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리링 띠리링링 띵띠링 띵띠리리리링! 냔! 냔! 냐라랴! 냔! 냔! 냔!"
아악! 저 놈의 알람!
'팍!'
나는 본능적으로 스마트폰 알람을 꺼버렸다. 으, 머리 정말 아픈데 늦잠 좀 자게 해줘.... 술 얼마나 마셔댔는지 모르겠지만.... 휴우.... 많이 마셨으니 머리가 아프지. 나는 몸을 돌리고 이불을 다시 덮었다. 근데 무슨 냄새가 난다? 킁킁.... 누X라? 누X라다! 분명 이 달콤한 초콜릿 냄새는 누X라 일거야!!
헐레벌떡 일어났더니 누가 수저로.... 누X라 묻은 것을 들고 있었다. 노크타이 녀석이.
"오우! 효과 죽이넼! 확실히 반응하는구만앜!"
아니, 이녀석.... 날 깨울려고 한거야? 응? 웬일로.... 볼을 양손으로 비벼주었다.
"이 작은 악동 녀석. 날 깨울려고 유혹책 썼구나? 그치? 웬일이지만, 고마워!"
"으헤헼! 너그도 칭찬 웬일로 하넼! 자자! 일어나즈아잨! 마, 식빵에다가 누X라를 발라 묵자 아이갘!"
이 자식 오늘따라 특이하다니까....
토스트기에 식빵 둘을 넣었다. 그리고 안에서는 굽는 열기가 느껴졌다. 또 노릇노릇한 냄새를 내뿜어댔다. 식빵이 팅하며 토스트기에서 나와주었다. 그리고 드디어.... 비장의 무기 누X라를 꺼냈다. 푱하는 뚜껑이 열리며 반갑고도 달달한 냄새가 풍겼다. 이제 나이프로 쓱싹쓱싹 빵 하나에 바르고 또 다른 하나로.... 누X라를 바른 빵 표면에 포갰다.
설거지 하기 귀찮아서 접시대신 찢어진 노트의 종이를 깔았다. 이건 사실 나만의 파괴 흑마법사의 딜사이클을 적어서 외우려다가 해보니 딜도 느리고 딜미터기가 잘 안나오는 등 영 아닌거 같아서 그냥 찢었는데 버리긴 아까우니 이렇게 처리해야겠다.
암튼, 이제 슬슬 책이 빠질 순 없지. 그러고보니 방 안에서 책장이 있었지. 그리고.... 눈에 띄었다. 야한 연애 소설이. 누가 넣었는지 몰라도 모험가들을 위한 서비스는 좋다니까. 흐흐.... 여관 소유의 책갈피도 있었다. 나중에 이어서 읽을 때 꽂아야지.
잠깐, 뭐가 빠진거 같은....
"카자콜라 나가신닼!!"
그래, 음료가 빠졌지. 우유는 아니지만 노크타이가 카자콜라를 줬다. 욘석이 왠일로...?
"고마워. 너 왠일이냐? 왠일로 콜라도 가져다주고...."
"우린 친구잖엌!"
근데, 누X라 잼이 노트에 흘러내리자.... 노크타이가 소리쳤다.
"이봨! 내가 너 그렇게 흘릴줄알았닼!"
나는 이에 대꾸했다.
"어차피 버릴건데 뭐가 문제니?"
어차피 버릴거 아까우니 종이는 이렇게 처리할건데.
"이면지 모르냨! 우리 아제로스 푸르게 푸르게엨!"
"이면지? 아 맞다! 내가 왜 뒷장에 쓸 생각을 못했을까!"
그러고 보니.... 생각못했네, 이 모르탁, 바보! 너의 팩트 폭력에 대한 나의 패배를 인정한다. 노크타이.
"나의 패배를 인정한다."
"암튼! 빨리 먹어야짘! 높은 산에서 구호활동해야짘!"
또 높은산이야?! 으아아! 쓸데없이 높고 언덕 많아서 험하고 길 찾는것도 힘든데! 진짜진짜 싫어!!!
"왜 울상이냨! 또잇또잇 먹으라곸!"
알았어! 알았다고! 먹는다! 일단 카자콜라를 마셨다. 근데 왜 이렇게 짜지...? 뭐 넣은거 아니야?
"노크타이, 너 카자콜라에다가 뭘 탔어?"
노크타이는 싱글벙글 웃으며
"뭘 탔을까요? 뭘 탔을까요? 길니아스산 마X이트!!!"
마X이트?! 입맛 특이하다던 길니아스 인들의 그 스프레드?! 노크타이는 그걸 꺼내고 놀려대고 있었다. 넌 죽을 줄 알아라!!!
"YOU JUST ACTIVATED MY TRAP CARD!!!!"
녀석은 킬킬대며 외칠때, 나는 녀석의 볼을 잡아댕겼다. 쭈우우욱!
