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그 열쇠를 가져와야 한다는 거야?"
아리는 광장 분수 근처 벤치에 앉아 키니와 공놀이를 하는 동시에, 론도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자 론도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걱정 마, 그 열쇠는 내가 가져올 테니까."
"할 수 있는 거 맞지?"
테스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그동안 론도의 허술했던 행적을 떠올릴 때, 그의 걱정은 충분히 타당했다.
론도 또한 자신의 실수들을 알고 있었기에, 더더욱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당연하지! 블랙윙 상대하던거에 비하면, 그 영감님한테서 열쇠 하나 가져오는 거쯤이야 식은 죽 먹기라니까!"
그의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보며 테스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제발, 들킨다고 해도 학회장님을 기절시킨다거나 하지 않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무, 물론이지…"
론도는 은근히 찔린 듯 테스의 시선을 피하며 말을 더듬거렸다.
그런 론도와 테스를 뒤로한 채, 일행들은 열쇠와 그 비밀스러운 방에 대해 각자의 추측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 비밀의 방엔 대체 뭐가 있을까?"
올리비아가 상상에 잠긴 듯 묻자, 아론이 나름대로의 추리를 던졌다.
"10년 전 사건에 관련된 뭔가 중요한 게 숨겨져 있지 않을까?"
아론의 말에, 올리비아는 고개를 갸웃하며 의문을 덧붙였다.
"그렇다면 매드 회장님은 왜 그걸 숨기고 있을까? 친구가 누명을 쓰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거기다 카슨 학회장님도 이상해. 자기가 누명 쓸 각오를 하면서까지 지키려는 게 있다니… 그게 도대체 뭘까?"
일행들은 올리비아의 말에 동의하며 각자 나름의 추측을 내놓았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진실을 알기 위해선 결국 그 방에 들어가야겠네."
아리는 올리비아의 말을 곱씹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발에 무언가 부딪히는 느낌에 정신을 차렸다.
정신을 차린 아리의 발 앞에는 키니가 공을 굴리며 볼을 부풀리고 서 있었다.
"아, 미안해, 키니야. 잠시 생각하느라…"
아리는 서둘러 공을 주워 키니와 다시 놀아주려 했지만, 키니는 싫증이 난 듯 아리의 무릎 위에 올라앉았다.
아리는 피식 웃으며 키니를 끌어안고 그녀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그래, 잠깐 쉬자. 언니도 생각할 게 많거든."
키니는 고개를 갸웃하며 아리의 품에 편히 몸을 맡겼다. 그 모습을 보며 일행들은 잠시 미소를 짓고는 이내, 다시 이전 주제로 돌아갔다.
"도대체 그 드랭 박사가 연구하던 게 뭐…"
아론이 턱을 괴며 중얼거리자, 테스와 올리비아가 다급히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동시에 일행들은 조심스럽게 키니의 눈치를 살폈다.
키니는 갑작스러운 그들의 행동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기울였다. 그녀의 반응에 일행들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돌렸다.
아리 또한 키니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고 보니, 키니야. 네가 들고 다니는 저 공, 엄청 소중한가 봐?"
아리의 질문에 키니는 손에 든 작은 공을 내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아빠가 내가 아직 아기였을 때 산 거라고 엄마가 그러셨어요, 나중에 내가 크면 아빠가 이걸로 같이 놀아주겠다고..."
키니는 말을 마친 뒤, 잠시 고개를 숙이고 공을 바라봤다. 아리는 그 모습이 안쓰러워 그녀를 더 꼭 끌어안았다.
"아빠 보고 싶구나?"
아리가 조심스럽게 묻자, 키니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내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하지만 괜찮아요! 엄마도 있고, 아저씨도 있고, 언니랑 오빠들도 나랑 놀아주니까!"
키니가 환하게 웃어 보이자, 아리도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씩씩하네.."
.
.
.
.
.
