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이 전설의 시작을 알리고 2편이 프랜차이즈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면, 3편은 그 기세를 이어받아 정점을 찍어야 할 시기에 등장했다. 자연히 기대감은 상당했으나 결과물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비유하자면 예기치 않은 흥행에 힘입어 급하게 덩치만 키운, 내실 없는 블록버스터 속편을 보는 듯한 아쉬움을 남겼다고 해야 할까. 결국 원작은 화려해진 외관과 달리 핵심인 스토리가 엉성한 게임으로 남고 말았다.
이것이 '극3'를 향한 우려의 근원이다. 극 시리즈가 리메이크 타이틀이긴 하나 원작의 서사와 연출을 충실히 따르는 기조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과연 그래픽의 발전만으로 원작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까? 원작의 서사를 유지하면서도 그 빈틈을 메워야 하는 역대 시리즈 중 가장 난해한 과제를 떠안은 '극3'.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발진은 이 어려운 숙제를 해냈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그들이 추구한 극한의 모습에 근접한 채로 말이다.
환골탈태한 비주얼, 그리고 한층 깊어진 전투

스토리라는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꺼내기에 앞서, 먼저 게임의 외형과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한다. 리메이크는 작품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경우와 원작의 요소를 최대한 보존하는 경우로 나뉘는데, 서두에 언급했듯 극 시리즈는 후자에 속한다. 스토리나 컷신에서의 카메라 구도, 그리고 대사에 이르기까지 서사와 관련된 부분은 거의 손을 대지 않는 것이다. 이는 리메이크라고는 하지만, 후속 시리즈와의 연결성을 최대한 유지해야 하는 극 시리즈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기에 유독 두드러지는 게 바로 비주얼과 전투 시스템이다. 비주얼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원작 3편이 2009년 2월 PS3로 출시되었으니, 무려 17년 만의 리메이크다. 원작과 비교하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엄청난 격차를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특히 캐릭터 모델링은 압권이다. 엄밀히 따져 용과 같이 시리즈의 최신작인 만큼, 역대 최고 수준의 퀄리티를 자랑한다. 한층 매력적이고 사실적으로 다듬어진 캐릭터들이 펼치는 연기는 그 자체로 한 편의 영화나 드라마를 방불케 한다.


여담이지만, 지난 데모 버전에서 지적받았던 오키나와에서의 텍스처와 광원 문제도 상당 부분 개선됐다. 물론 돌담 텍스처 등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특히 혹평을 샀던 수면 텍스처나 과도한 밝기로 그림자가 어색했던 광원 문제는 확실히 해결된 모습이다.
여기에 더해 최적화 개선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앞서 언급한 텍스처나 광원 문제와 맞물려 데모 버전에서는 그래픽 퀄리티 대비 사양이 다소 높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는데, 정식 버전에서는 이 문제가 말끔히 해결됐다. 만약 데모에서 간헐적인 프레임 저하를 느꼈던 플레이어라도, 최적화가 이루어진 정식 버전에서는 훨씬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 플레이 경험상 가장 큰 변화는 세미 오토 모드와 류큐 스타일의 등장을 들 수 있다. 간과하기 쉽지만, 용과 같이 시리즈는 원래부터 제법 깊이감 있는 전투를 지닌 게임이다. 필살기인 히트 액션부터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전략적으로 쓰는 맛이 있었고, 기본 콤보 역시 연구하기에 따라서는 엄청난 연타를 우겨넣을 수도 있는 그런 맛이 있었다.

하지만 누구나 그런 액션을 구사할 수 있는가 하면 그건 아니었다. 그러기 위해선 나름 콤보를 연구해야 했기에, 실제로는 그렇게까지 능숙하게 구사하는 플레이어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그런 의미에서 용과 같이 시리즈의 액션은 마냥 쉽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익히면 화려하고, 극한으로 갈고닦으려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하는 그런 액션을 추구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랬던 용과 같이 시리즈의 액션에 대대적인 변화가 생겼으니, 바로 모두를 위한 조작법 세미 오토 모드의 추가다. 세미 '오토' 모드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모드에서는 약공격을 하는 것만으로도 온갖 콤보를 펼칠 수 있다. 원래라면 약공격과 강공격을 조합해서 써야 할 온갖 액션을 약공격 하나로 끝내는 셈이다.
물론 단순히 공격만 하는 건 아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약공격을 누르는 것만으로 상대의 공격을 회피하기도 하고, 막거나 알아서 드래곤 부스트 모드와 히트 액션까지 다 발동한다. 다만 가장 큰 단점은 히트 액션 등을 전부 알아서 발동한다는 데에 있다. 강적을 상대로 아껴놓는다든가 굳이 쓸 필요가 없는 상황임에도 커맨드가 뜨면 알아서 써버린다. 이런 단점을 고려했을 때 세미 오토 모드는 전형적인 초심자를 위한 모드라고 할 수 있다. 고민 없이 전투를 치르고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라고 보면 된다.

