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그리마 깊은 지하, 호드의 대족장 가로쉬 헬스크림이 옥좌에 앉아 있었다. 때는 깊은 저녁.
상황 보고는 좋지 않았다. 영원꽃 골짜기를 파괴시켜놓고 가로쉬는 오그리마로 돌아온 참이였다.
부하들이 병력 상태와 수비 대형에 대해 보고하고 있었지만, 가로쉬는 듣는둥 마는둥 했다.
'올 때가 됬는데..'
가로쉬는 마음이 착잡했다. 승리를 확신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진정한 호드의 힘을 이제 보여주리라.
"족장님!"
말코록이였다. 가로쉬가 멍 때리는 모습이 보였나 보다.
'아차, 대족장이 이러면 안되지'
가로쉬는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젤라! 넌 항구로 용아귀 부족을 데리고 가사 드라노쉬아르 봉쇄선을 방어해라. 나즈그림! 넌 오그리마 정문 수비를 해라. 반란군 찌꺼기들은 능히 막아낼수 있겟지? 말코록! 넌 어둠의 틈에서 대기해라. 상대는 겨우 하찮은 반란군과 얼라이언스 뿐이다. 오늘은 다들 각자 위치로 돌아가서 쉬어라. 내일, 우리는 진정한 호드의 힘을 보여준다!"
부관들이 답했다.
"예! 대족장님!"
"코르크론! 너희도 이만 물러가도록! 힘을 비축해라."
가로쉬의 부관들과, 가로쉬의 호위무사도 방을 나가기 시작했다.
가로쉬는 생각했다. 하찮은 버러지들에게 오크의 진정한 힘을 느끼게 해주리라.
이윽고 모두가 물러갔다. 그러나 그림자 하나가 살아 움직이는 듯 했다.
가로쉬는 승리에 찬 미소를 지었다. 이순간을 기다려왔다.
"거기 있는거 다 안다. 비겁하게 숨지 말고 슬슬 나오시지"
그러자 그림자가 흔들리더니, 어둠속에서 맨발이 나왔다.
"야밤에 경비도 없이 혼자 있다니, 겁도 없군, 대.족.장"
걸걸한 목소리. 맨발. 거대한 어금니. 틀림없다.
"하! 이시간에 죽으러 온건가? 아니면 다시 호드로 기어돌아오는 거냐? 미안하지만, 너처럼 약해빠진 놈은 호드에 필요없어, 볼.진."
"난 너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기 위해 왔다, 헬스크림. 모든 무기를 거두고 항복하면 목숨은 살려주도록 하지."
"나약한 트롤다운 발상이군. 진정한 호드에게 항복이란 없다. 오크보다 강한 종족은 없어!"
"나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는군 가로쉬. 너의 헛된 망상때문에 수천, 수만이 피를 흘릴 필요는 없다. 지금, 여기서, 너에게 막고라를 신청한다!"
가로쉬는 실소했다.
"하! 그깟 더러운 트롤 따위가 막고라를 신청하다니! 오냐, 기꺼이 죽여주마!"
볼진은 자신의 창을 들었다.
"규칙은 너도 알겟지 가로쉬. 갑옷을 입어선 안되."
볼진은 헝겊 하나만 빼고 모두 벗었다.
가로쉬도 만노로스의 엄니를 내려놓고, 헝겊만 걸쳤다.
두 사나이의 몸은 근육으로 가득했다. 가로쉬는 힘이 가득차있다면, 볼진은 유연함과 민첩함이 가득했다.
이윽고 두 지도자는 싸우기 시작했다. 대족장의 방 안은 무기가 부딫히는 소리로 가득 찼다.
집중해야 한다. 두 남자 모두 쥐죽은 듯한 침묵을 지켰다. 싸움이 지속될수록 공기는 점점 뜨거워졌다.
5분. 10분.
마침내, 볼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대로는 끝날것 같지 않군 가로쉬. 진정한 힘의 우열을 가려야 할것 같군."
가로쉬는 미소를 지었다. 이 순간을 위해서, 오늘 밤을 기다린 가치가 있었다.
"그런것 같군. 너의 도전을 받아들이마. 오늘! 진정한 호드의 위용을 느끼게 해주마!"
볼진이 한발자국 다가왔다. 볼진은 창을 옆으로 던졌다. 가로쉬도 무기를 버렸다.
"진정한 힘은 명예에서 나온다 가로쉬. 오늘 밤을 잊지 못하게 해주마."
가로쉬는 크게 웃었다. 그리고 볼진의 눈을 응시했다.
가로쉬는 볼진의 어금니를 들어 올리고 나즈막하게 말했다.
"그럼 지금부터 누가 진정한 대족장의 자격을 가졌는지 보자!"
[더 읽기 위해서는 코르크론 세력과 확고한 동맹이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