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니혼 팔콤 콘도 대표, "하늘의 궤적 2nd 포함 신작 7종 준비 중"

인터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1개 |

'궤적 시리즈'의 20주년을 맞아 지난 2025년 출시된 '하늘의 궤적 the 1st'은 가장 성공적인 리메이크 사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원작이 출시된 2000년대 초의 JRPG 감성을 풀3D로 절묘하게 녹여낸 연출에 턴제와 실시간 액션의 조화를 이룬 전투 시스템까지, 궤적 시리즈 20년 동안 쌓인 노하우가 돋보였다. 이에 힘입어 팬들은 물론 메타크리틱 88점, 오픈크리틱 90점으로 평단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힘입어 니혼 팔콤은 지난 12월 그 다음 리메이크인 '하늘의 궤적 the 2nd'을 비롯해 신작 라인업 7종을 준비, 탄력을 받은 개발력에 좀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연 '하늘의 궤적 the 2nd'를 비롯해 다양한 신작들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대만게임쇼 CLE 부스 메인 스테이지 출연에 앞서 콘도 토시히로 니혼 팔콤 대표에게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니혼 팔콤 콘도 토시히로 대표



'하늘의 궤적 1st'에 한국 유저들이 호평을 보내고 있다. 자연히 2nd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는데, 2nd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 그리고 원작과 달라지는 부분에 대해 묻고 싶다.
하늘의 궤적 the 1st를 작업할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2nd도 기존 유저는 물론 시리즈의 신규 유저들도 즐길 수 있게끔 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2nd라 하지만 사실 1st에서 모험했던 곳을 다시 한 번 탐사하는 것이니 어떻게 해야 유저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주면서 한편으로는 스트레스 없이 즐길 수 있게 할지 고민을 했다. 이 지점이 1st와 차이점이라 하겠다.

아마 1st를 플레이했다면 알겠지만 2nd도 기존 원작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유저들도 그렇지만, 우리 역시도 크게 벗어나는 것은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현시대에 맞춰 플레이하기 적합하게끔 다듬어야겠다는 차원에서 여러 가지 노력을 한 것이다. 이전 SC 시절에는 여러 곳을 왔다갔다 하는 일이 많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의견이 많았다. 이와 관련해 밸런스를 조정한 것이 원작과 차이라 하겠다.


1st와 2nd는 긴밀히 이어진 스토리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1st를 하지 않으면 2nd 내용을 모르는 만큼 둘을 묶어서 한 작품으로 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이번 리메이크 작업에서 따로 낸 이유가 있나?
간단히 말해서 한 작품으로 만드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 FC와 SC 시절은 절반으로 나눠서 내서 볼륨이 많이 적었기 때문에 유저들이 실망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이후에는 볼륨을 더해서 장대한 이야기를 만들어왔다. 이번 리메이크에서는 그런 취약점을 3D 이벤트컷으로 보완하고자 했는데, 3D 이벤트컷이 매력적이라고 평하는 분들이 많더라. 그만한 퀄리티를 보여드리기 위해서는 분량을 나눠서 확실하게 집중해서 내자는 생각이었다. 특히 후반부에 화려한 씬이 많은데, 이걸 잘 구현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하나하나 시간을 확실히 들여서 내는 것이 좋다고 판단한 것도 있다.




▲ CLEK 부스에 출전한 하늘의 궤적 the 1st 리메이크






▲ 옛날 FC 시절부터 현 리메이크까지 역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 (약스포) 그리고 올해, 요슈아를 찾기 위한 에스텔의 여정이 이어진다


원작이 꽤 옛날 작품에 정통파 스토리를 보여주는데, 이번 리메이크로 다시보니 대사나 사건이 꽤 세련되게 정돈된 느낌이다. 리메이크를 하면서 옛날 감성을 일부 최신식으로 맞춰나갔을 텐데, 어떤 점에서 주의를 기울였나?
실제로 원작이 20년 전의 타이틀이었기에, 지금의 감성과 좀 다른 부분들이 있었다. 그래서 이전에 말이 거칠게 나왔던 부분이나 성별 관련 표현 등은 조금 수정했다. 그러나 일부 남긴 부분도 있다.

예를 들자면 에스텔은 당시에는 드문 여성 주인공이었다. 그래서 초반에 남자애들이 "여자 주제에 건방지다" 이런 말을 에스텔에게 하는 장면도 있다. 그 표현이 내부에서도 현재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았는데, 그 표현 자체보다는 거기에 맞받아치는 에스텔의 대응이 캐릭터성을 보여주는 파트라고 판단했다. 그런 차원에서 이 부분은 남겨뒀다. 이렇듯 단순히 표현이나 단어 하나하나만 보고 쳐내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성과 이야기의 맥락까지 복합적으로 판단해서 정돈해나갔다.


