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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도망치는 여자(언데드 대장정) Chapter 1-4 군상들

들남
댓글: 23 개
조회: 3579
추천: 22
2018-04-07 10:29:59

Chapter1-4 군상들

 

그날 낮에 일어난 몇시간의 전투문에 로즈정은 완전히 달라지게었다. 우선은 몇시간의 전투 중에 도적 직업 교육관이 사망했다. 교육장을 뛰쳐나와 단검으로 적의 목을 난자하던 교육관은 십자군의 칼날에 목이 떨어져나가버렸다. 하지만 그게 로즈가 새로운 교육관을 찾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다넬의 말에 따르자면,

 

"이미 난장판에서 교육관보다 날뛰고 있었는데 배울 필요가 있으려나?"

 

그랬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로즈는 전쟁터를 미친듯이 날뛰며 생살을 칼로 찢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있었는지는 본인도 알지 못했다. 그냥 위급 상황에서의 생존본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뛰어난 기량을 발휘해 버렸다. 다만, 전투후에 본인이 스스로에게 너무 질색해버리는 바람에, 전투원으로써 역할을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받아들일 준비가 안되었다, 그렇게 로즈는 둘러댈 수밖에 없었다.

 

둘째는 모르도가 일이 늘어났다는 것이었다. 전투의 여파로 마을 입구에는 붉은십자군의 시체가 쌓여있었다. 전투가 끝난 , 수레와 병사들이 마을입구에서 십자군의 시체를 수거해갔다. 모르도는 시체들을 포세이큰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로즈는 시체들을 다시 살려놓으면 오히려 적군이 되는것이 아닌지 의문스러웠지만, 그런데 신경쓸 여유는 없었기에 그냥 하겠지, 생각하고 말았다. 전투원으로써의 교육의 과정은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 없었고, 이제 남은 일은 장의사로써의 교육과정만 남았으니 모르도의 일을 도와주러 가야 했다. 로즈와 다넬은 우선 전투중에 다친 몸을 회복시키기로 했다. 포세이큰 치유사들이 속속 전투현장에 도착하고 있었다. 아직 전투와 갑작스런 각성의 후유증이 진정되지 않은 로즈는 둔덕에 다넬과 앉아 시체를 수거하는 수레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전투가 남긴 시체들, 한차례의 소요 뒤에도 완벽하게 상황을 복구시키는 감정이 죽은 병사들. 약간의 시간만 지나면 아무도 이곳에서 참극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마치 늘상 그랬다는듯이 모든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었다. 오직, 로즈와 다넬만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했다. 로즈와 다넬은 지친듯이, 툭툭 내던지듯이, 말을 나누었다. 한마디, 한숨 한번.

 

"다넬?"

 

"."

 

"이런 일이 자주 있는건가요?"

 

"종종 있지. 드물진 않아."

 

다넬도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이런 일을 자주 겪으려면… 그래, 나도 남들처럼 감정이라곤 없이 목적만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네요. 다넬은 좋겠다. 이런거 보고도 아무것도 못느끼겠죠?"

 

"원래 그랬는데, 오늘은 다르네."

 

"오늘은 배에서 터져나온 내장이 선명하게 보이나봐요?"

 

다넬은 아무말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로즈의 모습을 보고 없던 감정이, 갑자기 뭔가가 솟아올랐다고는, 그렇게는 말할 없었다.

 

"그런가 보지. 오늘따라 얼굴에 닿는 내장이랑 터진 뇌수가 감촉이 촉촉하게 느껴졌던거 같네."

 

"젠장, 아직도 이런걸 보고 뭔가를 느끼는거지. 나도 빨리 감정이라고는 없는 괴물이 되어버렸으면 좋겠네요."

 

"아직 감정이라는걸 가지고 있다는것에 감사하셔야 합니다, 아가씨."

 

낯익은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그렉? 여기 어떻게 온거에요?"

 

"치유사의 자격으로 왔지요. 저는 생전에 빛을 섬기는 사제였답니다."