잠시 후, 론도가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광장으로 들어섰다. 당당하게 들어오는 그의 모습을 본 일행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론도는 일행에게 다가와서는 곧장 주머니에서 열쇠 하나를 꺼내어 일행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러나 론도가 보여준 열쇠는 겉보기엔 평범해 보였고, 그 모습에 일행들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게 정말 그 방의 열쇠 맞아? 설마 엉뚱한 거 가져온 건 아니겠지?"
일행들의 질문에 론도는 화가 난 듯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맞다니까! 그 할아버지 방 서랍에서 엄청 꽁꽁 숨겨져 있던 거라구! 고생해서 가져온 건데 왜 이렇게 못 믿어!"
론도의 반응에 일행들은 서둘러 그를 달래며 치켜세웠다.
"알았어, 알았어. 네가 수고했어. 정말 대단하네!"
일행들의 칭찬에 론도는 기분이 조금 풀린 듯 열쇠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쨌든 시간이 없어. 빨리 출입금지 구역으로 가자. 그 할아버지가 언제 눈치챌지 모르니까."
론도의 말에 일행은 고개를 끄덕이며 출발 준비를 했다. 그러나 아리는 키니를 혼자 두고 떠날 수 없었기에, 결국 그녀를 제외한 5명이서 알카드노로 향하기로 했다.
잠시 후, 알카드노 정문에서 줄리엣을 기다리던 일행은, 문이 열리며 나타난 줄리엣과 함께 안으로 들어섰다.
그들은 휴게실로 줄리엣을 데려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다른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열쇠를 보여주었다.
열쇠를 유심히 살펴보던 줄리엣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이 열쇠는 뭐예요?"
그녀의 질문에 열쇠를 들고 있던 아론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카드노의 출입금지 구역 열쇠입니다."
"네? 이게-!"
줄리엣이 깜짝 놀라며 큰 소리로 말하려 하자, 일행은 급히 그녀의 입을 막으며 "쉿!" 하고 제스처를 취했다.
줄리엣이 당황한 듯 고개를 끄덕이자, 일행은 손을 치우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혹시 알카드노에 출입금지 구역이 있나요?"
아론의 질문에 줄리엣은 잠시 고민하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네… C-2 구역에 잠겨 있는 방이 하나 있어요."
"그럼 거기로 안내해 줄 수 있나요?"
일행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묻자, 줄리엣은 고개를 숙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 그런데… 꼭 가야 하나요?"
"네? 그게 무슨 소리죠?"
일행이 의아해하며 되묻자, 줄리엣은 얼굴이 창백해지며 힘겹게 대답했다.
"거기는… 귀신이 나온다고 해서 폐쇄된 곳이란 말이에요..."
"귀, 귀신이요?!"
일행들이 깜짝 놀라 외치자, 줄리엣은 덜덜 떨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대답에 일행들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물러설 수는 없었다. 결국, 일행은 줄리엣을 다독이며 그녀의 안내에 따라 C-2 구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C-2 구역의 복도를 따라가니, 양쪽에는 오래된 설비들이 늘어서 있었고, 설비들을 관리하기 위한 방들이 줄지어 있었다. 그런 방들 중 하나, 다른 방들과는 달리 창문도 없고 굳게 잠긴 문이 일행의 눈길을 끌었다.
줄리엣은 그 앞에서 걸음을 멈추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가 그 출입금지된 방이에요…"
줄리엣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 있었고,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녀의 말 때문인지 몰라도, 방 앞의 분위기는 어둡고 음산하게 느껴졌다. 마치 무언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긴장감이 일행을 휘감았다.
아론은 방의 문 앞에서 마른침을 삼키고는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냈다. 열쇠를 조심스럽게 자물쇠에 넣고 돌리자, 찰칵 소리와 함께 잠금장치가 풀렸다.
"들어간다…?"