키류의 새로운 전투 스타일인 류큐 스타일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가끔 무기를 주워서 쓰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키류의 액션은 맨손을 근간으로 하는데, 류큐 액션은 무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용과 같이7 외전의 에이전트 모드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모습으로 그 결과 전투의 폭이 한층 다양해졌다.
류큐 스타일의 핵심은 무기, 그리고 방어에 있다. 아무래도 맨손이라 회피를 기반으로 하던 기존 액션과 달리, 류큐 스타일은 방패(틴페)를 쓸 수 있어서 좀 더 안정적이다. 회피 성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 역시 도지마의 용 스타일의 경우 무기 공격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각각의 스타일이 지닌 특징이라고 볼 수 있기에 큰 문제는 아니다.

저스트 가드와 회피, 그리고 크리티컬 공격 역시 여러모로 손맛을 더해준다. 이전부터 있었던 저스트 가드와 회피지만 성공했을 경우 이점이 더 커졌으며 타격감까지 더해졌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바로 '크리티컬 공격'이다. 이전에도 보스급 강적의 뒤를 잡아서 빈틈을 노리는 요소가 있었지만, 이 부분을 '극3'는 크리티컬 공격으로 강화했다. 특히 보스전에서는 보스의 투기를 없애기 위해 공격을 해서 투기 게이지를 깎아야 하는데, 이럴 때 바로 크리티컬 공격이 빛을 발한다.

성장 시스템 역시 변화가 생겼지만, 그 방향성은 전투 시스템과는 정반대다. 세미 오토 모드나 류큐 스타일이 액션의 확장에 초점을 맞췄다면, 성장 시스템은 직관적이고 심플하게 변했다. 돈만 있다면 얼마든지 기초 능력을 올릴 수 있고, 스킬과 관련된 특수 능력 역시 별도의 포인트로 올릴 수 있을 뿐 복잡함은 덜어냈다. 원작 시스템을 싹 뜯어고친 것이기에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한눈에 봐도 이해하기 쉽게 바뀌었기에 만족스러웠다.
다만, 성장과 관련해서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지극히 개인적일 수도 있는 부분이겠지만, 키류의 간판기이기도 한 호랑이 떨구기와 관련해서는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기술이 삭제됐기 때문인가? 아니다. 있긴 있다. 하지만 이를 있다고 시원하게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그 기술이 도지마의 용이 아닌 류큐 스타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명칭마저 미야자토 비전 호랑이 떨구기로 바뀌었으며, 기술을 전수하는 스승 역시 전통의 코마키에서 미야자토로 대체됐다. 시리즈 내내 키류의 기술적 스승을 상징해 온 캐릭터와 그가 전수하는 비전의 기술이 류큐 스타일로, 그리고 미야자토라는 새로운 인물에게 넘어갔다는 점은 시리즈의 오랜 팬들에게 자뭇 큰 아쉬움으로 다가올 듯하다.
이와는 별개로 개인적으로 반가웠던 추가 요소로는 자유로운 코디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7편 이전까지는 엔딩 이후에나 코디를 변경할 수 있었으며 그조차도 일부에 불과했지만, '극3'에서는 처음부터 자유롭게 의상을 변경할 수 있다. 핵심은 상당수의 컷신에서도 이게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이다. 메인 스토리에서 특히 중요한 컷신의 경우 미리 정해진 의상으로 고정되는 프리 렌더링 방식이지만, 그런 일부를 제외하면 리얼타임 렌더링 방식이기에 코디한 모습 그대로 나온다.
그 자체로는 어디까지나 일종의 서비스적인 요소지만,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긍정적인 요소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서브 콘텐츠에도 변화를, 휴먼 드라마 & 청춘 드라마