 

"……"

 

평소같으면 질색하거나 욕지거리를 퍼부었을 다넬이 지쳤는지 이번에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바라보던 시체들의 산을 계속 바라볼 뿐이었다. 그렉은 로즈의 팔과 다리, 여기저기 찢긴 곳에 손을 얹고는 조용히 노래를 부르듯 뭔가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로즈의 찢어진 팔과 다리의 살들이 빠르게 붙기 시작했다.

 

"고마워요, 그렉."

 

로즈는 더욱 고마움을 담아 말하고 싶었지만 지쳐버린 입에서 나오는 말투는 로즈가 듣기에도 너무 건성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순간에 느낀 모든것이다' 그런 말이 있죠. 감정이라는 것은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기본적인 정체성이자 우리같은 생명체들이 받은 최고의 선물이랍니다.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지배하세요. 아가씨가 가질 있는 최고의 힘이 되어 줄꺼랍니다."

 

"언제나 고귀하시네요."

 

로즈는 자기도 모르게 빈정거림을 말에 담고 말았다. 그러나 그렉은 여전히 미소를 띄고 있었다.

 

"가끔은 사제들의 말이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질 때가 많지요. 항상 누군가의 영혼을 만져줄 있는 사제가 되길 바랬지만 그런건 필멸자가 감당하기에 너무 짐이었나 봅니다. 저의 부족함을 용서해주십시오."

 

"여전히 말은 하시는구만."

 

갑자기 조용히 있던 다넬이 대꾸했다.

 

" 왜그래요, 다넬! 제발 한번만이라도 편하게 말을 하면 안돼요?"

 

"안돼. 영감탱이한테 치료받지는 않을꺼야. 알아서 치료 받든지 말든지 하라고."

 

말을 남기고 다넬은 일어나서 가버렸다. 도대체 남자는 없는 인간이었다. 마음에 들법 하면 젠장맞을 성격이 튀어나왔다. 분명 생전 연애한번 못해봤을꺼야.

 

" 괜찮습니다. 아가씨. 다른 다치신데는 없나요? 살펴보세요."

 

", 여기도 찔린 같네요. 여기도 치료해주세요."

 

그렉은 로즈의 여기저기를 살피며 상처를 복구해주었다. 감각이 많이 느껴지지 않다보니 여기저기에 느끼지 못했던 상처들이 있었다. 이윽고 상처가 모두 치료되었지만 로즈는 여전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영혼에, 마음에 새겨진 상처까지 몇번의 흥얼거림으로 치료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쳐보이시는군요."

 

", 맞아요. 지쳤어요."

 

잠시의 적막이 흐른 , 로즈가 입을 떼었다.

 

"그렉, 그렉은 사람을 죽여본 적이 있나요?"

 

그렉은 잠시 조용히 로즈를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사람을 죽여본 적은 없지만, 그보다 더한 짓을 저지른적은 있죠."

 

"그렇군요."

 

잠시의 적막이 흘렀다. 어느새 그렉은 다넬이 앉았던 자리에 앉아 있었다.

 

"죄책감같은거… 느끼나요? 그때 저질렀던 일에 대해서."

 

". 그게 사실은 지금 이렇게 살아가게 만든 이유입니다."

 

그렉의 얼굴에서 조용히 짓던 미소가 사라지고 무표정하고, 지친듯한 표정이 나타났다.

 

"그때를 기억하면, 그때 제가 저질렀던 실수를 기억하면… 이전 삶이 통채로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죠. 어쩌면 지금 그때 저질렀던 잘못에 대한 벌을 받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저도… 그렇게 벌을 받게 될까요?"

 

그렉은 잠시 생각에 잠기는 했다. 어린 손녀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 고민하는 할아버지의 표정이었다.

 

"...그건, 아가씨가 죄를 지었느냐에 달려있을껍니다."

 

" 오늘 사람을 죽였어요."

 

로즈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것도 한둘이 아니에요. 저기 지금 보이는 시체들, 절반은 제가 죽였을꺼에요, 아마. 그럼 무슨 벌을 받게 될까요? 불구덩이에라도 던져지게되는걸까요?"

 

"글쎄요. 경우에 따라서는 그럴지도 모르죠."

 

"그렇군요."

 

"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 한가지 여쭤보겠습니다. 죄는 누가 죄라고 규정짓는걸까요?"

