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외전으로 시작해 이제는 나름의 코어 팬덤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 몬스터 헌터 스토리즈 시리즈. 그 최신작 '몬스터 헌터 스토리즈3(이하 몬헌 스토리즈3)'가 오는 3월 13일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전작으로부터 햇수로 5년 만에 등장한 후속작 '몬헌 스토리즈3'는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여러모로 많은 변화를 예고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비주얼이다. 전작들이 캐릭터 디자인이나 모델링 등에서 카툰풍의 데포르메 스타일을 고수했던 반면, '몬헌 스토리즈3'는 캐릭터의 비율부터 몬스터 모델링에 이르기까지 사실적인 스타일로 일신된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비주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게임의 스토리, 그리고 분위기 역시 바뀌었다. 예기치 못한 재앙에 맞서는 라이더들의 이야기라는 큰 줄기의 플롯은 유지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의 스토리는 한층 진지하게 진행된다. '몬헌 스토리즈3'의 주요 국가인 아즈랄과 뷰리온의 대립이 대표적이다. 느리지만 착실히 멸망을 향해가는 세계관 속에서 두 국가는 생존을 위해 대립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동료몬은 일종의 전쟁 병기로 쓰인다. 확실히 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 외에도 시스템 전반에 걸쳐 크고 작은 변화를 선보인 '몬헌 스토리즈3'. 과연 이 같은 변화는 게임 내에서 어떻게 다가올까. 결론은 무엇을 계승하고 무엇을 바꿨는가에 있다. 과연 '몬헌 스토리즈3'는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가위바위보라는 정형화된 전투 문법을 한층 다채롭게
원래 시리즈물이라는 게 그렇다. 핵심 요소를 계승하는 동시에 매번 비주얼은 물론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조금씩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 전투 시스템과 관련해 계승해야 할 부분이라면 단연 가위바위보를 기반으로 물고 물리는 상성 시스템을 들 수 있다. 어느덧 시리즈의 상징과도 같이 자리매김한 이 시스템은 몬스터가 어떤 공격을 할지 예측하고, 상성상 우위에 있는 공격을 선택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기반으로 몬스터 헌터 스토리즈의 전투 시스템은 매번 조금씩 발전해왔다. 2편의 경우 전투 중 무기를 바꿀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무기군에 따라 공격 방식이 참격(한손검, 대검), 찌르기(활, 건랜스), 타격(해머, 수렵피리) 세 종류로 나뉘었고, 이에 따라 가위바위보 상성에 더해 몬스터의 약점 무기를 공략하는 전략성이 가미됐다.
이러한 흐름은 '몬헌 스토리즈3'로도 이어진다. 기본적으로는 2편의 전투 시스템을 따르지만, 눈에 띄는 요소들이 새롭게 추가됐다.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건 용기 스톡과 용기 게이지(이하 용기 게이지)다. 용기 게이지는 일종의 그로기 게이지로, 몬스터를 공격할 때마다 조금씩 깎을 수 있다. 정면승부에서 승리하거나 부위 파괴에 성공할 경우 더 크게 깎이며, 게이지가 모두 소진되면 몬스터가 다운되어 극딜 찬스를 얻게 된다.

보스 몬스터의 경우 용기 게이지가 2~3줄이나 되는데, 한 줄을 다 깎으면 다운되는 대신 브레이크 상태가 되어 피로 상태에 돌입한다. 이때는 짧은 시간 명중률이 감소하는 등 몬스터가 디버프 상태에 빠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작에서는 다운 상태가 그저 안전하게 많은 대미지를 넣는 시간이었다면, '몬헌 스토리즈3'에서는 이때 발동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로 싱크로 러시가 추가됐다. 화려한 연출로 보는 맛을 더하고 강력한 한 방을 자랑하며, 인연 게이지까지 크게 증가시켜준다. 다만 싱크로 러시를 사용하면 다운 상태가 바로 풀리는 일장일단이 있다. 기본적으로는 강력한 동시에 인연 게이지도 채워주기에 바로 사용하는 편이 좋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싱크로 러시를 아끼고 남은 부위 파괴를 노리는 식의 플레이도 가능하다. 이는 '몬헌 스토리즈3'의 전략성이 한층 다채로워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무기 시스템 역시 발전했다. 기본적인 메커니즘은 전작과 유사하다. 대검은 스킬로 모으기 게이지를 채운 뒤 모아베기나 강 모아베기를 사용하고, 활은 병을 장착해 게이지를 모아 공격력을 올리는 등 전작의 요소를 그대로 가져온 부분도 있다.
하지만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한손검 대신 태도가 새롭게 추가됐으며, 수렵피리는 턴제의 한계로 제외되었던 악보 시스템이 도입되는 등 무기마다의 특색이 강화됐다. 태도의 경우 스타일리시한 액션이 특징인 무기답게, 기인 게이지를 채워 각종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아군이 공격할 때마다 추가 공격을 하거나, 원작처럼 기인 게이지를 모두 소모해 강력한 일격인 투구깨기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활용도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정리하자면 기존 메커니즘을 가져오되, 각 무기의 개성을 더욱 살리는 방향으로 발전 및 재구성했다고 볼 수 있다.


