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악마사냥꾼이 지옥불정령을 먹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글이 올라온 적이 있었는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원소, 정령, 영혼, 정기에 대해서 더 헷갈리게 되더군요.
제 생각도 정리해볼겸, 여러분들의 지식에서 도움을 얻고자 글을 써보겠습니다.
일단, 지옥불정령(Infernal)은
'드레노어의 불 정령'을 '지옥불꽃(Felfire) 정령'으로 타락시킨 뒤,
공돌이 악마, 간아그들이 만든 "돌 피조물"에 그 정령을 가둬서 제조해낸 존재입니다.
(아웃랜드 어둠달골짜기 퀘스트에서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옥마법으로 불타며 움직이는 돌덩어리를 창조해내는 게 아니라,
불 정령을 악마로 타락시킨 뒤, 새로운 이름과 육체를 부여해줄뿐인거죠.
저는 여기서 소크레타르의 "영혼결속(Soulbound) 피조물"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필멸자와 불멸자, 악마들의 영혼과 육체, 아제로스의 정령들도...
드레노어의 정령들과 아제로스의 정령들 사이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 세력도는 정령계를 빼먹은 부분부터 글러먹은듯...)
아제로스는 티탄이 찾아온 이후, 현실과 정령계, 에메랄드 꿈, 어둠의 영역으로 나뉘어졌습니다.
아제로스의 정령들은 현실에 강림하려면 팔찌나 갑옷 등, 그들의 존재를 유지해줄 결속매체가 필요합니다.
현실에서 정령들을 물리적으로 파괴해봤자 그들은 정령계로 되돌아갈뿐입니다.
마치 육체가 파괴되면 영혼이 뒤틀린 황천으로 되돌아가는 악마들처럼요.
불타는 군단의 악마들은 영혼이 뒤틀린 황천에 결속되어있기 때문에
현실에 영혼을 강림시키기 위해서는 현실에서 유지할 수 있는 육체가 필요한 것이고,
현실에서의 육체가 파괴되면 악마의 영혼은 뒤틀린 황천으로 되돌아갑니다.
아제로스의 정령은 무엇이 정령계에 묶여있는 것일까요?
정령의 무엇을 현실에 강림시키기 위해 결속매체가 필요한 걸까요?
정령의 무엇이 정령계로 되돌아가는 걸까요?
불의 정령이라고 하면 살아움직이는 불을 떠올릴 수 있는데,
원소(Element)로써 "순수한 불"이 그저 움직이기만 한다고해서 정령(Elemetal)이라고는 부르지는 않습니다.
저는 위의 의문들에 대한 답으로,
불에 영혼(Soul)이 깃들어야 불의 정령이 된다는 가설이 나왔습니다.
인간의 육체에 인간의 영혼이 깃들어야 인간이 되듯이,
그저 타오르고 있을뿐인 불의 형상에, (정령계에서 온)불의 영혼이 깃들어야 불의 정령이 되는 것이죠.
이 가설의 문제점은,
크로니클에서 공개된 5, 6번째 원소인 Spirit과 Decay를 이해하기가 어려워집니다.
Element는 원소, Elemental은 정령, Spirit은 정기, Soul은 영혼으로 번역되고 있지만
이들에 대체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블리자드에서는 저 단어들을 일괄적으로 사용하지도 않습니다.
정기 주술사는 Elemental Shaman, 야수 정령은 Feral Spirit,
쉬지 않는 정신력으로도 오역됐었던 나그란드의 잠들지 못하는 영혼의 원문은 Restless Spirit,
Spirit은 힐러용 2차 스탯인 정신력이기도 합니다.
드군의 번역 꼬라지를 보면 그냥 블코가 번역을 ㅄ같이 한 걸 수도 있겠습니다만,
Soul이 들어갈 자리에 Spirit이 들어가 있는 상황이 빈번하다는 겁니다.
크로니클의 내용을 보면 티탄령 아제로스가 정기의 정령을 집어삼켰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정기(Spirit)의 정령(Elemental)의 영혼(Soul)이라니... 뭔소린지조차 모르겠군요.
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1830&l=3405
정령에게는 영혼이 있을까요, 아니면 좀 더 근본적인, 다른 무언가가 있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