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이 틱톡(TikTok)의 핵심인 '무한 스크롤'과 '알고리즘 추천 시스템'을 불법적인 '중독 설계(Addictive Design)'로 규정하고 칼을 빼 들었다. 이번 조치는 소셜 미디어를 넘어, 유사한 보상 심리를 이용하는 게임 업계에도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16일(현지 시각)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틱톡의 인터페이스 설계가 '디지털 서비스법(DSA)'을 위반했다는 예비 견해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PC게이머 등 외신은 EU가 틱톡의 시스템을 사실상 '디지털 마약'으로 간주한 것에 주목했다.
EU 집행위가 문제 삼은 것은 틱톡의 '무한 스크롤(Infinite Scroll)'과 '자동 재생' 기능이다.
집행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틱톡은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라는 '보상(Reward)'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를 '토끼굴(Rabbit hole)'에 빠뜨린다"고 지적했다. 이는 심리학의 '스키너 상자(Skinner Box)' 실험과 유사한 원리로, 불확실한 보상을 통해 사용자의 뇌를 생각 없이 반응만 하는 '자동조종(Autopilot)' 상태로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설계가 판단력이 부족한 미성년자에게 심각한 행동 중독(Behavioral addictions)을 유발할 수 있으며, 틱톡이 제공하는 스크린 타임 제한 도구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라고 꼬집었다. 혐의가 확정될 경우 틱톡은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6%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물게 된다.
유럽 게임 업계의 시선은 이번 규제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에 쏠려 있다. 전문가들은 틱톡과 유사한 심리적 기법을 사용하는 게임 업계가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유로게이머(Eurogamer)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럽 의회는 이미 작년 말 '중독성 설계' 규제 검토 대상에 '비디오 게임'을 명시한 바 있다. 틱톡의 '무한 스크롤'이 불법이라면, 게이머를 붙잡아두기 위해 설계된 '확률형 아이템(가챠)', '무한 퀘스트', '접속 보상', '배틀패스' 등도 규제 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논리다.
법률 전문가들은 "EU가 기업이 수익을 위해 사용자의 자제력을 기술적으로 무력화시키는 행위 자체를 문제 삼기 시작했다"며, 현재 준비 중인 '디지털 공정성 법(Digital Fairness Act)' 등을 통해 게임 내 강박적 보상 시스템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