하늘의 궤적 the 1st가 메타크리틱 88점, 오픈크리틱 90점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소감이 어떤가? 또한 이러한 성과를 거둘 수 있던 원동력을 꼽자면?
리메이크 타이틀로 이런 높은 점수를 받게 되어서 정말 기쁘고 영광스럽다. 원동력이라고 하면, 개발진들의 모티베이션이 높았다는 점일 것이다. 이 프로젝트 개시한다고 발표도 안 했는데 개발자들이 먼저 찾아와서 꼭 참가하고 싶다고 자원했다. 심지어 계의 궤적도 당시 같이 준비 중이었는데, 그쪽 개발자들도 하늘의 궤적팀에 넣어주면 세 배는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도 하더라(웃음). 이렇듯 지시하기도 전에 모두가 주도적으로 적극적으로 일한 것이 이런 성과를 달성한 원동력이지 않을까.


평단과 유저 모두에게 모범적인 리메이크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어려운 질문이다. 우선 당시 원작 개발진들도 참여를 해서 이해도가 높은 것이 첫 번째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원작 개발에 참가하지 않았던 개발진들도 하늘의 궤적을 좋아해서 입하한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다른 사례들처럼 지시를 받고 나서 움직이게 되는 프로세스 지연이 거의 없었다. 이미 에스텔과 요슈아가 어떤 캐릭터인지 팀원들이 다 알고 있었고, 어떻게 하면 더 좋아질지 또 무엇을 해야 할지 그런 일련의 과정에 대해 공통적으로 의식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래서 자율적으로 착착 합을 맞춰서 원활하게 개발을 진행할 수 있었다.


팔콤 세대로서 지금까지 즐겁게 플레이하고 있는데, 최근 젊은 유저들이나 아이들과 대화하다보면 왕도물이나 소년만화식 전개를 즐기지 않는 눈치인 것 같아 세대 차이를 느끼고 있다. 이처럼 변화하는 시대에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스토리텔링을 위해 중심을 어떻게 잡고 있나 그 노하우가 궁금하다. 또한 앞으로의 스토리텔링에서 중요하다고 보는 부분이 있다면?
그렇게까지 어렵고 깊게 생각하고는 있지는 않다. 어찌 보면 결과론적이긴 한 말이지만, 기본적으로 왕도적인 스토리를 생각하고 있다. 부모 자식 간의 이야기, 피가 이어지지 않은 형제 이야기 등은 시대나 유행을 타지 않고 어느 때건 보편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아닐까 싶다. 옛날 흑백영화들을 보다 보면, 촌스럽지 않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작품도 많다. 이런 부분들을 볼 때 시대가 변해도 재미있게 느끼는 공통점이 분명 있지 않나 싶다.







▲ '하늘의 궤적 the 1st'는 그 시절부터 이어진 왕도적인 감성을 섬세하게 살린 연출은 물론






▲ 지난 20년 동안 다듬은 특유의 시스템이 뒷받침되면서 모범적인 리메이크 사례로 손꼽혔다


올해 '하늘의 궤적 2nd' 출시를 예고했는데, 리메이크작이 아닌 신작 출시는 언제 진행될지 궁금하다. 특히 계의 궤적 속편은 시간이 좀 걸리는 느낌인데, 언제쯤 볼 수 있을까?
하늘의 궤적 2nd 출시 후가 되지 않을까 싶다. 팬들이 그렇게 오래 기다리게 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며, 계의 궤적 속편은 이미 2nd와 병행해서 개발하고 있다. 출시 시기는 다른 타이틀의 개발 상황까지 고려해서 변동 여지가 있다. 그러나 하늘의 궤적 2nd 다음이 계의 궤적 후속작이 될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리며, 구체적인 시기는 다음에 말씀드리고자 한다.


이번에 '하늘의 궤적'이 호평을 받았는데, 궤적 시리즈가 하늘의 궤적 이후 정말 많은 작품들이 나오지 않았나. 어느 작품까지 리메이크할 계획인가?
아직 명확히 결정한 바는 없다. 실제로 내부에서도 종종 어디까지 할 건지 물어보고는 한다. 일단은 2nd를 확실히 내고 나서 생각하고자 한다. 하늘의 궤적 리메이크 계기부터가 궤적 시리즈가 20주년이 된 만큼, 이 시리즈를 다시 처음부터 즐기고 싶다거나 혹은 그간 이름은 들어왔지만 새로 접하려니 어려움을 느낄 분들이 많다 생각해서 이를 해소하고자 착수한 것도 있다.

