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캐나다 토론토 태생의 Rick Fox (릭 폭스)는 1991년부터 2004년까지 NBA에서 뛰었던 전직 농구선수이며, LA 레이커스에서 NBA를 3회 우승했습니다.
또한 Gravity Gaming을 백만 달러에 사들여서 Echo Fox로 재창단했습니다. Echo fox는 프로겐 등 스타 선수를 영입하여 이번 NA LCS 스프링에서 7위를 기록해 잔류에 성공, 다음 NA LCS에도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릭 폭스는 스포츠 언론사 Vice Sports 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이스포츠 팀과 게임에 관한 많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원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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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길이가 긴 기사입니다.
요약:
1. 릭 폭스의 아버지는 사업 때문에 릭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였다. 자연스레 릭 폭스는 어릴 적부터 팩맨이나 아타리 게임 등의 많은 게임을 즐기게 되었다.
2. 릭 폭스는 LA에서 NBA 선수로 뛸 때, 아들이랑 멀리 떨어져 지냈다. 아들이 10살 때 WoW를 같이 하게 된 이유로, 아들의 대학 진학 전까지 8~9년동안 WoW를 아들이랑 같이 했다. WoW는 부자를 끈끈하게 이어주는 다리였다.
3. 릭 폭스의 아들이 마침내 LA에 있는 대학에 진학해 부자가 같이 살게 되었을 때, 아들 카일은 WoW에서 LOL로 넘어갔었다. 카일은 아버지에게 LOL을 소개해드렸다.
4. 게임 산업에 종사할 의향이 있던 카일은 한 학기 휴학을 결심했고, 산타모니카의 한 자전거 매장에 취직했다. 그런데, 그 자전거 매장은 라이엇 게임즈의 본사와 바로 맞은 편에 있었다. 릭은 아들에게 강력히 말하고는 같이 라이엇 본사로 갔다.
5. 라이엇 본사에서 "롤 대회", 그것도 자신의 친정팀의 홈구장에서 세계대회가 열렀다는 걸 처음 알게 된 릭 폭스는 이 때부터 롤 이스포츠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아들과 함께 게임하면서 게임을 배우고, 아프로무와 CLG의 팬이 된다.
6. CLG의 조언자로서 일하게 된 후로 LOL팀의 구단주가 되는 데 관심이 생겼고, 2015년 12월에 Gravity Gaming을 인수하여 Echo Fox라는 이름으로 재창단한다.
7. 릭 폭스 자신이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이 이스포츠라는 분야에 열심히 일할 것이다. 다른 사람이 특정 분야에 열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을 깔보는 것은 없었으면 좋겠다. 릭 폭스는 자신의 열정을 당당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드러내는 사람이고, 아들 카일도 릭의 그런 성격을 배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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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릭 폭스는 NBA 챔피언이며, NBATV의 인기 스타입니다. 또한 아주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죠. 최근에는 성장하고 있는 이스포츠 판에 뛰어들면서, 은퇴후 취미 생활에 아주 진지하게 임하고 있죠. 그의 게임단인 에코 폭스는 현재 리그 오브 레전드와 카운터 스트라이크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죠. 알렉스 로드리게스, 샤킬 오닐, 지미 롤린스 같은 다른 운동선수들도 릭 폭스를 따라서 최근 이 분야에 뛰어들었습니다. 릭 폭스는 오늘 VICE Sports와의 인터뷰에서 게임을 향한 애정과, 이스포츠에 베팅하기로 한 그의 결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VICE: 일평생 전자오락에 많은 열정을 쏟아부으셨습니다. 언제부터 게임을 좋아하셨나요?
(역주: Video Game, 즉 비디오 게임은 우리나라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이나 XBOX 같은 콘솔기기의 게임을 한정적으로 부르는 말로 사용되지만, 영어에서는 콘솔, PC 상관하지 않고 모든 종류의 전자오락을 총칭하는 말로 쓰입니다. LOL도 당연히 Video Game이고요.)
