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거창하지만 전체적인 게임 흐름에 따른 개별 라인 운영법에 대해서 글을 써 봤습니다. 제목대로 개론 정도의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게임하실 때 주의 깊게 하시는 분들이나 방송 경기 많이 챙겨보시는 분들은 아마 대부분 알고있는 내용이라 생각하지만 한번쯤 정리해 보고픈 마음에 글을 씁니다. 반응이 괜찮으면 추후에 다른 포지션 편도 올리겠습니다.
탑은 일반적으로 외로운 솔로 라인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5:5 게임인 소환사 협곡에서 실제로 전체 운영에 영향을 주지 않는 포지션은 하나도 없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빠른 타워 철거와 잦은 라인 스왑 등으로 전체적 주도권을 선점하는 방식의 전략에서는 탑도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가 아닙니다.
뉴메타가 같은 것이 아닌 이상 탑에 올라가는 챔피언들은 크게 3분류로 나눌 수 있다고 봅니다.
라인 압도형 챔프 : 리븐, 레넥톤, 다리우스, 티모 등
한타 조합형 챔프 : 케넨, 럼블, 말파이트 등
왕귀 캐리형 챔프 : 잭스, 뽀삐, 트린다미어, 나서스 등
세 분류의 중간 쯤에 애매하게 걸친 챔프도 있고 쉔 같이 독특한 운영의 챔프도 있습니다만, 설명의 편의를 위해 터프하게 나눠 봤습니다. 각각의 챔프 특성마다 라인 운영법도 달라지게 되는데 각각의 유형별로 살펴보겠습니다.
라인 압도형
세 유형 중 가장 부담스러운 유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유형에 속한 챔프들은 초반에 상대방을 압살하여 상대의 성장을 방해하고 성장 정도에 있어서 자신이 항상 비교우위를 가져가야 하는 챔프들입니다. 이 유형의 챔프들은 초반에 매우 강력한 모습을 보이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떨어지기 때문에 앞서 말한 라인 압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경우 점점 암울해집니다. 이 챔프들은 초반에 킬을 가져갔을 경우가 가장 베스트지만 사실 동급의 실력을 가정한다면 반드시 킬을 낸다고 보장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프로게이머 수준의 경기에서 이 유형의 탑 챔프들은 거의 잘 등장하지 않으며, 등장하는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예외가 있습니다. 첫째로는 해당 챔프의 독특한 특징이 전체 조합에 어울리는 경우. 두번째로는 해당 프로게이머가 특정 챔프를 연구하여 후반을 바라볼 수 있는 운영법 or 템트리를 개발해 온 경우. 이 두가지 조건 모두 초반 라인 압도를 성공하지 못한 경우에도 중후반 팀파이트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도 강조하겠지만 어떤 포지션이 되었건 이렇게 보험을 들어두는 전략은 게임 수가 많아질 수록 높은 승률을 보장합니다. 내가 라인에 섰을 때 매번 흥하면 좋겠지만 사실 그게 맘처럼 되는 일은 아닙니다. 때문에 항상 내가 말렸을 경우의 대처 방법도 준비해 두어야 하는 것입니다.
어쨌거나 각설하고, 이 유형 챔프들의 운영 핵심은 '스노우볼'입니다. 이 유형은 초반에 가져온 유리함을 끝까지 유지하며 상대에게 성장할 시간을 주지 않고 그대로 밀어붙여 게임을 끝내야 합니다. '스노우볼'의 핵심은 '맵컨트롤'이고 맵컨트롤의 시작은 타워 철거부터 입니다. 내가 라인 압도형 챔프를 골랐을 경우 최대한 빠른 타워 철거를 목표로 합니다. 이후 상대방을 밀린 라인에 묶어둠과 동시에 적극적인 용싸움/정글싸움 유도를 통해 수적으로 유리한 소규모 교전펼쳐 나가야 합니다. 상대방이 팀파이트에 합류한다 하더라도 지금 상황에서는 내가 더 성장을 잘했기 때문에 다른 라인이 망하지 않은 이상 나쁠것이 없습니다.
초중반 라인에서의 운영법은 라인을 당겨서 cs를 먹으며 상대방을 완전히 디나이 시키는 것도 좋겠지만, 사실 좀 더 베스트는 라인을 쭉쭉 미는 것입니다. 라인을 상대 타워까지 밀어 넣으며 상대가 cs 챙기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상대방이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게 제어해야 합니다. 더 중요하게는 상대방 정글러를 탑쪽으로 유도하는 것입니다. 같은 팀의 탑 라인이 타워까지 밀리는 상황에서 정글러는 탑의 지원을 올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정글러를 탑쪽으로 유도하여 다른 라인을 안전하게 만들고 자신은 철저한 와딩을 통해 킬을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팀 전체의 유리함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또한 라인을 밀면서 아군 정글러와 역갱을 준비해 킬까지 내는 전술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운영은 쉔과 같이 라인을 비워야 하는 상대로 매우 효과적이지만, 상대팀에 판테온, 트페, 샤코 처럼 강력한 로밍과 갱이 있는 조합 상대로는 어렵습니다.
한번 유리함을 선점한 이후에는 빠른 라인 클리어와 소규모 교전, 과감한 다이브 등으로 게임 주도권을 완전히 틀어쥐어야 합니다. 상대방 탑 라이너가 후반으로 갈수록 강려해지는 왕귀형 챔프라면 오더가 안맞아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상대방은 cs 격차를 점점 좁히고 자신은 힘이 빠지는 상황을 겪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계획대로 자신이 라인을 압도했을 경우의 이야기이고, 초반에 무리하다가 킬을 내줬다거나 실력 부족 등으로 자신이 오히려 라인에서 밀리는 경우에는 참으로 막막합니다. 게임 끝날때까지 잉여롭게 지내다가 상대방 탑 라이너가 캐리하는 모습을 구경하며 끝날수도 있는데요. 때문에 이 유형의 챔프들은 탑에 익숙치 않은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으며 자신이 확실한 실력적 우위에 있다고 생각할 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헉.. 글이 엄청나게 길어질 것 같은 분위기.. 일단 저장하고 계속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