무기와 관련된 또 다른 변화로는 장식품이 있다. 전작에서는 비전서를 얻으면 자동으로 스킬이 추가되는 방식이었으나, '몬헌 스토리즈3'는 장식품에 스킬이 붙는 방식으로 바뀌어 제한적인 상황에서 전략적인 선택을 하도록 유도했다. 즉, 같은 대검이라도 기본 스킬 외에 장식품을 통해 플레이 스타일을 다르게 구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무기마다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의 가짓수는 줄었지만, 세팅의 자유도를 통해 전략성을 높인 선택으로 보인다.

동료와 관련된 부분도 강화됐다.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며 특정 동료가 강제될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상황에서 원하는 동료와 함께할 수 있다. 공격 지향의 어태커 타입, 회복 등을 보조하는 서포터 타입 등 동료들의 성향이 다양해 조합하는 재미가 있다. 성능 역시 준수하여, 성능 때문에 특정 동료만 고집해야 했던 전작과 달리 취향껏 파티를 꾸릴 수 있다는 점까지 여러모로 만족스럽게 변했다.

흉이/침수 몬스터가 만들어내는 전투의 변주

몬스터 자체에도 변화가 생겼다. 흉이 몬스터, 그리고 침수 몬스터라고 불리는 일종의 특수 개체가 그것이다. 몬헌 시리즈에서 특수 개체는 외형과 패턴의 변화를 통해 헌팅의 변주를 주곤 했는데, '몬헌 스토리즈3'는 이 부분을 더욱 강화했다.
1편의 흉기화, 2편의 흉광화 등 기존 몬스터와 다른 패턴을 보여주는 특수 개체가 있었지만, 큰 변주를 주진 못했다. 흉기화는 인연 게이지 축적을 막고, 흉광화는 몬스터의 능력치를 강화하는 식이었으나 패턴 자체의 변화는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몬헌 스토리즈3'의 흉이/침수 몬스터는 마침내 전투에 본격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흉이 몬스터는 신체 일부에 결정이 생긴 모습으로, 원종과는 다른 패턴으로 무장했다. 대표적으로 흉격이라는 전용 패턴이 있다. 스피드, 테크닉, 파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타입의 공격이라 정면승부로 이기는 것이 불가능하며 위력 또한 강력하다. 이를 약화시키기 위해서는 석화 부위를 파괴해야 한다. 문제는 결정 가루가 흩날릴 때 석화 부위를 공격하면 액석반사라는 반격기가 발동된다는 점이다.

평소에 가루가 흩날리는 개체가 있는가 하면 분노했을 때만 흩날리는 개체도 있어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가루가 없을 때를 노려 석화 부위를 공격하면 될 것 같지만, 실전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초반에 만나는 흉이 차타카브라를 예로 들면, 양팔을 강화했을 때는 가루가 날리지 않아 석화 부위 파괴를 유도하지만, 여기에 집중하느라 양팔 부위 파괴를 소홀히 하면 강력한 일격을 맞을 수 있다. 곧 있을 강력한 공격을 막을 것인가, 아니면 안전하게 석화 부위를 파괴해 흉격을 약화시킬 것인가. 플레이어는 매 순간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침수 몬스터는 일종의 외래종으로 묘사된다. 석화 현상으로 인한 환경 변화로 다른 지역에서 유입된 몬스터를 뜻하며, 이로 인해 일부 몬스터는 멸종 위기에 처했다. 후술할 멸종 위기종 복원을 위해서는 우선 이 침수 몬스터를 쓰러뜨려야 한다. 흉이 몬스터와 달리 특이 패턴을 지닌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높은 체급을 지니고 있어 약점을 미리 파악하고 공략해야 한다.
흉이 몬스터가 선택지를 줌으로써 변수와 전략성을 강화했다면, 침수 몬스터는 전통적인 의미에서 강력한 보스를 상대로 약점을 공략하는 재미에 충실하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패턴에 익숙해지면 정형화될 수밖에 없는 가위바위보 상성 시스템에 흉이 몬스터는 변주를, 침수 몬스터는 정석적 난이도를 더했다고 볼 수 있다. 어느 쪽이든 후반부로 갈수록 익숙해져 느슨해질 수 있는 전투의 긴장감을 다시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리와일딩을 통해 한층 깊어진 육성의 맛
강화된 건 전투 시스템, 적 몬스터의 패턴만이 아니다. 육성 역시 한층 깊이가 더해졌다. 먼저 설정 측면에서도 이런 부분이 보강됐다. 기존 시리즈에서도 라이더와 관련해서 동료몬과의 유대를 메인으로 내세우긴 했지만, 실상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는 이런 부분을 느끼기 어려웠다.
그렇지 않은가. 1편의 하쿰 마을의 풍차는 무려 리오레우스의 날개로 만들어졌으니 동료라기보다는 가축 같은 느낌이기도 했다. 이런 점을 제외하고도 계속해서 좋은 유전자를 지닌 몬스터가 나오길 바라면서 둥지의 알을 털어가고, 전승의 의식에서 유전자를 뽑은 뒤 버렸으니 게임적 허용인 걸 고려해도 '이게... 그렇게 강조하던 동료몬과의 유대인가?' 싶은 의문이 들곤 했었다.