릭 폭스: 어린 시절을 회상해 보자면..... 제 어머니께선 아버지에게 "토요일에 아들내미하고 좀 놀아줘라" 하고 잔소리를 많이 하셨죠. 아버지께서는 개인 사업을 하고 계셨거든요. "아들하고 함께 있는 시간 좀 내줘라." 고 말씀하셨죠. 아버지께서 생각하셨던 '아들내미하고 놀아주는 것'은 바로 저한테 20달러를 쥐어주고 볼링장에 보내는 거였죠. 그러면 전 볼링을 하고, 또 팩맨이나 Galaga 같은 Midway Games 사의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했죠.
전 게임을 하느라 몇 시간씩 지냈죠. 명목상으론 '아버지와 같이 노는 것'이었지만 사실은 아버지는 저랑 같이 있지 않았죠. Sears 카탈로그도 기억나고, 바하마(카리브 해의 섬나라)에서 자라면서 크리스마스에는 마이애미에서 쇼핑하던것도 생각나네요. (역주: Sears는 미국의 유통업체입니다.) 1970년대에는 살림이 넉넉치 않았어요. 그래서 Sears 카탈로그를 읽어보고, 원하는 상품을 골라서 동그라미를 친 다음에, 부모님께서 그 상품을 사러 마이애미로 가시곤 했죠. Atari(아타리) 사의 게임도 생각이 나요. 아타리의 첫 게임기가 나오자마자 바로 구매해서 게임을 했죠. TV 앞에 앉아 몇 시간이나 계속 아타리 게임을 했어요. 저와 게임의 첫 만남은 이렇게 생각했어요. 전 게임이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그런 부모가 아니에요. 오히려, 전 제 아들과 같이 게임하는 걸 좋아해요. 게임은 저랑 아들을 이어주는 다리에요.
(참고로 바하마 제도와 마이애미는 이렇게 가깝습니다.)
VICE: 어떤 계기로 인해 아들과 함께 그렇게 많은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었나요?
릭 폭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조각난 가정 때문이에요. 제 아들은 미국 동부 해안에서 6년 동안 살았고, 그 6년동안 전 LA 레이커즈(미국 서부)에서 뛰었죠. 경기가 없는 여름과 봄에는 아들이 LA에 잠시 들렀고, 저희 부자는 LA에서 같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했어요. 아들이 한 10살 때였던가, 그 때부터였죠. 마침 그때 WoW가 막 출시되었어요. 함께 캐릭터를 생성하고 같이 WoW를 했어요. 아들에게는 WoW 덕에 온라인에 자주 접속할 수 있었고, 함께 캐릭터를 성장시키면서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대화 주제와 목표가 생겼어요. 전 아들에게 인생의 교훈을 WoW를 통해 알려주기도 했죠.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 내내, 약 8년에서 9년동안 아들과 저는 이런 방식으로 엮여 있었어요.
VICE: 왜 WoW였죠?
릭 폭스: 처음엔 GameStop(미국의 대표적인 오프라인 게임 매장)에 들러서 게임보이 용 게임을 구매하려고 했어요. 계산을 하고 나가려는데, 계산대 뒤에 WoW가 진열되어 있는 걸 보고선 "이 게임 뭔가요?" 라고 물어봤었죠. 살아오는 내내 다양한 게임을 이미 경험했던 저였는데도 말이죠.
집에 오자마자 컴퓨터에 게임을 깔고 아들이랑 같이 플레이했어요. 밤새도록 같이 게임했죠. 잊을 수가 없어요. 그냥 신세계였어요. 바하마에선 아타리 게임으로 입문했고, 대학생 시절엔 매든(유명 미식축구 게임)을 비롯한 다수의 스포츠 게임을 즐겼었지요. 하지만 저에겐 WoW는 완전히 달랐어요. 완전 차세대 게임이었죠.
VICE: 그러니까, 단순히 게임이 아니라, 아드님과 당신의 유대감을 강화해준 그런 매개체였다는 거네요?
릭 폭스: 아들이랑 수 년동안 떨어져 지내야 하는 아버지로서, 내 아들이랑 함께 무엇을 하고 그것에 대해 대화를 나눌 게 있다는 건 큰 의미가 있어요........ NBA 시즌이 1년 중 10개월 동안 진행되었기 때문에, 전 아들과 함께 공원에도 제대로 못 갔어요. 제가 할 수 있었던 건 온라인을 통해 아들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아빠노릇을 하는 거였어요. 전 확답할 수 있어요. 부자관계에서 게임이 매우 중요했다고요.