"아아악!!!!!!"
"WHY YOU LITTLE!!!!"
높은 산, 나와 캘리나 누님과 오르누스 님은 높은 산에 도착했다. 높은 산의 건물과 다리는 박살난채로 있지만 뚝딱뚝딱 소리를 내며 높은산 타우렌들의 손에 고쳐지고 있었다.
"조심히 고치게나!"
"알겠네! 그쪽도 나무가 무거우니 조심하게!"
전쟁의 상흔이 꽤 남아있었지만 타우렌들이 고치고 있으니 다행이다. 앞으로도 또 상흔이 남겨지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다리가 불편한데.... 어쩌지...."
어느 할머님이 옆의 아드님의 부축을 받으며 힘들게 나아가고 있었다. 나는 악마의 관문을 소환하여 할머님과 아드님을 도와드렸다.
"이쪽으로 지나가십시오. 할머님."
그 두 분은 악마의 관문을 통해 금방 지나갈수 있었다.
"고맙우이! 젊은 녹색 피부의 친구!!"
"허면, 수고하게나!"
두 분은 나에게 감사를 표했다. 노크타이는 나에게 키득대며 말했다.
"노인공경 오졌다!"
으이구.... 이 녀석 말버릇 봐라.
"그런 말 쓰는거 아니야. 이 놈아."
"모르탁! 이쪽으로 와서 같이 옥수수 빵 나눠주고 그러자!"
누님은 빵 수레를 든 채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아, 누님. 알겠습니다. 오르누스 님은요?"
"나는 신성 사제로서, 저 부상병들을 치료해야겠군. 모두 수고하게나."
서로 잠시 흩어지고 난 뒤에 나랑 누님이 걸어가며 이야기를 나눴다.
"높은 산.... 예전에 저기서 멋진 나이트본 궁수 분도 구해주고 샬아란으로 데려가서 아르칸도르의 열매를 가져다 드렸던게 생각나네."
누님은 내가 아즈스나에 있었을때 높은 산에서 한 일을 떠올렸다.
"누님도 참.... 힘든 사람을 보면 지나치시지 못하신다니까요."
난 웃었다. 누님은 이에 대답했고
"물론이지! 힘든 사람을 도와야지!"
누님은 원래 그런 성격이었다. 내가 사춘기때였나.... 쿠엘탈라스로 유학 갔던 때 였나, 거기서 그 썩을 블러드엘프 새끼들에게도 뚱땡이라고 놀림당할 뻔했는데....
"얌마! 너희들 한번만 더 그러면 머리카락 파마머리로 태워버린다!"
누님이 날 구해준걸 시작으로 함께하게 되었다. 누님은 화염 마법사이고 나는 파괴 흑마법사인데 서로 상극적인 것 없이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고 많은 일들을 겪었다. 그리고 지금도....
"모르탁! 다 왔어! 빵 나눠줘야지! 모두! 식사하세요! 한 줄로 서서 어서 와요!"
"아, 모두 한 줄로 서주십시오!"
아, 어느새 다왔구나. 얼른 빵 나눠줘야지.
높은산 타우렌들이 줄서서 빵 배급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군단의 침공에 대한 피해는 꽤 심했다고 들었다.
더군다나 농지들도 가뜩이나 많이 파괴되었는데 이 틈에 다르그룰의 잔당 드로그바들이 연어를 마구잡이로 잡아대고 하피들과 네싱워리 사냥꾼들이 동물들에게 저주 걸어대거나 마구잡이로 사냥해대는 바람에 식량배급이 줄어버려 달라란 측에서 식량들을 조달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달라란 측에서도 이번 배급은 적을것이라고 말했다. 나저나, 이 놈의 전쟁.... 빨리 끝났으면....
"또 생 옥수수빵이야?! 맛도 없는데! 나 고기 싶어! 고기 먹고 싶다고!"
"호른, 지금 고기가 다 떨어져서...."
어느 사내 아이가 칭얼대기 시작했다. 빵은 싫다고 계속.... 어쩌지....
"빵 싫다고 빼애애애액!!"
"꼬마야, 지금 다른 분들도 빵먹고 싶어하지 않아. 다른 분들도 입장 생각해줘...."
캘리나 누님은 계속 그 사내아이를 달래고 있지만, 그래도 계속 울어댔다. 어쩌지.... 뭘 하면 좋을까.
나는 순간 내 가방에 있던 누X라가 생각났다. 그래. 한번 그걸 꺼내보는거야. 나는 그 호른이란 아이에게 손짓했다.
"꼬마, 꼬마."
호른은 훌쩍이고 있었다.
"오크 형...?"
"남들에게 비밀인데, 이거 빵에 발라줄께...."
나는 내 가방에서 누X라를 꺼냈다. 그리고 그 옥수수 빵에 발라주었다.
"형? 이거 뭐야?"
