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프로젝트 래빗 "익스트랙션은 보조, 핵심은 소울라이크"

인터뷰 | 윤홍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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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플레어가 개발 중인 익스트랙션 소울라이크 '프로젝트 래빗'에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공개된 트레일러는 벌써 조회수 21만 회를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원작으로 한 다크 판타지 세계관, 동양풍으로 재해석된 보스 디자인, 그리고 소울라이크 특유의 분위기까지. 여러모로 시선을 사로잡는 요소들로 가득했던 덕분이다.

하지만 높은 기대감 한편에는 호기심 섞인 의문도 남았다. 바로 '익스트랙션'이라는 키워드다. 생존과 탈출을 중심으로 한 익스트랙션, 그리고 높은 난도와 묵직한 액션을 특징으로 하는 소울라이크. 쉽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장르를 과연 어떻게 결합했을지 궁금증이 뒤따랐다.

다행히 이런 의문을 풀 기회는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다. 노바플레어가 이번 플레이엑스포에 '프로젝트 래빗'을 출품한다는 소식이었다. 과연 그들이 만들고 있는 '프로젝트 래빗'은 어떤 게임일까. 그리고 익스트랙션과 소울라이크의 조합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냈을까.



노바플레어 황석윤 대표, 정명박 AD ©INVEN 윤홍만 기자


노바플레어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노바플레어는 엔씨 출신 개발자 14명이 모여 만든 회사다. 알다시피 최근까지 엔씨 내부에서 여러 프로젝트가 정리되는 일이 많았는데, 당시 우리가 속해 있던 라이작 팀 역시 그 여파를 피할 수 없었다. 당시에는 퍼스트스파크게임즈 최문영 대표 산하 조직으로 신규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었는데, 조직 전체가 정리되면서 우리 역시 엔씨를 떠나게 됐다. 그렇게 나오게 됐는데, 오랫동안 함께 호흡을 맞췄던 개발자들과 뿔뿔이 흩어지는 게 너무 아쉽더라.

그래서 차라리 창업을 해서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직접 만들어보자고 뜻을 모았고, 그렇게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다행히 초창기부터 주변에서 많은 관심을 보내줬고, 그 덕분에 스마일게이트로부터 스타트업 지원도 받을 수 있었다. 지난해 여름에는 1차 투자를 받았고, 올여름에는 2차 투자를 계획 중이다.


'프로젝트 래빗'을 개발한 지는 얼마나 됐나.

프로토타이핑 단계까지 포함하면 약 1년~1년 2개월 정도 됐다. 이제 막 몇몇 핵심 시스템을 구현한 상태라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래도 이쯤에서 회사와 게임을 알리고 외부 평가를 받아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해 플레이엑스포에 출품하게 됐다.



성별과 외형, 의상 등 커스터마이징 요소가 존재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INVEN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다크 판타지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떠오른다는 반응이 많다. 개발진 중에는 네오위즈 라운드8 스튜디오 출신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연관이 있는 건가.

일부 개발진이 라운드8 스튜디오 출신이다 보니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하지만 사실 '프로젝트 래빗'과 'P의 거짓'은 거의 연관성이 없는 게임이라고 봐도 된다.

그럼에도 동화를 원작으로 한 다크 판타지 소울라이크라는 점에서 두 작품이 비교되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런 콘셉트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신생 개발사인 만큼 일단 눈에 띄어야 했기 때문이다. 초창기부터 어떤 게임과 콘셉트가 가장 강렬하게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했고, 그 과정에서 떠오른 게 바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였다. 원작 속 앨리스가 기묘한 세계를 탐험하듯, 이를 독창적인 세계관의 소울라이크로 풀어내면 매력적일 것 같다고 판단해 현재의 콘셉트를 확정하게 됐다.


트레일러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가 앨리스인 줄 알았는데, 성별과 외형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더라. 원작 동화 속 캐릭터는 등장하지 않는 건가.

그렇게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웃음). 정확히 설명하자면 플레이어는 앨리스가 아니라, 앨리스의 흔적을 쫓는 제3자의 입장이다. 이상한 나라가 왜 이렇게 변했는지, 그리고 앨리스는 어디에 있는지 그 비밀을 파헤쳐 나가는 구조다.

원작 동화 속 캐릭터들도 '프로젝트 래빗'만의 방식으로 재해석돼 등장한다. 트레일러에 등장한 보스 몬스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많은 분들이 조선의 무장이나 장수로 생각하시는데, 사실은 원작 속 모자장수를 오마주한 캐릭터다. 정확히는 모자장수의 아들이라는 설정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원작 캐릭터들이 독자적인 해석을 거쳐 등장할 예정이다.



모자장수의 아들이라는 설정의 '카룬'. 매드 해터가 아니라 매드 이터인 게 눈길을 끈다 ©INVEN


동양풍 세계관인 점도 인상적이었다. 이상한 나라를 동양적으로 재해석한 느낌인데, 왜 이런 방향을 선택했나.