 

"글쎄요. 그렇게 어려운건 생각해 적이 없는데요. 빛의 교단에서는 뭐라고 하죠?"

 

"이건 교단의 지침은 아닙니다.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죄는 신이나 혹은 규칙이 매기는게 아닙니다. 자기 죄는 자기 자신이 스스로 매겨놓는거랍니다. 물론 처벌도 스스로 내리는 거죠."

 

그렉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모든 존재의 마음에는 양심이라는 저울이 있어, 스스로 무엇이 잘한것인지, 무엇이 잘못한것인지를 있답니다. 물론 잴수는 있지만 결과를 애써 무시하는 사람들도 많죠. 아가씨가 스스로의 양심에 걸고 판단했을 , 행동이 정당하다면, 그건 아가씨의 죄가 아닙니다. 하지만 아가씨가 판단하셨을 , 스스로의 행동이 불구덩이에 던져질만큼 끔찍한 잘못이라면, 그건 죄입니다. 이미 그걸 아셨을 , 아가씨의 영혼은 불구덩이에 던져진것이나 다름이 없지요. 그게 세상의 법칙이 내린 선악의 구별법입니다."

 

"그럼 오늘 일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스스로를 용서하세요."

 

"제가 그래도 될까요?"

 

"그럼요. 물론 아가씨가 판단해서 용서받을만 하시다면요. 그렇지 않으시다면, 값을 대신 치를만한 뭔가를 하셔야겠죠. , 스스로를 너무 괴롭히시지 말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살아가는 모든 존재는 죄인이랍니다. 세상 자체가 죄로 가득찬 세상인걸요. 그렇게 삶이라는 짐을 하나하나 져가면서, 오랜 시간동안 하나하나 갚아가면서 살아가는거랍니다."

 

말이 끝나고, 그렉은 조용히 미소지었다. 말을 전부 이해하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했지만, 그것 하나만은 받아들일 있었다. 스스로를 용서할 있다는 .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 그렇게 생각하니 비로소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는 했다. 오랜 시간의 적막이 흐르고, 마지막 시체가 수레에 실려갔다.

 

"마음이 진정이 되셨나요?"

 

", 고마워요, 그렉. 조금은 맘이 편해진 하네요."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군요. 그럼 저도 이만 일어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치료해줘야 병사들이 많아서요."

 

". 저도 일어나봐야겠네요. 모르도를 도와주러 가봐야겠어요."

 

그렇게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사람에게는 각자의 짐이 등에 매달려 있었지만, 로즈의 걸음은 확실히 조금 전보다는 가벼워보였다. 내가 갚을 있는것, 그게 뭘까. 그렇게 생각하며 로즈는 모르도의 납골당으로 달려갔다.

 

 

 

 

 

 

 

 

 

"이런, 로즈! 정말 좋은 때에 맞춰서 왔네! 도와줘! 할일이 정말 많다고!"

 

모르도는 여전히 그때 자리에서 똑같은 모습으로 있었다. 시체더미 옆에 앉아 잔뜩 모여있는 새로 살아난 시체들의 여기저기를 꿔메고 있었다.

 

"어서! 어서 이리로 ! 여기 앉으라고! 바느질 같은건 이전에 해봤겠지?"

 

"그럼요, 도와드리면 될까요?"

 

" 친구들 몸에 모자란 부분들이 있으면 노끈으로 꿰매주면 . 필요한 부품은 이쪽에 쌓여있고, 그냥 보통 바느질보다는 튼튼하게 몇번 겹쳐서 꿰메라고! 꿰매기 전에 여기 영약을 상처 안으로 부어넣고! 양은 적당히 알아서 조절하면 !"

 

"잠… 잠시만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이걸로 하면 되는거죠?"

 

"빨리! 빨리 ! 시간이 없어! 뒤에 선놈들 안보여?"

 

"턱이 날아간 어떻게 하죠?"

 

"턱은 지금 부품이 없어! 그냥 그렇게 살라고 !"

