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게임단별 선수기용방식

리그 전환 후 첫 시즌이었던 2015년 롤챔스 스프링 풀리그가 마무리 된 기념으로 간단하고 유치한 게임단별 분석해보았습니다.

 

로테이션 출전에 대한 분석입니다. (O: 한 선수가 전체 세트수의 75% 이상 압도적으로 기용, X: 두 선수가 각자 전체 세트수의 75% 미만으로 사이좋게 나눠서 출전), 75% 기준으로 한 이유는 따로 없습니다. 과학적이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 당연하게도 탑-정글-미드-원딜-서폿 순서

 

K   T: O O O O X

나 진: O X X O X

S   K: O O X O X

삼 성: O O X O O

J I N: O O O X O

I   M: O O O O O

G  E: O O O O O

C   J: O O O O O

 

유불리 따지기 위해 점수 한번 매겨보겠습니다. 저는 로테이션 출전이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믿기 때문에 로테출전 안 하면(O이면) 1점, 로테출전하면(X이면) 0점 부여하겠습니다. 고득점 순으로 배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IM, GE, CJ(5점)-KT, 삼성, 진에어(4점)-SK(3점)-나진(2점)

 

다음은 풀리그 최종순위입니다.

 

   (GE-SK-CJ)-(진에어-KT-나진)-IM-삼성

 

로테출전 점수를 기준으로 플옵진출팀(1~4위)을 예측했다면 IM, GE, CJ 외 1팀을 꼽았겠네요. 얼추 맞는 것도 같네요? 근데 팀들간 점수차가 적어서 별 의미가 없네요. 그리고 IM과 SK는 부여한 점수를 토대로 한 서열과 실제 순위가 차이가 많이 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SK를 유리하게, IM을 불리하게 만드는 요소일까요? 두 팀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선수들 클라스(IM 팬분들 죄송합니다.)

 

각 팀 선수들의 역량에 대해서 분석해보겠습니다. 누가 누가 좋은 선수인지 정하기 어렵고 논란도 많을 것같아서 깔끔하게 2014 롤챔스 섬머 8강 안에 들었던 팀 선수가 잘하는 선수라고 결정했습니다. 이유는 별 거 없습니다. 가장 직전 한국대회니까.

 

그래서 다음 명단이 명예로운 [좋은 선수]들 입니다. 추억을 되새김질할 겸 각 게임단 옛날이름 적어보았습니다. 왠지 뭉클합니다. 지금 한국에 없는 선수들도 썼어요. 좋아서요.

 

참피온 KT Arrows: 썸데이, 카카오, 루키, 애로우, 하차니

나진 쉴드: 세이브, 와치, 꿍, 제파, 고릴라

나진 소드: 듀크, 리, 쿠로, 오큐, 카인

SKS: 마린, 호로, 이지훈, 뱅, 울프

SKK: 임팩트, 벵기, 페이커, 피글렛, 푸만두

삼성 화이트: 루퍼, 댄디, 폰, 임프, 마타

삼성 블루: 에이콘, 스피릿, 다데, 데프트, 하트

진에어 스텔스: 트레이스, 체이서, 플라이, 캡틴잭, 체이

 

과거 SKT가 그러했고, 비교적 최근 나진 소드가 신인의 패기를 보여줬던 것을 감안하면 경력 있는 선수들만 [좋은 선수]라고는 할 수 없지만 시즌이 끝난 결과를 바탕으로 볼 때 패기의 신인팀인 삼성과 네오나진이 폭망한 것을 볼 때 신인 선수들에게는 [좋은 선수] 타이틀을 안 주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제가 잘 알지도 못하는 신인들 평가할 능력도 없습니다. 정말 폭망해줘서 고마울 정도야. 글쓰기 쉬워지니까. 아무래도 신인들 중에 좋은 선수가 안 나왔던 것은 중국이 아마추어 실력자들을 많이 빼가서 그런 것같네요.

 

또한 하필이면 CJ 브라더스가 사이좋게 16강에서 똑 떨어진 시즌이네요. 안타깝게도 CJ 선수들이 [좋은 선수] 타이틀을 못 얻었습니다.

 

'좋은 선수 많으면 장땡'이라는 느낌으로 로테출전같은 것은 신경 안 쓰고 그냥 게임단에 위 명단에 속한 선수들 한명당 1점 줘보겠습니다.