"누X라. 한번 먹어봐! 맛있을거야."
호른은 어느새 한입에 베어먹었다. 그리고 호른은 전율하기 시작했다. 초콜릿의 단 맛과 헤이즐넛의 고소한 맛에서 느껴지는 나는 미미(美味)를! 분명 호른은 잊지 못할 맛이었다!
"오오오옷!! 맛있다! 이거 잼 이름 뭐야?"
"누텔라. 얘, 이거 먹은 거 남들에게 비밀이란다. 아, 약속하자. 호른. 무슨 일이 있든 얼굴을 찌푸리지 말거라. 너만 힘든게 아니란다. 전쟁이 널 힘들게 하지만, 언젠간 이 모든 상황이 나아질거라 믿으며 언제나 힘든 기색 내지말고 살거라."
호른은 언제 찌푸렸나는 듯 웃으며....
"형! 고마워! 약속할께요. 오크 형 이름이 뭐야?"
"난 모르탁 문글레이브란다. 언젠간 다시 만날수도 있을거야."
"전 호른 스톤후브에요. 나중에 또 만나요. 안녕!"
그 남자아이는 어디론가 싱글벙글 웃으며 갔다.
구호활동이 끝났다. 구호활동이 끝났는데도 오르누스 님은 대부족장 마일라 하이마운틴과 식량문제에 대해서 의논을 나누고 오셨다.
"모르탁, 캘리나. 이번 식량 배급이 적었던것 사실이다. 허나, 달라란 측 또한 사정이 어려운건 마찬가지. 언제까지 높은산은 구호에 의존할 순 없다네."
오르누스 님은 한숨을 푹 쉬셨다. 이에 대해 나는 생각이 떠올랐다. 누님이 물빵을 나눠준다면....
"누님! 원기회복의 의식으로 소위 물빵을 만들면 되지 않습니까!"
노크타이도 이에 거들었다.
"맞앜맞앜! 모두들 "김미 물빠아앙!!!" 하고 외칠거옄!"
이에 누님은....
"모르탁, 나도 해본 생각이긴 한데.... 그건 위험한 생각같아."
어째서? 누님은 이어서 왜 위험한 생각인지 말씀해주셨다.
"물빵 생산은 배급되는 즉시 무한대로 나오기 때문에 농업을 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를 일으켜서 타우렌들의 식량 생산을 망칠수도 있고, 마법에 대한 의존과 남용은 위험성이 있고, 물빵은 사라지고 원기회복의 의식을 또 소환할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배급과 저장이 의외로 까다로워."
누님이 구구절절 옳은 말씀을.... 내가 생각이 짧았다. 누님은 마력 중독도 겪으신 블러드엘프이시니까 마법에 의존에 대한 우려를 내미시는 것은 당연한거다. 심지어 나이트본 분도 구하셨다고 하니.... 암튼, 누님 말이 맞아. 높은 산 타우렌들에겐 필요한 건 구호이다. 허나, 궁극적으로 높은 산 타우렌들에게 살아갈 자립심과 끈기를 세울 구호가 필요하다.
"누님 말이 지당하군요. 높은산 타우렌들에겐 군단의 침략에도 꿋꿋히 일어설 자립심과 끈기가 필요합니다. 언제까지 우리가 그들에게 연민만을 가지고 베풀기만 할 순 없는 법이죠. 그들에게 주어야 할건 힘입니다."
누님은 웃어주었다.
"역시 내 동생이야. 모르탁! 생각이 엄청 깊다니까!"
"헤헤...."
"둘 다.... 말이 맞다. 모르탁, 캘리나. 오늘은 바쁜 날이 되겠구나. 네싱워리 일행과 협상을 해야하고, 야생동물들을 오염시키는 하피들을 쫓아내고, 연어를 무단포획하고 횡포를 부리는 다르그룰의 잔당들을 처치해야겠구나. 일단 휴식을 취했다가 준비하자구나."
오늘도 해야 할 일이 많구나. 그래도 많은 이들을 지킬려면 분주해야겠지. 우리 동족들의 진정한 명예인 빈 모크 타자크 차(그대를 지켜주겠습니다.)라는 말에 나 자신이 부끄럽지 않게 노력해야겠지.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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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남에게만 의존할 순 없는 법. 개개인의 힘을 기르는 것 또한 살아가는데에 중요합니다. 그리고 전쟁은 없어야 하겠지요. 파괴만 가져오는.... 나저나, 저 위의 모르탁의 그림은 음란한 멀록 메이드 작가님인 인벤의 Bloodyblack 님, 루리웹의 잿빛 하늘 아래 님께서 리퀘스트 받고 그려주셨습니다. 인벤에서 그분 작품 관련 팬픽을 쓴 적도 있어서 개인적인 친분을 쌓았죠. 헤헤. 아무튼 소설 즐겁게 감상하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