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9년 8월 22일. 플리머스
"제군들! 안타깝게되었다! 드디어 내일 출항이라.. 즐거운 육상 사격훈련은 요게 마지막이다"
그러나 모두들 기뻐서 날뛸것 같기만 한 눈치들이었다. 매일 일요일까지 7~8파운드가량씩의 화약을 소비하며 이짓을 해왔다. 그 덕분에 장전과 사격술 부문에선 통달해 있었지만 신의 경지에 다다르는것을 원하는지 부단히 시키는 것이었다. 갈고 닦은 실력은 가끔씩 매만져주면 퇴화하지 않는다는게 그의 신조였다. 존은 상사로 진급되었고 이제 더 높은 경지에 까지 오를수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고 생각해서 매우 기뻤다.
푸른외투를 입은 담당장교가 군도를 뽑아들고 장전이라고 외쳤다.
새 배에 배속되기로한 130명의 전투병력들은 마지막 사격훈련을 마무리하기 위해 겉으로보기엔 매우 열심히 하고 있었다.
'저 사람만 아니었으면 이짓도 괜찮았을텐데'
그는 약포를 총구속에 넣고 꽂을대로 마구 밀어넣었다. 호두나무의 감촉이 부드럽게 느껴졌다.
"장전 빨리한다~ 서둘러! 이렇게 꾸물대다간 다 죽는다!"
장교는 매우 강압적인 어조로 소리치고 있었다.
그는 약포를 다 밀어넣고 약실에다 화약을 넣었다. 덮개를 덮고 방아틀뭉치를 반안전 상태로 놓은뒤 '장전 완료'라고 외쳤다. 뒤이어 동료들속에서도 똑은 외침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장교는 만면가득히 웃음을 띄며 칼을 들었다
"사격 준비!"
그들은 방아틀뭉치를 사격위치로 놓았다.
장교는 칼을 과녁으로 향하며 또 외쳤다.
"조준!!"
그는 특히 'ㅈ' 발음에 악센트를 넣었다
그들은 과녁을 향해 총구를 겨냥했다.
"사격!"
순간 높고 구름있던 여름하늘에 흰연기가 부옇게 피어올랐다. 따다닥 하는 소리가 연달아서 났다.
"한발만 더 쏜다! 재빨리 재장전!"
그러면서 장교는 과녁을 향해 걸어갔다. 표적에 명중률이 어떻게 되는지 보기 위해서였다.
존이 다시 장전 완료를 외칠때쯤 장교는 흐뭇한 미소를 띄우며 칼을 높이 들었다.
장전이 끝났다는 건장한 외침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사격 준비!"
아직 가시지 않은 흰 연기 찌꺼기들이 점점 스러지고 있었다.
"조준~!"
이번에 그는 R음에 특히 악센트를 넣었다. 존은 그의 변덕적인 발음도 맘에 안들었다.
"사겨억!"
다시 총성이 공천에 진동하며 연기가 생겼다. 장교는 삼각모를 벗고 예를 취하는 듯하는 시늉을 하면서 과녁을 천천히 보러갔다.
과녁을 보고 온 장교는 정말로 흐뭇하게 웃었다.
"오늘도 대합격이야! 대미를 멋지게 장식했네 들! 아주 잘했어! 전부 해산!"
그는 옆에 한 명의 병사를 달고 천천히 숙소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새로 사귄 한 일병이었다.
"이봐 존!"
장교가 불렀다.
"옛?"
"이거 장교숙소에 존 대령님께 전해드리게. 그분이 이번 건조된 활동선 '무위협(H.M.S Threatless)'호의 함장이시네. 아마 오늘 취임식이 있을거야"
"아 예. 알겠습니다."
그는 천천히 서류를 들고 조그만 단지에 있는 장교숙소로 일병을 달고 들어갔다. 그는 찰스 베이커라는 사람으로 공장일을 하기 싫어서 군대로 왔다고 했다.
"여기서 노크를 해야되겠지?"
"그럴겁니다. 아마도."
"그런데 여기 안은 복도거든. 노크를 해도 소용 없을거 같지?"
"그럼 그냥 열면되죠"
존은 천천히 문을 열었다. 그리고 얼어버렸다.
그곳에는 장교가 하나 서 있었다.
"너희들 뭐냐?"
"아.. 저. 존 대령님 있으신가요?"
"이 숙소엔 존이 다섯이나 있어"
"... 새로 오신.."
그는 안쓰러울정도로 떨리고 있었다.