VICE: 재미를 위해서 함께 게임을 하시다가, 무슨 이유 때문에 게임 시합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릭 폭스: 우리 아들이 LA의 Loyola Marymount 대학교에 진학했을 때, 그제서야 아들이랑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었어요. 전 이미 은퇴했고, 아들은 대학에 입학했고, 기숙사 생활을 별로 안 좋아했어요. 그래서 저랑 같이 살았죠. 아버지로서 아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어서, 전 받아들였죠. 그 즈음엔 아들은 WoW를 예전만큼 많이 하진 않았어요. 그래서 물어봤죠. "요즘은 여가시간에 뭘 하고 지내니?"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한다고 대답했어요. 제게 LOL이 뭔지 직접 보여줬죠. 그래서 전 "그 게임 얘기 좀 더 해보자" 라고 말했죠.
그 즈음에 제 아들이 한 학기 휴학을 하기로 결정했었어요. "아빠, 전 게임 산업에서 일하고 싶어요." 전 이렇게 답했죠. "좋아, 하지만 숙고할 시간이 필요해. 일단 취업부터 하자꾸나." 그래서 아들은 산타 모니카의 Helen's Cycles에 직장을 얻었죠. 근데 알고보니 라이엇 게임즈의 본사가 바로 길 건너 맞은편에 있던 거에요. 아들내미는 집에 돌아올 떄마다 LoL 얘기를 하는데, 그의 직장은 라이엇 게임즈랑 엎어지면 코 닿을 데란 말이에요. 그래서 "카일, 네가 인생에서 원하는 게 있다면, 당연히 그걸 따라가야지." 라고 말했죠.
전 카일에게 그냥 문을 두들겨서 거기 사람들이랑 바로 대화를 나눠보라고 했죠. 근데 아들내미는 "전 거기 가서 점심도 먹고 있고, 라이엇 셔츠를 입은 사람들도 보고, 그들이랑 친구가 되고 싶어요. 하지만 대화는 안 하고 있어요." 라고 대꾸하더군요. 인내심에 한계가 온 저는 "그냥 우리 둘이 같이 가는 거다." 라고 말했죠.
VICE: 정문을 박차고 들어갔나요?
릭 폭스: 그래서 진짜 말 그대로 라이엇 본사로 갔죠. 보니까 스테이플즈 센터(LA 레이커즈의 홈구장, 시즌2 & 시즌3 롤드컵 결승전이 열렸으며, 시즌6 결승전도 예정되어 있다.)의 사진이 걸려 있더군요. "오, 농구 열혈팬들이구나." 근데 자세히 보니까 농구코트는 아니더군요. 그래서 UFC같은 건가? 라고 생각했죠. 라이엇 관계자들은 그게 아니라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이라고 말해주더군요. 전 "WHAT?"이라고 반응했죠. 몇 분 만에 표가 매진되었다고 덧붙이더군요.
그래서 데스크로 가서 회사 투어를 할 수 있는지, 아니면 대표라도 만나볼 수 있을까 하고 물어봤죠. "저희 오너들은 지금 한국에 출장 가 계십니다. 폭스님을 정말 만나고 싶어해요. 열혈 농구팬들이시거든요." 전 대답했죠. "그럼 그분들이 돌아오면 만날 수 있을까요?"
집에 돌아와서 LOL를 켰죠. 아들이 LOL하는 걸 처음 봤을 때가 생각나네요. 아무것도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미니언들은 생성되고, 챔피언들은 투닥투닥 싸우고, 아이템 샵은 너무나도 복잡했어요. 뭘 할 수가 없었어요. 카일이 저한테 신발 세 켤레를 사라고 농담을 하더군요. 아이템을 팔아보았지만 (ㅋㅋㅋ) 더 높은 아이템을 구매하기에는 돈이 모자르더라고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실수는 다 해봤어요. 미니언이 생성되기도 전에 상대 챔피언에게 피딩하고, 막 그런거요. 지금은 이 게임을 예전보다 훨씬 더 잘 이해해요. 적어도 제가 뭘 하고 있는지는 알아요. 같이 플레이하고 카일은 절 가르쳐주고 전 30레벨까지 레벨업 했죠. 두 달 정도 이렇게 생활했죠. 그러고 나선, 아들과 함께 인터넷 방송을 켰죠.
