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 드래곤 스파이로가 약 20년 만의 완전 신작으로 돌아온다. 개발사 토이즈 포 밥이 Xbox 게임 쇼케이스 2026을 통해 스파이로 시리즈의 오리지널 신작 ‘스파이로: 어 렐름 비욘드’를 공개했다.
이번 작품은 스파이로 리이그나이티드 트릴로지와 크래시 밴디쿳 4: 이츠 어바웃 타임을 개발한 토이즈 포 밥이 선보이는 신작이다. 토이즈 포 밥은 과거 스파이로 리이그나이티드 트릴로지를 통해 오리지널 3부작을 현대적으로 복원한 바 있으며, 이번에는 리메이크가 아닌 새로운 세계와 모험, 확장된 탐험, 새로운 플레이 혁신을 담은 작품을 준비했다.
쇼케이스 이후 비공개 세션을 통해 스파이로: 어 렐름 비욘드에 대한 추가 정보와 함께 Q&A가 진행됐다. 세션에는 토이즈 포 밥의 폴 얀 스튜디오 대표와 루 스터더트 어소시에이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참여했다.

토이즈 포 밥은 2005년 액티비전에 인수된 뒤 오랜 기간 자회사로 활동해왔다. 스튜디오는 스카이랜더스를 통해 스파이로에서 영감을 받은 새로운 IP를 만들었고, 장난감과 게임을 결합한 토이즈 투 라이프 장르를 선보였다.
이후에는 스파이로 리이그나이티드 트릴로지를 통해 원작 3부작을 처음부터 다시 제작했다. 폴 얀 대표는 이 과정을 통해 개발진이 스파이로라는 캐릭터가 본래 어떤 존재였는지, 그리고 시리즈가 어떤 경험을 제공해왔는지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토이즈 포 밥은 크래시 밴디쿳 시리즈에도 참여했다. 메인라인 신작인 크래시 밴디쿳 4: 이츠 어바웃 타임을 개발하며 오래된 프랜차이즈의 유산을 보존하면서도 현대적으로 확장하는 방법을, 스카이랜더스에서는 복잡한 메커니즘을 폭넓은 이용자에게 쉽게 전달하는 법을 배웠다. 리이그나이티드 트릴로지에서는 스파이로의 세계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다시 확인했으며, 크래시 시리즈에서는 사랑받는 캐릭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방식을 고민했다. 이러한 경험은 스파이로: 어 렐름 비욘드에도 이어졌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스튜디오의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폴 얀 대표는 당시 회사 차원에서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대형 IP를 지원하는 흐름이 있었고, 토이즈 포 밥 역시 여러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스튜디오는 다양한 팀과 기능, 개발 방식에 참여했고 많은 것을 배웠지만, 동시에 자신들이 가장 열정을 느끼는 게임과는 다소 멀어졌다.
폴 얀 대표가 말한 토이즈 포 밥다운 게임은 명확했다. 웃음을 주고, 즐거운 경험을 중심에 두며, 다채로운 캐릭터와 손으로 빚은 듯한 기묘하고 환상적인 세계를 갖춘 게임이다. 또한 특정 유저층만을 위한 어려운 게임이 아니라,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이어야 했다. 그는 이러한 게임이야말로 토이즈 포 밥이 다시 만들고 싶었던 게임이라고 말했다.
전환점은 2023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인수 과정에서 찾아왔다. 당시 스튜디오의 미래를 고민한 결과, 액티비전과 Xbox 경영진에게 독립을 제안했다. 창작, 재정, 조직 운영의 자유를 확보하고, 독립된 회사로서 자신들이 사랑하는 게임에 집중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에 독립 후 첫 작품으로 2018년부터 구상해온 스파이로 신작을 개발하고 싶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그 제안은 받아들여졌고, 토이즈 포 밥은 독립 이후 약 2년간 비공개로 스파이로: 어 렐름 비욘드를 개발해왔다. 폴 얀 대표는 팬들이 다시 스파이로를 원해온 것처럼, 개발진 역시 오랫동안 스파이로를 다시 생각해왔다고 밝혔다.

스파이로: 어 렐름 비욘드의 핵심은 드래곤이 된다는 감각이다. 루 스터더트 디렉터는 이번 작품을 기획하며 스파이로를 새로운 시대로 데려와 이전에는 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확장하고자 했다. 그 출발점이 바로 비행이다.
기존 스파이로 시리즈에서도 비행은 존재했다. 다만 과거 작품에서 비행은 제한된 시간 안에 진행되는 별도 스테이지나, 일반 스테이지에서의 활강에 가까운 형태였다. 개발진은 이번 작품에서 이 두 경험을 스파이로의 기본 능력 안으로 통합하면 어떨지 고민했다. 그 결과 스파이로: 어 렐름 비욘드에서는 플레이어가 게임 환경 안에서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수 있다.
루 스터더트 디렉터는 이번 비행이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버튼을 눌러 날개를 펼치고 천천히 떠다니는 방식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직접 속도와 고도를 조절하고, 환경을 활용해 흐름을 이어가는 능동적인 비행을 목표로 한다.
공개된 플레이 장면에서 스파이로는 하강으로 속도를 얻고, 화염 숨결로 모닥불을 점화해 상승기류를 만든다. 이후 그 상승기류를 타고 다시 고도를 확보하고, 날갯짓으로 추진력을 유지하며, 환경 곳곳의 요소를 활용해 이동 흐름을 이어간다.