그렇게 리메이크를 하고 나니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이왕 이렇게 된 이상 쭉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어떻게든 이어가고 싶으나, 더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번에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역으로 이번 성공으로 인해 느끼는 부담도 적지 않을 것 같다. 지난해 말 발표된 자료를 통해 미공개 타이틀을 포함한 총 7종의 신작을 준비 중이라 밝혔는데, 이 중 현시점에서 가장 많이 힘을 쏟고 있는 작품은 무엇이고, 어떤 부분에 공을 들이고 있는지 듣고 싶다.
특정 타이틀에 힘을 쏟는 게 아닌, 모든 타이틀에 다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하겠다. 우리가 현재 80명 조금 넘는 인원들이 모인 상황인데, 그래서 7개 타이틀을 두고서 많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간 적은 인력을 각자의 특장점에 맞춰 효율적으로 배분해 작품을 만들어왔다.

회사마다 다르기는 할 테지만, 우리는 특별히 어떤 게 유행한다고 해서 무턱대고 따라가거나 혹은 그에 맞춰서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또 각자 진정 하고 싶고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부분들에 맞춰서 타이틀을 제작하고 있다. 그 결과물이 7개의 타이틀이다.

물론 그 정도 수량의 타이틀이 부담이 되는 건 맞다. 그렇지만 니혼 팔콤은 정말 게임을 개발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그리고 이제 그 정도의 도전을 할 준비를 이제 끝마쳤다고 봐주면 되겠다. 지금까지 궤적 시리즈 위주로 열심히 만들었지만, 이제 팔콤의 세계관이라던가 여러 가지로 넓혀갈 준비가 된 만큼 그 날개를 펼쳐보고자 한다.




▲ 작년 말 사업계획 보고서를 통해 7종의 신작이 예고됐다


니혼 팔콤은 오랜 기간 동안 매년 9월마다 신작을 하나씩 출시하는 안정적인 개발 페이스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신작을 2편 동시에 준비하고 있고 복수의 프로젝트도 개발 중이라 하는데, 신작을 매년 2편 이상 낼 수 있는 개발 체제가 갖춰졌다는 신호로 봐도 될까?
매년 2편의 신작을 꾸준히 낼 수 있을지까지는 아직은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여러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발매할 준비는 갖춰졌다. 현재 80여 명 체제도 보통 RPG 제작사보다 적은 인원이긴 한데, 우리는 적은 인원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부분에는 오랜 노하우가 있다. 또 각 개발진의 밸런스도 적절히 맞춰가면서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계의 궤적 속편 같은 경우는 그 볼륨이 큰 만큼, 이런 작품을 준비하면서 신작을 1년에 두 개를 낸다고 확답하기는 어렵다. 다만 1년에 두 개 신작을 낸다 이런 이유는, 궤적 시리즈만 계속 준비하다 보면 개발진들이 피로를 느껴서 그런 것도 있다. 그래서 다른 작업으로 리프레시를 하려는 차원이기도 하다.


‘이스‘와 ‘궤적’은 모두 장기 시리즈인 만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부담스럽고 힘들지 않나 싶다. 그런 상황에서도 여러 작품을 준비한다 하는데, 대표로서 가장 크게 고민하고 있는 부분을 꼽자면?
시리즈를 계속 해나가는 것 자체도 큰일이긴 하다. 이렇게 하게 된 계기는 니혼 팔콤의 신규 팬 유입이나 여러 사정이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도 앞서 말한 것처럼 궤적 시리즈만 개발하던 개발진들에게 리프레시의 기회를 주고 싶었다. 계속 똑같은 유형의 게임, 똑같은 시리즈만 만들다 보면 다른 것도 만들고 싶어진다. 그리고 계속 같은 것만 하면 새로운 발상을 하기도 어려워진다. 그러니 또다른 작업을 하면서 새로운 발상을 떠올리거나, 그간 하지 못했던 것을 하면서 분위기 전환하는 측면도 있다.

또한 궤적 시리즈는 스토리가 확실히 뒷받침되어야 하는 게임인 만큼 시나리오가 완성되기 전에는 작업을 못하다가 완성된 후에 바빠지는 일이 많았다. 이스의 경우는 좀 더 기획이나 다른 쪽에서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타이틀이었다. 그래서 그 사이사이 병행이 이어졌는데, 그렇게 하면서 하늘의 궤적에서의 좋은 성과까지 이어진 것 아닐까 싶다. 이러한 밸런스를 어떻게 맞춰나갈지는 지금도 우리가 쭉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한국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하늘의 궤적 the 1st를 플레이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니혼 팔콤이 시리즈물이 많은 회사인데, 그 시리즈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금 상기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실제로 이스, 궤적 시리즈를 쭉 내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타이틀을 선보일 준비도 갖췄다. 그간 우리가 조금 과할 정도로 신중하게 진행해나가는 회사였는데, 조금 더 다양하게 전개하고자 한다. 다시금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기대해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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