그는 쾌활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거라면 나야. 그 서류를 전해달라고 하던가?"
"예"
"좋아. 병사. 그대의 관등성명은?"
"상사 존 스미스 입니다"
"좋은 이름일세 무위협 호의 진수식에서 내 이름은 듣게될테지. 그곳 선원으로 배정받았지?"
"물론입니다"
"그래 가 보게"
그는 정말로 전형적인 귀족이었다. 기품이 넘쳐흐르는 위엄과 따뜻한 인자함을 갖춘 인물이었다. 너무 잘 생겼다고 해야 맞을 것 같았다. 또 매우 젊은 홍안이었다.
"귀족이겠지?"
"물론이죠. 참 저 분 반만 닮았으면 귀족집 딸 꿰차고 놀고먹는건데. 헤헤"
"너무 큰 공상은 몸에 좋지 않다네. 일병"
"물론입니다."
잠시 동안 침묵이 이어지다가 찰스가 말했다.
"1년전에 기회호에 대해서.. 말이죠"
존은 그를 살펴보았다.
"왜 프랑스가 아무런 동요도 없이.. 그랬죠?"
"흠.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 프랑스는 정신이 없었어. 재정상황도 나빴고. 특히 7년전쟁과 미국독립전쟁으로 엄청난 전비를 지출했고 마리아인지 뭔지하는 왕비는 사치의 극치 으뜸가는 과소비를 달렸다고 하지 않았나"
존은 특히 '달렸' 이라는 과거형을 강조했다.
"그래서 그깟 소형 마찰로 전면전을 일으킬 생각은 전혀 없었지. 그럴 여력도 안되었고."
찰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한달여 전에 대형명인지 대혁명인지가 일어나서 더 정신이 없잖나. 그 틈을 타서 실컷 털어주려는거지. 미국해군은 뭐 없는거나 마찬가지고"
"그렇군요"
"죄책감은 너무 갖지마. 그 짓 계속하다보면 괜찮아져 그냥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라구"
"예"
"참 상사님 가족은 어떠세요?"
"큰형은 독립전쟁 때 전사하셨고 둘째 형은 지금 장교시지. 아버지는 전직 군인이신데 독립전쟁때 혁혁한 전공을 세워 이등훈작사의 작위를 받으셨다네"
"무슨 전공이신데요?"
"콘월리스가 항복하고 난뒤에 1천의 영국군을 규합해서 게릴라 활동을 해주곤 배를 타고 왔대 그때가 1784년, 내가 한창 배 탈때지. 그곳에서 보석 몇 점 털어서 바치니깐 그냥 작위를 주더라구만"
"아버지께서 작위를 받으신 덕분에 우리도 귀족이되었고(쥐뿔도 없지만) 형은 장교로 승진하셨지 그뒤로 아버지는 전역하셨고 잉글랜드 중부지역에 영지를 아주 약간 하사받아 살고계시지"
"큰형님께서는요?"
"알고싶은것도 많구만. 큰형은 유령한테 죽었다는군."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는 유령이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했지만 막 숙소에 도착했으므로 헤어져야 했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서로 다른 방을 쓰고 있었다.
오후가 되자 그들은 배가 잘 보이는 공터에 모였다. 묶여있는 도크와 인접해 있기도 하였다.
병사들과 선원들이 도열해 있었고 푸른 옷을 입은 장교중 한사람이 빛나며 단상위에 서 있었다. 가슴 가리개만 보고도 그가 이번 식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그리고 존과 찰스는 아까 봤던 대령이라는것을 알수 있었다.
아름다운 행진곡이 울려퍼지며 그들은 경례를 했다.
행진곡이 곧 멈췄고 천천히 대령 옆에있던 장교가 입을 뗐다
"이번에 국가를 위해 이바지할 무위협호의 선장으로 부임하실 존 나이틀리 후작 대령이십니다"
박수가 터져나왔다. 존은 찰스에게 속삭였다.
"성마저 귀족티가 나는군. 오래전부터 기사 집안이었나보지?"
"그러니까 성이 그 모양이겠지요"
부임식에 빠질수없는 길고긴 설교가 끝난뒤 선박 모형을 가지고 설명회가 있었다. 확실히 무위협호는 기회호와는 다른점이 많았다. 부관은 활동규정과 선박규모가 늘어났다는것, 승선 선원수를 300명에서 319명으로 늘렸다는 것, 화약 탑재량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화약전용창고를 증설했다는 것 등을 지루하게 늘어놓았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