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20일, 펄어비스의 야심작 ‘붉은사막’ 출시일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2018년에 개발을 시작한 후, 출시일이 다가오는 지금까지 붉은사막은 수많은 한국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블랙스페이스 엔진을 사용한 AAA급 게임으로, 펄어비스 개발력을 집대성한 타이틀이라고도 볼 수 있다. 특히 광활한 오픈월드 맵을 가득 채운 사실적이고 뛰어난 그래픽은 시연 버전부터 많은 이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출시를 앞둔 2월 말, 펄어비스가 사옥인 과천 홈 원의 모션 캡처 스튜디오와 오디오실, 3D 스캔 스튜디오를 미디어에게 공개했다. 공개된 개발 공간을 둘러보고, 관련된 설명을 통해 붉은사막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조금이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 내 모든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 곳, 오디오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공간은 다름 아닌 오디오실이다. 펄어비스 오디오실은 작곡가, 음성 전문가, 효과음 파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 게임 내에 들어가는 모든 음악과 효과음 등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실제 확인한 오디오실은 작업을 할 수 있는 사무 공간과 독립 부스, 그리고 폴리 사운드 스튜디오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중 성우들이 내방해서 녹음할 때 활용하는 컨트롤룸과 녹음 부스, 폴리 사운드 스튜디오를 직접 볼 수 있었다.
펄어비스는 이렇게 마련된 오디오실 덕분에 음악 작업부터 보이스 녹음, 믹싱까지 모든 과정을 사내에서 완성할 수 있다. 또한 상용 에셋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제작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이번 투어에서는 상황에 맞춘 사운드를 직접 게임 내에서 구현한 예시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이 전용 스튜디오에서 신발, 자갈, 금속,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상상 속에 존재하는 ‘소리’를 만들어내고, 믹싱 작업을 통해 훨씬 풍부하고 거대한 소리를 게임 내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실시간으로 오디오 기술 시연도 진행됐다. 오디오가 게임에 동기화되어 출력되는 사례들을 몇 가지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블랙스페이스 엔진의 사운드 쪽 강점과 차별점도 체크할 수 있었다.
펄어비스 측 설명에 따르면, 블랙스페이스 엔진의 경우 받아올 수 있는 게임 데이터값이 무궁무진하기에, 구현 폭이 상용 엔진에 비해 좀 더 넓다. 사운드가 하나하나 수동으로 들어간 게 아니라, 상황에 맞춰 자동으로 소리를 만들어내고 동기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붉은사막의 경우, 전투 사운드에서 특히나 기준이 다른 편이다. 펄어비스 측은 “업계에서는 멋있고 깔끔한 소리를 낸다는 표준 기준이 있지만, 붉은사막은 기준보다는 일차적으로 소리의 타격감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며 “업계 표준을 따르지 않고, 소리에 대해 다른 접근을 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리얼리티의 근간, 모션 캡처 스튜디오

홈 원에 위치한 모션 캡처 스튜디오에서는 공간 설명과 함께 배우들의 시연이 이어졌다. 펄어비스는 홈 원과 아트센터에 모션 캡처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두 공간에는 총 270여 대의 카메라가 배치되어 있다. 모션 캡처 스튜디오는 펄어비스가 추구하는 리얼리티에 관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장소다.
이번에 확인한 홈 원의 스튜디오는 총 3개 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실당 60평으로 약 180평 규모로 구성되어 있다. 홈 원에는 1,600만 화소급 초고성능 모션 캡처 전용 114대의 광학식 카메라가 배치되어 있다. 이를 통해 배우들의 모든 움직임을 정밀하게 데이터화할 수 있다.
이렇게 획득한 데이터는 펄어비스의 자체 게임 엔진과 실시간으로 연동된다. 촬영 중인 배우의 동작이 바로 게임 캐릭터에 반영되기에 결과물을 확인하면서 액션의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실제 배우의 시연 과정에서도 이런 실시간 연동을 직접 볼 수 있었다.