 

KT: 썸데이, 애로우, 하차니 (3점)

나진: 와치, 꿍, 제파, 듀크, 오큐, 카인 (6점)

SK: 마린, 이지훈, 뱅, 울프, 벵기, 페이커 (6점)

삼성: - (0점)

진에어: 트레이스, 체이서, 캡틴잭, 체이 (4점)

IM: - (0점)

GE: 고릴라, 리, 쿠로 (3점)

CJ: - (0점)

 

고득점 순으로

 

    나진, SK(6점)-진에어(4점)-KT, GE(3점)-삼성, IM, CJ(0점)

 

다음은 리그 최종순위

 

    GE-SK-CJ-진에어-KT-나진-IM-삼성

 

'좋은 선수' 기준으로 플옵진출팀을 예상했다면 나진, SK, 진에어, KT or GE입니다. 최종 5위가 KT였다는 것까지 감안하면 예측이 잘 된 편이었네요. 그렇지만 나진이 설명이 안돼;; 나진이 밉다. 역시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좋은 선수가 많다고 능사는 아닌가봐요.

 

똥글도 길게 쓸 권리가 있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위 두 요소(1. 로테출전, 2. 좋은 선수)를 동시에 고려해서 점수를 부여해볼까 합니다.

 

(◎: 좋은 선수 한명이 전체 세트수의 75% 이상 출전, O: 좋은 선수 두 명이 각자 전체 세트수의 75% 미만씩 사이좋게 출전, △좋은 선수 한명과 좋지 못한 선수 한명이 각자 전체 세트수의 75% 미만씩 사이좋게 출전, X: 좋은 선수가 출전하지 않음)

 

* 순서는 탐정미원서

 

K   T:  ◎   X   X  ◎   X

나 진:  ◎  △  △  ◎  △

S   K:  ◎  ◎  ○  ◎  △

삼 성:  X   X   X   X   X

J I N:  ◎  ◎  ○  △  ◎

I   M:  X   X   X    X   X

G   E:  X  ◎  ◎   X   ◎

C   J:  X   X   X   X    X

 

◎는 3점, O는 2점, △는 1점, X는 0점 부여해서 고득점순으로 배열해보겠습니다.

 

   SK(12점)-진에어(10점)-GE, 나진(9점)-KT(6점)-CJ, IM, 삼성(0점)

 

역시나 최종순위와 비교하면

 

   GE-SK-CJ-진에어-KT-나진-IM-삼성

 

이 방식으로 플옵진출 예상했다면 SK, 진에어, GE, 나진입니다. KT의 순위도 정확히 들어맞네요. 그렇지만 역시나 나진, CJ가 설명이 안되네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CJ는 작년 롤챔스 섬머 기준 '좋은 선수'에서는 아깝게 벗어난 선수들이라서 그런 것같네요. 8강에는 아깝게 못 들었지만 항상 그 언저리를 맴돌 수 있는 저력이 있는 선수들이니까요. 이런 선수들에게 0점을 부여하는 제 평가방식의 한계입니다.

 

또한 나진의 경우는 '좋은 선수'기준 점수나 마지막 '좋은 선수+로테출전 유불리' 종합 점수는 평타는 칠 것같은 점수인데 실제 순위는 꽤나 낮은 편이죠. 선수풀은 좋은데 말이죠. 아무래도 로테출전의 해악이 생각보다 엄청난 것같습니다. 결국 나진은 코치진이 말아먹었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드네요.

 

또한 글쓰면서 들은 생각인데 '2014 롤챔스 섬머 8강팀 선수들이 좋은 선수다'라는 기준은 앞으로 2~4 시즌 지나도 계속 쓰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이 선수들 중에는 지금 헤매고 있는 선수들도 있지만 그것은 코치진들의 그릇된 선수기용방식 때문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제 단순한 생각으로는 위 선수들이 폼 돌아오면 CJ는 무난하게 잡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갑자기 CJ에게 시비터는 느낌이라 죄송) 토너먼트 시절 8강 수문장이던 CJ 형제팀을 빈번하게 잡아내던 팀의 선수들이니까요. (물론 CJ의 성장세가 급격해진다면 따라잡는 것 자체도 무리일 수 있지만)

 

그리고 중국의 아마추어 빼가기 때문에 앞으로 신인들 중에는 굉장한 실력자는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이미 검증된 선수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 것같습니다. 이 선수들을 최대한 활용하면 가깝게는 리그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고 세계대회에도 거침없던 선수들도 많기 때문에 다시 세계 최정상 오르는 것도 먼 얘기는 아닐 것입니다.

 

따라서 2014 롤챔스 섬머 8강팀 선수들 중에 단일팀 만드느라 어쩔 수 없이 후보선수에 머무르는 선수들도 있는데 이 선수들이 마음 놓고 뛸 수 있는 팀들이 필요한 것같습니다. 이적을 활성화하거나 리그 참가팀을 조속히 늘리거나 하는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협회가 힘 좀 써줬으면 좋겠습니다.

 

중간중간 쓰면서 '이런 식으로 똥글이 생기는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다 쌌습니다. 시원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