 

로즈는 허겁지겁 시체들을 상대했다. 팔이 없는 시체, 손목이 날아간 시체, 얼굴 반쪽이 날아간 시체… 가지각색의 시체들이 로즈와 모르도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로즈가 깨어날 때는 이정도로 많이 있지는 않았는데. 십자군들이 죽으면서 해야 일들이 많아진건가? 그런데 수선을 받으러온 시체들 중에서 십자군 군복을 입고 있는 시체는 없었다. 한참을 바느질을 하고 , 꿰멜 부품들이 떨어지고 나서야 모르도는 시체들을 다음에 오라고 돌려보냈다.

 

", 진땀뺐네. 물론 땀은 거의 나지 않았지만. 십자군놈들, 요새 쳐들어오는 횟수가 늘었어. 사생결단이라도 같구만."

 

"그런데 모르도, 우리 지금 십자군 시체는 여기 안오지 않았나요?"

 

"맞아. 그것들은 포세이큰으로 만들려면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거든. 그래서 미리 앞서서 놈들을 수선한거야. 이놈들 처리 때까 내버려두면서 시체가 썩을때까지 내버려뒀다가 살려낼꺼야.”

 

“으, 굳이렇게 썩혀야 해요? 그 쌩쌩할때 몸이 좋을텐데. “

 

순간, 로즈 머리에서 하나 생각이쳤다.

 

잠깐, 아까 뭐라고 그랬어요?”

 

“내가 ?”

 

“아까… 살려낸다고 했어요? 죽었던걸 다시 살려낸다고?”

 

. 그랬는데.”

 

당신이 살려낸거야? 죽어있던 억지로 살려낸게 당신이었어? 물로 만든거야?”

 

“워, 진정하라고, 로즈. 당연히 내가 아니지. 내가 무 능력이 있어서 엄청난 일을겠어. 저분들이셨지.”

 

모르도 남은 손가락으로덤위를 하늘거리령같은 형체를 가르켰다. 자세히 보니, 갑옷을 입은 여자습을 하고 있었다.

 

“저게 뭔데요.”

 

발키르라고 하지. 예전엔 리치왕의 수하였는데, 이제 우리 여왕님을 섬겨. 저분들이 영혼을 우리 세계로 돌려놓은거야.”

 

“그래도 되는거에요? 누구 맘대로 물로 만든건데요?”

 

“그래서 처음에 말했잖아. 그 가도 된다고.”

 

로즈말이 없었다. 분명 말을 듣기는 했지만…

따라온 것도 로즈였고… 그들을 돕는다고 한것도 로즈였고…

 

“우 분명히 기회 준다고. 스스로 삶을 . 어디도 이렇게 자유 곳은 없을껄?”

 

“하지만… 나보고 여기말고 받아주는데가 없을꺼라면서요.”

 

, 그 내가 잡고 싶어서런거지. 그게 그리고 틀린 말이야?”

 

“...아니요.”

 

“그 됐지 . 그리고 괴물이라니, 이렇게쁜데물이야물은.”

 

황당하고 기가막혔지만, 로즈 딱히 대꾸 없었다.

 

어짜피롭게 주어 인생이잖아. 좋게좋게 생각하라고. , 다시 일하자 ! 따라 ! 할일이 있어!”

 

“저기잠깐…!”

 

로즈가 하 말에랑곳하지않고 모르도 로즈 끌고 무편으로 갔다. 그곳에는 하늘거리 발키리 하나가 기다리 있었다.

 

, 임무를명하도록 하지. 모 시체들이 살아나자마자왕님의 도구가 되는건 아니지. 살아나도 얼빠진 좀비가 놈들도 있고, 아니 정신이 남아있어도, 지가 죽었다는실을 못받아들이거나, 아님 그냥 공황상태에 빠져있는 놈들이 있어. 그런 놈들을 설득시켜서 포세이큰의 품으로 데려오는 . 그것도 납골당에서의 임무지."

 

"사기네요. 그거."

 

"개인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 주는 권유지."

 

"그래서, 나보고 시체들을 붙잡고 하나하나 설득하라고요?"

 

", 그렇게 힘든 일을 시키지는 않을께. 네가 일이 뭐냐하면, 바로 이거야!"

 

모르도는 품에서 작은 양피지 뭉치를 꺼냈다.

 

"그게 뭔데요."

 

"밴시 여왕님을 영접하는 입문서, 당신을 향한 놀라운 계획 책자. 저자 장의사 모르도."

