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템 김동준이 맨날 하는 말이 있지. 40분 넘어가면 모른다. 6~7만골드, 즉 4코어 뜨면 만골드 차이 정도는 의미없다.
간단하다. 에버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오히려 억제기가 깨진점, 즉 라인이 자기쪽으로 밀린다는 점을 역이용해 최대한 파밍, 학기 초 공부 오지게 안한 트리스타나가 성장해서 수능까지 비벼볼만한 여지를 충분히 만들었고, 기를 쓰고 수성하면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시간대'까지 이끌고 온 것이다. 물론 페이커가 몇번 던진것도 도움이 많이 됐지만.
결국 그 시간대가 오자, 골드차이는 크게 의미 없고 이젠 집중력 싸움으로 넘어갔는데, 이미 잘 성장한 갱플랭크와 처음부터 좋은 플레이 보여주던 바드가 결국 끝까지 좋은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마지막에 SK를 잡아낸거다.
그리고 보통 위태위태하면서도 끝까지 안넘어지는 팀은 집중력이 좋다는거고, 그 상대팀은 아무리 평상시에 집중력이 좋더라도 그런 상황이 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솔랭에서 다들 좋든 싫든 경험해봤을 3억제기 역전같은 기적적인 역전이 나오는 이유가 이것이고.
SK의 노련한 운영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는데, 단순히 에버가 끝까지 정신줄잡고 잘한거지, 굳이 SK의 몰락이니 공략법이니 뭐니 하면서 문제점을 찾을 이유가 없다.
까놓고 말해서 피지컬 좋은 다마첼 솔랭전사 5명이 프로팀이랑 게임을 해도, 운영에 있어서는 분명히 프로들에게 밀리겠지만 일단 4코어 뽑고 40분 넘어가면 그땐 아무리 강한 프로팀이라도 한타 한번에 게임이 바뀐다.
그 시간대에는 프로팀이 아마팀에 비해 강점이 있는 '운영'보다는 프로나 아마나 서로 똑같은 죽창들고 싸우는 '한타 능력'이 더 중요해지는 순간이라는거지.
관건은 어떻게 무슨수를 써서라도 그 시간까지 끌고갈 초중반 운영능력이 아마팀에게 있냐 없냐다. 에버는 그럴 능력이 충분히 있었고, 결국 변수를 만드는데 성공한 것 뿐.
그 운영 잘한다던 삼성 화이트도 시종일관 유리하게 이끌고가다가 결국엔 블루한테 한타지고 역전한경기도 있고, 에로우의 수능 대박이나 CJ의 3억제기 역전이나 좋은(혹은 나쁜)의미의 이걸 나진이나 모두 같은 맥락인거다.
굳이 SK의 몰락이니 약점이 드러났다느니 공략법을 찾았다느니 하는 소리는 진짜 아무런 의미가 없어보인다. 단지 SK는 후반한타라는 통제할 수 없는 변수와 마지막 집중력 싸움에서 "충분히 있을법한" 패배를 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