그 즈음에 라이엇에게서 연락이 왔었어요.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는 데, LOL를 함께 즐기는 부자가 나왔으면 좋겠다면서요.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리는 북미지역 결승전 (2015 NA LCS Summer 결승전)에도 저희를 초대했고요. 이틀 모두 매진이었어요.
(왼쪽부터, CLG 서폿 아프로무, 릭 폭스, 릭의 아들 카일)
VICE: 매디슨 스퀘어 가든 (NBA 구단인 뉴욕 닉스의 홈구장)은 그냥 '익숙한 곳' 정도가 아닐텐데요. 관람객, 그것도 게임대회의 관람객으로 이 경기장에 돌아온 소감은 어떠셨나요?
릭 폭스: 프로 선수 시절이 생각나면서 오감이 찌릿찌릿하더군요. 전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 30번인가 40번인가 경기를 치렀었어요. 그런데 이 게임대회의 모든 것들이 제가 프로 선수로 뛰던 시절의 경험과 비슷하게 느껴졌어요.
VICE: 이미 롤 팬이셨나요? 아니면 그냥 라이엇 게임즈에서 초청을 했기에 뉴욕에 간 건가요?
릭 폭스: 카일과 저는 그 시절 기준, 이미 1년 전 부터 CLG의 팬이었어요.
VICE: CLG의 어떤 점이 매력적이었나요?
릭 폭스: 아프로무요. 카일이랑 아프로무는 마치 형제라고 해도 될 만큼 똑 닮았어요. 그래서 카일은 아프로무의 팬이었고, 저도 아들 따라서 팬이 되었고, 결국엔 CLG의 열성팬이 되었죠.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 갈때도 CLG 팬으로서 갔었고, 선수들의 사기도 북돋아주고, 그 결과 북미 챔피언십을 우승했어요. 정말 정말 기뻤었죠. 게임이 끝나고 나서 라커룸에 가서 선수들이랑 뒤폴이도 했고요. 아주 끝내줬죠.
VICE: 그럼 어떤 계기로 인해 단순히 경기를 보는 팬에서, 구단을 소유한 구단주가 되신 건가요?
릭 폭스: 바로 그날, NBA 커미셔너인 아담 실버를 봤어요. LOL과 라이엇 게임즈에 관한 대화만 나눴었죠.
VICE: 정확히 어떤 대화를 하셨나요?
릭 폭스: 아담은 제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해하더군요. 그래서 전 "전 이 게임판에 몇 년동안 몸담아 왔습니다. 당신을 여기서 보게 되서 제가 더 놀랐는데요."라고 말했죠. 아담은 이스포츠가 뭐고 리그 오브 레전드가 도대체 뭔지 이해를 하기 위해서 여기에 왔다고 말하더군요. 같이 식사를 했고, 나중에 여름 즈음에 이 주제에 관해 다시 얘기해보자고 약속을 잡았죠.
VICE: 그럼 언제부터 "구단을 소유해보자" 는 생각이 들었나요?
릭 폭스: 퍼블리싱된 어떤 게임의 사업에 관여가 되었고, 또 CLG에서 저를 '조언자'로서 초층을 했어요. 이 일을 계기로 하여 본격적으로 팀의 비즈니스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나중엔 그냥 저 자신의 팀을 소유하겠다는 결정을 했죠. 아들도 제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었고, CLG의 조언자로서 참여하게 된다는 거에 되게 흥분했었어요.
몇 달이 지난 후, 많은 분들과 토의를 했는데, 다들 "그냥 구단주가 되는 건 어때요?" 라고 말하더라고요. 다른 LOL팀들의 구단주들도 저를 응원해줬어요. 절 LOL판으로 초대해주신 거나 다름없었어요. 심지어 라이엇 본사에서도 이스포츠 팀을 소유하는 데 관심이 있냐며 제게 연락을 했어요. 그제서야 전 이제 때가 되었다고, 더 깊숙히 파고 들어가야겠다고 결심했죠. 한 달간 적절한 팀을 물색한 후에, 마침내 최종 결정을 내렸죠.
NA LCS 결승이 끝난 이후에, 언론에 노출되지 않고 CLG랑 같이 일하고 있을 때 느낀 점은, 이 이스포츠 시장이 매일매일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거였어요. 전 또 다시 1년이나 반 년을 기다리고 싶지 않았어요.