전투 외에 또 다른 대대적인 변화를 꼽자면 단연 나팔꽃을 무대로 한 서브 콘텐츠, 나팔꽃 일상을 들 수 있다. 나팔꽃과 관련된 설정 자체는 원작 3편 그대로다. 야쿠자 세계에서 발을 뗀 키류가 더 이상 암흑계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그리고 야쿠자였던 자신의 과오를 속죄하기 위해 오키나와로 내려가 보육원 나팔꽃을 운영하는 이야기다. 키류에게 있어선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중요한 첫걸음이지만, 아쉽게도 원작에서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가장 큰 이유는 플레이어들이 보고자 했던 것과 개발진이 보여주고자 했던 것의 괴리에 있다. 당연하게도 용과 같이 시리즈를 즐기는 플레이어는 암흑계의 암투, 야쿠자들의 의리(진짜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뜨거운 남자의 로망에 열광한다. 하지만 원작 3편의 초반부를 담당했던 나팔꽃 생활은 지나치게 평화로웠기에 많은 플레이어가 지루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불필요했다기보다는 당시의 기대와는 맞지 않았다는 평가가 적합할 것이다.
그랬던 나팔꽃 파트가 '극3'에 이르러선 서브 콘텐츠 형태로 아예 분리되었다. 이로 인한 변화는 크다. 우선 메인 스토리의 템포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원작에서 다소 늘어졌던 초반부 진행이 간결해지면서 플레이어가 게임의 서사에 좀 더 몰입할 수 있게 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동시에 플레이어가 원할 때 온전히 나팔꽃 생활에 집중할 수 있게 된 점 역시 긍정적이다. 원작에서는 메인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니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과정이 강제되었고, 오키나와를 둘러싼 본격적인 사건이 전개되면서부터는 나팔꽃 파트의 비중이 공기처럼 희미해지곤 했다. 하지만 '극3'에서는 이 비중을 플레이어가 직접 조절할 수 있다.
물론 서브 콘텐츠로 바뀐 만큼, 플레이어가 굳이 수행하지 않는다면 이 역시 공기화되는 건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이는 선택권을 쥔 모든 서브 콘텐츠가 지닌 숙명이기에 단점으로 치부하긴 어렵다. 오히려 나팔꽃 일상은 하면 할수록 진국인 그런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 키류는 아이들의 부탁을 받아 요리, 채소 재배, 숙제 돕기, 재봉, 낚시, 벌레 잡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 이는 게임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을 넘어, 키류가 단순히 후원자인 키다리 아저씨에서 진정한 의미의 아빠가 되어가는 과정을 내적으로 보여준다. 원작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통해, 훗날 나팔꽃을 지키고자 하는 키류의 진심을 엿볼 수 있게 된다. 메인 스토리를 보조하고 캐릭터성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이 또한 극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적절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나팔꽃 일상이 키류의 심적 성장과 따뜻한 휴먼 드라마에 초점을 맞췄다면 반항아의 용은 호쾌한 전투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다. 기본적인 콘셉트는 불량 서클들의 영역 다툼이다. 물론 여기서 키류가 몸담게 되는 레이디스 팀 하이사이 걸즈는 법정 속도를 준수하고 술담배도 하지 않는 건전한(?) 불량배들이지만, 나름대로의 신념을 지닌 팀이다. 야쿠자지만, 그 내면에는 선한 본성을 지니고 있는 키류와도 어딘가 닮은꼴인 팀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키류는 하이사이 걸즈와 함께 오키나와까지 마수를 뻗치는 본토의 불량 서클 전투광 나이트메어에 맞서게 된다. 반항아의 용의 가장 큰 특징은 대규모 난전에 있다. 기존 시리즈에서도 가끔 동료가 도와주기도 했지만, 여태껏 키류는 대체로 혼자 싸워왔는데 반항아의 용에서는 다르다. 동료를 모집하고 그들과 함께 싸운다. 난전이라는 명칭 그대로 다소 정신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항상 고독하게 홀로 맞서 싸웠던 걸 생각하면 어딘지 상쾌한 기분까지 든다.
나팔꽃 일상과 비교하자면, 나팔꽃 일상이 아이들과의 유대를 다룬 훈훈한 휴먼 드라마에 집중했다면, 반항아의 용은 청춘 드라마 느낌으로 호쾌하고 시원한 전투, 이를 통한 스트레스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고 볼 수 있다.

완벽하진 않지만, 최선을 다해 보강한 스토리

'극3'를 플레이하며 가장 우려했던 점은 단연 스토리였다. 비주얼과 액션은 당연히 원작 3편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을 것이 뻔했고, 이미 극1과 극2를 통해 증명된 바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스토리는 다르다. 무엇보다 극 시리즈가 그러했다. 기승전결의 흐름은 물론이고 일부 수정된 대사를 제외하면 연출, 카메라 구도에 이르기까지 원작을 거의 그대로 가져오는 기조 탓이다. 앞서 언급한 나팔꽃 파트를 별도의 콘텐츠로 분리했다곤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혹평을 받았던 스토리의 근본적인 한계까지 개선하기는 힘들 것이라 여겼다.
동시에 일말의 기대도 있었다. 잠시 시리즈의 포문을 연 용과 같이를 되돌아보자. 메인 빌런으로 등장했던 니시키야마는 원작 시절 빈말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단순히 악당이라서가 아니다. 그가 소위 키류에게 열폭하는 이유부터 타락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설명이 전무했기에, 그저 평면적인 삼류 악당으로만 비춰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그의 행동에 일말의 개연성도, 공감도 가지 않았으니 당연히 그에 대한 평가 역시 좋을 리 만무했다.
그랬던 니시키야마에 대한 평가를 뒤집은 것이 바로 극1이었다. 기본적인 캐릭터성과 본편의 서사에는 어떠한 변화도 생기지 않았다. 바뀐 거라곤 장(챕터)을 넘어갈 때 니시키야마의 과거를 조명하는 짧은 컷신 몇 개가 추가된 게 전부였다. 다 합쳐도 10분이 채 되지 않는 분량이었지만 그 효과는 엄청났다. 비열한 삼류 악당을 타락할 수밖에 없었던 매력적인 악당으로 변모시켰고 그가 내린 최후의 선택에도 당위성을 부여했다.