아론이 일행을 돌아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일행은 긴장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반응을 확인한 아론은 심호흡을 한 뒤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끼이이이이익…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탓인지, 문은 날카로운 비명 같은 소리를 내며 천천히 열렸다. 방 안은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겨 있었고, 창문조차 없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복도에서 새어 들어오는 희미한 불빛만이 방 안의 일부를 어슴푸레 비출 뿐이었다.
아론은 벽을 더듬으며 스위치를 찾으려 방 안으로 한 발짝 들어섰다. 일행들도 그의 뒤를 따라 조심스럽게 방 안으로 들어갔다. 줄리엣은 불안한 얼굴로 망설이다가도, 결국 일행을 따라 방 안으로 발을 디뎠다.
그 순간,
쾅!
갑작스럽게 문이 강한 소리와 함께 닫혀버렸다.
"꺄아아아악!"
"뭐야?! 뭔데!"
"젠장! 문이 닫혔어!"
테스가 놀라며 소리쳤다. 일행은 깜짝 놀라 문을 확인하려 했지만, 닫힌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방 안은 여전히 어둠 속에 잠겨 있었고, 마치 무언가가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섬뜩한 기운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자, 잠깐만! 진정좀 해봐!"
아론이 당황한 일행들을 다독이려하자, 그의 뒤편, 방의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랜만에 손님이로군."
그 곳에 있을리없는 낯선 노인의 목소리에 일행들이 깜짝 놀라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천장에 달려있던 전등이 치직 거리며 깜빡이더니 곧, 방 안에 전등이 모두 켜지며, 방 안을 밝게 빛추었다.
일행들은 갑작스런 밝은 빛에 눈살을 찌푸렸다. 잠시 후, 조금씩 눈이 적응하기 시작하자, 그들은 방금 전 들렸던 목소리의 정체를 확인하였다.
그들의 눈 앞에는 허공을 둥실둥실 떠다니고 있는 말 그대로, 유령이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반갑네, 나는 파웬이라고.."
"귀신이다아-!!!!!!!!!!!!"
.
.
.
.
.
잠시 후, 가까스로 진정을 되찾은 일행은 앞에 떠 있는 유령을 바라보았다. 안경을 쓰고 긴 머리카락과 수염이 흩날리는 노인은 언뜻 보기엔 사람이었지만, 하체가 없었고 무엇보다 공중에 떠 있었다.
그 초현실적인 모습에 론도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지, 진짜 유령인가요…?"
그의 질문에 유령, 파웬은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그럼 내가 사람처럼 보이냐?"
"그건 아니지만…"
론도가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이는 사이, 테스가 한 발 나서서 물었다.
"그럼 파웬 씨는 여기서 뭘 하고 계신 건가요?"
"과학자가 뭘 하겠나? 당연히 연구지."
"여, 연구요? 여기서요? 아니, 그보다 몸도 없으신데 어떻게 연구를 하신다는 거죠…"
테스의 말에 파웬은 팔짱을 낀 채 자신만만한 태도로 말했다.
"흥, 그런 건 멍청이들이나 신경 쓰는 거야. 나는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지."
"아… 네, 대단하시네요…"
테스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파웬을 바라보는 동안, 이번에는 아론이 나서서 물었다.
"그러면 혹시 여기에 얼마나 오래 계셨던 건가요?"
아론의 질문에 파웬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대충 10년? 15년? 이제는 너무 오래돼서 기억도 잘 안 나는군."
그의 대답에 놀란 아론이 다시 물었다.
"그, 그러면 혹시 이곳이 폐쇄되기 전에 이곳에 있던 사람을 아시나요?"
아론의 질문에 파웬은 턱을 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더니 중얼거리듯 말했다.
"이곳이 폐쇄되기 전이라… 음, 마지막으로 여기서 본 박사가 누구였더라… 드롱인가? 드릴이었나…"
"혹시… 드랭 아니에요?"
아론의 질문에 파웬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아, 맞아! 드랭! 이야, 이 방에 여러 사람이 다녀갔지만, 그 자 같은 인간은 처음 봤다니까."