 

로즈는 양피지 뭉치를 건네 받았다. 이름부터가 무슨 사이비 종교집단에서 같은 모양새를 팍팍 풍기는 책자였다. 아마 모르도가 직접 만든 같은데, 글과 그걸 설명하는 보이는 조악스러운 그림까지 그려져 있는 일종의 작은 책자였다.

 

"네가 일은, 당황해하는 시체들에게 가서, 물론 정신이 붙어있는 놈들한테만, 책자를 읽어주면 . 여기다가 내가 그놈들을 설득하는데 필요한 모든 말이랑 자세한 설명들을 적어놨어. 이걸 다듣고도 도망간다면, 그냥 내버려둬. 그럼 끝이야."

 

", 그래요. 모르도, 정말 좋은 아이디어를 내셨내요. 내가 ~ 생각이 없어도 생각없는 놈들을 설득할 있도록 방법을 만들었네요. 이런 바에 그냥 표지판에 써서 땅바닥에 꽂아 놓지 그래요?"

 

"그것도 물론 생각해봤지. 하지만 글을 모르는 놈들이 있을수도 있잖아. 그래서 누가 읽어줘야 한다고."

 

"그렇군요. 상냥하기도 하셔라. 그런데 모르도, 계획에 엄청 문제점이 있는거 알아요?"

 

"? 그게 뭔데."

 

"내가 글을 몰라요."

 

모르도는 순식간에 벙찐 표정이 되었다가, 울그락불그락 얼굴색이 변하기 시작했다. , 그러니까 만약에 살아있었다면 그랬을 거란 이야기다. 반면 로즈는 오늘 괜히 마음에 안드는 인간에게 한방 먹였다는 즐거움에 마치 임프라도 악마같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덕분에 모르도는 책자의 내용을 하나하나 로즈에게 설명해야 했다.

 

“그러니까, 이 4가지 원리로 되어있는 거야…. 첫번째, 벤시 여왕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그거 진짜에요?”

 

“그렇다면런줄 알아! 두번째… 벤시왕님은 당신을 향한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다….”

 

책자에는 하나같이 말도 안되고 허무맹랑한용들만 적혀 있었다. 이런걸 듣고람들이 포세이큰을겠다고음을 먹을까? 도저히 신뢰가 가지 않는용들성이었지만, 어쨌든 로즈 모르도가 시키는대로 용들을 외우기 시작했다.

 

“어… 그러니까 세번째용이, 오로지 벤시여왕님만이 당신에게 영원한 생명을 있습니다. 맞아요?”

 

좋아, 다!”

 

“네번째, 당신은… , 벤시 여왕님을… , 까먹었다…”

 

벤시왕님께 영원한 충성을 맹세함으로써 포세이큰의 일원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아니, 네번째에서 틀렸으면 거기 다시하잖아요.”

 

안돼! 이 전체 맥락이 중요한거라고. 내 논리가 어떻게 넘어가는지를 명해 줘야. 다시 해.”

 

진짜 정말…내가 이걸 왜 하고있는거야……”

 

30분쯤 흘렀을까, 로즈 겨우겨우 책자의용을 있었다.

 

“네번째, 당신은 벤시 여왕님께… , 영원한 충성을 맹세함으로써… 포세이큰의 일원이 있습니다! 맞죠? 웠다!”

 

좋아. 겨우겨우 었구만. 이 읽어줄 림을 보여주면서 하라고. 원래림을 보여줘야 이해가 잘돼. , 그럼 저기 저쪽으로 가봐. 아가타가 이제 놈을 살려내려 하고 있군."

 

로즈는 하늘하늘거리는 발키르가 있는 쪽으로 갔다. 그곳에는 판금 갑옷을 입은, 머리에 약간의 금발이 남아있는 시체가 하나 있었다. 하늘에서 섬광이 짧게 내리비쳤다. 그러자 시체가 조금씩 손발을 꿈틀대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나도 저렇게 살아난 거였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 모르도가 로즈의 등을 떠밀었다.

 

"빨리 가봐! 가서 니가 외운거 말해줘! 그림 보여주는거 잊지 말고!"

 

"알았어요. 떠밀지 마요."