이 시점에 팀을 인수했을 땐, 새 이름을 짓고, 선수들을 영입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라이엇 관계자 분들에게 여쭤봤는데, 팀 명을 바꾸는데 열흘 정도의 시간 밖에는 안남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이건 미친 짓이야. 일 주일 만에 브랜드 이름을 바꾸라고?" 라고 말하면서, 좀 더 시간을 가진 후 계획을 철저히 짜서 섬머 시즌에 돌아오자고 했죠. 근데 전 그냥 그게 옳지 않아 보였어요. 언젠가 한 번은 확 밀어붙여야 하는 때가 있다면, 그건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했죠.
VICE: 왜 에코 폭스였죠? (역주: 에코 폭스의 인수 전 이름은 Gravity Gaming 이었습니다. 또한, 인수가 발표된 날은 2015년 12월 18일이었습니다.)
릭 폭스: 제가 원래 생각해뒀던 이름은 상표권 문제 때문에 얘기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 말해줄 수 있어요. 제 주위의 몇 분께서 팀 이름에 반드시 'Fox'라는 단어가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셨어요. 제가 생각해놓은 이름이 있었지만 결정하기 바로 전날에 상표권을 누가 가져가서 그 이름을 쓸 수 없었어요. 그러더니 제 친구가 "Echo Fox는 어때?" 라고 말했죠.
VICE: 그러니까, 그냥 어쩌다가 생각난 이름인 건가요?
릭 폭스: 그 친구는 그냥 막 던진 말이에요. 제가 Echo하고 인연이 없었다면 Echo Fox라는 이름으로 결정하지 않았겠죠. 하지만 Echo는 제가 여러 해 동안 사랑했던 이와 연관된 이름이었고, 제 친구가 그 이름을 제시한 게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어요. 너무나도 안성맞춤인 이름이었죠.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의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 장면. 뉴욕 닉스의 게임보다 분위기가 훨씬 더 밝아보인다. Timothy Kimbirk의 사진.)
VICE: 시합을 위한 게임과 이스포츠의 개념 자체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런 개념을 무시하고 깔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겐 어떤 말을 하고 싶나요?
릭 폭스: 다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신경쓰지 않아요.
그냥 모든 사람이 다르잖아요? 뭘 좋아하는지, 몇 시간이고 계속 쓰는지. 어떤 사람들은 정원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들은 독서를 좋아하고, 체스, 자전거 타기 등등...... 모든 사람들에게는 몰입할 수 있는 무언가가 저마다 있어요. 전 누가 무슨 분야에 열정을 가지고 있던 아무런 상관도 안하고 평가하려고 들지도 않아요. 그리고, 타인이 특정 분야에 열정적이라는 이유로 그 사람들을 깔보고 괴롭히고 비판하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이 굉장히 불편해요. 누가 뭘 좋아한다면 뭘 좋아하는 거에요. 자기 취향이 아니라면 자기 취향이 아닌 거고요. 그냥 다른 사람들을 망치지 말라고요.
이스포츠와 비디오 게임은 저와 아들을 연결해줬어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어요. 제 아들이라고요. 제가 늙어서 죽을 때까지 저희 부자는 같이 게임을 할 거에요. 게임 덕분에 우리가 하나될 수 있었으니까요.
아들이 저한테 와서 말하더라고요. 자신이 게임업계에 직장을 구할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다고. 다른 모든 사람들은 카일한테 시간낭비 하지 마라, 뭔 뻘짓을 하느냐, 현실적으로 직업을 구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봐라 라고 말했어요. 자기가 게임을 열정적으로 좋아한다는 사실에 수치를 느꼈었어요. 걔가 저한테 그 말을 했을 때는...... 기자양반... 참... 누가 절 괴롭히면서 제가 하는 일이 시간낭비라는 말을 했다고 상상해봐요. 제게 농구가 뭘 해줬는데요. 제 삶을 만들어줬어요. 우리 가족이 사는 집을 지어 줬다고요.
VICE: 게임, 특히 이스포츠에 대한 비판/비난이 주로 어디서 온다고 생각하시나요?
