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의 용군단은 불타는 성전부터 와우에 꾸준히 등장해 왔습니다. 그리고 역사의 중요 지점을 공격해서 역사를 바꾸려 한다고 흔히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왜 '무한'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는 이렇다할 설명이 없었습니다. 그냥 시간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용들의 중2병 스러운 네이밍 센스라는 느낌 정도였습니다. 하는 짓들을 보면 딱히 무한과는 연관성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카이로즈가 가로쉬를 탈출시킨 목적에서 처음으로 '무한'이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평행세계가 아닌 다중세계의 드레노어는 무한하게 실존하며 그러한 무한한 세계의 오크 군대를 결집하여 불타는 군단과 그 이후에 올 것으로 예상되는 공허의 군대에 맞서려고 한 것입니다. 이를 위한 가로쉬의 탈주에는 래시온도 함께 했을 뿐만 아니라 '무한의 용'도 협력했었습니다. 무한의 용이 우호 세력으로 등장한 와중에 카이로즈가 무한의 군대라고(그리고 '내 군대'라고도) 크게 강조해서 말하는 묘사가 있는 것은 노린 표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무한의 용군단이 시간의 동굴을 통해 볼 수 있는 던전에서 직접 노린 목표는 여태까지 세명입니다. 메디브, 스랄, 아서스입니다. 이들을 죽임으로써 그들의 활동이 끊긴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만 여기서 주목할만한 무한의 용군단의 특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변장입니다.
모든 용군단이 다 그러한 폴리모프가 가능한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위장이 가능합니다. 검은 늪을 제외한 옛 언덕마루 구릉지와 옛 스트라솔룸에서는 인간으로 변장해 있던 무한의 군단이 유저들이 훼방을 놓자 정체를 드러내고 공격합니다.
시간의 끝에서 등장한 무르도즈노는 어떠한 미래를 보았고 그 미래를 바꾸기 위해 의도적으로 운명을 바꾸려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타락은 했지만 애초에 맛이가서 이런 짓을 하는게 아니라 이런 짓을 하다가 혹은 하기 위해서 맛이 간것으로 본다면 결과가 어떻게 되었던 시도 자체는 아제로스에 직접적인 멸망은 가져다 주기 위함이 아님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아제로스의 지도자격 인물들을 죽이고 그들을 대신하거나 그것이 무리라면 적어도 다른 인물을 내세워서라도 그들의 군대, 혹은 그들이 파괴할 군대를 온전히 보존하여 아제로스의 전력이 깎이지 않도록 하려는 계획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검은 늪을 막았을 경우 호드의 침공으로 인한 양측의 막대한 인명 손실이 발생하지 않으며, 스랄을 막았을 경우 포로로 잡힌 오크들이 얼라이언스의 깃발 아래에 있게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무기력증 때문에 제대로 반항도 못하고 있었으므로) 동시에 아서스를 막으면서 스컬지의 세력을 억제하여 로데론 및 쿠엘탈라스 등의 멸망을 피하며, 스컬지를 군단 침공 시점 까지만 억제한다면 그들도 일단 군단과 먼저 싸우려 했을 것을 기대했는지도 모릅니다. 어찌되었건 최대한 인력 낭비를 줄여서 군단이나 혹은 공허의 군대가 올 때까지 최대한 머릿수를 유지하려는 계획일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일단 라덴의 심장을 삼킴으로써 많은 진실을 보게 된 래시온이 호드와 얼라이언스가 서로 쌈박질 하면서 힘을 낭비하다간 다가올 위협에 대응하지 못할거라고 강력히 주장한 점 등을 생각하면 전혀 엉뚱한 얘기는 아니긴 합니다. 하지만 결국 무르도즈노는 고대신에게 농락당한 신세이고 래시온의 주장은 경쟁을 통해 서로의 힘을 기른다는 논리로 판다리아에서 바로 반박당합니다. 이 논리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리치왕과 싸웠을 때에도 소수 특공대로 뚫었고, 드레노어의 강철 호드도 전쟁으로 잔뼈 굵은 사령관이 소수로 개털어먹은 것을 보명 와우에서는 참이라고 봐도 무방하리라 봅니다. 더욱이 이 세계관에선 용들이란게 늘 삽질만 해대는걸 보면 더욱 그럴싸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