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생명을 부른다. 모든 것이 깨어난다. 어디선가는 새들의 소리가 들려올 것이며, 또 다른 어디선가는 산들바람이 부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곳에서는.
"닻을 올려라!"
선장이 아침을 부른다. 그 부름에 당당히 고개를 드는 태양이 평소보다 강렬하게 날뛰고 있는 것만 같았다.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 오늘은 폭풍이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폭풍의 잔해가 넘실대는 아침인 것이다. 이런 행위는 미친 짓이다. 결코 생명을 보장할 수 없는 길이다. 그러나, 다른 방도는 없었다. 우중충한 하늘은 땅을 울려 파도를 거칠게 몰아부친다. 힘에 겨워 도망다니는 파도가 우리를 덮친다. 고래 싸움 속에 새우의 꼬라지를 하고서 누구도 허리를 제대로 피지 못하고 있다. 이래저래 영락없는 새우였다.
"닻을 올려라!"
선장의 말을 따라 모두가 외친다. 그리고 '그 자식' 도 뭣모르고 지껄인다. 망할 놈. 어떤 자식 때문에 이런 일을 하는 것인가. 왜 모두가 죽어나가고 있는가. 깊게 생각했다가는 이성을 완전히 상실할 것만 같아 생각을 억지로 중지시킨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제압하기 위해 이렇게 공기가 무거웠던 것일까.
움직임이 둔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폭풍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이 날씨에 빠르게 움직인다는 것은 베테랑 선원이 아니라 미친놈일 뿐이다.
"돛을 펴라!"
선장의 외침이 들려온다. 뭘 해야 되는지는 다들 알고 있다. 다만 선장의 외침이 들려오는 것은 평소와 다른 날씨로 인해 움직임이 둔해진 우리들에게 삶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도록 하려는 심산이겠지. 평소보다는 확실히 느리다. 다만, 멍하니 쉬고 있는 놈은 없다. 살기 위해서 해야하는 일마저 게으른 놈은 없다.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에게 덤비는 것처럼, 우리는 멈출 수 없는 곳에서 미친듯이 달려야만 했다.
"가라!"
외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지 바람이 실려있는 그 한 가닥의 희망이 가는 실이 되어 모두를 묶어줄 뿐이다. 소리를 치고, 암울한 표정을 씻어낸다. 움직이면 된다. 아무런 일도 없었으면 더할 나위없이 좋을텐데. 그런 미친 일들.
지금은 그저.
거짓일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빌어먹을.