전형적인 서양 판타지보다는, 서양풍 세계관을 기반으로 이상한 나라를 동양적으로 해석하면 더 신선하고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긍정적으로 봐주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만 이상한 나라 전체가 동양풍인 것은 아니다. 트레일러에서 도포를 입은 흰토끼 석상 등이 등장하다 보니 그렇게 느낄 수 있는데, 모자장수의 아들 '카룬'이 등장하는 지역은 조선을 콘셉트로 한 동양풍 지역이 맞다. 하지만 그 외에도 서로 다른 특징과 분위기를 가진 지역들이 존재한다. 총 4개의 개성적인 지역과 중앙의 성까지 포함해, 총 5개의 콘셉트 지역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소울라이크와 차별화를 위해 익스트랙션 요소를 접목한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설명에 앞서 조금 해명을 하고 싶다. 익스트랙션 장르라고 하면 흔히 PvPvE 기반의 배틀로얄 스타일 게임을 떠올리기 쉽다. 다른 플레이어와 협동하거나, 뒤통수를 치고 아이템을 약탈하는 식의 플레이를 연상하시는 분들이 많더라. 하지만 우리 게임은 그런 방향과는 조금 다르다.

우리가 주목한 건 세션 기반의 진입, 파밍, 탈출이라는 플레이 구조였다. 이를 가장 직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표현이 익스트랙션이었기 때문에 '익스트랙션 소울라이크'라고 소개했는데, 의도와 다르게 배틀로얄 느낌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 어디까지나 기본은 소울라이크다. 비중으로 따지면 80~90%는 소울라이크이고, 여기에 약 10% 정도의 익스트랙션 요소가 더해진 형태라고 보면 된다.

익스트랙션 요소를 넣은 가장 큰 이유는 긴장감 때문이다. 프롬소프트웨어의 다크 소울 시리즈를 해봤다면 암령 난입 시 느껴지는 특유의 긴장감을 알 것이다. 실제로는 크게 위험하지 않은 상황이어도 심리적으로 압박감이 생기지 않나. 우리 역시 그런 색다른 긴장감을 플레이 경험 속에 녹여내고 싶었다.


익스트랙션 장르는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울라이크와 익스트랙션을 결합한 '프로젝트 래빗' 역시 접근성이 낮을 것 같다는 우려도 있다.

맞는 이야기다. 소울라이크와 익스트랙션 모두 반복적인 도전과 죽음을 전제로 하는 장르인 만큼, 우리는 플레이어가 느끼는 죽음의 부담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익스트랙션 게임은 사망 시 모든 아이템을 잃지만, 우리 게임은 던전 성격에 따라 이를 구분할 예정이다. 쉽게 말해 사망 시 모든 아이템을 잃는 고위험 던전이 있는 반면, 아이템을 잃지 않는 던전도 존재하는 식이다. 물론 전부 잃는 던전은 그만큼 더 좋은 보상을 기대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자신의 성향에 맞춰 선택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대부분은 아이템 손실이 없는 던전이며, 소위 ‘익스트랙션 던전’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콘텐츠에 가까운 형태다.


다른 플레이어가 난입해 싸우거나 협동할 수 있다고 했는데, 굳이 익스트랙션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필요가 있었나.

세션 기반으로 진입해 파밍과 퀘스트를 진행하고 탈출하는 구조를 핵심 플레이로 삼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익스트랙션이었다. 다만 그 표현 때문에 PvPvE 중심의 경쟁 게임으로 오해가 생긴 것 같다.

앞서 말했듯 '프로젝트 래빗'은 어디까지나 소울라이크가 중심이다. 익스트랙션 요소는 플레이 구조와 긴장감을 강화하기 위한 장치에 가깝다.





그렇다면 기존 소울라이크와 차별화되는 '프로젝트 래빗'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가장 큰 차별점은 세션 단위의 플레이 구조다. 여기에 라이브 서비스 방식의 운영도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보통 싱글 패키지 게임은 DLC나 확장팩이 출시되기까지 짧게는 반년, 길게는 1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중간에 이탈하는 플레이어도 적지 않다.

물론 콘텐츠를 충분히 쌓아 한 번에 공개하는 방식에도 장점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신규 보스나 콘텐츠를 2~3개월 단위로 꾸준히 추가해 업데이트 주기를 짧게 가져가려 한다. 세션 기반 구조이기 때문에 가능한 운영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트레일러 공개 이후 일주일 만에 조회수 21만 회를 돌파하는 등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전부터 관심을 보내주신 분들은 있었지만, 이번 트레일러 조회수가 잘 나오면서 퍼블리싱이나 투자 관련해서도 좀 더 의미 있는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다. 요즘 투자 시장이 워낙 얼어붙어 있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그런 상황 속에서도 관심을 보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현재 완성도는 어느 정도이며, 출시 목표는 어떻게 되나.

현재 완성도는 체감상 30~40% 정도다. 목표는 내년 말 얼리 액세스 출시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개발 인력을 30명 규모까지 확대하고, 내년에는 50~60명 수준까지 충원할 계획이다.

정식 출시는 얼리 액세스 이후 플레이어 피드백과 개선 사항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내부적으로는 얼리 액세스 출시 후 5~6개월 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장에서의 반응은 어떤가.

어제부터 정말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직접 플레이해보는 분들도 많고, 어렵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특히 해외 관람객들의 반응이 좋은 편인데, 그 역시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





'프로젝트 래빗'을 주목하고 있는 게이머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소울라이크에 익스트랙션 요소를 접목했다는 점에서 낯설고 우려된다는 의견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게임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소울라이크다. 익스트랙션은 그 위에 색다른 재미와 긴장감을 더하기 위한 장치라고 봐주셨으면 한다.

소울라이크 팬들이 실망하기보다는 기대할 수 있는 작품, 그리고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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