릭 폭스: 이스포츠란 것을 이해하지 못했을 때 이런 일이 일어나요. 전자오락은 오랫동안 괴롭힘 당하고 있어요. 마치 왕따와도 같은 거죠. 전 그 점, 그 속성이 싫어요. 전 "카일, 네 스스로 너의 열정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랑스럽게 내보일 수 있기 전까지는, 내가 너 대신 그렇게 해주겠다." 고 말헀어요. 전 전자오락 안에서만 삶을 사는 아들을 원치 않았어요. 자기 자신을 밖으로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이렇게 많은 세상인데, 그걸 안하다니요.
"카일, 난 이런 태도는 용납할 수 없어. 네가 그런 생각이 든다면 그 고정관념은 씻어내라고." 제게 더 중요한 건 제 아들이 자기 열정을 당당히 내보이는 게 좋다는 사실을 확실히 느끼는 거였어요. 그가 삶을 바칠 만한 분야에 직업을 가지길 원했고요. 그리고 지금은 그걸 실천하고 있어요. 저 자신만 따지자면, 제 아들이 이쪽 업계에 종사하던 안하던 상관없이 구단주 일을 했을 거에요.
VICE: 팀을 구매하셨을 때, 아들분께선 얼마나 기뻐하셨나요?
릭 폭스: 사실, 처음 몇 달동안은 카일은 이 일에서 물러나 있었어요. 인수 직후, 이 팀에 관련된 아무런 일도 하고 싶지 않아했어요. 카일은 부담감을 느꼈어요. 전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제 일을 했어요. 제가 투신할 수 있을만큼 투신했죠.
카일은 서서히 복귀했고, 에코 폭스 팀에서 자기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하고 서서히 물색했죠. 그러더니 나중엔 에코 폭스가 아닌 Twin Galaxies와 함께 일하기로 결심을 했더군요. 에코 폭스에서 일할 때하고는 완전히 다른 인상을 받았었죠.
전 계속하라고 말했죠.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이상, 난 상관없다. 난 내 일을 한다. 지금 이 일이 바로 내가 하는 일이며, 나만의 열정이다. 전 카일이 "아버지께서 나를 위해 이 팀을 구매했구나." 라는 생각을 하지 않길 바랬어요. 왜냐하면 그게 사실이 아니니까요. 바로 저 자신이 원했기 때문에 이 팀을 인수한 것 뿐이에요. 전 그에게 네가 게임업계에 있길 원한다면, 그 길을 가라고 말했죠.
VICE: 주위 사람을 편안하게 하시고 자녀분들을 지원하는 데 되게 적극적이세요. 자신의 꿈을 적극적으로 쫓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성격은 아닌데 말이죠. 어떻게 이런 외향적이면서도 원하는 걸 쟁취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 건가요?
릭 폭스: 전 바하마의 작은 섬에서 자랐어요. 아버지는 항상 사업가셨고, 무언가 생각이 나면 그걸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문제를 해결했어요. 열심히 일하셨고, 노력하셨고, 그리고 언제나 발전하셨어요. 제게 귀감이 되었죠. 좋은 날이 있으면 나쁜 날도 있고, 얻는 게 있다면 잃는 것도 있기 마련이죠.
제 아들은 절 오랬동안 보면서 오직 성공만을 볼 수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전 이렇게 말했죠. 카일, 넌 우승반지만 보고 있구나. 넌 내가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던 순간만 보고 있어. 난 그냥 배우나 NBA 선수가 된 게 아니야. 그 꿈을 이루기까지 20년이 걸렸어. 시간이 필요해.
매일 아침 일어나서 제가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잖아요? 그러면 그건 '일한다' 는 느낌이 안 들어요. 전 그저 그 날에 최선을 다하고, 제가 무슨 일을 하던지 상관없이 전 그저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고 발전할 뿐이에요.
NBA 파이널에서 우승한 후 축하 퍼레이드를 할 때, 그냥 우승한 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우승하기까지 9년이 걸렸어요. 전 9년동안 실패를 거듭해 온거에요. (1991년 데뷔, 2000년 첫 우승)
예를 들어 우리 팀이 롤드컵 우승을 한다고 치죠. 하루 만에 뚝딱 우승했다는 기분이 들진 않을 거에요. 이 성과를 이루기까지 아주 먼 길을 달려왔구나. 하지만 해야 할 일이었어. 그냥 열심히 일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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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