"왜요? 그분이 어땠길래요?"
일행이 의아해하며 묻자, 파웬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진절머리 난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연구자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지. 실패에서 배울 수 있는 게 많으니까. 하지만 그 작자는 너무 무모했어. 농담 조금 보태자면, 유령 동료가 생길까 걱정될 정도였다고."
"도대체 무슨 연구를 했길래요…?"
일행의 질문에 파웬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건.. 직접 보는게 나을거다."
그가 손가락을 튕기는 동시에 방 안의 공간이 일그러지는 듯하더니, 곧 그들의 주변이 어둠으로 뒤덮였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일행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잠시 후, 서서히 공간이 안정을 되찾더니 곧, 그들의 눈앞에는 과거의 모습으로 재현된 연구실이 펼쳐졌다.
"지금 보는 건 이 방의 과거 모습이다."
파웬은 담담히 말했다. 일행들은 신기하다는 듯 방 안을 둘러보았다. 복잡한 설비와 자료들, 그리고 당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연구실이었다.
그 순간, 방 안에 한 남자가 들어섰다. 깔끔하게 뒤로 넘긴 머리와 흰 가운, 지적인 안경을 쓴 남자는 연구에 열중하고 있었다. 파웬은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자가 드랭이다."
"저 사람이 드랭…? 아니, 그보다.."
"저거… A씨 아니야…?"
일행은 경악하며 드랭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조금은 다른 점도 있었지만, 분명 그의 모습은 마을에서 만났던 휴머노이드 A가 분명했다. 일행은 숨이 막힌 듯한 표정으로 드랭을 바라보았고, 드랭은 여전히 자신의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는 신체를 본뜬 기계를 조립하고 해체하며 끊임없이 작업을 이어갔다.
올리비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 저게… 뭘 하는 건가요?"
파웬은 드랭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대답했다.
"신체와 기계의 완전한 융합. 그리고 영생."
"영생요? 그게 가능해요?"
깜짝 놀란 올리비아가 되묻자, 파웬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가능할 리가 없지. 그 전에 온몸이 괴사해서 죽어버릴 거다."
아론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러셀론 씨도 그랬어. 인간의 몸은 코어 에너지를 감당할 수 없다고. 그 전에 몸이 붕괴될 거라고."
"그래, 무모한 짓이지. 하지만 저 자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파웬은 드랭을 지켜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시선을 따라간 일행은 드랭이 자신의 팔에 기계 팔을 장착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기계에서 찰칵-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드랭의 얼굴에 고통이 서렸다. 그는 이를 악물고 신음을 흘렸다.
일행은 끔찍한 광경에 몸을 떨었고, 파웬도 얼굴을 찡그렸다.
"마력석의 코어 에너지는 마력을 태워 발생하는거다. 저렇게 신체와 직접적으로 닿게 하면 끓는 물에 손을 넣는 것과 다를 바 없지."
"그리고 설령 열기를 견딘다 해도, 계속해서 에너지가 신체에 영향을 미치면 결국 세포가 괴사해 붕괴할 거다."
파웬은 일행들을 돌아보며 물었다.
"저 자가 왜 저런 짓을 하는지 아나?"
파웬이 눈앞의 드랭을 바라보며 묻자, 일행은 서로의 눈치를 보다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자신의 아내를 위해서요."
파웬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아내와 함께 살고 싶다면서 저렇게 영생을 연구했지."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덧붙였다.
"어리석은 인간이지. 불가능한 미래를 꿈꾸며, 헛된 희망에 매달렸으니. 정작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건 바로 곁에 있었는데 말이야."
파웬의 눈에는 드랭을 향한 안타까움이 서려 있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연구에 몰두하는 드랭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럼에도 저 자는 끝끝내 포기하지 않더군. 결국 그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렸지."
파웬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그 순간, 방 안의 문이 열리며 또 다른 누군가가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