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젤다' 향수에 독창성 더한 인디어워드 수상작 ‘그레이테일’

인터뷰 | 김지연 기자 | 댓글: 3개 |

대만게임쇼 인디 게임 어워드에서 '베스트 모바일' 부문을 수상하며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해온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의 2인 개발팀 '콩코드(Concode)'가 선보인 '그레이테일(Graytail)'입니다. 픽셀 아트의 서정성과 3D 기술의 입체감을 조화롭게 녹여내고, 고전 '젤다의 전설' 시리즈를 향한 깊은 애정을 담아낸 이 게임은 현장 관람객과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어워드의 쟁쟁한 후보들 사이에서 한국 게임으로는 유일하게 본상을 거머쥐며 존재감을 과시했는데요. '그레이테일'이 지닌 특별한 매력과 두 개발자가 꿈꾸는 모험의 지향점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서 신명진 대표와 김선향 아트디렉터(AD)를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 콩코드 신명진 대표(좌), 김선향 AD(우)



이번 인디 게임 어워드에서 '베스트 모바일' 부문에서 수상했는데요. 소감이 어땠나요?

신명진 대표 =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해 연락을 받았을 때 정말 놀랐습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아트 디테일에 공을 많이 들였는데, '베스트 아트' 부문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기뻤습니다. 원래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던 팀인 만큼 모바일 부문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영광이었습니다.

김선향 AD = 수상 기회가 흔치 않다 보니 무대 위에 올라가니 머릿속이 하얘지더라고요 (웃음).


쟁쟁한 글로벌 인디 게임들 사이에서 '그레이테일'이 뽑힌 결정적인 비결은 무엇이라 보시나요?

신명진 대표 = 글쎄요, 심사위원분들이 저희가 다른 게임들이 잘 시도하지 않은 것들을 한 점을 높게 봐주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직 '그레이테일'을 접하지 못한 유저들을 위해 어떤 이야기를 담은 게임인지 소개해주세요.

신명진 대표 = '그레이테일'은 퍼즐 액션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젤다 시리즈의 퍼즐 구성과 옥토패스 트래블러의 HD-2D 비주얼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죠. 그리고 이야기는 기억이 온전하지 않은 한 남자의 시점에서, 손 소피의 의뢰를 받아 실종 사건의 단서를 추적하면서 시작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실종된 여성 비행사인 엄마를 찾아달라는 딸의 요청을 받고 신비로운 섬으로 향하는 단순한 구조로 보일 수 있는데요. 이는 일종의 연막입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주인공의 개인적인 서사가 드러나며 훨씬 깊고 본질적인 내면에 다가가게 되죠.


엄마를 찾는 여정 너머에 더 깊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는 뜻인가요?

신명진 대표 = 네, 맞습니다. 예상보다 다소 어두운 이야기가 전개될 예정이에요. 플레이어는 마지막 순간에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무엇이 옳고 그른지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모호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고요. 멀티 엔딩과 더불어 '히든 패스' 같은 요소들을 배치해 유저들이 다양한 결말을 경험하실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습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핵심 모티브로 잡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신명진 대표 = 전형적인 영웅 서사보다는 조금 더 깊이 있는 인간의 내면을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완벽한 영웅이 아니라 진실을 마주하기 힘들어하는 평범한 주인공을 설정해, 플레이어들이 인물의 감정에 더 깊게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그레이테일'의 개발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김선향 AD = 원래 모바일 게임을 작업하다가, 정말 우리가 즐겁게 만들 수 있는 게임이 무엇일지 고민하며 많은 조사를 했습니다. 그러던 중 2004년작 '젤다의 전설: 이상한 모자'를 다시 플레이하게 되었는데,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재미에 새삼 충격을 받았습니다. '바로 이런 설렘을 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확신이 들어 개발에 착수하게 되었습니다.


팀명인 '콩코드(Concode)'라는 이름이 독특합니다. 비행기 이름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신명진 대표 = (웃음) 맞습니다. 개발자로서 이름에 '코드(Code)'를 넣고 싶었는데, 단순히 코드라고만 하면 너무 흔해 보였습니다. 고민 끝에 어린 시절 좋아했던 '콩코드 여객기'를 떠올렸습니다. 콩코드라는 단어가 주는 레트로하면서도 미래적인, 즉 '과거의 하이테크' 같은 이미지가 저희가 추구하는 픽셀 아트의 감성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분은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요? 원래 알던 사이였나요?

김선향 AD = 저희는 과거 대형 게임사에서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동료 사이입니다. 당시 맺은 인연이 계기가 되어 이번 프로젝트까지 함께하게 되었어요. 여러 번 호흡을 맞춰본 덕분에 2인 체제임에도 불구하고 시너지가 잘 나고 있습니다.


비주얼 측면에서 '젤다의 전설'과 '옥토패스 트래블러'의 느낌이 공존히는데, 이런 스타일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김선향 AD = '젤다'는 이미 완벽에 가까운 장르라 단순히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퍼즐의 난이도로 경쟁하기보다 우리만의 유니크한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옥토패스 트래블러'의 미학적 장점을 흡수하면서도 밀도 높은 서사를 담고 싶었습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이스트워드(Eastward)'의 좀 더 다크한 버전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레이테일'만의 독창적인 비주얼을 완성하기 위해 시각적으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무엇인가요?

신명진 대표 = 기존 픽셀 아트에서는 많이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을 넣었는데, 월드를 3D로 구성하면서도 2D 픽셀 감성을 보여주려 노력했습니다. 라이팅이나 포그 효과 같은 3D 기술을 쓰면서도 픽셀 아트의 따뜻한 감성은 유지하는 데 목표를 뒀습니다.

김선향 AD = 보통 캐릭터만 2D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배경이 3D임에도 픽셀의 투박하면서도 정교한 감성이 그대로 느껴지도록 제작하고 있습니다.


2023년부터 3년 가까이 개발을 이어오고 있는데, 2인 체제로 개발하면서 직면했던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선향 AD = 마케팅, 기획, 스토리 등 저희 전공 분야가 아닌 영역까지 직접 챙겨야 하는 점이 늘 과제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다른 개발자분들의 포스트모템(사후 분석) 글이나 유튜브 등을 찾아보며 끊임없이 공부하고 의논하며 한 단계씩 넘어서고 있습니다.


PC와 더불어 모바일 출시도 준비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모바일 버전에서는 조작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관건일 텐데 어떻게 준비 중이신가요?

신명진 대표 = 모바일에서 필요한 조작 키를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오브젝트 자동 타겟팅을 지원하고, 하나의 액션 키로 상황에 맞춰 잡기나 던지기 등 다양한 동작이 수행되도록 설계했습니다. 조작의 피로도를 낮추기 위해 스테이지 밸런싱 작업도 병행 중입니다.


'그레이테일'의 출시일은 언제쯤으로 보고 있나요?

신명진 대표 = 올해 말 출시를 목표로 타이트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완성도가 낮은 상태로 유저분들을 만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선 스팀(PC) 버전을 먼저 선보여 안정성을 확보한 뒤 모바일 버전으로 순차적 확장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기다리고 있는 유저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신명진 대표 = 시스템적으로는 '이상한 모자'에서 느꼈던 고전 어드벤처의 정교한 매커니즘을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서사적으로는 마지막 선택을 통해 강렬한 감정적 요동을 경험하시길 바랍니다. 플레이가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잔상이 남는 게임이 되었으면 합니다.

김선향 AD = 현장에서 알아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 덕분에 큰 힘을 얻습니다. 기대에 부응하는 좋은 게임으로 찾아뵙겠습니다. 현재 스팀에서 데모도 가능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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