 

이제 깨어나 얼떨떨해하고 있는 시체에게 로즈심스레 다가갔다. 뒤로 모르도가 바짝 붙어서 따라갔다. 둘이 서로 등떠밀듯 밍기적거리며 다가가는 모습이 멀리서 보기엔 꽤나 웃겼을 했다.

 

“저기 괜찮으세요?”

 

“끄응… 이게 어떻게 된거지? 분명히 죽었었는데, 당신은 뭐야? 여 어디고?”

 

"여긴 티리스팔 숲의 죽음의 종소리 마을이에요. 로즈라고 하고요. 당신은 이름이 뭔가요?"

 

"난… 이름은 래드패스라고 하네만."

 

뒤에서 모르도가 로즈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속삭이고 있었다.

 

"빨리! 쓸데없는 얘기하지 말고 빨리 외운거나 말해줘!"

 

"알았어요. 가만히 있어봐요."

 

"로즈라고 했나? 지금 뭐하는거요?"

 

"! 제가 지금부터 할꺼냐 하면요, 당신에게 책자를 읽어줄꺼에요. 이게 뭐냐하면 당신한테 지금 필요한거거든요."

 

"그게 뭔데 그러는거요?"

 

", 보세요. 이건 네가지 원리로 구성된 책자에요. 밴시 여왕님을 영접하는 책자죠. 첫번째 원리, 밴시 여왕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

 

"그게, 그러니까… 암튼 사랑하신다구요!"

 

"갑자기 그게 뭔소리요?"

 

"일단 들어보면 알게 됩니다! , 로즈, 다음!"

 

"알았어요. 두번째, 밴시 여왕님은 당신을… 어… 뭐였더라…"

 

" 멍청아! 당신을 향한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다!"

 

" 맞다. 밴시 여왕님은 당신을 향한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다!"

 

"저기 그거 제대로 알고 읽는 맞아요?"

 

"그럼요, 내가 아까 이걸 얼마나 열심히 외웠, 아니 읽었는데요. 다음 세번째, 밴시 여왕님은…"

 

" 멍청아, 중간에 설명을 해주고 넘어가야지!"

 

"아까 그건 안외웠는데."

 

"뭐임마?"

 

"아까 그건 검사 안했잖아요."

 

", 검사를 해야 그걸 하냐? 진심을 다해서 하라고 진심을!"

 

래드패스는 눈앞에서 벌어진 황당한 상황을 보고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한참을 둘의 실랑이를 보고 있던 래드패스는 마침내 지쳤다는 듯이 일어나 로즈가 들고 있던 책자를 빼앗아 스스로 읽기 시작했다.

 

"어디보자. 밴시 여왕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이봐 이거 엉터리잖아? 이게 빛에 교단에서 사용하는 포교용 책자 아냐? 주어만 살짝 바꿔놨구만."

 

"모르도 이거 직접 아니었어요?"

 

"내가 그런 어떻게 ? 그런식으로 하는거라고. 종교단체에서 하는 말은 조금만 바꾸면 그게 이런식으로 있는거야! 이보쇼, 그렇다고 내용이 틀린 아닙니다. 밴시 여왕님은 실제로도 당신을 향한 엄청난 계획을 가지고 계셔서…"

 

동안 모르도는 래드패스에게 황당하다면 황당하고 말이 앞뒤가 맞다고 하면 맞는 듯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놀랍게도 래드패스는 대충 뭔말인지 알아먹은 눈치였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밴시 여왕이라는 분이 되살아나게 했고, 그리고 나같은 사람이 어떻게 하면 가장 행복하게 있는지 알고 계시고, 그러니까 충성을 맹세하면 된다, 그런얘기 아닌가?"

 

인간, 똑똑하네. 그렇게 엉터리 설명을 듣고도 저런 생각을 수가 있나?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능력을 가지셨구만.

 

"맞아요! 바로 그겁니다! 그게 제가 말하려고 하던 거에요!"

 

"흠… 알았어요. 말인지는 알겠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걸 내가 믿을 만한 근거가 있습니까?"

 

"?"

 

"그러니까, 이게 틀린거일수도 있잖아요?"

 

", 물론 그렇죠. 똑똑하신 양반. 하지만 여기에 책자의 내용은 진짜라고 적혀있습니다. 여기 보시죠."

