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사람들은 '헤일로' 하면 비욘세가 더 친숙할지 모르겠지만,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Xbox 진영의 대표 주자로 언제까지고 기억에 남아 있다. 마스터 치프의 아이코닉한 헬멧과 연두색 갑주는 '헤일로'라는 타이틀은 물론, Xbox라는 콘솔 자체를 상징하는 것이 되었으니까.
오는 7월 28일 정식 출시되는 '헤일로: 캠페인 이볼브드'는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Xbox가 초심으로 돌아가 앞으로의 25년을 준비하겠다는 선언과도 비슷하다. 메타크리틱 97점, '콘솔 FPS'의 초석을 다진 명작 '헤일로: 전쟁의 서막'(영문명 컴뱃 이볼브드)이 더욱 선명해진 그래픽으로 리메이크되어 돌아오는 것이기에.
미국 현지에서 한창 서머 게임 페스트가 진행된 지난주, Xbox 또한 인근에서 자체 행사를 개최하고 신작 발표에 여념이 없었다. 이번 주 초에는 전 세계 주요 매체들에게 '헤일로: 캠페인 이볼브드'의 디지털 데모 버전을 제공해 체험할 기회도 제공했다. 일종의 온라인 시연회였던 셈이다.
디지털 데모에서는 '헤일로: 캠페인 이볼브드'의 싱글플레이 미션 중 2종을 체험해볼 수 있었으며, 함께 추가된 '캠페인 리믹스' 모드를 짤막하게 접해볼 수 있었다. 이번 작품에 새롭게 추가되는 3종의 추가 미션은 잠겨 있는 상태였으며, 아마도 그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출시일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이날 플레이 가능했던 미션은 '보안 해제'와 '헤일로 관제실'이다. '보안 해제'는 원작이 출시된 지 25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해변가 전투가 특징적인 미션이며, '헤일로 관제실'은 보안 해제 이후 더욱 깊이 나아가는 마스터 치프의 여정을 그린 미션이다.
데모 가이드에는 '현재 한국어 현지화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었지만, 웬걸. 한국어 자막은 물론 한국어 음성 더빙까지도 제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스터 치프 컬렉션과 마찬가지로 한국어로 스토리를 따라갈 수 있어 몰입감을 더한다.
게임플레이 측면에서 '헤일로: 캠페인 이볼브드'는 원작에서는 지원하지 않았던 다양한 요소가 더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단 지금까지 진화해 온 시리즈의 상징적인 무기 9종이 추가되었고, 쓰러진 적이 남긴 무기를 직접 주워 총기를 수급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전쟁의 서막' 당시에는 불가능했지만 이후 다른 시리즈에서 지원한 시스템적 요소들을 많이 반영한 모습이다. 그 밖에도 차량을 탈취해 코버넌트의 레이스 탱크를 조종한다든지, 아이코닉한 에너지 소드를 사용해 적들을 쓸어버리는 등 보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최초의 '헤일로'를 즐기는 것이 가능해졌다.


전반적인 맵 디자인은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큼 동일해 보이는 모습이지만, 넓이가 조금 확장되었다는 느낌도 함께 준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맥스 슬라고르는 Xbox Wire를 통해 "캠페인이 4인 협동을 지원하는 만큼, 많은 플레이어를 수용할 수 있도록 공간 확장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언리얼 엔진5의 현대적인 그래픽 덕분에 넓어진 공간은 확장이 체감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오브젝트로 채워져 있었고, 이제 마스터 치프가 달리기를 할 수도 있어(그렇다, 2001년엔 달리기도 없었다) 게임플레이 경험을 해치지 않는다. 또 시리즈의 상징적인 탈것인 '워트호그' 또한 등장해 한 명이 운전하고 한 명이 기관총을 담당하는 식의 협동 플레이도 제공한다.

또 한 가지, '헤일로: 캠페인 이볼브드'가 내세우는 것은 게임에 다양한 변화를 주는 '해골(Skull)' 시스템이다. "헤일로 캠페인 역사상 가장 많은 종류의 해골을 선보인다"고 자신 있게 밝힐 정도로 많은 시스템 조정 포인트가 생겼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시작하기 전 메뉴 화면에서 해당 미션에 '해골'을 선택할 수 있다. 각 해골들은 저마다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있어 전체 게임플레이에 다양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이 중에는 게임플레이에 직접적인 변화를 주는 것도 있고, 몇 개는 예능용(그런트 헤드샷 시 폭죽 터짐)도 있다.
첫 시연 때는 죽은 그런트가 플라즈마 폭발을 일으킨다는 해골을 가지고 미션을 진행해봤는데, 이는 실제 게임플레이에서 양날의 검 역할을 했다. 적들이 모여 있을 때 그런트만 노려 모두 폭사시키는 것도 가능했지만, 너무 가까이 붙어 있는 그런트를 죽였다가 화면 저 멀리 날아가는 마스터 치프의 모습을 본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처럼 해골은 다양한 이점 또는 결점을 게임과 플레이어에게 부여하며, 그만큼 반복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해골 중에는 '무한 탄약(대신 도전 과제 잠김)'도 있다. 매번 총알이 부족해 적들의 무기를 줍다 지친 사람에게 딱이다.

같은 맥락에서 '캠페인 리믹스' 모드도 인상적이다. 메인 메뉴에서 접근할 수 있는 독립된 옵션으로, 캠페인을 진행하는 데 임의의 해골이 이미 선택된 채로 진행하는 것이다. 원하는 종류의 해골만 켤 수 없으니, 이번에는 어떤 종류의 위협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런 미지가 주는 재미를 통해 캠페인 재플레이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시도라고 볼 수 있겠다.
이번 작품에서 최초로 등장하는 3개의 추가 미션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전반적인 캠페인의 진행과 원작과의 차이는 엿볼 수 있었던 데모 빌드였다. 특히 언리얼 엔진5로 완성된 비주얼이 인상적이었고, 그만큼 발전한 컷신의 완성도에 한국어 더빙까지 확인 가능했다.

개발진은 이 게임을 만들며 "현대화를 위한 현대화"는 지양하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원작의 플레이 감각을 살리기 위해 언리얼 엔진5로 만든 새 콘텐츠를 원작에서 그대로 가져온 코드 위에 얹는 방식을 활용했다. 그래서 그런지 전반적인 건플레이는 약간 올드한 느낌이 묻어나오지만, 그게 나쁘지는 않다.
'콘솔 FPS란 이런 것이다'를 여실히 보여주며 엄청난 혁신을 이룩했던 2001년 '전쟁의 서막' 당시의 입이 떡 벌어지는 시도들은 메타크리틱 97점이라는 높은 점수의 기반이 되었지만, 이미 발전된 FPS에 익숙한 현세대 게이머들에게는 크게 새로울 것이 없다는 문제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2001년에 출시된 Xbox의 성골 영웅, 마스터 치프의 위대한 여정은 아직도 우리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고, 가장 현대적인 감성으로 이 이야기를 다시 즐기기 위해서는 이 게임 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