이에 '몬헌 스토리즈3'는 리와일딩 시스템을 도입해 설정과 육성 양쪽을 보강했다. 리와일딩은 동료몬을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야생동물 복원'과 흡사한 개념이다. 이를 통해 게임은 레인저(본작의 라이더)들이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힘쓴다는 당위성을 부여한다.
동시에 이는 육성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리와일딩을 통해 생태 랭크를 올리면 해당 몬스터의 기본 체급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전작들이 전적으로 운에 의존했던 부분을 플레이어가 어느 정도 개입할 수 있게 만든 셈이다.


리와일딩은 단순히 체급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육성의 변주도 가능케 한다. 리와일딩 지역의 환경에 따라 '쌍속성'을 부여해 원본과 다른 속성을 지니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속성 지역인 명경의 호수에 리와일딩하여 그곳에서 리오레이아가 출몰하게 한다면, 화속성과 수속성 두 가지 속성을 지닌 리오레이아를 얻을 수도 있다.
이러한 쌍속성 동료몬은 전용 스킬을 배울 수도 있어, 잘만 키우면 원본보다 뛰어난 범용성과 성능을 발휘한다. 물론 이는 잘 키웠을 때의 이야기다. 유전자 빙고를 맞출 때 쌍속성과 전용 스킬로 인해 배치가 꼬일 수 있어, 자칫하면 이도 저도 아닌 동료몬이 될 위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정형화된 육성법에서 벗어나 나만의 동료몬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육성의 재미가 한층 깊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육성이 다채로워진 만큼 관리 편의성은 좋아졌다. 대표적으로 유전자를 넘겨주는 '전승의 의식'이 개선되었다. 전작들과 달리 유전자를 주는 쪽의 동료몬이 사라지지 않고 유지된다. 즉, 좋은 유전자를 여러 개 가진 동료몬이 있다면, 이제는 여유롭게 그 유전자들을 여러 동료몬에게 나눠줄 수 있다.
여기에 인연 유전자 위치도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빙고를 만들기가 훨씬 쉬워졌다. 원하는 위치의 유전자를 얻기 위해 단순 반복 플레이, 이른바 운빨에 의존해야 했던 전작의 아쉬움을 일거에 해소했다.


여기에 리와일딩의 깊이를 더해주는 결정적인 요소가 있으니, 바로 돌연변이다. 리와일딩의 영향력은 비단 자연으로 돌려보낸 특정 개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특정 조건을 달성할 경우 필드 환경에 변화가 생겨 아종은 물론 자독희, 척안 등의 강력한 특수개체가 해당 지역에 등장하기도 한다. 이를 잘만 활용한다면 초반부터 높은 랭크의 몬스터를 영입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정리하자면, 다소 운에 의존해야 했던 기존 육성 방식에 리와일딩을 통해 플레이어가 직접 개입할 여지를 줌으로써 육성의 깊이와 재미를 모두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언급하진 않았지만, 몬스터 헌터 스토리즈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다소 아쉬움이 있었던 스토리 역시 완성도가 높아졌다. 일신된 비주얼, 분위기와 맞물려 서사가 좀 더 진중해졌다. 기존 스토리에 아쉬움이 있었다면 '몬헌 스토리즈3'는 그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줄 것으로 보인다.
다방면에 걸쳐 기존 시리즈의 핵심 요소를 계승하면서도, 최신작으로서 그간의 아쉬움을 털어내려는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아이들을 위한 몬헌에서 이제는 모두를 위한 턴제 RPG로 발돋움한 만큼, 전작을 재미있게 즐겼다면 망설임 없이 추천하며, 다소 아쉬움을 느꼈더라도 이번에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게임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