확실히 펄어비스의 모션 캡처 스튜디오는 그동안 봐온 다양한 국내외 대형 개발사의 모션 캡처 스튜디오와 비교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규모와 소품을 보유하고 있었다. 양분해서 두 군데에서 동시에 촬영하거나, 하나로 합쳐 광활한 촬영도 가능하다.
펄어비스 측이 모션 캡처에서 가장 우선시하는 건 안전이다. 이를 위해 바닥에 특수 소재를 깔아 충격을 보호할 수 있게 처리했으며, 배우들끼리 합을 맞추는 대련 시에도 무기는 스펀지를 사용해 안전을 최선으로 하여 촬영을 진행한다.
모든 연출은 엔진과 데이터를 보고 최적의 타이밍과 궤적 등을 연구한 뒤, 수많은 리허설을 통해 진행한다. 사람 간 상호작용뿐 아니라, 크리처와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그에 맞춰 액션과 몬스터 움직임 등을 구현한다. 스케일을 조절해 화면을 넓게 한 뒤 움직임을 연구한다.


현장 시연을 했던 배우는 사람 간 합을 맞추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며, 스케일이 늘어날수록 거리 역시 늘어나기에 실제 합을 맞추는 게 정말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엔진을 보면서 맞추는 경우가 많다.
한편 펄어비스는 2022년 홈 원 외에 펄어비스 아트센터를 설립하고, 이곳에도 모션 캡처 스튜디오를 구축했다. 아트센터의 스튜디오는 150대 카메라와 9m 이상의 층고를 갖춘 300평 규모의 공간이다. 높은 층고와 넓은 공간을 통해 와이어 액션 등 공간 제약 없이 다양한 모션 캡처 촬영을 할 수 있다.

실존 물체를 게임으로, 3D 스캔 스튜디오

마지막으로 확인한 곳은 3D 스캔 스튜디오다. 이곳에서 실존하는 물체를 180여 대의 카메라가 동시 촬영, 데이터화해서 실제와 가까운 모습을 게임에 담아낸다.
3D 스캔 스튜디오에는 페이셜 스캔, 전신 스캔, 턴테이블 카메라 부스가 마련되어 있다. 고성능 카메라를 원형으로 배치, 인물과 갑옷, 무기나 유물 등 다양한 물체를 밀리미터 단위로 재현한다.
이 작업은 수작업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옷감의 질감, 인물의 표정 주름, 장비의 미세한 흠집 등 섬세하고 정밀한 요소를 데이터화해 게임의 그래픽 퀄리티를 매우 현실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활용된다. 또한 이를 통해 개발자들의 반복적인 작업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페이셜 스캔은 얼굴에 집중해 근육의 미세한 떨림이나 움직임, 표정 등을 캡처할 수 있고, 전신은 현실의 인물을 디지털 세계로 소환할 수 있다. 턴테이블 카메라 부스의 경우 바위, 나무 밑동, 유물 등 자연물과 소품의 3D 리소스를 제작해 게임 내 세상을 구성하는 데 활용한다. 예를 들어 돌을 스캔한 뒤, 이를 여러 개 쌓아 돌담을 만들고 게임 내에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번 투어에서는 붉은사막의 본격적인 개발 공간을 본 건 아니지만, 모션 캡처나 오디오, 3D 스캔 등을 통해 현실의 물체나 인물, 사운드 등이 어떻게 게임 내에 적용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오디오실의 경우 다양한 시연 및 설명이 이어지며 블랙스페이스 엔진이 사운드 쪽에서도 차별점을 가진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모션 캡처 스튜디오 역시 실제 배우들의 화려한 시연이 인게임 캐릭터에 바로 적용되는 모습을 선보이며 붉은사막 속 캐릭터들의 본격적인 움직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가 자체 엔진인 블랙스페이스 엔진으로 개발 중인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다. 출시를 앞두고 세 차례에 걸친 프리뷰 영상이 최근 공개되었으며, 이를 통해 오픈월드 탐험부터 전투, 일상 등 게임의 핵심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펄어비스가 선보이는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붉은사막은 한국 시간으로 3월 20일 PC, XSX|S, PS5를 통해 출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