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만게임쇼 인디 게임 어워드에서 티어리핸드 스튜디오(TearyHand Studio)가 개발하고 고단샤가 퍼블리싱한 '앤드 로저(and Roger)'가 대상(Grand Prix)과 베스트 오디오 부문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앤드 로저'는 '인지적 왜곡'을 테마로 한 1인칭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로, 대사 한 줄마다 변화하는 인터랙티브 사운드 디자인을 통해 몰입감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 작품은 스팀 내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바탕으로 짧은 플레이 타임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서사와 감정적 연출을 선보이며 인디 게임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번 수상의 배경에는 고단샤의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인 '크리에이터스 랩(Creators' Lab)'과의 협업이 있었다. 고단샤는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여러 방면에서 밀착형 파트너십을 제공하며 개발자가 가진 명확한 작가성을 극대화한다. 이와 관련해 고단샤 크리에이터스 랩 콘텐츠 디자인 랩 히라타 쿄이치로 팀장은 "창작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테마가 뚜렷했던 점이 프로젝트를 함께하게 된 결정적 이유"라고 밝혔다.
'앤드 로저'가 어떠한 게임이고 고단샤와는 어떻게 협업을 진행했는지, 향후 계획은 어떠한지 물어보기 위해 대만게임쇼 현장에서 고단샤의 히라타 쿄이치로 팀장과 사운드 디자인을 담당한 '나카시마 야스히로' 작곡가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인디 게임 어워드 대상(Grand Prix)과 베스트 오디오 부문에서 수상하며 2관왕을 달성했는데요. 수많은 작품들 사이에서 최고의 게임으로 뽑힌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히라타 쿄이치로 팀장 = 도쿄 게임쇼에서 열리는 인디 게임 쇼케이스인 '센스 오브 원더 나이트(SOWN)'를 시작으로 스트리밍 방송 등을 통해 정말 많은 분이 저희 게임을 즐겨주셨습니다. 이번 수상은 게이머분들이 보내주신 뜨거운 반응과 리액션이 모여 만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은 유저들을 위해, '앤드 로저(and Roger)'가 어떤 게임인지 간략히 소개해 주세요.
히라타 쿄이치로 팀장 =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조심스럽지만, 간단히 말씀드리면 '인지적 왜곡'을 테마로 한 작품입니다. 주인공인 소녀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아빠 대신 낯선 남자가 집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유저는 주인공의 1인칭 시점에서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단서를 찾아가는 마우스 클릭 기반의 어드벤처 게임을 경험하게 됩니다.
독특한 아트워크와 게임성이 인상적입니다. '앤드 로저'라는 타이틀에 담긴 의미와 유저들이 이 게임을 통해 어떤 가치를 느끼길 바라시는지 궁금합니다.
히라타 쿄이치로 팀장 = '로저'는 게임 속에 등장하는 핵심 인물의 이름입니다. 유저분들이 그 인물과의 '관계성'에 주목해 주셨으면 합니다. 실제 플레이어들로부터 "주변 사람들을 더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감상을 자주 듣곤 합니다. 이 게임을 통해 가까운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따뜻한 마음을 품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스팀(Steam)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유지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유저들이 꼽는 이 게임의 결정적인 매력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히라타 쿄이치로 팀장 = 다른 게임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깊은 감정적 동요'를 일으키는 체험 그 자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개인적인 경험으로 투영되어 더 깊게 와닿기도 하죠. 약 1시간 내외의 짧은 플레이 타임 안에 이런 밀도 높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정도까지 좋은 평가를 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다소 민감한 소재를 다루고 있어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고, 부정적인 피드백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다행히 많은 분이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대상과 더불어 베스트 오디오 부문도 함께 수상했는데요. '앤드 로저'의 사운드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철학은 무엇인가요?
나카시마 야스히로 작곡가 = 기존 노벨 게임들이 일정한 톤의 BGM을 유지했다면, 저희는 '영화 같은 체험'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야기의 흐름과 대사 한 줄 한 줄에 맞춰 음악이 변화하는 인터랙티브한 구성을 취했죠. 로저나 소피아가 느끼는 공포, 불쾌함, 기쁨 같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음악으로 형상화하는 것이 사운드의 역할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그런 감정의 결을 세밀하게 표현해낸 시도가 유저분들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했고,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오디오 부문 수상을 예상했나요?
나카시마 야스히로 작곡가 =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이번이 제 첫 게임 음악 작업이라, 데뷔작에서 상을 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기에 매우 놀랐습니다.
사운드 디자인 분야 자체가 처음인가요?
나카시마 야스히로 작곡가 = 아니요. 사운드 작업 경력 자체는 10년에서 15년 정도 되었습니다. 본래 영상 제작을 해오다가 사운드 분야로 넘어오게 되었고요.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음악이나 TV 광고 음악 작업은 꾸준히 해왔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경험들이 이번 작업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기존에 영상 제작을 하다가 사운드로 전향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나카시마 야스히로 작곡가 = 제가 만든 음악을 '사운드클라우드'에 올렸는데, 어느 날 독일의 영상 디렉터로부터 제 음악을 쓰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독일 쪽 작업이 늘어났죠. 연줄도 없는 타국에서 오직 제 소리만 듣고 의뢰를 해주는 것을 보며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영상 제작도 즐거웠지만 음악을 만들 때 더 행복했고, 제 음악을 받은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에 확신을 얻어 전향하게 되었습니다.
고단샤의 '크리에이터스 랩(Creators' Lab)'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히라타 쿄이치로 팀장 = 고단샤가 출판의 경계를 넘어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XR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단순히 자금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게임 개발자에게 만화 편집자를 전담 파트너로 매칭해 시나리오나 캐릭터 설정을 돕는 등 밀착형 파트너십을 제공합니다. 마케팅과 이벤트 참여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콘테스트 중심이었으나 현재는 상시 모집 체제로 운영 중이며, 저희가 직접 현장에서 창작자분들에게 먼저 협업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수많은 인디 게임 중 '앤드 로저'를 파트너로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히라타 쿄이치로 팀장 = 개발사인 티어리핸드 스튜디오의 개발자 '요나'가 가진 명확한 작가성과 테마 의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했기에, 고단샤가 가진 노하우를 더한다면 분명 더 훌륭한 작품으로 완성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어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인디 개발자들도 이 프로그램에 응모할 수 있을까요?
히라타 쿄이치로 팀장 = 네, 물론 가능합니다. 향후에는 이 프로그램을 보다 글로벌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는 지원 체계가 일본 중심으로 갖춰져 있어, 해외 분들이 지원하고 참여하기에는 다소 언어적 장벽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없다면 한국 개발자분들과도 기쁘게 협업할 수 있을 것입니다.

플랫폼은 PC로만 출시가 되었나요? 향후 모바일이나 다른 콘솔 전개도 검토 중인지 궁금합니다.
히라타 쿄이치로 팀장 = 현재 PC와 닌텐도 스위치로 즐기실 수 있고요. 다른 플랫폼 확장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앤드 로저'를 아직 접해보지 않은 게이머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히라타 쿄이치로 팀장 = '앤드 로저'는 한 번 플레이하면 인생에서 쉽게 잊히지 않을 강렬한 체험이 될 것이라 자부합니다. 게임 실황 영상을 시청하시기 전에, 직접 구매해서 플레이해보시면 그 감동을 온전히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나카시마 야스히로 작곡가 = 게임을 모두 마친 뒤의 여운을 더 깊게 즐기기 위해 사운드트랙도 꼭 함께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