이처럼 성공적인 개선을 이뤄낸 바 있는 극1이었기에 '극3'에 대해서도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본편 서사를 뜯어고칠 수는 없더라도 니시키야마처럼 메인 빌런인 미네의 캐릭터성을 보강하는 장치는 충분히 들어갈 만했기 때문이다.
캐릭터성의 보강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일단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한 모습이다. 다만 극1과 달리 이 부분은 외전인 '다크 타이즈'를 통해 이루어졌다. 알다시피 미네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지만, 한편으로는 절대적인 인연, 이른바 인간의 유대에 집착하는 캐릭터다. 메인 스토리에서도 이런 면모를 보여주긴 했지만, 그 깊이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다크 타이즈'에서는 미네의 과거를 조명함으로써 그가 어떻게, 그리고 왜 야쿠자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는지, 무엇이 그를 타락하게 만들었는지, 그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왜곡 없이 보여준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는 미네가 키류와 비슷하게 시작했음에도 왜 정반대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 왜 주변으로부터 그런 인식을 받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니시키야마의 사례처럼, 외전이 미네의 캐릭터성을 보강함으로써 메인 빌런으로서 부족했던 그의 서사를 비로소 완성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미네가 아니라 메인 스토리 자체에 대한 얘기다. 일부 대사가 수정되고 컷신이 보강되기는 했지만, 큰 줄기에서 스토리 자체는 원작 그대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스토리의 완전한 환골탈태를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넘버링 타이틀인 만큼 스토리의 연속성을 고려한다고 해도 중간에 1~2장 분량의 챕터를 추가해 소위 대사로 때웠던 부분을 보강할 수도 있었겠지만, 결국 '극3'는 원작을 최대한 유지하는 길을 선택했다.

완벽하진 않지만, 최선을 다해 보강했다고 평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원작 존중이라는 극 시리즈의 취지를 지키되,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던 미네의 서사는 외전으로 우회하여 영리하게 보강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본편의 서사가 그저 원작의 복사 붙여넣기에 그친 것은 아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자세한 언급은 아끼겠지만, '극3'에는 기존의 극 시리즈와 비교해도 눈에 띄는 결정적인 변화가 존재한다. 다크 타이즈를 제외한 본편 메인 스토리의 98%는 원작과 같지만, 나머지 2%에 해당하는 이 부분만큼은 완전히 다르다고 해야 할까. 고작 2%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 파급력만큼은 역대급 2%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한 변화이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절반의 아쉬움과 절반의 환호, 그럼에도 계속될 '극'

정리하자면 '극3'는 일말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팬들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주며 앞으로 이어질 극 시리즈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원작 유지라는 명확한 한계 속에서도 메인 스토리를 최선을 다해 다듬었고, 동기 부여가 부족했던 미네의 서사 역시 외전 '다크 타이즈'를 통해 치밀하게 보강했다.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면 누가 봐도 스토리텔링에 최선을 다했다고 평가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개발진의 노력이 느껴지는 결과물이다.
전투의 재미가 한층 깊어졌다는 점 또한 긍정적이다. 사실 원작 스토리를 크게 뜯어고칠 수 없다는 한계를 알기에 반대급부로 전투에 거는 기대가 컸는데, 그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켜 준 시스템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일부 변경점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분명히 갈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코마키의 부재가 대표적이다. 상징성을 고려해 미야자토와 코마키를 공존시키고, 적어도 도지마의 용 스타일에서만큼은 호랑이 떨구기를 사용할 수 있게 했어야 하지 않을까. 단순한 서브 퀘스트 NPC가 아닌, 시리즈의 역사를 함께한 스승이기에 더욱 짙은 아쉬움이 남는다. 원작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극 시리즈의 기조와도 어긋나는 결정이라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극3'는 역시 극이었다는 점이다. 아쉬움은 있을지언정, 주어진 한계 속에서 극한으로 갈고닦은 장인정신은 분명 존재한다. 정식 출시까지 이제 남은 시간은 이틀뿐. 키류의 전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극3'를 넘어 극4로 이어질 그의 여정, 그 발자취를 따라가 볼 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