그렇다고 이번 작품이 비행만을 중심으로 한 게임은 아니다. 루 스터더트 디렉터는 스파이로다운 플레이의 핵심이 유연한 움직임과 액션의 연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원작의 일부 스테이지처럼 좁은 길을 돌진하고, 속도 증가 요소와 경사로, 점프, 활강을 연달아 이어 붙이는 감각을 지상뿐 아니라 공중에서도 구현하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플레이어는 지상에서 달리고, 하늘을 날며, 두 영역을 자연스럽게 오가며 세계와 상호작용하게 된다.
비행 설계 과정에서 직접 비교할 만한 게임은 많지 않았다. 일반적인 비행 게임은 비행 시뮬레이터처럼 항공기를 조작하거나, 공중 이동 자체가 중심인 슈퍼히어로형 경험에 가깝다. 반면 스파이로는 지상과 공중을 모두 오가야 하는 캐릭터이며, 거대한 용이 아니라 작고 민첩하지만 강한 드래곤이다. 개발진은 이 특성을 살려 스파이로만의 물리적 비행 감각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레벨 디자인 역시 이러한 변화에 맞춰 확장된다. 구체적인 구조는 추후 공개될 예정이지만, 프로토타입 단계에서 먼저 이동 모델을 만들고 재미를 찾는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기존보다 훨씬 더 많은 수직성과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공개된 영상에서도 이전 시리즈보다 큰 규모의 공간과 공중 이동을 전제로 한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작품에서 스파이로는 낯설고 신비로운 세계에 고립된다.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던 스파이로는 스카브라 불리는 사나운 침략 세력의 등장과 마주하고,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이 세계가 영원히 바뀌기 전에 지켜내야 한다. 활기찬 풍경 위를 날고, 나무 사이를 가로지르며, 거대한 지형지물에서 뛰어내리고, 급강하와 상승, 좁은 회전을 연결하는 등 플레이어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하늘을 누비게 된다.

스파이로의 디자인도 현대적으로 조정됐다. 폴 얀 대표는 이번 스파이로가 익숙하지만 진화한 모습으로 느껴지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스카이랜더스의 스파이로는 메인라인 스파이로와 다른 캐릭터에 가깝고, 이번 작품은 원작과 리이그나이티드 트릴로지의 디자인 흐름을 이어가는 방향에 가깝다. 개발진은 원작 개발진과도 많은 대화를 나누며 스파이로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그 특성이 화면 안에서 드러나도록 여러 차례 디자인을 다듬었다.
이번 디자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성장한 인상과 커진 날개다. 개발진은 스파이로가 지난 모험 이후 조금 성장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미묘한 변화를 더했고, 특히 자유 비행을 강조하기 위해 날개 폭을 키웠다. 다만 폴 얀 대표는 이번 스파이로가 팬들이 알고 사랑해온 바로 그 스파이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오랜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도 있다. 스파이로의 목소리는 톰 케니가 다시 맡는다. 톰 케니는 원작 스파이로 2와 스파이로3, 그리고 스파이로 리이그나이티드 트릴로지에서 스파이로를 연기한 배우다. 루 스터더트 디렉터는 톰 케니가 녹음 부스에 들어오자마자 곧바로 스파이로의 목소리를 되찾았으며, 과거 작품의 캐치프레이즈도 기억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개발진은 톰 케니의 연기가 스파이로의 장난기와 젊은 용기를 다시 살려준다고 밝혔다.

서사 역시 한 단계 확장된다. 개발진은 아직 구체적인 스토리를 모두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스파이로: 어 렐름 비욘드가 스토리 중심의 어드벤처라고 밝혔다. 폴 얀 대표는 이번 작품이 즐겁고 꿈같은 경험, 매력적이고 기묘한 친구들, 다채로운 세계라는 스파이로의 기반을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적대자의 위협을 통해 스파이로의 능력과 감정적 깊이를 시험하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 스터더트 디렉터 역시 이번 스파이로가 외형뿐 아니라 성격과 이야기 측면에서도 조금 더 성장한 모습으로 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구성은 미공개다.
신규 유저를 위한 진입점도 고려됐다. 루 스터더트 디렉터는 시리즈가 오랜 공백기를 거친 만큼, 이전 작품을 모두 알아야만 즐길 수 있는 방식은 지양한다고 설명했다. 스파이로: 어 렐름 비욘드는 처음 접하는 유저도 별도의 사전 지식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작품을 목표로 한다. 동시에 기존 팬들이 기대하는 유산도 이어간다. 스파이로 특유의 다채롭고 기묘한 공간, 탐험을 자극하는 활동과 캐릭터, 보물을 찾는 즐거움은 여전히 중요한 요소다.
토이즈 포 밥은 이번 공개가 시작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게임의 구체적인 구조, 모험의 세부 내용, 추가 시스템은 향후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스파이로: 어 렐름 비욘드는 2027년 봄 PC, PS5, Xbox 시리즈 X|S, 닌텐도 스위치2로 출시될 예정이다. Xbox Play Anywhere도 지원해 Xbox 콘솔과 PC에서 이어서 플레이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