 

"아니, 이게 진짜라고 스스로 이야기하는데, 말도 가짜면 어떻게합니까."

 

"그러니까 얘기하잖아요. 말은 진짜라고 여기 적혀있다고."

 

" 말은 이게 스스로 자기가 진짜라고 이야기하는데 그걸 믿을만한 근거가 어디 있냐는 말이요."

 

"여기 적혀있다니깐?"

 

논쟁이 끝이 나기는 할까? 사실 뭐가 맞는지 로즈는 관심이 없었지만, 그냥 둘이 말싸움을 하는 광경이 너무 재미있어서 옆에서 키득거리며 그냥 지켜보았다. 결국 래드패스가 항복을 선언했다.

 

" 됐수다! 이건 도저히 받아들이겠네. 포세이큰인지 뭔지 안할꺼요!"

 

"여기 아니면 자넬 받아주는데도 없다고? 생각하쇼. 한번만 믿으면 인생이 편해져."

 

"인생은 편하게만 살라고 있는게 아니오."

 

"그럼 인생을 사는데? 한번 사는 인생 편하게 살아야지."

 

" 한번 사는 인생 남에게 끌려가면서 살진 않겠어. 죽기 전에도 그렇게 살았고, 죽고 지금도 그렇게 살꺼야. 아까 갈꺼면 가도 된다고 했지? 이만 가겠소."

 

"이봐, 여기 아니면 어딜가게?"

 

"나도 모르지. 하지만 나랑 비슷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꺼야. 친구들이랑 같이 다니면 재미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구만. 거기 아가씨도 괜히 헛짓 하지 말고 나랑 가실텐가? 훨씬 재미있을텐데."

 

"로즈! 가면 죽여버릴꺼야!"

 

"아유, 알았어요. 안가요 안가!"

 

"아쉽구만, 그럼 잘들 있으라고."

 

그렇게 래드패스는 가버렸다. 뭔가 찝찝한 기분이 들었지만, 로즈는 특별한 생각은 들지 않았다. 모르도만 뭔가 기분이 나빴는지 조용히 씩씩대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요. 정신사납게하지말고."

 

"내가 ? 빨리 따라와! 다음 한테 가야지!"

 

"네에, ."

 

마침 묘지 저편에서 다른 발키르가 다른 시체를 되살리려 하고 있었다. 그렇게 묘지를 걷던 로즈의 팔을 갑자기 모르도가 잡아챘다.

 

"아우 깜짝이야, 뭐에요?"

 

"저기, ~기봐바. 저기도 하나 있네."

 

모르도가 가르킨 나무 사이에 여자 시체 하나가 벌벌 떨면서 서있었다. 모르도는 로즈의 팔을 잡고 그쪽으로 신이나서 뛰어갔다.

 

"잠깐만! 이거 놓고 가요, 안도망가!"

 

"빨리, 빨리! 헤헤헤!"

 

이런 미친… 죽었다 깨어나면서 뇌를 반쯤 갈아치웠나? 갈수록 모르도가 제정신이 맞긴 한건가 하는 생각이 들고 있었다.

 

", 빨리, 빨리, 이봐요, 여기 잠깐 봐바요."

 

여자는 나무에 얼굴을 묻고 심하게 몸을 떨고 있었다.

 

"저기 괜찮아요? 혹시 잠깐만 시간을 주시면 책자를 제가 읽어드릴 있는데…"

 

"흐… 아니야… 안죽었어!"

 

"저기요, 당신 죽은 맞는데요."

 

"아니라고!"

 

"당신 한번 봐바요. 그게 살아있는 사람의 손은 아니잖아요."

 

"아니야! 아니라고! 죽었어! 저주받은 스컬지가 아니야!"

 

"당연히 당신은 스컬지가 아닙니다! 당신은 영광스러운 포세이큰으로서, 밴시여왕의 도구가 자격을 갖추었으며, 책자의 내용을 들으셔야 합니다! , 로즈 첫번째 원리!"

 

"밴시 여왕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아니야! 저리 꺼져!"

 

...그렇게 외치면서 여자는 멀리 숲속으로 달려가 버렸다.

