크래시나 버그 없이 몰입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5월 15일 얼리액세스를 시작으로, 언노운 월즈는 플레이어와 함께 게임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도저히 심해에서 살아나올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이번에는 친구와 함께 다시 이 바다를 탐험해볼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