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W 오리지날, 정확히는 소설판 종족의 지배자와 워크래프트3의 오크는 흥미롭고 매력적인 종족이었습니다
흑마법에 손을 댔다가 세계에 혼란을 일으켰고, 블러드러스트의 부작용에 무기력해졌다가 본디의 주술 문화를 회복하고, 흉폭하면서도 고유의 명예원칙이 있는 매력적인 종족이었습니다
근데 오크의 종족적인 캐릭터가 점점 다른 종족, 직업에게 빼앗기고 있습니다
우선 블러드엘프. 마력 중독은 블러드러스트의 엘프 버전입니다
외모변화 또한 오크와 비슷한데, 흑마법의 영향을 받은 오크가 피부가 초록색으로 변했듯 블러드엘프의 눈빛도 초록색으로 변했습니다
마력과 관련된 변종 또한 오크와 동일하구요
(펠오크-지옥피엘프, 페일오크-공허엘프)
죽박은 본디 스컬지가 휘두르던 파괴의 도구였으나 자신의 자아를 되찾습니다. 이들은 강한 파괴욕에 시달리는걸 의지로 다스리고 있는데... 암만봐도 오크의 캐릭터를 직업에 옮긴 겁니다
악사는 정도가 한층 심합니다. 악마의 힘인 지옥마력을 직접 휘두르는 정도를 넘어, 아예 자신이 악마화된 엘프입니다. 그냥 여기서 끝나면 좋았을텐데...
악사는 지옥에 강한 영향을 받으며, 이것을 강한 의지로 이겨내고 있습니다. 한술더떠, 이런 강력한 마법적 변이를 자기희생을 위해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했단 것입니다
힘을 추구하는 동기, 얻어낸 힘, 힘의 댓가와 부작용을 이겨내는 의지, 모든면에서 오크의 상위호환입니다
같은 개성을 공유하는 여러 경쟁자의 등장으로 오크의 캐릭터는 입지가 크게 줄었습니다
이젠 오크가 블러드엘프, 죽박, 악사보다 나을만한게 없습니다
그나마 남은 고유의 명예원칙은 반복된 악당짓에 훼손될대로 훼손된지 오래입니다
지인에게 '오크는 이러저러하게 쩔어주니까 꼭해라'라고 자신있게 권할 부분이 남아있긴 한걸까요?
오크의 매력이 바닥나는것 같아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