 

"모르도."

 

"."

 

" 잘못한거 없죠."

 

". 저거 미친년이야. 냅둬."

 

"."

 

"아까 그쪽으로 다시 가보자."

 

"."

 

사람은 먼저 가던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곳에는 머리가 듬성듬성 빠져서 가닥만 남은 시체가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뭐야, 당신들은 뭐요?"

 

"안녕하세요. 저는 로즈라고 합니다. 당신은 이름이 뭐죠?"

 

" 이름은 발드레드 모레이. 발드레드 모레이요. 이게 대체 어떻게 된거요? 분명히 죽었었는데… 오크가 손을 자르고 죽게 내버려뒀단 말이요. 그런데 어떻게 내가 살아있지? 손은 어디갔고?"

 

"그렇소, 당신은 ~전에 죽었지. 하지만 우리 밴시 여왕님의 손길이, 당신을 죽음의 손아귀에서 구원한거요. 당신에게 또다른 한번의 생의 기회를 주신거지. 감사하게 생각하쇼."

 

"그런가? 살려주셨으니 감사하게는 생각해야겠지."

 

", 로즈, 읽어줘."

 

". 제가 책자를 하나 읽어드릴께요. 첫째, 밴시 여왕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뭐요?"

 

"당신을 사랑하신다고요. 그렇다면 그런줄 아세요, 그냥. 다음! 두번째…"

 

"설명, 설명해주고 넘어가라고!"

 

그렇게 두사람의 쇼가 한참동안 펼쳐졌다. 정말 신기하게도 발드레드도 사람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는 들은 모양이었다.

 

"그래. 말인지 알겠소. 그러니까 내가 포세이큰이 되면 밴시 여왕님의 도구가 되어서 살아있는 놈들에게 복수할 있다, 얘기지."

 

"정확하십니다! 정말 똑똑하시군요."

 

"그런 보상이라면, 기꺼이 포세이큰이 되도록 하지. 죽인 놈들, 내가 죽어버렸는데 아직 살아있는 놈들에게 복수해주겠어. 전부 붙잡아다가 손목을 자른 뒤에 피를 모조리 빼버릴꺼야. 아니 아니, 그거가지고는 안되지. 손목에 발목까지 모두 잘라버린 후에 피투성이가 채로 네발로 돌아다니게 만들고 죽여달라고 빌게 만들어주겠어… 산자에게 죽음을!"

 

"바로 정신입니다! 포세이큰이 되실 자격이 충분하신 분이시군요! 환영합니다! 산자에게 죽음을!"

 

모르도가 열을 올리는 동안 로즈는 뒤에서 살짝 굳어 있었다. 어떻게 한다고? 손목이랑 발목을 자르고 ? 이런 인간들이 포세이큰이 되는건가? 인간은 마치 연쇄살인마나 소리를 내뱉고 있잖아. 기준으로 봤을 아까 두사람이 훨씬 정상적인거 같은데… 역시 모르도처럼 미친놈들이나 포세이큰이 되는걸까? 그런 로즈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미친 포세이큰들은 미친듯이 낄낄대고 있었다. 호드와 얼라이언스에 역병이라도 끠얹을것처럼 광기에 가득찬 웃음소리가 묘지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몇일 아침이었다. 그날도 다넬이 아침에 로즈를 찾아왔다. 식사를 마치고 다넬과 말을 타려던 로즈는 옆에 매달린 머리통을 하나 발견했다.

 

"다넬, 이게 뭐에요?"

 

"이거? 요번에 반란을 일으킨 놈의 머리지. 어저께 밤에 토벌작전이 있었어. 이름이 썩은뇌수였던가. 하여간 이름도 더럽게 지어요. 이거 두목이야."

 

"그렇군요."

 

어디서 많이 듯한 얼굴이었다.  금발의 머리칼이 아직 머리통에 살짝 남아있었다. 한때 자신만만하게 자유를 외치던 자의 얼굴이었지만 이젠 누구의 기억에도 남지 않은 사람의 얼굴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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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입니다. 어째 가면 갈수록 길이가 길어지는 느낌이나네요.


댓글과 추천이 창작러를 먹여살립니다ㅠ

Lv14 들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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